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여성의 날…‘유리천장’은 언제 깨질까?

입력 2016.03.08 (08:59) 수정 2016.03.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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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에서 채용을 담당하다 퇴직한 사람의 말이다.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마다 여성 응시자들이 압도적으로 성적이 높다 보니 남녀 간 합격비율을 맞추느라 인위적으로 성적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채용단계부터 심각한 여성 홀대

얼마나 많은 공기업이 이런 '고충'을 겪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실제 채용실태를 보면 여러 가지 심각한 여성 차별이 이뤄지고 있다.

얼마 전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 해 9월 말까지 30개 공기업 신규 채용자 가운데 여성 비율은 19.6%로, 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12년보다 5% 포인트나 낮아졌다.



☞ [바로가기] CEO스코어 공기업 여성 채용 현황

승진단계에선 더 큰 '유리 천장'

그나마 입사에 성공한 여성들은 또 다른 '유리 천장'에 부딪친다. 남성 못지 않은 능력을 갖추고 그 이상의 노력을 하더라도 승진 문턱에서 눈물을 흘려야 하는 것이다.





대기업, 금융권도 '방탄유리 천장'

문제는 공기업의 '유리 천장'이 그나마 얇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주요 기업(500대 기업 가운데 반기보고서 제출대상 348개 기업)의 임원은 11,869명, 이 가운데 여자는 불과 273명으로, 2.3%에 불과하다. 직원 수를 감안해도 남성 임원은 1.3%인 반면 여성 임원은 0.1%로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은행권도 여성임원의 비중도 5%에 불과하다. 그나마 외국계를 제외하면 0.8%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근무하는 직원 수는 여성과 남성이 거의 비슷한데 말이다.

은행에는 여성 직원이 많아 보이지만, 여성 임원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사진 연합)은행에는 여성 직원이 많아 보이지만, 여성 임원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사진 연합)


같은 일을 하고도 얇은 봉투에 눈물

채용에서, 승진에서 불이익을 겪는 여성들은 월급을 받을 때 또 한 번 눈물을 흘린다. 같은 일을 하고도 임금차별을 받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노동가치와 객관적인 임금산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하소연할 곳이나 방법은 거의 없다. OECD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남녀 간 임금격차가 10여 년째 1위를 지속해온 것도 이 두터운 '유리 천장'이 큰 이유이다.



정치권이나 행정부로 눈을 돌려도 '유리 천장'의 실상은 더 심각할 뿐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고등교육과 기업 임원, 여성 국회의원 비율 등을 종합해 점수로 낸 '유리 천장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올해도 꼴찌를 기록했다. 100점 만점에 종합점수 25점을 받아 OECD 29개 나라 가운데 최하위에 머문 것이다.



☞ 이코노미스트 ‘유리 천장’ 지수

일부 북유럽 국가를 제외하면 '유리 천장'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예외 없이 존재한다. '세계는 여전히 남성들의 세상'인 것이다. 미국에서는 특히 실리콘 밸리와 할리우드에 이어 최근에는 월가의 '유리 천장'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힐러리 전 국무장관의 대권가도를 놓고서도 '유리 천장'이 설왕설래다. 그러나 우리와 다른 것은 그 실상을 공동체가 인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힘을 모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세계여성의날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출처 세계여성의날 홈페이지) 올해 세계여성의날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출처 세계여성의날 홈페이지)


☞ 세계여성의 날 홈페이지

3월 8일은 유엔이 여성인권 증진과 차별 종식을 위해 공식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유리 천장'에갇힌 세계의 여성들이 힘을 모아 외치고 있는 올해의 슬로건은 '동등한 대우를 위한 맹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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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픈 여성의 날…‘유리천장’은 언제 깨질까?
    • 입력 2016-03-08 08:59:54
    • 수정2016-03-08 10:22:31
    취재K
공공기관에서 채용을 담당하다 퇴직한 사람의 말이다.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마다 여성 응시자들이 압도적으로 성적이 높다 보니 남녀 간 합격비율을 맞추느라 인위적으로 성적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채용단계부터 심각한 여성 홀대 얼마나 많은 공기업이 이런 '고충'을 겪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실제 채용실태를 보면 여러 가지 심각한 여성 차별이 이뤄지고 있다. 얼마 전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 해 9월 말까지 30개 공기업 신규 채용자 가운데 여성 비율은 19.6%로, 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12년보다 5% 포인트나 낮아졌다. ☞ [바로가기] CEO스코어 공기업 여성 채용 현황 승진단계에선 더 큰 '유리 천장' 그나마 입사에 성공한 여성들은 또 다른 '유리 천장'에 부딪친다. 남성 못지 않은 능력을 갖추고 그 이상의 노력을 하더라도 승진 문턱에서 눈물을 흘려야 하는 것이다. 대기업, 금융권도 '방탄유리 천장' 문제는 공기업의 '유리 천장'이 그나마 얇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주요 기업(500대 기업 가운데 반기보고서 제출대상 348개 기업)의 임원은 11,869명, 이 가운데 여자는 불과 273명으로, 2.3%에 불과하다. 직원 수를 감안해도 남성 임원은 1.3%인 반면 여성 임원은 0.1%로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은행권도 여성임원의 비중도 5%에 불과하다. 그나마 외국계를 제외하면 0.8%로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근무하는 직원 수는 여성과 남성이 거의 비슷한데 말이다. 은행에는 여성 직원이 많아 보이지만, 여성 임원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사진 연합) 같은 일을 하고도 얇은 봉투에 눈물 채용에서, 승진에서 불이익을 겪는 여성들은 월급을 받을 때 또 한 번 눈물을 흘린다. 같은 일을 하고도 임금차별을 받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노동가치와 객관적인 임금산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하소연할 곳이나 방법은 거의 없다. OECD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남녀 간 임금격차가 10여 년째 1위를 지속해온 것도 이 두터운 '유리 천장'이 큰 이유이다. 정치권이나 행정부로 눈을 돌려도 '유리 천장'의 실상은 더 심각할 뿐이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고등교육과 기업 임원, 여성 국회의원 비율 등을 종합해 점수로 낸 '유리 천장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올해도 꼴찌를 기록했다. 100점 만점에 종합점수 25점을 받아 OECD 29개 나라 가운데 최하위에 머문 것이다. ☞ 이코노미스트 ‘유리 천장’ 지수 일부 북유럽 국가를 제외하면 '유리 천장'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예외 없이 존재한다. '세계는 여전히 남성들의 세상'인 것이다. 미국에서는 특히 실리콘 밸리와 할리우드에 이어 최근에는 월가의 '유리 천장'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힐러리 전 국무장관의 대권가도를 놓고서도 '유리 천장'이 설왕설래다. 그러나 우리와 다른 것은 그 실상을 공동체가 인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힘을 모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세계여성의날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 (출처 세계여성의날 홈페이지) ☞ 세계여성의 날 홈페이지 3월 8일은 유엔이 여성인권 증진과 차별 종식을 위해 공식 지정한 세계 여성의 날이다. '유리 천장'에갇힌 세계의 여성들이 힘을 모아 외치고 있는 올해의 슬로건은 '동등한 대우를 위한 맹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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