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방사포 쏘며…대북제재 직접 반발한 김정은

입력 2016.03.04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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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신형 대구경 방사포 시험사격을 현지 지도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밝혔다. 정확한 시점은 밝히지 않았지만 군 당국은 어제(4일) 북한이 강원도 원산에서 동해로 발사한 것과 같은 발사체로 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인민군 예비포병부대들에게 실전배비(배치)하게 되는 신형 대구경 방사포의 시험사격이 진행됐다"고 보도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시험사격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정은이 지난 2012년 방사포 개발을 직접 제안했으며, 3년 간 개발단계의 시험사격을 13차례 직접 지도했다고 덧붙였다.



방사포의 성능에 대해서는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주요 타격 대상을 사정권 안에 두고 있는 정밀 유도 체계를 갖춘 첨단 장거리 대구경 방사포"라고 밝혔다. 또 김정은 북한 국방위 1위원장이 "만반의 최후 결전 준비를 완성하기 위해 위력이 확증된 신형 대구경 방사포 등 최근 개발한 타격무기들을 최고사령부의 작전 전역들에 하루 빨리 실전 배비(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대구경 방사포 시험사격을 진행했다고 4일 밝혔다. [출처=노동신문]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대구경 방사포 시험사격을 진행했다고 4일 밝혔다. [출처=노동신문]


300mm 방사포 위력은?..사거리 2배 '업그레이드'

북한이 말하는 '신형 대구경 방사포'는 지난해 10월,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실물을 공개했던 300mm 신형 방사포를 말한다. 군 당국이 'KN-09'('KN'은 한미 정보당국이 미사일에 붙이는 코드로 발견된 순서에 따라 번호가 매겨진다)로 이름붙인 300mm 방사포는 이미 북한이 수 차례의 시험 발사를 마친 상태로, 우리 군은 "실전 배치 단계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한 바 있다.

2015년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300mm 신형 방사포 2015년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300mm 신형 방사포


'KN-09'는 지난 2013년 북한이 동해상에 6발을 시험발사하면서 처음 존재가 드러났다. 지난해 8월에도 시험발사가 진행됐다. 'KN-09'은 장갑화된 차량에 8개의 발사관이 갖춰져 있어 이동이 가능하고, 직경 300mm의 포신 여러 개가 포탄을 동시에 뿜어내는 '다연장 로켓'이다. 연쇄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해 넓은 지역을 제압할 수 있다. 사거리는 170~200km 정도로 추정된다.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쏘면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기지와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까지 사정권 안에 포함된다.



이는 북한의 기존 방사포 사거리의 약 2배의 해당한다. 북한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방사포로는 3종류로 107mm 방사포는 사거리가 8km, 연평도 포격에 쓰였던 122mm 방사포는 20km 사거리에 동시에 40발을 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사거리가 긴 240mm는 사거리 90km로 수도권까지만 사정권에 들어온다. 때문에 300mm 방사포가 실전배치되면 공격 화력이 크게 강화되는 셈이다.

참관 수행한 '핵심' 4인방은?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시험발사에 최룡해 당 중앙위 비서는 물론 당 중앙위 부부장인 홍영칠, 김정식, 인민무력부 부부장 윤동현이 동행했다고 밝혔다. 주로 군수분야 전반을 담당하고 특히 핵과 미사일 등 최신무기를 개발하는 군수공업부나, 우리의 국방부에 해당하며 개발 완료된 무기를 사용·거래하는 인민무력부 소속 인물들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신형대구경방사포 시험사격을 직접 현지지도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출처=노동신문]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신형대구경방사포 시험사격을 직접 현지지도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출처=노동신문]


핵과 미사일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대거 수행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군수공업부 소속인 홍영칠 당 중앙위 부부장(차관급)은 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군수분야 회의나 군수공장 시찰 때 동행하는 홍 부부장은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김정은 시대 들어 이뤄진 핵·미사일 개발 세대교체의 핵심인물로 꼽힌 인물이기도 하다.

김정식 당 중앙위 부부장은 지난 2일에도 김정은을 수행해 주요 미사일 생산기지 중 하나인 태성기계공장을 시찰하는 등 최근 들어 자주 수행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은 미사일 개발에 관여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윤 부부장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인 지난달 8일, 평양에서 열린 경축대회에서 "정의의 수소탄과 최장거리 운반로켓까지 장비한 인민군대의 막강한 위력 앞에 더는 살아 숨쉬지 못할 것"이라며 장거리 로켓 개발이 미사일 사용 목적임을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정은이 직접 발언한 '대북제재 반발'

김정은 북한 국방위 1위원장은 "국가 방위를 위해 실전배치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 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도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보도했다. "적들에 대한 우리의 군사적 대응방식을 선제공격적인 방식으로 모두 전환시킬 것"이라는말도 덧붙였다.

김정은의 발언을 그대로 전한 이 보도는 유엔 결의 이후 북한이 내놓은 첫 반응이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대해 김정은이 직접 반발을 드러내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국제사회에 대한 강한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낸 것이다. 대북 제재 결의 만 하루만으로 반응이 나온 속도도 비교적 신속했다.

단거리 발사체 발사 성공을 과시해 내부 결속을 꾀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북한이 향후 반발의 강도를 계속 높여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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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그레이드’ 방사포 쏘며…대북제재 직접 반발한 김정은
    • 입력 2016-03-04 16:5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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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신형 대구경 방사포 시험사격을 현지 지도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밝혔다. 정확한 시점은 밝히지 않았지만 군 당국은 어제(4일) 북한이 강원도 원산에서 동해로 발사한 것과 같은 발사체로 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인민군 예비포병부대들에게 실전배비(배치)하게 되는 신형 대구경 방사포의 시험사격이 진행됐다"고 보도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 제1위원장이 시험사격을 현지에서 지도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정은이 지난 2012년 방사포 개발을 직접 제안했으며, 3년 간 개발단계의 시험사격을 13차례 직접 지도했다고 덧붙였다.



방사포의 성능에 대해서는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주요 타격 대상을 사정권 안에 두고 있는 정밀 유도 체계를 갖춘 첨단 장거리 대구경 방사포"라고 밝혔다. 또 김정은 북한 국방위 1위원장이 "만반의 최후 결전 준비를 완성하기 위해 위력이 확증된 신형 대구경 방사포 등 최근 개발한 타격무기들을 최고사령부의 작전 전역들에 하루 빨리 실전 배비(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방위 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신형 대구경 방사포 시험사격을 진행했다고 4일 밝혔다. [출처=노동신문]

300mm 방사포 위력은?..사거리 2배 '업그레이드'

북한이 말하는 '신형 대구경 방사포'는 지난해 10월, 북한이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처음 실물을 공개했던 300mm 신형 방사포를 말한다. 군 당국이 'KN-09'('KN'은 한미 정보당국이 미사일에 붙이는 코드로 발견된 순서에 따라 번호가 매겨진다)로 이름붙인 300mm 방사포는 이미 북한이 수 차례의 시험 발사를 마친 상태로, 우리 군은 "실전 배치 단계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한 바 있다.

2015년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된 300mm 신형 방사포

'KN-09'는 지난 2013년 북한이 동해상에 6발을 시험발사하면서 처음 존재가 드러났다. 지난해 8월에도 시험발사가 진행됐다. 'KN-09'은 장갑화된 차량에 8개의 발사관이 갖춰져 있어 이동이 가능하고, 직경 300mm의 포신 여러 개가 포탄을 동시에 뿜어내는 '다연장 로켓'이다. 연쇄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해 넓은 지역을 제압할 수 있다. 사거리는 170~200km 정도로 추정된다.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쏘면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경기도 평택 주한미군기지와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충남 계룡대까지 사정권 안에 포함된다.



이는 북한의 기존 방사포 사거리의 약 2배의 해당한다. 북한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방사포로는 3종류로 107mm 방사포는 사거리가 8km, 연평도 포격에 쓰였던 122mm 방사포는 20km 사거리에 동시에 40발을 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사거리가 긴 240mm는 사거리 90km로 수도권까지만 사정권에 들어온다. 때문에 300mm 방사포가 실전배치되면 공격 화력이 크게 강화되는 셈이다.

참관 수행한 '핵심' 4인방은?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시험발사에 최룡해 당 중앙위 비서는 물론 당 중앙위 부부장인 홍영칠, 김정식, 인민무력부 부부장 윤동현이 동행했다고 밝혔다. 주로 군수분야 전반을 담당하고 특히 핵과 미사일 등 최신무기를 개발하는 군수공업부나, 우리의 국방부에 해당하며 개발 완료된 무기를 사용·거래하는 인민무력부 소속 인물들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신형대구경방사포 시험사격을 직접 현지지도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출처=노동신문]

핵과 미사일을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대거 수행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군수공업부 소속인 홍영칠 당 중앙위 부부장(차관급)은 주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군수분야 회의나 군수공장 시찰 때 동행하는 홍 부부장은 미국의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김정은 시대 들어 이뤄진 핵·미사일 개발 세대교체의 핵심인물로 꼽힌 인물이기도 하다.

김정식 당 중앙위 부부장은 지난 2일에도 김정은을 수행해 주요 미사일 생산기지 중 하나인 태성기계공장을 시찰하는 등 최근 들어 자주 수행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은 미사일 개발에 관여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윤 부부장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인 지난달 8일, 평양에서 열린 경축대회에서 "정의의 수소탄과 최장거리 운반로켓까지 장비한 인민군대의 막강한 위력 앞에 더는 살아 숨쉬지 못할 것"이라며 장거리 로켓 개발이 미사일 사용 목적임을 시인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정은이 직접 발언한 '대북제재 반발'

김정은 북한 국방위 1위원장은 "국가 방위를 위해 실전배치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 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도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보도했다. "적들에 대한 우리의 군사적 대응방식을 선제공격적인 방식으로 모두 전환시킬 것"이라는말도 덧붙였다.

김정은의 발언을 그대로 전한 이 보도는 유엔 결의 이후 북한이 내놓은 첫 반응이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에 대해 김정은이 직접 반발을 드러내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국제사회에 대한 강한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낸 것이다. 대북 제재 결의 만 하루만으로 반응이 나온 속도도 비교적 신속했다.

단거리 발사체 발사 성공을 과시해 내부 결속을 꾀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북한이 향후 반발의 강도를 계속 높여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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