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완승할 것”…‘인간 패배’ 전망도

입력 2016.02.24 (15:55) 수정 2016.02.24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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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 '인간 vs 컴퓨터', 세계 바둑의 정상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대결에 세계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승부가 궁금하긴 하지만 '이세돌 완승' 전망이 대세다. 세계 바둑계의 '샛별' 중국의 커제(19) 9단은 "이세돌이 5대 0 압승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돌 본인은 "한판 질까말까" 이런 말로 승리를 낙관했다. 그러나 반대로 "알파고가 완승할 것"이라며 알파고의 '무서운' 학습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인간이 이겨야한다'는 정서를 깨뜨리는 차가운 분석을 내놓은 김진호 교수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 과정의 주임 교수다. 김 교수는 1996년 미국통계학회에서 발행하는 CHANCE에 '바둑에서의 선착의 이점'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는 등 바둑에 대한 통계적 분석으로 유명하다. 김 교수는 '알파고 완승'을 예상하면서 "이번 승부에서 만약에 이세돌 9단이 2승을 한다면 역시 이세돌이구나 하고 탄성을 지를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이같은 전망의 근거다.

영국 런던에 있는 구글 인공지능 연구 기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CEO가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에 대해 화상 기자회견으로 설명하고 있다.영국 런던에 있는 구글 인공지능 연구 기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CEO가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에 대해 화상 기자회견으로 설명하고 있다.


"알파고, 기보 수준 높이면 성능은 더 높아져"

"알파고는 입력 기보의 수준을 높이면 그 성능이 더 높아지는 프로그램이다. 알파고가 훈련한 약 3천만 건의 데이터는 유럽 아마고수들의 기보다. 그 중 약 35%는 접바둑이고, 그 아마고수들 거의 모두가 판후이 2단에게 이길 수 없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 데이터로부터 학습한 알파고는 판후이 2단에게 압승을 했다. 그게 작년 10월이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도 이같은 분석을 했고, 그래서 "알파고는 이미 이세돌 9단이나 커제 9단 같은 세계 최정상 프로들을 이기기 위한 준비를 끝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알파고 설명알파고 설명


"10월 이후, 최정상 기보를 쉬지 않고 학습했을 것"

김 교수는 "알파고는 자기 자신과 수천만 번의 대국을 통해서 학습함으로써 모델의 정확도를 개선했을 것이다. 쉬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대국을 하며 수를 배우고 있다. 알파고는 사람이면 1000년 이상 걸리는 100만 번의 대국을 몇 주만에 학습할 수 있으니까, 지난 10월 이후에 아시아 최정상 기보를 입력해서 수없이 학습하고 검증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중론은 알파고의 승리가 '지금은 아니다', 혹은 '아직은 아니다'이지만 이처럼 알파고의 승리를 예상보다 빠르게 보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알파고의 학습 능력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데미스 하사비스는 "알파고가 지난해 10월 판후이 2단과의 대국 이후에도 빠른 속도로 자기 학습을 진행해 실력이 크게 향상됐다"며 "대국 내용에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판후이와의 대국이 알파고 실력의 전부라고 보면 안되고, 내부적으로 많은 아마추어와 대국을 치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일부 프로 기사들도 "알파고가 생각보다 너무 사람같이 바둑을 둬서 깜짝 놀랐다", "하수는 바둑판 한쪽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다른 쪽은 신경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파고는 바둑판 전반을 고려해 수 읽기를 한다"며 알파고의 '기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유창혁 9단은 "판후이와의 대국 이후 6개월간 알파고의 실력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 수 없다"며 "인공지능이 인간의 실력에 근접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판후이와의 대국에서 승리하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인간이 인공지능에 패하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세돌 9단이 한국기원 대국장에서 열린 '이세돌 vs 알파고' 기자간담회에서 5:0 혹은 4:1 승리를 예상한다면서 대국을 앞둔 소감을 말하고 있다.이세돌 9단이 한국기원 대국장에서 열린 '이세돌 vs 알파고' 기자간담회에서 5:0 혹은 4:1 승리를 예상한다면서 대국을 앞둔 소감을 말하고 있다.


알파고 대단하지만 아직은 '인간 승리'가 대세

물론 아직은 '인간의 우세' 전망이 대세다. 이창호 9단은 "우선 인공지능이 프로기사와 대국할 정도로 발전했다는 소식에 매우 놀랐다.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이라면서도 "이번 승부는 이세돌 9단이 승리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강동윤 9단은 '알파고가 5번기 시리즈에서 졌다 이겼다 하면서 결국 불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가수인 김장훈 한국기원 홍보대사도 이세돌 9단의 우세를 예상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3월 9일(1국), 10일(2국), 12일(3국), 13일(4국), 15일(5국)에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총 5판의 대국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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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돌 완승할 것”…‘인간 패배’ 전망도
    • 입력 2016-02-24 15:55:08
    • 수정2016-02-24 18:37:00
    취재K
3월 9일 '인간 vs 컴퓨터', 세계 바둑의 정상 '이세돌 9단'과 구글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의 대결에 세계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승부가 궁금하긴 하지만 '이세돌 완승' 전망이 대세다. 세계 바둑계의 '샛별' 중국의 커제(19) 9단은 "이세돌이 5대 0 압승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돌 본인은 "한판 질까말까" 이런 말로 승리를 낙관했다. 그러나 반대로 "알파고가 완승할 것"이라며 알파고의 '무서운' 학습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인간이 이겨야한다'는 정서를 깨뜨리는 차가운 분석을 내놓은 김진호 교수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 과정의 주임 교수다. 김 교수는 1996년 미국통계학회에서 발행하는 CHANCE에 '바둑에서의 선착의 이점'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는 등 바둑에 대한 통계적 분석으로 유명하다. 김 교수는 '알파고 완승'을 예상하면서 "이번 승부에서 만약에 이세돌 9단이 2승을 한다면 역시 이세돌이구나 하고 탄성을 지를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이같은 전망의 근거다.

영국 런던에 있는 구글 인공지능 연구 기관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CEO가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에 대해 화상 기자회견으로 설명하고 있다.

"알파고, 기보 수준 높이면 성능은 더 높아져"

"알파고는 입력 기보의 수준을 높이면 그 성능이 더 높아지는 프로그램이다. 알파고가 훈련한 약 3천만 건의 데이터는 유럽 아마고수들의 기보다. 그 중 약 35%는 접바둑이고, 그 아마고수들 거의 모두가 판후이 2단에게 이길 수 없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 데이터로부터 학습한 알파고는 판후이 2단에게 압승을 했다. 그게 작년 10월이다"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도 이같은 분석을 했고, 그래서 "알파고는 이미 이세돌 9단이나 커제 9단 같은 세계 최정상 프로들을 이기기 위한 준비를 끝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알파고 설명

"10월 이후, 최정상 기보를 쉬지 않고 학습했을 것"

김 교수는 "알파고는 자기 자신과 수천만 번의 대국을 통해서 학습함으로써 모델의 정확도를 개선했을 것이다. 쉬지도 않고 자지도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대국을 하며 수를 배우고 있다. 알파고는 사람이면 1000년 이상 걸리는 100만 번의 대국을 몇 주만에 학습할 수 있으니까, 지난 10월 이후에 아시아 최정상 기보를 입력해서 수없이 학습하고 검증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중론은 알파고의 승리가 '지금은 아니다', 혹은 '아직은 아니다'이지만 이처럼 알파고의 승리를 예상보다 빠르게 보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알파고의 학습 능력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데미스 하사비스는 "알파고가 지난해 10월 판후이 2단과의 대국 이후에도 빠른 속도로 자기 학습을 진행해 실력이 크게 향상됐다"며 "대국 내용에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판후이와의 대국이 알파고 실력의 전부라고 보면 안되고, 내부적으로 많은 아마추어와 대국을 치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일부 프로 기사들도 "알파고가 생각보다 너무 사람같이 바둑을 둬서 깜짝 놀랐다", "하수는 바둑판 한쪽에서 전투가 벌어지면 다른 쪽은 신경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파고는 바둑판 전반을 고려해 수 읽기를 한다"며 알파고의 '기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유창혁 9단은 "판후이와의 대국 이후 6개월간 알파고의 실력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 수 없다"며 "인공지능이 인간의 실력에 근접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판후이와의 대국에서 승리하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인간이 인공지능에 패하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세돌 9단이 한국기원 대국장에서 열린 '이세돌 vs 알파고' 기자간담회에서 5:0 혹은 4:1 승리를 예상한다면서 대국을 앞둔 소감을 말하고 있다.

알파고 대단하지만 아직은 '인간 승리'가 대세

물론 아직은 '인간의 우세' 전망이 대세다. 이창호 9단은 "우선 인공지능이 프로기사와 대국할 정도로 발전했다는 소식에 매우 놀랐다.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이라면서도 "이번 승부는 이세돌 9단이 승리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강동윤 9단은 '알파고가 5번기 시리즈에서 졌다 이겼다 하면서 결국 불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가수인 김장훈 한국기원 홍보대사도 이세돌 9단의 우세를 예상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3월 9일(1국), 10일(2국), 12일(3국), 13일(4국), 15일(5국)에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총 5판의 대국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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