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제행사 ‘다케시마의 날’ 가봤더니…
입력 2016.02.28 (23:23)
수정 2016.02.29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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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한복 두루마기를 입은 최재익 씨가 인천공항에 나타났습니다.
도착한 곳은 일본 오사카.
입국 심사가 시작되자마자 공항측 직원이 다가오더니 최 씨와 일행 3명을 한 쪽으로 데려갑니다.
별도의 조사를 위해서입니다.
<녹취> 최재익(독도수호전국연대 의장) : "우리는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와 독도 강탈 만행을 단호히 분쇄 저지하기 위해서..."
6시간의 심사 끝에 일본 땅을 밟은 최 씨의 최종 목적지는 시마네현.
12년 전 2월 22일을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로 제정한 곳입니다.
독도는 '다케시마'가 아닌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일본에 알리려 12년째 찾는 곳이지만 올해는 일본 우익단체의 방해도, 경찰의 방어도 더 심해졌습니다.
<인터뷰> 최재익(독도수호전국연대 의장) : "참으로 힘들게 왔습니다. 정당한 주장을 펼치려고 했으나 일본 정부가 너무나도 우리의 활동을 제약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오프닝>
2월 22일, 우리에게는 숫자 2가 세번 겹친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날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한 지역, 이곳 시마네현에는 1년에 한번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취재진과 관려단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바로 독도때문입니다.
<리포트>
시마네현 현청에서 멀지 않은 곳에 기념식전부터 취재진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우익단체 회원들도 하나 둘 늘어납니다.
확성기를 통해 고성과 군가가 울려퍼지고 조용했던 마을은 순식간에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입니다.
순간 흰색 버스가 등장하더니 갑자기 누군가 뛰기 시작합니다.
경찰 백 여 명이 버스 주변을 에워싸고 우익단체 회원들이 몸싸움을 벌입니다.
차량에 탄 사람은 기자회견을 하기로 한 최재익 씨입니다.
최 씨는 직전에 긴급시위를 시도하다 현지 경찰에 연행돼 버스에 탄 상태였습니다.
남은 건 우익들의 선동과 아수라장이 된 현장뿐.
<녹취> "너 뭔데? 뭐냐고 너!"
이들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소동을 일으켜 한번이라도 더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에 대한 관심을 끌려는 겁니다
<녹취> 일본 우익단체 소속 회원 : "오늘은 미디어들 막 찍어주셔도 됩니다. 이걸로 국민들이 혹시라도 한 두명이라도 더 들어줄지도 모르잖아요."
우익단체 회원들이 시비를 걸고 소리를 지를 때마다 일본의 많은 취재진이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녹취> 일본 기자 : "(교도통신에서는 (취재차) 매년 오고 있나요?) 네 오고 있어요."
3년 전부터 정부의 차관급 인사가 기념식에 해마다 참석하면서 행사가 정부 차원으로 격상되자, 더 많은 일본 취재진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참석자들 면면을 살펴보면 차관급 인사 한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명도가 낮은 정치인들과 관계 단체 소속 현민들뿐입니다.
<인터뷰> 서경덕(성신여대 교수) : "6-7년 전에 처음 갔을 때는 정말 일개 작은 지방도시의 행사로 국한이 됐었는데요. 그 때는 말 그대로 그들만의 리그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이 11년째 행사를 하다보니까 너무나 행사 규모가 커졌다는 거죠. 특히 이번같은 경우는 50여개 매체가 취재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매체를 통해서 다음날 전국방송으로, 전국 신문매체로 일본인들에게 다 전달이 된다는 겁니다."
문제는 일본의 주요 언론사들까지 앞장서 우익단체들의 소란과 기념식을 보도하면서 사안을 독도 분쟁으로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의 일본 국민들은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인터뷰> 오쿠라 사키·니시무라 신야(대학생/효고현 거주) : "내일 무슨날이지? 2월 22일 (내일 22일이지.) 2가 모이는 날. (내일이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이에요. 알고 계셨나요?) 다케시마의 날? 아니요. 몰랐어요. (아시는 분 있으세요?) 들어는 본적은 있는데..."
<인터뷰> 히라야 미야비(대학생/효고현 거주) : "일본의 영토인지, 한국의 영토인지 그런거? 그래도 잘 몰라요. 잘 몰라요. 뉴스 같은 데서 밖에 본 적 없어요."
실제 시마네현 출신이 아닌 일본인들은 2월 22일이 무슨 날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드물었습니다.
<인터뷰> 타지마 사치에(회사원/사이타마현 거주) : "(2월 22일...냥냥냥 고양이의 날) 잘 모르겠어요.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에 대해 들어보시거나 의견이 있으신가요?) 뉴스같은데서 들어서 한국이나 중국이랑 뭔가 있다는 건 알겠는데 내용이나 문제는 아직 잘 몰라요."
이에 비해 시마네현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은 다케시마의 날이 무슨 날인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관심보다는 우려가 컸습니다.
<인터뷰> 우치다(식당 운영/시마네현 거주) : "이렇게까지 소란스러워진 건 몇 년, 4-5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이렇게 소란스러워진 후부터는 더 관심이 커졌죠. 오히려 너무 소란스러워서 폐를 끼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죠"
<인터뷰> 카토(회사원/시마네현 거주) :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다케시마의 날. 뭐랄까요. 차가 막힌다는 이미지밖에 없고 그다지 참가하려는 의지도 없어요."
놀라운 사실은 시마네 현 주민들 가운데에서도 나이가 어릴수록 독도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이이츠카 시오리(초등 5학년) : "(내일이 무슨 날인지 알아요?) 다케시마의 날 (어떻게 알았어요?) 수업에서 알았어요. (어떤 내용을 배웠나요?) 다케시마의 날이 왜 생겼는가 라던가, 다케시마에 무슨 일이 있었나, 다케시마와 가까운 오키노시마와 다케시마의 관계라던가 (그런걸 배웠어요.)"
<인터뷰> 하라(회사원) : "내일이요? 22일? 다케시마의 날. (어떻게 알고 계세요?) 아...수업에서. 중학교에서요."
시마네현 사람들이 독도, 일본인이 다케시마로 부르는 섬을 알게 된 공통 경로는 바로 학교 수업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05년 2월 22일, 독도가 일본 시마네현으로 편입.고시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05년 제정한 '다케시마의 날'.
그 이듬해 기념식을 열기 시작한 뒤 시마네현은 자체적으로 다양한 교육방식을 도입했습니다.
<녹취> 스기하라 유미코(동화책 저자) : "(강치가) 가까이 와서 얼굴을 내밉니다."
초등학생에게는 독도에 많이 서식했던 강치를 캐릭터로 내세운 동화책을 읽히고, 조회 시간은 물론 급식 시간까지도 독도 교육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남상구(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 "조례시간에 독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거나 또 오키섬에 관련된 음식이 급식으로 나오는 날에는 '아 오키섬에서 이런 것이, 오키섬산 이런 것이 오키섬에서 나왔다' 그러니까 그것과 관련해서 독도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형태로 급식이 나올 때도 그 급식과 연계시켜서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알게끔 하는."
중학생의 경우는 독도 관련 백일장을 열고, 고등학생에게는 독도 관련 기사를 읽고 감상을 적어내는 과제도 있습니다.
지난 2014년에는 급기야 시마네현 공립고등학교 입학생 선발 학력시험에 독도 관련 문제까지 출제됐습니다.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지만 현재는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 일본이 주장하고 있는 일본과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의 경계선으로 가장 적당한 것을 지도에서 골라 답하라"는 문제였습니다.
<인터뷰> 남상구(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 "정답률은 93.6%였습니다. 그래서 시마네현에서는 거의 모든 중학생이 독도를 일본 영토로 인식하고 있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까지 이런 일들이 시마네현에서만 주로 벌어졌다면 올해부터는 전국으로 상황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11년에는 검정을 통과한 중학교 역사교과서 8종 가운데 1종에만 독도가 기술됐지만 올해부터는 8종 모두에 독도 내용이 실리게 됐습니다.
그 내용이 충격적입니다.
당장 새학기가 시작되는 오는 4월부터는 일본 전역의 중학생이 배울 역사 교과서에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를 하고있다"는 엉터리 주장이 들어있는 겁니다.
<인터뷰> 김영수(동북아역사재단 독도동해연구실장) : "교과서는 국가의 홍보물이 아닙니다.현재 일본 교과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국의 일방적인 주장, 상대편의 의견들을 수렴하지 않고 자기 것이라고만 독도(쟁점화)를 강화하고, 이렇게 쌍방의 주장을 파악하지 못한 학생들은요. 어떤것들이 나오냐면 상호 분쟁과 대립, 그 다음에 상호국에 대한 증오심을 갖게되는 거죠."
지방 소도시에 불과한 시마네현에서 다케시마의 날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유권 분쟁' 불씨가 일본 국가 차원으로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인터뷰> 김영수(동북아역사재단 독도동해연구실장) : "2,3년전부터 어떤 결과물이 나왔냐면요. 일본 내각 내부에 영토 관련된 전담기구가 설치됐고 현재 그 다음에 일본에 외무성 산하에 국제 관련된 연구소가 생겼습니다. (여기에서) 국제법적으로 정치학적으로 역사적으로 일본 땅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게 이미 지방 차원이 국가 차원이 됐다는 것들을 증명한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일본의 이른바 '다케시마' 알리기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뿐만 아니라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독도에서 157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오키 섬에는 당장 다음달 독도 관련 자료 2백여 점을 전시한 다케시마 역사관이 들어섭니다.
<인터뷰> 이장희(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처음에는 )시마네현 차원에서 행사다 이렇게 했는데 이제는 공공연하게 일본의 문부성이라던가 또 이번에 정무관이 정식으로 파견이 되잖아요? 오키 섬에도 이렇게 (역사관을) 만들고. 일본은 치밀하게 군사대국주의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자기들의 어떤 논리 정리를 치밀하게 벌이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다케시마 빵과 술, 강치 캐릭터 등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다케시마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케시마의 날을 맞아 한 일본 게임업체가 다케시마 탈환이라는 게임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미소녀 캐릭터들이 독도를 뺏는 내용입니다.
<인터뷰> 서경덕(성신여대 교수) : "일반인들에게도 뭔가를 홍보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다는 거죠. 캐릭터화를 하고 그걸 또 통해서 뭔가 어떤 상품을 만들기 시작하고요. 그거를 또 판매를 통해서 그들에게 뭔가를 전달하려고 하는 그런 노력들이 점차 지금 많아지고 있다는 게 사실이라는 거죠."
오는 4월이면 내년에 사용할 일본의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의 검정이 끝납니다.
전문가들은 중학생 뿐만 아니라 일본 고등학생도 내년부터는 독도가 일본의 땅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왜곡된 내용을 수업시간에 배우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독도를 영유권 분쟁지역으로 교묘히 포장하고 국제 이슈로 확대 재생산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한복 두루마기를 입은 최재익 씨가 인천공항에 나타났습니다.
도착한 곳은 일본 오사카.
입국 심사가 시작되자마자 공항측 직원이 다가오더니 최 씨와 일행 3명을 한 쪽으로 데려갑니다.
별도의 조사를 위해서입니다.
<녹취> 최재익(독도수호전국연대 의장) : "우리는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와 독도 강탈 만행을 단호히 분쇄 저지하기 위해서..."
6시간의 심사 끝에 일본 땅을 밟은 최 씨의 최종 목적지는 시마네현.
12년 전 2월 22일을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로 제정한 곳입니다.
독도는 '다케시마'가 아닌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일본에 알리려 12년째 찾는 곳이지만 올해는 일본 우익단체의 방해도, 경찰의 방어도 더 심해졌습니다.
<인터뷰> 최재익(독도수호전국연대 의장) : "참으로 힘들게 왔습니다. 정당한 주장을 펼치려고 했으나 일본 정부가 너무나도 우리의 활동을 제약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오프닝>
2월 22일, 우리에게는 숫자 2가 세번 겹친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날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한 지역, 이곳 시마네현에는 1년에 한번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취재진과 관려단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바로 독도때문입니다.
<리포트>
시마네현 현청에서 멀지 않은 곳에 기념식전부터 취재진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우익단체 회원들도 하나 둘 늘어납니다.
확성기를 통해 고성과 군가가 울려퍼지고 조용했던 마을은 순식간에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입니다.
순간 흰색 버스가 등장하더니 갑자기 누군가 뛰기 시작합니다.
경찰 백 여 명이 버스 주변을 에워싸고 우익단체 회원들이 몸싸움을 벌입니다.
차량에 탄 사람은 기자회견을 하기로 한 최재익 씨입니다.
최 씨는 직전에 긴급시위를 시도하다 현지 경찰에 연행돼 버스에 탄 상태였습니다.
남은 건 우익들의 선동과 아수라장이 된 현장뿐.
<녹취> "너 뭔데? 뭐냐고 너!"
이들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소동을 일으켜 한번이라도 더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에 대한 관심을 끌려는 겁니다
<녹취> 일본 우익단체 소속 회원 : "오늘은 미디어들 막 찍어주셔도 됩니다. 이걸로 국민들이 혹시라도 한 두명이라도 더 들어줄지도 모르잖아요."
우익단체 회원들이 시비를 걸고 소리를 지를 때마다 일본의 많은 취재진이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녹취> 일본 기자 : "(교도통신에서는 (취재차) 매년 오고 있나요?) 네 오고 있어요."
3년 전부터 정부의 차관급 인사가 기념식에 해마다 참석하면서 행사가 정부 차원으로 격상되자, 더 많은 일본 취재진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참석자들 면면을 살펴보면 차관급 인사 한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명도가 낮은 정치인들과 관계 단체 소속 현민들뿐입니다.
<인터뷰> 서경덕(성신여대 교수) : "6-7년 전에 처음 갔을 때는 정말 일개 작은 지방도시의 행사로 국한이 됐었는데요. 그 때는 말 그대로 그들만의 리그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이 11년째 행사를 하다보니까 너무나 행사 규모가 커졌다는 거죠. 특히 이번같은 경우는 50여개 매체가 취재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매체를 통해서 다음날 전국방송으로, 전국 신문매체로 일본인들에게 다 전달이 된다는 겁니다."
문제는 일본의 주요 언론사들까지 앞장서 우익단체들의 소란과 기념식을 보도하면서 사안을 독도 분쟁으로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의 일본 국민들은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인터뷰> 오쿠라 사키·니시무라 신야(대학생/효고현 거주) : "내일 무슨날이지? 2월 22일 (내일 22일이지.) 2가 모이는 날. (내일이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이에요. 알고 계셨나요?) 다케시마의 날? 아니요. 몰랐어요. (아시는 분 있으세요?) 들어는 본적은 있는데..."
<인터뷰> 히라야 미야비(대학생/효고현 거주) : "일본의 영토인지, 한국의 영토인지 그런거? 그래도 잘 몰라요. 잘 몰라요. 뉴스 같은 데서 밖에 본 적 없어요."
실제 시마네현 출신이 아닌 일본인들은 2월 22일이 무슨 날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드물었습니다.
<인터뷰> 타지마 사치에(회사원/사이타마현 거주) : "(2월 22일...냥냥냥 고양이의 날) 잘 모르겠어요.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에 대해 들어보시거나 의견이 있으신가요?) 뉴스같은데서 들어서 한국이나 중국이랑 뭔가 있다는 건 알겠는데 내용이나 문제는 아직 잘 몰라요."
이에 비해 시마네현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은 다케시마의 날이 무슨 날인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관심보다는 우려가 컸습니다.
<인터뷰> 우치다(식당 운영/시마네현 거주) : "이렇게까지 소란스러워진 건 몇 년, 4-5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이렇게 소란스러워진 후부터는 더 관심이 커졌죠. 오히려 너무 소란스러워서 폐를 끼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죠"
<인터뷰> 카토(회사원/시마네현 거주) :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다케시마의 날. 뭐랄까요. 차가 막힌다는 이미지밖에 없고 그다지 참가하려는 의지도 없어요."
놀라운 사실은 시마네 현 주민들 가운데에서도 나이가 어릴수록 독도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이이츠카 시오리(초등 5학년) : "(내일이 무슨 날인지 알아요?) 다케시마의 날 (어떻게 알았어요?) 수업에서 알았어요. (어떤 내용을 배웠나요?) 다케시마의 날이 왜 생겼는가 라던가, 다케시마에 무슨 일이 있었나, 다케시마와 가까운 오키노시마와 다케시마의 관계라던가 (그런걸 배웠어요.)"
<인터뷰> 하라(회사원) : "내일이요? 22일? 다케시마의 날. (어떻게 알고 계세요?) 아...수업에서. 중학교에서요."
시마네현 사람들이 독도, 일본인이 다케시마로 부르는 섬을 알게 된 공통 경로는 바로 학교 수업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05년 2월 22일, 독도가 일본 시마네현으로 편입.고시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05년 제정한 '다케시마의 날'.
그 이듬해 기념식을 열기 시작한 뒤 시마네현은 자체적으로 다양한 교육방식을 도입했습니다.
<녹취> 스기하라 유미코(동화책 저자) : "(강치가) 가까이 와서 얼굴을 내밉니다."
초등학생에게는 독도에 많이 서식했던 강치를 캐릭터로 내세운 동화책을 읽히고, 조회 시간은 물론 급식 시간까지도 독도 교육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남상구(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 "조례시간에 독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거나 또 오키섬에 관련된 음식이 급식으로 나오는 날에는 '아 오키섬에서 이런 것이, 오키섬산 이런 것이 오키섬에서 나왔다' 그러니까 그것과 관련해서 독도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형태로 급식이 나올 때도 그 급식과 연계시켜서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알게끔 하는."
중학생의 경우는 독도 관련 백일장을 열고, 고등학생에게는 독도 관련 기사를 읽고 감상을 적어내는 과제도 있습니다.
지난 2014년에는 급기야 시마네현 공립고등학교 입학생 선발 학력시험에 독도 관련 문제까지 출제됐습니다.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지만 현재는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 일본이 주장하고 있는 일본과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의 경계선으로 가장 적당한 것을 지도에서 골라 답하라"는 문제였습니다.
<인터뷰> 남상구(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 "정답률은 93.6%였습니다. 그래서 시마네현에서는 거의 모든 중학생이 독도를 일본 영토로 인식하고 있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까지 이런 일들이 시마네현에서만 주로 벌어졌다면 올해부터는 전국으로 상황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11년에는 검정을 통과한 중학교 역사교과서 8종 가운데 1종에만 독도가 기술됐지만 올해부터는 8종 모두에 독도 내용이 실리게 됐습니다.
그 내용이 충격적입니다.
당장 새학기가 시작되는 오는 4월부터는 일본 전역의 중학생이 배울 역사 교과서에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를 하고있다"는 엉터리 주장이 들어있는 겁니다.
<인터뷰> 김영수(동북아역사재단 독도동해연구실장) : "교과서는 국가의 홍보물이 아닙니다.현재 일본 교과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국의 일방적인 주장, 상대편의 의견들을 수렴하지 않고 자기 것이라고만 독도(쟁점화)를 강화하고, 이렇게 쌍방의 주장을 파악하지 못한 학생들은요. 어떤것들이 나오냐면 상호 분쟁과 대립, 그 다음에 상호국에 대한 증오심을 갖게되는 거죠."
지방 소도시에 불과한 시마네현에서 다케시마의 날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유권 분쟁' 불씨가 일본 국가 차원으로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인터뷰> 김영수(동북아역사재단 독도동해연구실장) : "2,3년전부터 어떤 결과물이 나왔냐면요. 일본 내각 내부에 영토 관련된 전담기구가 설치됐고 현재 그 다음에 일본에 외무성 산하에 국제 관련된 연구소가 생겼습니다. (여기에서) 국제법적으로 정치학적으로 역사적으로 일본 땅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게 이미 지방 차원이 국가 차원이 됐다는 것들을 증명한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일본의 이른바 '다케시마' 알리기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뿐만 아니라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독도에서 157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오키 섬에는 당장 다음달 독도 관련 자료 2백여 점을 전시한 다케시마 역사관이 들어섭니다.
<인터뷰> 이장희(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처음에는 )시마네현 차원에서 행사다 이렇게 했는데 이제는 공공연하게 일본의 문부성이라던가 또 이번에 정무관이 정식으로 파견이 되잖아요? 오키 섬에도 이렇게 (역사관을) 만들고. 일본은 치밀하게 군사대국주의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자기들의 어떤 논리 정리를 치밀하게 벌이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다케시마 빵과 술, 강치 캐릭터 등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다케시마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케시마의 날을 맞아 한 일본 게임업체가 다케시마 탈환이라는 게임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미소녀 캐릭터들이 독도를 뺏는 내용입니다.
<인터뷰> 서경덕(성신여대 교수) : "일반인들에게도 뭔가를 홍보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다는 거죠. 캐릭터화를 하고 그걸 또 통해서 뭔가 어떤 상품을 만들기 시작하고요. 그거를 또 판매를 통해서 그들에게 뭔가를 전달하려고 하는 그런 노력들이 점차 지금 많아지고 있다는 게 사실이라는 거죠."
오는 4월이면 내년에 사용할 일본의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의 검정이 끝납니다.
전문가들은 중학생 뿐만 아니라 일본 고등학생도 내년부터는 독도가 일본의 땅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왜곡된 내용을 수업시간에 배우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독도를 영유권 분쟁지역으로 교묘히 포장하고 국제 이슈로 확대 재생산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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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제행사 ‘다케시마의 날’ 가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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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02-28 23:14:54
- 수정2016-02-29 00:17:34

<프롤로그>
한복 두루마기를 입은 최재익 씨가 인천공항에 나타났습니다.
도착한 곳은 일본 오사카.
입국 심사가 시작되자마자 공항측 직원이 다가오더니 최 씨와 일행 3명을 한 쪽으로 데려갑니다.
별도의 조사를 위해서입니다.
<녹취> 최재익(독도수호전국연대 의장) : "우리는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와 독도 강탈 만행을 단호히 분쇄 저지하기 위해서..."
6시간의 심사 끝에 일본 땅을 밟은 최 씨의 최종 목적지는 시마네현.
12년 전 2월 22일을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로 제정한 곳입니다.
독도는 '다케시마'가 아닌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일본에 알리려 12년째 찾는 곳이지만 올해는 일본 우익단체의 방해도, 경찰의 방어도 더 심해졌습니다.
<인터뷰> 최재익(독도수호전국연대 의장) : "참으로 힘들게 왔습니다. 정당한 주장을 펼치려고 했으나 일본 정부가 너무나도 우리의 활동을 제약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오프닝>
2월 22일, 우리에게는 숫자 2가 세번 겹친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날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한 지역, 이곳 시마네현에는 1년에 한번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취재진과 관려단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바로 독도때문입니다.
<리포트>
시마네현 현청에서 멀지 않은 곳에 기념식전부터 취재진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우익단체 회원들도 하나 둘 늘어납니다.
확성기를 통해 고성과 군가가 울려퍼지고 조용했던 마을은 순식간에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입니다.
순간 흰색 버스가 등장하더니 갑자기 누군가 뛰기 시작합니다.
경찰 백 여 명이 버스 주변을 에워싸고 우익단체 회원들이 몸싸움을 벌입니다.
차량에 탄 사람은 기자회견을 하기로 한 최재익 씨입니다.
최 씨는 직전에 긴급시위를 시도하다 현지 경찰에 연행돼 버스에 탄 상태였습니다.
남은 건 우익들의 선동과 아수라장이 된 현장뿐.
<녹취> "너 뭔데? 뭐냐고 너!"
이들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소동을 일으켜 한번이라도 더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에 대한 관심을 끌려는 겁니다
<녹취> 일본 우익단체 소속 회원 : "오늘은 미디어들 막 찍어주셔도 됩니다. 이걸로 국민들이 혹시라도 한 두명이라도 더 들어줄지도 모르잖아요."
우익단체 회원들이 시비를 걸고 소리를 지를 때마다 일본의 많은 취재진이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녹취> 일본 기자 : "(교도통신에서는 (취재차) 매년 오고 있나요?) 네 오고 있어요."
3년 전부터 정부의 차관급 인사가 기념식에 해마다 참석하면서 행사가 정부 차원으로 격상되자, 더 많은 일본 취재진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참석자들 면면을 살펴보면 차관급 인사 한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명도가 낮은 정치인들과 관계 단체 소속 현민들뿐입니다.
<인터뷰> 서경덕(성신여대 교수) : "6-7년 전에 처음 갔을 때는 정말 일개 작은 지방도시의 행사로 국한이 됐었는데요. 그 때는 말 그대로 그들만의 리그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이 11년째 행사를 하다보니까 너무나 행사 규모가 커졌다는 거죠. 특히 이번같은 경우는 50여개 매체가 취재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매체를 통해서 다음날 전국방송으로, 전국 신문매체로 일본인들에게 다 전달이 된다는 겁니다."
문제는 일본의 주요 언론사들까지 앞장서 우익단체들의 소란과 기념식을 보도하면서 사안을 독도 분쟁으로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의 일본 국민들은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인터뷰> 오쿠라 사키·니시무라 신야(대학생/효고현 거주) : "내일 무슨날이지? 2월 22일 (내일 22일이지.) 2가 모이는 날. (내일이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이에요. 알고 계셨나요?) 다케시마의 날? 아니요. 몰랐어요. (아시는 분 있으세요?) 들어는 본적은 있는데..."
<인터뷰> 히라야 미야비(대학생/효고현 거주) : "일본의 영토인지, 한국의 영토인지 그런거? 그래도 잘 몰라요. 잘 몰라요. 뉴스 같은 데서 밖에 본 적 없어요."
실제 시마네현 출신이 아닌 일본인들은 2월 22일이 무슨 날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드물었습니다.
<인터뷰> 타지마 사치에(회사원/사이타마현 거주) : "(2월 22일...냥냥냥 고양이의 날) 잘 모르겠어요.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에 대해 들어보시거나 의견이 있으신가요?) 뉴스같은데서 들어서 한국이나 중국이랑 뭔가 있다는 건 알겠는데 내용이나 문제는 아직 잘 몰라요."
이에 비해 시마네현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은 다케시마의 날이 무슨 날인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관심보다는 우려가 컸습니다.
<인터뷰> 우치다(식당 운영/시마네현 거주) : "이렇게까지 소란스러워진 건 몇 년, 4-5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이렇게 소란스러워진 후부터는 더 관심이 커졌죠. 오히려 너무 소란스러워서 폐를 끼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죠"
<인터뷰> 카토(회사원/시마네현 거주) :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다케시마의 날. 뭐랄까요. 차가 막힌다는 이미지밖에 없고 그다지 참가하려는 의지도 없어요."
놀라운 사실은 시마네 현 주민들 가운데에서도 나이가 어릴수록 독도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이이츠카 시오리(초등 5학년) : "(내일이 무슨 날인지 알아요?) 다케시마의 날 (어떻게 알았어요?) 수업에서 알았어요. (어떤 내용을 배웠나요?) 다케시마의 날이 왜 생겼는가 라던가, 다케시마에 무슨 일이 있었나, 다케시마와 가까운 오키노시마와 다케시마의 관계라던가 (그런걸 배웠어요.)"
<인터뷰> 하라(회사원) : "내일이요? 22일? 다케시마의 날. (어떻게 알고 계세요?) 아...수업에서. 중학교에서요."
시마네현 사람들이 독도, 일본인이 다케시마로 부르는 섬을 알게 된 공통 경로는 바로 학교 수업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05년 2월 22일, 독도가 일본 시마네현으로 편입.고시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05년 제정한 '다케시마의 날'.
그 이듬해 기념식을 열기 시작한 뒤 시마네현은 자체적으로 다양한 교육방식을 도입했습니다.
<녹취> 스기하라 유미코(동화책 저자) : "(강치가) 가까이 와서 얼굴을 내밉니다."
초등학생에게는 독도에 많이 서식했던 강치를 캐릭터로 내세운 동화책을 읽히고, 조회 시간은 물론 급식 시간까지도 독도 교육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남상구(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 "조례시간에 독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거나 또 오키섬에 관련된 음식이 급식으로 나오는 날에는 '아 오키섬에서 이런 것이, 오키섬산 이런 것이 오키섬에서 나왔다' 그러니까 그것과 관련해서 독도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형태로 급식이 나올 때도 그 급식과 연계시켜서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알게끔 하는."
중학생의 경우는 독도 관련 백일장을 열고, 고등학생에게는 독도 관련 기사를 읽고 감상을 적어내는 과제도 있습니다.
지난 2014년에는 급기야 시마네현 공립고등학교 입학생 선발 학력시험에 독도 관련 문제까지 출제됐습니다.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지만 현재는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 일본이 주장하고 있는 일본과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의 경계선으로 가장 적당한 것을 지도에서 골라 답하라"는 문제였습니다.
<인터뷰> 남상구(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 "정답률은 93.6%였습니다. 그래서 시마네현에서는 거의 모든 중학생이 독도를 일본 영토로 인식하고 있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까지 이런 일들이 시마네현에서만 주로 벌어졌다면 올해부터는 전국으로 상황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11년에는 검정을 통과한 중학교 역사교과서 8종 가운데 1종에만 독도가 기술됐지만 올해부터는 8종 모두에 독도 내용이 실리게 됐습니다.
그 내용이 충격적입니다.
당장 새학기가 시작되는 오는 4월부터는 일본 전역의 중학생이 배울 역사 교과서에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를 하고있다"는 엉터리 주장이 들어있는 겁니다.
<인터뷰> 김영수(동북아역사재단 독도동해연구실장) : "교과서는 국가의 홍보물이 아닙니다.현재 일본 교과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국의 일방적인 주장, 상대편의 의견들을 수렴하지 않고 자기 것이라고만 독도(쟁점화)를 강화하고, 이렇게 쌍방의 주장을 파악하지 못한 학생들은요. 어떤것들이 나오냐면 상호 분쟁과 대립, 그 다음에 상호국에 대한 증오심을 갖게되는 거죠."
지방 소도시에 불과한 시마네현에서 다케시마의 날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유권 분쟁' 불씨가 일본 국가 차원으로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인터뷰> 김영수(동북아역사재단 독도동해연구실장) : "2,3년전부터 어떤 결과물이 나왔냐면요. 일본 내각 내부에 영토 관련된 전담기구가 설치됐고 현재 그 다음에 일본에 외무성 산하에 국제 관련된 연구소가 생겼습니다. (여기에서) 국제법적으로 정치학적으로 역사적으로 일본 땅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게 이미 지방 차원이 국가 차원이 됐다는 것들을 증명한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일본의 이른바 '다케시마' 알리기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뿐만 아니라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독도에서 157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오키 섬에는 당장 다음달 독도 관련 자료 2백여 점을 전시한 다케시마 역사관이 들어섭니다.
<인터뷰> 이장희(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처음에는 )시마네현 차원에서 행사다 이렇게 했는데 이제는 공공연하게 일본의 문부성이라던가 또 이번에 정무관이 정식으로 파견이 되잖아요? 오키 섬에도 이렇게 (역사관을) 만들고. 일본은 치밀하게 군사대국주의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자기들의 어떤 논리 정리를 치밀하게 벌이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다케시마 빵과 술, 강치 캐릭터 등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다케시마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케시마의 날을 맞아 한 일본 게임업체가 다케시마 탈환이라는 게임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미소녀 캐릭터들이 독도를 뺏는 내용입니다.
<인터뷰> 서경덕(성신여대 교수) : "일반인들에게도 뭔가를 홍보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다는 거죠. 캐릭터화를 하고 그걸 또 통해서 뭔가 어떤 상품을 만들기 시작하고요. 그거를 또 판매를 통해서 그들에게 뭔가를 전달하려고 하는 그런 노력들이 점차 지금 많아지고 있다는 게 사실이라는 거죠."
오는 4월이면 내년에 사용할 일본의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의 검정이 끝납니다.
전문가들은 중학생 뿐만 아니라 일본 고등학생도 내년부터는 독도가 일본의 땅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왜곡된 내용을 수업시간에 배우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독도를 영유권 분쟁지역으로 교묘히 포장하고 국제 이슈로 확대 재생산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한복 두루마기를 입은 최재익 씨가 인천공항에 나타났습니다.
도착한 곳은 일본 오사카.
입국 심사가 시작되자마자 공항측 직원이 다가오더니 최 씨와 일행 3명을 한 쪽으로 데려갑니다.
별도의 조사를 위해서입니다.
<녹취> 최재익(독도수호전국연대 의장) : "우리는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와 독도 강탈 만행을 단호히 분쇄 저지하기 위해서..."
6시간의 심사 끝에 일본 땅을 밟은 최 씨의 최종 목적지는 시마네현.
12년 전 2월 22일을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로 제정한 곳입니다.
독도는 '다케시마'가 아닌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일본에 알리려 12년째 찾는 곳이지만 올해는 일본 우익단체의 방해도, 경찰의 방어도 더 심해졌습니다.
<인터뷰> 최재익(독도수호전국연대 의장) : "참으로 힘들게 왔습니다. 정당한 주장을 펼치려고 했으나 일본 정부가 너무나도 우리의 활동을 제약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오프닝>
2월 22일, 우리에게는 숫자 2가 세번 겹친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날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한 지역, 이곳 시마네현에는 1년에 한번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취재진과 관려단체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룹니다.
바로 독도때문입니다.
<리포트>
시마네현 현청에서 멀지 않은 곳에 기념식전부터 취재진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우익단체 회원들도 하나 둘 늘어납니다.
확성기를 통해 고성과 군가가 울려퍼지고 조용했던 마을은 순식간에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입니다.
순간 흰색 버스가 등장하더니 갑자기 누군가 뛰기 시작합니다.
경찰 백 여 명이 버스 주변을 에워싸고 우익단체 회원들이 몸싸움을 벌입니다.
차량에 탄 사람은 기자회견을 하기로 한 최재익 씨입니다.
최 씨는 직전에 긴급시위를 시도하다 현지 경찰에 연행돼 버스에 탄 상태였습니다.
남은 건 우익들의 선동과 아수라장이 된 현장뿐.
<녹취> "너 뭔데? 뭐냐고 너!"
이들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소동을 일으켜 한번이라도 더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에 대한 관심을 끌려는 겁니다
<녹취> 일본 우익단체 소속 회원 : "오늘은 미디어들 막 찍어주셔도 됩니다. 이걸로 국민들이 혹시라도 한 두명이라도 더 들어줄지도 모르잖아요."
우익단체 회원들이 시비를 걸고 소리를 지를 때마다 일본의 많은 취재진이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녹취> 일본 기자 : "(교도통신에서는 (취재차) 매년 오고 있나요?) 네 오고 있어요."
3년 전부터 정부의 차관급 인사가 기념식에 해마다 참석하면서 행사가 정부 차원으로 격상되자, 더 많은 일본 취재진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참석자들 면면을 살펴보면 차관급 인사 한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명도가 낮은 정치인들과 관계 단체 소속 현민들뿐입니다.
<인터뷰> 서경덕(성신여대 교수) : "6-7년 전에 처음 갔을 때는 정말 일개 작은 지방도시의 행사로 국한이 됐었는데요. 그 때는 말 그대로 그들만의 리그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이 11년째 행사를 하다보니까 너무나 행사 규모가 커졌다는 거죠. 특히 이번같은 경우는 50여개 매체가 취재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매체를 통해서 다음날 전국방송으로, 전국 신문매체로 일본인들에게 다 전달이 된다는 겁니다."
문제는 일본의 주요 언론사들까지 앞장서 우익단체들의 소란과 기념식을 보도하면서 사안을 독도 분쟁으로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의 일본 국민들은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인터뷰> 오쿠라 사키·니시무라 신야(대학생/효고현 거주) : "내일 무슨날이지? 2월 22일 (내일 22일이지.) 2가 모이는 날. (내일이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이에요. 알고 계셨나요?) 다케시마의 날? 아니요. 몰랐어요. (아시는 분 있으세요?) 들어는 본적은 있는데..."
<인터뷰> 히라야 미야비(대학생/효고현 거주) : "일본의 영토인지, 한국의 영토인지 그런거? 그래도 잘 몰라요. 잘 몰라요. 뉴스 같은 데서 밖에 본 적 없어요."
실제 시마네현 출신이 아닌 일본인들은 2월 22일이 무슨 날인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 드물었습니다.
<인터뷰> 타지마 사치에(회사원/사이타마현 거주) : "(2월 22일...냥냥냥 고양이의 날) 잘 모르겠어요. ((이른바) '다케시마의 날'에 대해 들어보시거나 의견이 있으신가요?) 뉴스같은데서 들어서 한국이나 중국이랑 뭔가 있다는 건 알겠는데 내용이나 문제는 아직 잘 몰라요."
이에 비해 시마네현에 살고 있는 일본인들은 다케시마의 날이 무슨 날인지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관심보다는 우려가 컸습니다.
<인터뷰> 우치다(식당 운영/시마네현 거주) : "이렇게까지 소란스러워진 건 몇 년, 4-5년 정도 된 것 같아요. 이렇게 소란스러워진 후부터는 더 관심이 커졌죠. 오히려 너무 소란스러워서 폐를 끼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죠"
<인터뷰> 카토(회사원/시마네현 거주) : "(무슨 날인지 아시나요?) 다케시마의 날. 뭐랄까요. 차가 막힌다는 이미지밖에 없고 그다지 참가하려는 의지도 없어요."
놀라운 사실은 시마네 현 주민들 가운데에서도 나이가 어릴수록 독도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이이츠카 시오리(초등 5학년) : "(내일이 무슨 날인지 알아요?) 다케시마의 날 (어떻게 알았어요?) 수업에서 알았어요. (어떤 내용을 배웠나요?) 다케시마의 날이 왜 생겼는가 라던가, 다케시마에 무슨 일이 있었나, 다케시마와 가까운 오키노시마와 다케시마의 관계라던가 (그런걸 배웠어요.)"
<인터뷰> 하라(회사원) : "내일이요? 22일? 다케시마의 날. (어떻게 알고 계세요?) 아...수업에서. 중학교에서요."
시마네현 사람들이 독도, 일본인이 다케시마로 부르는 섬을 알게 된 공통 경로는 바로 학교 수업이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05년 2월 22일, 독도가 일본 시마네현으로 편입.고시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05년 제정한 '다케시마의 날'.
그 이듬해 기념식을 열기 시작한 뒤 시마네현은 자체적으로 다양한 교육방식을 도입했습니다.
<녹취> 스기하라 유미코(동화책 저자) : "(강치가) 가까이 와서 얼굴을 내밉니다."
초등학생에게는 독도에 많이 서식했던 강치를 캐릭터로 내세운 동화책을 읽히고, 조회 시간은 물론 급식 시간까지도 독도 교육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남상구(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 "조례시간에 독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거나 또 오키섬에 관련된 음식이 급식으로 나오는 날에는 '아 오키섬에서 이런 것이, 오키섬산 이런 것이 오키섬에서 나왔다' 그러니까 그것과 관련해서 독도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형태로 급식이 나올 때도 그 급식과 연계시켜서 독도를 일본의 영토로 알게끔 하는."
중학생의 경우는 독도 관련 백일장을 열고, 고등학생에게는 독도 관련 기사를 읽고 감상을 적어내는 과제도 있습니다.
지난 2014년에는 급기야 시마네현 공립고등학교 입학생 선발 학력시험에 독도 관련 문제까지 출제됐습니다.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지만 현재는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 일본이 주장하고 있는 일본과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의 경계선으로 가장 적당한 것을 지도에서 골라 답하라"는 문제였습니다.
<인터뷰> 남상구(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 "정답률은 93.6%였습니다. 그래서 시마네현에서는 거의 모든 중학생이 독도를 일본 영토로 인식하고 있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까지 이런 일들이 시마네현에서만 주로 벌어졌다면 올해부터는 전국으로 상황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011년에는 검정을 통과한 중학교 역사교과서 8종 가운데 1종에만 독도가 기술됐지만 올해부터는 8종 모두에 독도 내용이 실리게 됐습니다.
그 내용이 충격적입니다.
당장 새학기가 시작되는 오는 4월부터는 일본 전역의 중학생이 배울 역사 교과서에 "다케시마는 일본 땅"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를 하고있다"는 엉터리 주장이 들어있는 겁니다.
<인터뷰> 김영수(동북아역사재단 독도동해연구실장) : "교과서는 국가의 홍보물이 아닙니다.현재 일본 교과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국의 일방적인 주장, 상대편의 의견들을 수렴하지 않고 자기 것이라고만 독도(쟁점화)를 강화하고, 이렇게 쌍방의 주장을 파악하지 못한 학생들은요. 어떤것들이 나오냐면 상호 분쟁과 대립, 그 다음에 상호국에 대한 증오심을 갖게되는 거죠."
지방 소도시에 불과한 시마네현에서 다케시마의 날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영유권 분쟁' 불씨가 일본 국가 차원으로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인터뷰> 김영수(동북아역사재단 독도동해연구실장) : "2,3년전부터 어떤 결과물이 나왔냐면요. 일본 내각 내부에 영토 관련된 전담기구가 설치됐고 현재 그 다음에 일본에 외무성 산하에 국제 관련된 연구소가 생겼습니다. (여기에서) 국제법적으로 정치학적으로 역사적으로 일본 땅이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게 이미 지방 차원이 국가 차원이 됐다는 것들을 증명한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일본의 이른바 '다케시마' 알리기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뿐만 아니라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독도에서 157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오키 섬에는 당장 다음달 독도 관련 자료 2백여 점을 전시한 다케시마 역사관이 들어섭니다.
<인터뷰> 이장희(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 "(처음에는 )시마네현 차원에서 행사다 이렇게 했는데 이제는 공공연하게 일본의 문부성이라던가 또 이번에 정무관이 정식으로 파견이 되잖아요? 오키 섬에도 이렇게 (역사관을) 만들고. 일본은 치밀하게 군사대국주의와 과거사 문제에 대한 자기들의 어떤 논리 정리를 치밀하게 벌이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다케시마 빵과 술, 강치 캐릭터 등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다케시마가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케시마의 날을 맞아 한 일본 게임업체가 다케시마 탈환이라는 게임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미소녀 캐릭터들이 독도를 뺏는 내용입니다.
<인터뷰> 서경덕(성신여대 교수) : "일반인들에게도 뭔가를 홍보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다는 거죠. 캐릭터화를 하고 그걸 또 통해서 뭔가 어떤 상품을 만들기 시작하고요. 그거를 또 판매를 통해서 그들에게 뭔가를 전달하려고 하는 그런 노력들이 점차 지금 많아지고 있다는 게 사실이라는 거죠."
오는 4월이면 내년에 사용할 일본의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의 검정이 끝납니다.
전문가들은 중학생 뿐만 아니라 일본 고등학생도 내년부터는 독도가 일본의 땅이고 한국이 불법 점거하고 있다는 왜곡된 내용을 수업시간에 배우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독도를 영유권 분쟁지역으로 교묘히 포장하고 국제 이슈로 확대 재생산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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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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