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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국가부채에도 엔화는 왜 안전자산일까?
입력 2016.02.23 (17:07) 멀티미디어 뉴스
천문학적 국가부채에도 엔화는 왜 안전자산일까?
엔화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이달 들어서만 무려 7%가 넘게 올랐다. 경제 불안 심리가 커지자 달러가 아닌 엔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올랐다. 일본 경제가 안 좋다는데 경제만 안 좋아지면 왜 엔화 가치가 급등하는 것일까?

일본 경제는 결코 안전자산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요소가 너무나 많다. 우선 국내 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가 무려 246%나 된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미국의 103%나이탈리아의 133%는 물론 국가 부도 위기를 겪은 그리스의 179%보다도 훨씬 높다.



더구나 고령화 저출산이 엄습한 일본 경제는 25년째 저성장을 하고 있다. 3개의 화살로 상징되는 아베노믹스는 이제 3개의 부러진 화살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실상 거의 실패에 가까운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은 우리나라나 타이완보다 한 단계가 낮다. 그런데도 이런 신용등급을 비웃 듯 경제 불안 심리가 커지는 순간 엔화 가치는 급등하고 원화 가치는 추락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금융불안만 시작되면 엔화 가치가 오르는 이유는 일본 경제의 특수성 때문이다. 우선 일본 국가 부채의 95%가 엔화표시로 발행되었기 때문에 비록 국가채무가 천문학적이라고 하더라도 대외불안 요소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또 이 국채를 보유한 사람들은 대부분 일본인들이다. 특히 은퇴한 노후 세대가 직간접적으로 채권을 대량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채권을 팔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당장은 국가부채가 경제 불안으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특히 일본은 '와타나베 부인'이라고 불리는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개인 외환투자자가 많다. 이들은 평상시에 일본에서 저금리로 조달한 돈을 가지고 해외 투자를 하지만 만일 해외불안 요인이 커지면 해외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자국으로 돈을 가져와 엔화 가치를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이유는 엔화가 안전자산인 이유 중에 극히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에는 탄탄한 중견·중소기업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들은 중국 경제가 흔들리든지, 아니면 신흥국의 경제 불안이 가속화되어도 일본 경제를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에 비해 가계의 재정 상태는 상대적으로 매우 건전한 편이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대비 가계부채는 66%로 한국의 84%나 미국의 78%보다 낮다. 특히 오랫동안 제로 금리 상태였던 일본에서 이 정도의 가계 부채 비율을 유지했다는 것은 높이 살만 하다.

우리는 흔히 국가 신용도가 일본보다 높다거나 경상수지흑자가 일본보다 크다며 안정성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막상 경제 불안이 닥쳐오자 우리 경제를 보인 외국인들의 눈은 우리를 여전히 개도국 수준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의 진짜 기초체력은 단단한 중산층과 중견·중소기업 등 경제의 허리를 강화해야 키울 수 있다. 우리는 이미 반복되는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오직 대기업에만 매달리며 수출에만 의존해 온 경제가 얼마나 위기에 취약한지 확인했다. 또 다시 확인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 천문학적 국가부채에도 엔화는 왜 안전자산일까?
    • 입력 2016.02.23 (17:07)
    멀티미디어 뉴스
천문학적 국가부채에도 엔화는 왜 안전자산일까?
엔화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이달 들어서만 무려 7%가 넘게 올랐다. 경제 불안 심리가 커지자 달러가 아닌 엔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올랐다. 일본 경제가 안 좋다는데 경제만 안 좋아지면 왜 엔화 가치가 급등하는 것일까?

일본 경제는 결코 안전자산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요소가 너무나 많다. 우선 국내 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가 무려 246%나 된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미국의 103%나이탈리아의 133%는 물론 국가 부도 위기를 겪은 그리스의 179%보다도 훨씬 높다.



더구나 고령화 저출산이 엄습한 일본 경제는 25년째 저성장을 하고 있다. 3개의 화살로 상징되는 아베노믹스는 이제 3개의 부러진 화살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실상 거의 실패에 가까운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은 우리나라나 타이완보다 한 단계가 낮다. 그런데도 이런 신용등급을 비웃 듯 경제 불안 심리가 커지는 순간 엔화 가치는 급등하고 원화 가치는 추락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금융불안만 시작되면 엔화 가치가 오르는 이유는 일본 경제의 특수성 때문이다. 우선 일본 국가 부채의 95%가 엔화표시로 발행되었기 때문에 비록 국가채무가 천문학적이라고 하더라도 대외불안 요소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또 이 국채를 보유한 사람들은 대부분 일본인들이다. 특히 은퇴한 노후 세대가 직간접적으로 채권을 대량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채권을 팔지 않는다. 이 때문에 당장은 국가부채가 경제 불안으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특히 일본은 '와타나베 부인'이라고 불리는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개인 외환투자자가 많다. 이들은 평상시에 일본에서 저금리로 조달한 돈을 가지고 해외 투자를 하지만 만일 해외불안 요인이 커지면 해외 투자 비중을 줄이고 자국으로 돈을 가져와 엔화 가치를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이유는 엔화가 안전자산인 이유 중에 극히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에는 탄탄한 중견·중소기업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들은 중국 경제가 흔들리든지, 아니면 신흥국의 경제 불안이 가속화되어도 일본 경제를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또한 일본 정부에 비해 가계의 재정 상태는 상대적으로 매우 건전한 편이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대비 가계부채는 66%로 한국의 84%나 미국의 78%보다 낮다. 특히 오랫동안 제로 금리 상태였던 일본에서 이 정도의 가계 부채 비율을 유지했다는 것은 높이 살만 하다.

우리는 흔히 국가 신용도가 일본보다 높다거나 경상수지흑자가 일본보다 크다며 안정성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막상 경제 불안이 닥쳐오자 우리 경제를 보인 외국인들의 눈은 우리를 여전히 개도국 수준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의 진짜 기초체력은 단단한 중산층과 중견·중소기업 등 경제의 허리를 강화해야 키울 수 있다. 우리는 이미 반복되는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오직 대기업에만 매달리며 수출에만 의존해 온 경제가 얼마나 위기에 취약한지 확인했다. 또 다시 확인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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