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 영화방] 빈민가 소년이 발견한 비밀과 희망…‘트래쉬’

입력 2016.03.10 (11:07) 수정 2016.03.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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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화 아나운서: 다락 영화방 강승화입니다.  2016년 올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올림픽이 개최되죠. 오늘 다락 영화방에서는 바로 리우데자네이루가 배경인 영화 한 편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연기 경험이 없는 브라질 소년들이 주인공으로 발탁돼서 더 흥미로운 작품인데요. 브라질 권력층의 비리와 빈민의 삶을 다룬 영화, ‘트래쉬’입니다.

한 남자가 경찰에 쫓깁니다. 더는 도망칠 곳이 없다는 곳을 깨닫자, 결심한 듯 쫓기는 이유가 담긴 지갑을 달리는 쓰레기차 위로 던집니다. 도시의 쓰레기가 모두 모이는 집하장. 그 곳은 쓰레기를 뒤지며 살아가는 빈민들의 터전입니다.

남자의 지갑을 발견한 건 열 네 살 소년 라파엘. 지갑에는 큰 돈과 열쇠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행운으로 여기며 친구들과 돈을 나눠 갖는 라파엘. 어느 날 쓰레기 집하장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라파엘은 경찰이 찾는 지갑이 범상치 않은 것임을 직감합니다. 아이들은 지갑 속의 물건으로 경찰이 손에 넣으려는 비밀을 풀어갑니다. 그리고 브라질 권력층의 부조리에 한 발짝씩 다가갑니다.

지갑의 행방을 알고 있는 걸 경찰은 눈치챕니다. 경찰은 목적을 위해 소년에게 폭력을 가하는 비도덕적인 일도 서슴지 않는데요. 하지만 라파엘은 입을 다뭅니다.

가난한 소년이 목숨을 내걸고 지킨 것, 그건 바로 어른들이 포기한 양심과 정의였습니다. 자본주의 사회 가장 밑바닥에서 쓰레기를 뒤지며 사는 영화 속 아이들은 알고 있습니다. 평생 만져보지 못할 큰 돈과도 바꿀 수 없는 어떤 것이 있는 걸 말입니다. 이 ‘트래시’는 아이들의 행동을 빌려 관객들에게 담백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옳은 일을 하고 있습니까?’라고 말이죠.

지갑에는 브라질의 부패한 권력자들을 심판할 단서가 들어있습니다. 아이들은 경찰을 상대로 그 단서를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씁니다. 쫓고 쫓기며 지갑 주인이 남긴 수수께끼를 풀어가는데요. 진실의 문을 완전히 열었을 때 눈 앞에 드러난 건 브라질 정재계 인물들이 온갖 비리로 축적한 돈, 그리고 그들의 이름이 적힌 장부였습니다. 아이들은 그 어마어마한 돈을 쓰레기장에 뿌립니다. 쓰레기에서 나온 돈을 쓰레기장으로 돌려보내는 아이들. 이 불편하고 황홀한 장면은 정재계의 부정부패가 쓰레기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네, ‘트래쉬’는 아이들을 통해 희망을 말하고, 희망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정의를 실현한 이 영화의 결말은, 사실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판타지를 판타지로만 남길 수 없겠죠. 판타지를 현실로 만드는 첫 걸음, 그건 바로 옳은 일을 외면하지 않는 당신이라는 희망의 불씨라고 생각합니다. 다락 영화방 강승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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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락 영화방] 빈민가 소년이 발견한 비밀과 희망…‘트래쉬’
    • 입력 2016-03-10 11:07:08
    • 수정2016-03-10 11:14:45
    다락 영화방
 강승화 아나운서: 다락 영화방 강승화입니다.  2016년 올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올림픽이 개최되죠. 오늘 다락 영화방에서는 바로 리우데자네이루가 배경인 영화 한 편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연기 경험이 없는 브라질 소년들이 주인공으로 발탁돼서 더 흥미로운 작품인데요. 브라질 권력층의 비리와 빈민의 삶을 다룬 영화, ‘트래쉬’입니다.

한 남자가 경찰에 쫓깁니다. 더는 도망칠 곳이 없다는 곳을 깨닫자, 결심한 듯 쫓기는 이유가 담긴 지갑을 달리는 쓰레기차 위로 던집니다. 도시의 쓰레기가 모두 모이는 집하장. 그 곳은 쓰레기를 뒤지며 살아가는 빈민들의 터전입니다.

남자의 지갑을 발견한 건 열 네 살 소년 라파엘. 지갑에는 큰 돈과 열쇠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행운으로 여기며 친구들과 돈을 나눠 갖는 라파엘. 어느 날 쓰레기 집하장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라파엘은 경찰이 찾는 지갑이 범상치 않은 것임을 직감합니다. 아이들은 지갑 속의 물건으로 경찰이 손에 넣으려는 비밀을 풀어갑니다. 그리고 브라질 권력층의 부조리에 한 발짝씩 다가갑니다.

지갑의 행방을 알고 있는 걸 경찰은 눈치챕니다. 경찰은 목적을 위해 소년에게 폭력을 가하는 비도덕적인 일도 서슴지 않는데요. 하지만 라파엘은 입을 다뭅니다.

가난한 소년이 목숨을 내걸고 지킨 것, 그건 바로 어른들이 포기한 양심과 정의였습니다. 자본주의 사회 가장 밑바닥에서 쓰레기를 뒤지며 사는 영화 속 아이들은 알고 있습니다. 평생 만져보지 못할 큰 돈과도 바꿀 수 없는 어떤 것이 있는 걸 말입니다. 이 ‘트래시’는 아이들의 행동을 빌려 관객들에게 담백한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옳은 일을 하고 있습니까?’라고 말이죠.

지갑에는 브라질의 부패한 권력자들을 심판할 단서가 들어있습니다. 아이들은 경찰을 상대로 그 단서를 지키기 위해 위험을 무릅씁니다. 쫓고 쫓기며 지갑 주인이 남긴 수수께끼를 풀어가는데요. 진실의 문을 완전히 열었을 때 눈 앞에 드러난 건 브라질 정재계 인물들이 온갖 비리로 축적한 돈, 그리고 그들의 이름이 적힌 장부였습니다. 아이들은 그 어마어마한 돈을 쓰레기장에 뿌립니다. 쓰레기에서 나온 돈을 쓰레기장으로 돌려보내는 아이들. 이 불편하고 황홀한 장면은 정재계의 부정부패가 쓰레기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네, ‘트래쉬’는 아이들을 통해 희망을 말하고, 희망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정의를 실현한 이 영화의 결말은, 사실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판타지를 판타지로만 남길 수 없겠죠. 판타지를 현실로 만드는 첫 걸음, 그건 바로 옳은 일을 외면하지 않는 당신이라는 희망의 불씨라고 생각합니다. 다락 영화방 강승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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