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고급 외제차의 잇단 화재…단서 찾았다

입력 2016.02.29 (21:27) 수정 2016.03.0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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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달리는 자동차에서 불이 나거나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주행 중 차량 화재의 원인은 무엇인지 KBS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김기화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서울의 한 도로를 달리던 BMW 차량에서 불이 났습니다.

어제는 벤츠 승용차가 주행 중 차량 앞부분에서 불이 났습니다.

이런 현상은 국산 승용차에서도 발생했습니다.

이 가운데 BMW 승용차의 경우 지난 석 달 사이 주행 중 화재나 연기가 발생한 사건이 9건 일어났습니다.

운전자가 갑자기 차를 세웁니다.

엔진 쪽에서 연기가 피어오른 겁니다.

국내에서 만 대 넘게 팔린 BMW 3 시리즈 차량 가운데 한 댑니다.

<녹취> 운전자 : "야 왜 연기가 나냐? (차에서 나는 거네.) 페인트 냄새가... 먼지인가?"

시동을 켜자 엔진 밖으로 무언가가 뿜어져 나옵니다.

BMW 정비소 직원이 이 차의 연료 호스를 분해해봤습니다.

호스 한쪽에서 발견된 틈새로 연료가 뿜어져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BMW 정비소 직원(음성변조) : "연료를 포함한 호스가 찢어져서 고객님이 많이 놀라신 건데, 호스 교환하고 세척하면 AS는 다 끝나요."

또 다른 BMW 차량입니다.

이 차량도 엔진 밖으로 연료가 계속 뿜어져 나옵니다.

이렇게 연료가 분출되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을까.

자동차가 주행 중일 때는 엔진과 주변 온도가 올라갑니다.

배기가스가 빠져나가는 터빈과 배기가스 촉매 장치, 그리고 제동 장치 등은 최대 섭씨 600도까지 올라갑니다.

취재진은 450도까지 올라간 터빈에 연료를 분무해봤습니다.

바로 불길이 일어납니다.

주변 장치로 옮겨붙기까지 합니다.

더구나 주행 중에 새어나오는 연료는 도로와 차량 사이에 생기는 기류를 타고 엔진 내부와 차 바닥에 골고루 뿌려집니다.

<인터뷰> 이호근(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 "차량에서 연료가 지속적으로 새나온다는 것은 언제든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연료 호스 문제는 제조과정의 결함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합니다.

<인터뷰> 이의평(전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연료 라인은 소비자가 만질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그렇게 때문에 명백히 잘못 만들었던지 결함을 가지고 있는 차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BMW 코리아 측도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걸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BMW 정비소 직원 : "연료 호스에서 샜던 차는 (고객님 차가) 제가 알기로는 두 번 째에요. 타 딜러에서도 두세 건씩 있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BMW 측은 상당수 차량들이 완전 전소돼 원인을 알 수 없다면서 중대 결함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의 판단은 다릅니다.

<인터뷰> 김인규(국토교통부 자동차운영과) : "조사를 한 후에 만약 결함이 맞다면 안전 운행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이 되면 리콜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오늘 문제의 차량 연료 호스에 대해 현장 검사에 나서는 등 리콜 여부 조사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김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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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고급 외제차의 잇단 화재…단서 찾았다
    • 입력 2016-02-29 21:27:46
    • 수정2016-03-01 09: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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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달리는 자동차에서 불이 나거나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운전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주행 중 차량 화재의 원인은 무엇인지 KBS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김기화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늘 오전 서울의 한 도로를 달리던 BMW 차량에서 불이 났습니다. 어제는 벤츠 승용차가 주행 중 차량 앞부분에서 불이 났습니다. 이런 현상은 국산 승용차에서도 발생했습니다. 이 가운데 BMW 승용차의 경우 지난 석 달 사이 주행 중 화재나 연기가 발생한 사건이 9건 일어났습니다. 운전자가 갑자기 차를 세웁니다. 엔진 쪽에서 연기가 피어오른 겁니다. 국내에서 만 대 넘게 팔린 BMW 3 시리즈 차량 가운데 한 댑니다. <녹취> 운전자 : "야 왜 연기가 나냐? (차에서 나는 거네.) 페인트 냄새가... 먼지인가?" 시동을 켜자 엔진 밖으로 무언가가 뿜어져 나옵니다. BMW 정비소 직원이 이 차의 연료 호스를 분해해봤습니다. 호스 한쪽에서 발견된 틈새로 연료가 뿜어져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녹취> BMW 정비소 직원(음성변조) : "연료를 포함한 호스가 찢어져서 고객님이 많이 놀라신 건데, 호스 교환하고 세척하면 AS는 다 끝나요." 또 다른 BMW 차량입니다. 이 차량도 엔진 밖으로 연료가 계속 뿜어져 나옵니다. 이렇게 연료가 분출되면 화재로 이어질 수 있을까. 자동차가 주행 중일 때는 엔진과 주변 온도가 올라갑니다. 배기가스가 빠져나가는 터빈과 배기가스 촉매 장치, 그리고 제동 장치 등은 최대 섭씨 600도까지 올라갑니다. 취재진은 450도까지 올라간 터빈에 연료를 분무해봤습니다. 바로 불길이 일어납니다. 주변 장치로 옮겨붙기까지 합니다. 더구나 주행 중에 새어나오는 연료는 도로와 차량 사이에 생기는 기류를 타고 엔진 내부와 차 바닥에 골고루 뿌려집니다. <인터뷰> 이호근(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 "차량에서 연료가 지속적으로 새나온다는 것은 언제든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연료 호스 문제는 제조과정의 결함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합니다. <인터뷰> 이의평(전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연료 라인은 소비자가 만질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그렇게 때문에 명백히 잘못 만들었던지 결함을 가지고 있는 차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BMW 코리아 측도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걸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BMW 정비소 직원 : "연료 호스에서 샜던 차는 (고객님 차가) 제가 알기로는 두 번 째에요. 타 딜러에서도 두세 건씩 있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BMW 측은 상당수 차량들이 완전 전소돼 원인을 알 수 없다면서 중대 결함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의 판단은 다릅니다. <인터뷰> 김인규(국토교통부 자동차운영과) : "조사를 한 후에 만약 결함이 맞다면 안전 운행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이 되면 리콜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오늘 문제의 차량 연료 호스에 대해 현장 검사에 나서는 등 리콜 여부 조사에 본격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김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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