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안 가지…임금격차 ‘최악’

입력 2016.03.04 (16:17) 수정 2016.03.0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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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아직도 그 뜻을 모르신다면 친절한 설명이 필요하다. 학교를 졸업한 성인이지만 일자리를 못 구해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라고. 청년실업자가 백만 명에 달한다는 요즘 4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는 것은 이미 옛말이 됐다. 신규채용 면접 때 재학생의 조건이 더 유리하다며 졸업을 한 두 해씩 미뤄 6, 7년씩 걸리기도 한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제작한 취업준비생들의 애환을 담은 동영상이 젊은이들 사이에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가 하면 이들 사이에 통하는 사자성어도 있다.


현실은 통계로도 입증된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9.2%로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7.6% 선이던 것이 3년째 연속 상승세다. 조사 시점에 1주일 이상 돈 버는 일을 한 사람이 취업자로 분류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청년실업자는 더 많을 수 있다. 단기 알바(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신규취업을 하려는 '잠재취업가능자'를 포함하면 청년실업률은 10%를 훌쩍 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흔히들 취업을 원하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유난히 대기업만 선호해 큰 문제라고 말한다. 탄탄한 중견. 중소기업이 많은 일본이나 젊은이들의 창업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중국의 예를 들며 우리나라 젊은이들도 중소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들 말한다.

우리의 현실과는 거리가 먼 예기다. 통계청이 내놓은 자료를 보자. 왜 그토록 많은 젊은이들이 대학 졸업을 몇 년씩 미루면서 공무원이나 대기업 입사를 위해 청춘을 걸고 매달리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대기업 사원이 한 달에 백만 원을 받을 때 중소기업 사원은 평균 62만 원을 받는다. 초과 근로 수당과 성과급 등 특별급여로만 따지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대기업 근로자는 한 달 평균 31% 수준인 158만 원을 특별급여로 받는 데 비해 중소기업 근로자의 특별급여는 17%인 53만 원에 그쳤다.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한번 도전해보겠다는 자식을 둔 부모 입장에서도 이것이 현실인데 무어라 재촉하겠는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 하루 이틀 된 얘기가 아니라고 하지만 해가 갈수록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한국 노동연구원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당은 물론이고 국민연금이나 고용보험,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률도 천차만별임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인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임금격차를 줄여나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한국 경영자총협회는 올해 초 초봉 3,600만 원 이상인 신입사원의 임금을 깎아 그 재원으로 신규채용을 확대하자고 제안했고 시중은행과 금융공기업으로 구성된 금융 산업 사용자 협의회가 대졸초임 삭감과 호봉제 폐지 등을 제시했다 노동계의 반발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지정한 근로자와 기업이 함께 매달 일정 금액을 적립해 근로자에게 성과 보상금으로 돌려주는 이른바 핵심인력 성과보상금제를 더욱 활성화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피해를 줄여주기 위해 대기업들의 하도급 횡포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임금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는 다양한 시도와 강력한 대책이 아쉽다. 젊은이들의 처지는 절박한 데 비해 내놓을 대책이 궁색한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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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러니 안 가지…임금격차 ‘최악’
    • 입력 2016-03-04 16:17:52
    • 수정2016-03-05 14:59:03
    취재K
'취준생'

아직도 그 뜻을 모르신다면 친절한 설명이 필요하다. 학교를 졸업한 성인이지만 일자리를 못 구해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라고. 청년실업자가 백만 명에 달한다는 요즘 4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는 것은 이미 옛말이 됐다. 신규채용 면접 때 재학생의 조건이 더 유리하다며 졸업을 한 두 해씩 미뤄 6, 7년씩 걸리기도 한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제작한 취업준비생들의 애환을 담은 동영상이 젊은이들 사이에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가 하면 이들 사이에 통하는 사자성어도 있다.


현실은 통계로도 입증된다. 지난해 청년 실업률은 9.2%로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7.6% 선이던 것이 3년째 연속 상승세다. 조사 시점에 1주일 이상 돈 버는 일을 한 사람이 취업자로 분류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청년실업자는 더 많을 수 있다. 단기 알바(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신규취업을 하려는 '잠재취업가능자'를 포함하면 청년실업률은 10%를 훌쩍 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흔히들 취업을 원하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유난히 대기업만 선호해 큰 문제라고 말한다. 탄탄한 중견. 중소기업이 많은 일본이나 젊은이들의 창업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중국의 예를 들며 우리나라 젊은이들도 중소기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들 말한다.

우리의 현실과는 거리가 먼 예기다. 통계청이 내놓은 자료를 보자. 왜 그토록 많은 젊은이들이 대학 졸업을 몇 년씩 미루면서 공무원이나 대기업 입사를 위해 청춘을 걸고 매달리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대기업 사원이 한 달에 백만 원을 받을 때 중소기업 사원은 평균 62만 원을 받는다. 초과 근로 수당과 성과급 등 특별급여로만 따지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대기업 근로자는 한 달 평균 31% 수준인 158만 원을 특별급여로 받는 데 비해 중소기업 근로자의 특별급여는 17%인 53만 원에 그쳤다.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한번 도전해보겠다는 자식을 둔 부모 입장에서도 이것이 현실인데 무어라 재촉하겠는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 하루 이틀 된 얘기가 아니라고 하지만 해가 갈수록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한국 노동연구원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당은 물론이고 국민연금이나 고용보험,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가입률도 천차만별임을 감안한다면 실질적인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임금격차를 줄여나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한국 경영자총협회는 올해 초 초봉 3,600만 원 이상인 신입사원의 임금을 깎아 그 재원으로 신규채용을 확대하자고 제안했고 시중은행과 금융공기업으로 구성된 금융 산업 사용자 협의회가 대졸초임 삭감과 호봉제 폐지 등을 제시했다 노동계의 반발에 직면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이 지정한 근로자와 기업이 함께 매달 일정 금액을 적립해 근로자에게 성과 보상금으로 돌려주는 이른바 핵심인력 성과보상금제를 더욱 활성화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피해를 줄여주기 위해 대기업들의 하도급 횡포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임금격차를 줄여나갈 수 있는 다양한 시도와 강력한 대책이 아쉽다. 젊은이들의 처지는 절박한 데 비해 내놓을 대책이 궁색한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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