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피운다고 의심하며 ‘데이트폭력’…배상 액수는?

직장인 A씨는 지난해 2월 클럽에서 일하던 남성과 연인이 됐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A씨가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하며 폭언과 손찌검을 일삼았다.

참다못한 A씨가 5개월 만인 지난해 7월 결별을 통보하자 격분한 남자친구가 주먹으로 A씨의 얼굴을 수차례 때렸다.

A씨는 얼굴 뼈 골절 등 전치 5주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았지만 안구 함몰, 안구운동 장애, 코 변형 등의 가능성이 남았다.

형사 기소된 남자친구는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 80시간 판결을 받았다.

A씨는 남자친구를 상대로 치료비 480여만 원과 위자료 2천만 원을 달라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8단독은 데이트폭력을 휘두른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에게 치료비와 위자료 등 2천480여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남자친구가 소송에 아무 대응을 하지 않으면서 A씨의 청구가 그대로 인정된 것이다.

민법은 피고가 소장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보고 변론 없이 판결한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 한 달 동안 데이트 폭력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한 결과 모두 868명을 형사 입건해 이 가운데 6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데이트 폭력 가해자는 2~30대가 58.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직업은 무직 27.1%, 회사원 21.4% 순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피해자 대다수가 데이트 폭력을 개인 간 문제로 여기고 신고를 꺼려 문제가 커진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