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거리 값이 왜이래?”…당장은 대책 없어

입력 2016.02.2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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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뭔 일이야?"

요즘 찬거리를 마련하느라 장을 본 사람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찌개나 볶음요리에 만만하게 넣던 양파가 요즘 금값이다. 대파는 어떤가? 라면에 넣어 먹을 처지가 아니다. 돼지고기 600g 한 근 가격이 5천 원인데 대파 값은 너덧 뿌리 한 단 값이 4천 원이다. 한파에 폭설이 겹치면서 파, 양파, 배춧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농수산식품 유통공사의 채소류 소매가격을 보면 지난 19일 현재 양팟값은 1kg 한 망에 2,67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량 뛰었다. 파는 1kg에 4,471원으로 지난해보다 70.4%, 배추 한 포기는 3,124원으로 지난해보다 54%나 오른 값에 팔리고 있다.

소고기도 요즘 귀하신 몸이다. 싸게 판다는 대형 마트 정육 코너에서도 가격표를 들여다보기만 하는 손님들이 많아졌다. 한우 1등급 등심 100g에 8천800원, 1+ 등급 이상은 1만 원을 훌쩍 넘는다.

정부 공식 통계로 지난해 국산 소고기 가격 상승률은 7.3%, 2010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고 한다. 한우가 비싸니 수입육을 먹으면 될 것 아닌가 하지만 수입 소고기도 덩달아 올라 선뜻 고르기가 어렵다. 외식은커녕 가족들과 집에서 소고기 한번 구워 먹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채소류·소고기 가격 고공행진...공공 서비스요금도 '꿈틀'

먹을거리뿐이 아니다. 통계청이 내놓은 지난달(1월) 소비자 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8% 오르는 데 그쳤지만 공공 서비스 요금은 2.2% 상승했다.

☞ [바로가기] 통계청 2016년 1월 소비자물가 동향

이러한 상승률은 지난 2009년 10월 이후 6년 3개월 만에 최고기록이다. 통상 각 지방자치단체가 연초에 관련 요금을 올리기 때문이다. 특히 시내버스 요금이 9.6%, 전철요금은 15.2% 올랐다.

다음 달부터는 값싼 수도요금을 생산원가에 맞게 현실화하라는 정부 권고에 따라 상하수도 요금 인상이 지역별로 이어질 전망이다. 부산시는 올해 택시 요금을 16.7%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서민 가계에 주름살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5월 이후에나 안정..."당장 가격 안정 대안 없어"

언제쯤 나아질까? 당장은 어려울 듯하다. 채소가격은 노지재배 채소들이 출하되는 5월 이후에나 나아질 전망이다. 물론 이달에도 시설재배 채소들이 출하되지만 생산비 부담이 많아 가격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을 찾은 고객들이 채소 코너를 둘러보는 모습.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한 포기 가격은 지난해보다 53.9% 상승했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을 찾은 고객들이 채소 코너를 둘러보는 모습.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한 포기 가격은 지난해보다 53.9% 상승했다.


정부도 소비자 물가압박이 적고 수입물량을 늘릴 경우 농민들이 받은 타격을 우려해 수입을 통한 가격조절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소고기 가격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가격을 안정시킬 대안이 지금 당장은 어렵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2012년부터 진행된 암소 감축 정책에 따라 고기소 사육 두수가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라는데 당장 송아지를 키우기 시작해도, 사육 기간이 3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소고기 수급 안정은 오는 2018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저물가 시대라고 강조하는데 서민들의 장바구니는 왜 갈수록 가벼워지는 걸까? 값이 오르는 것은 날씨 탓이고 소를 많이 키우지 않았다고만 할 일인가?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듯 출하량이 늘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농·축·수산물의 유통단계를 간소화해 생산자에게는 더 많은 이득을 주고 소비자에게는 가격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유통 선진화는 언제쯤 이루어진다는 것인지, 이것도 계속 기다려야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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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을거리 값이 왜이래?”…당장은 대책 없어
    • 입력 2016-02-25 17:27:53
    취재K
"아니... 이게 뭔 일이야?"

요즘 찬거리를 마련하느라 장을 본 사람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찌개나 볶음요리에 만만하게 넣던 양파가 요즘 금값이다. 대파는 어떤가? 라면에 넣어 먹을 처지가 아니다. 돼지고기 600g 한 근 가격이 5천 원인데 대파 값은 너덧 뿌리 한 단 값이 4천 원이다. 한파에 폭설이 겹치면서 파, 양파, 배춧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농수산식품 유통공사의 채소류 소매가격을 보면 지난 19일 현재 양팟값은 1kg 한 망에 2,67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가량 뛰었다. 파는 1kg에 4,471원으로 지난해보다 70.4%, 배추 한 포기는 3,124원으로 지난해보다 54%나 오른 값에 팔리고 있다.

소고기도 요즘 귀하신 몸이다. 싸게 판다는 대형 마트 정육 코너에서도 가격표를 들여다보기만 하는 손님들이 많아졌다. 한우 1등급 등심 100g에 8천800원, 1+ 등급 이상은 1만 원을 훌쩍 넘는다.

정부 공식 통계로 지난해 국산 소고기 가격 상승률은 7.3%, 2010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고 한다. 한우가 비싸니 수입육을 먹으면 될 것 아닌가 하지만 수입 소고기도 덩달아 올라 선뜻 고르기가 어렵다. 외식은커녕 가족들과 집에서 소고기 한번 구워 먹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채소류·소고기 가격 고공행진...공공 서비스요금도 '꿈틀'

먹을거리뿐이 아니다. 통계청이 내놓은 지난달(1월) 소비자 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 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8% 오르는 데 그쳤지만 공공 서비스 요금은 2.2% 상승했다.

☞ [바로가기] 통계청 2016년 1월 소비자물가 동향

이러한 상승률은 지난 2009년 10월 이후 6년 3개월 만에 최고기록이다. 통상 각 지방자치단체가 연초에 관련 요금을 올리기 때문이다. 특히 시내버스 요금이 9.6%, 전철요금은 15.2% 올랐다.

다음 달부터는 값싼 수도요금을 생산원가에 맞게 현실화하라는 정부 권고에 따라 상하수도 요금 인상이 지역별로 이어질 전망이다. 부산시는 올해 택시 요금을 16.7%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서민 가계에 주름살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5월 이후에나 안정..."당장 가격 안정 대안 없어"

언제쯤 나아질까? 당장은 어려울 듯하다. 채소가격은 노지재배 채소들이 출하되는 5월 이후에나 나아질 전망이다. 물론 이달에도 시설재배 채소들이 출하되지만 생산비 부담이 많아 가격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지난 23일 오후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을 찾은 고객들이 채소 코너를 둘러보는 모습.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배추 한 포기 가격은 지난해보다 53.9% 상승했다.

정부도 소비자 물가압박이 적고 수입물량을 늘릴 경우 농민들이 받은 타격을 우려해 수입을 통한 가격조절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소고기 가격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가격을 안정시킬 대안이 지금 당장은 어렵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2012년부터 진행된 암소 감축 정책에 따라 고기소 사육 두수가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라는데 당장 송아지를 키우기 시작해도, 사육 기간이 3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소고기 수급 안정은 오는 2018년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저물가 시대라고 강조하는데 서민들의 장바구니는 왜 갈수록 가벼워지는 걸까? 값이 오르는 것은 날씨 탓이고 소를 많이 키우지 않았다고만 할 일인가?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듯 출하량이 늘기만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농·축·수산물의 유통단계를 간소화해 생산자에게는 더 많은 이득을 주고 소비자에게는 가격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유통 선진화는 언제쯤 이루어진다는 것인지, 이것도 계속 기다려야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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