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잇단 초강수…다음 수순은?

입력 2016.03.12 (07:49) 수정 2016.03.1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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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3월 12일 토요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앤 한반도]입니다.

유엔의 대북 제재와 이번 주 시작된 한미 군사훈련에 맞서 북한이 연일 초강수 조치와 고강도 위협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직접 나서 핵폭탄 모형을 공개한 데 이어 북한에 남아있는 우리 자산을 모두 청산하겠다면서 사실상 남북관계 단절까지 선언했는데요.

강대강의 대치 국면에서 북한의 다음 수순은 뭐가 될지, 이슈앤 한반도에서 집중 분석했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한미 해군 함정 수십 척이 줄지어 동해 바다를 가릅니다.

적진 후방에 침투할 해병대 병력과 장비를 실어 나르는 기동 훈련입니다.

미군의 다연장 로켓포는 숲 속에 몸을 숨긴 채 가상의 북한군 전차를 향해 불을 뿜습니다.

<녹취> 해리 루(미군 대위) : "우리 임무는 적들의 방사포가 서울 도심에 큰 피해를 주기 전에 확실히 파괴하는 것입니다."

한미 두 나라 군이 지난 7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연합 군사훈련, 투입된 장비나 병력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세계 최강 F-22 랩터 전투기 등 한미 두 나라 핵심 무기가 총동원됐고, 참여한 미군 수도 예년의 2배 수준입니다.

<녹취> 문상균(국방부 대변인) : "키리졸브 및 포이글(독수리훈련)연습이 한국군 30여만 명, 미군 1만 7천여 명이 참가하는 최대 규모로 시작됩니다."

올해 훈련에는 유사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지휘부를 선제 타격하는 작전계획 5015가 처음 적용됩니다.

북한의 핵, 미사일 전력에 맞서 도발 징후가 확실할 경우, 이른바 4D (포디) 작전에 따라 사전에 이를 탐지해 교란한 뒤 파괴하는 선제 타격 개념입니다.

훈련이 시작되자, 북한은 기다렸다는 듯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녹취> 북한 국방위원회 성명(지난 7일) : "남조선 작전지대인 주요 타격 대상을 사정권 안에 둔 공격 수단들이 실전 배비(배치)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제 침략군기지들과 미국 본토를 과녁으로 삼은 강력한 핵 타격 수단들이 항시적인 발사대기 상태에 있다."

유엔 제재 당일, 신형 방사포를 발사하며 핵 선제 타격을 거론한 뒤, 제재 나흘 뒤엔 최고 권력기관을 내세워 위협 수위를 끌어올린 겁니다.

그 이틀 뒤에는 이른바 핵무기 연구소까지 개방하며, 장거리 미사일 탑재용으로 보이는 핵폭탄의 모형과 핵탄두 설계도를 전격 공개했습니다.

한미 양국이 거듭 북한의 핵 위협을 일축하자, 김정은이 직접 나서, 보다 구체적으로 핵 능력을 과시한 겁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9일) : "이것이 진짜 핵 억제력이라고 조선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못해내는 일이 없다고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시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핵폭탄 모형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과 비슷하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이른바 내폭형 핵폭탄입니다.

<인터뷰> 양욱(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KN-O8(장거리 탄도 미사일)에 이런 핵탄두를 장착해서 공격할 수 있다. 표준화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공격도 가능함을 같이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모형을 공개한 핵폭탄의 원리는 바깥쪽에 있는 폭약이 터지면서 중심의 핵물질이 핵분열을 일으키는 방식입니다.

중심에는 중성자 발생 장치와 플루토늄이 있고, 밖에는 폭약이 있는 수십 개의 기폭장치가 감싸고 있는데요.

바로 이런 폭탄을 작고 가볍게 만들어 미사일에 실어 쏘는 기술을 확보했다는 게 북한의 주장입니다.

핵폭탄 모형 공개 다음날, 북한은 이른 새벽 스커드 C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동해로 발사합니다.

항행금지구역조차 선포하지 않은 채 이뤄진 기습적인 무력시위입니다.

<인터뷰> 조선중앙TV : "핵탄두의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과 핵 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한 필요한 시험들을 계속해 나갈 데 대한 전투적 과업들을 주셨습니다."

무력시위와 별개로, 북한 매체들은 호전적인 영상을 집중 방영하며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녹취> 김룡호(평양시민) : "우리를 공격하기 위한 합동군사연습을 벌린데 격분을 금할 수 없습니다."

<녹취> 김진옥(평양시민) : "적들이 감히 사소한 군사적 망동이라도 부린다면 우리는 이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조국통일의 성전을 이룩할 것입니다."

특히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는 주민 반응을 각종 매체를 통해 보도하는 등 내부 결속에도 부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게 지금 나타나고 있잖아요. 지금 엄청난 반발을 하고 있죠. 그 대표적인 게 말 폭탄이에요. 그리고 김정은이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서 비롯된 현재 상황을 모두가, 미국, 대한민국, 국제사회가 북한에 주권적인 조치를 압살하고 공격하고 마치 김정은을 참수하려고 하고 이렇게 왜곡선전을 하면서 적개심을 고취하고 결속을 시키고..."

남북 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남북 당국 사이의 후속 조치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유엔의 대북 조치에 이어 독자적인 제재 방안을 발표하며 북한 지도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지난 8일, 우리 정부가 발표한 대북 독자 제재의 핵심은 금융과 해운제재입니다.

김정은의 핵심 측근, 특히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직접 관련이 있는 인물들을 무더기로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녹취> 김영철(당시 북한 정찰총국장/2013년 3월) : "다종화 된 우리 식의 정밀 핵 타격 수단으로 맞받아치게 될 것입니다. 누르면 발사하게 되어 있고 퍼부으면 불바다로 타 번지게 되어 있습니다."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그리고 지난해 비무장지대 지뢰 도발의 배후로 알려진 대남비서 김영철.

향후 남북대화의 상대임에도 제재 대상으로 낙인찍은 것은 그만큼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입니다.

각종 도발 현장에서 김정은을 공개 수행해온 부부장급 실세 3인방, 리병철, 홍승무, 홍영칠 등 금융 제재 대상은 40명에 이릅니다.

정부는 또 외국 선박이 북한을 거치면 180일 안에는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녹취> 이석준(국무조정실장) : "간접적인 효과가 상당하리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국 항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북한 항을 거쳐서는 어렵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산 석탄을 북한 나진항을 거쳐 국내로 들여오는‘나진-하산 프로젝트’도,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대표 사업이 개성공단과 함께 막을 내리면서, 정부의 대북 정책은 근본적인 전환점을 맞았다는 평가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이번 제재가 사실은 유엔 안보리 제재 속에서 움직여지기 때문에 상징성이 가장 큰 오늘의 하나의 초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금액적으로 따져 보면 얼마가 줄어들지는 좀 더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알겠지만 한국이 물샐 틈 없는 그물을 쳐놨고 캐치올, 모든 거래를 잡아낸다는 원칙하에 움직이는 그런 원칙을 서명함으로써 전 세계 국가들의 개별, 양자 제재를 유도하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곧바로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남아있는 우리 자산을‘청산’하겠다는 초유의 조치로 맞대응했습니다.

또 모든 경협과 교류사업의 무효화 등 사실상의 남북관계 단절을 선언하며 거듭 군사적 위협을 쏟아냈습니다.

<녹취> 북한 조평통 담화 : "정치, 군사, 경제적 타격을 가하여 비참한 종말을 앞당기기 위한 계획된 특별 조치들이 련속 취해지게 될 것이다."

강대강의 맞대결, 점차 ‘위협’을‘행동’으로 구체화하고 있는 북한의 다음 카드는 무엇일까?

일단 당분간은, 신형 방사포와 미사일 발사로 시작된 무력시위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고강도의 군사적 압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섣불리 본격적인 도발에 나서기보다는 대규모 화력 과시나 NLL 침범 등으로 맞대응할 가능성 크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이 원점 확인이 어려운 사이버 테러를 본격화하고 있는 점도 주목됩니다.

이미 국방부의 컴퓨터를 해킹하고 정부 주요 인사 수십 명의 스마트폰까지 해킹한 북한이, 과거 2013년의 경우처럼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기 위해 민간 전산망을 공격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 "사이버테러는, 효과는 극대화 시키면서 자기들에게 오는 피해는 아무것도 없거든요. 만약 지하철이나 또는 KTX나 이런 어떤 교통관제시스템에 해킹을 걸어버리면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우리 정부나 사이버 당국이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그러나 그런 목적들은 역시 자기들을 건드리면 우리는 가만있지 않는다. 우리가 말로만 테러 역량 결집하라고 김정은이 말한 게 아니고 그게 행동으로 이어지니까 똑바로 해, 우리 건드리지 마. 이런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거죠."

예측불허, 통제불능의 김정은이 5월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다시 한 번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고강도의 대북 제재로 더 이상 잃을 게 없고, 미국과 중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 큰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김정은 정권이 판단할 경우, 추가 핵실험을 실시하거나 장거리 미사일을 더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김정은의 발언 중 하나는 핵을 즉시 사용가능한 시스템으로 구축하라는 메시집니다. 금년 1월에 핵실험, 2월에 미사일 발사를 했지만 또다시 이러한 핵과 미사일 카드를 또 꺼내들 수 있다. 이제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의 주기가 짧아지기 때문에 경제적인 제재로 현금 줄이 차단되기는 했지만 다시 한 번 또 카드를 꺼내드는 그런 군사모험주의도 불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상 최악의 대치 국면에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돌파구를 찾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음 달 말까지 이어지는 한미연합훈련과 5월 초로 예정된 북한 노동당 대회가 끝날 때까지 비상한 대비 태세로 위기관리에 만전을 기해야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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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北 잇단 초강수…다음 수순은?
    • 입력 2016-03-12 08:33:12
    • 수정2016-03-12 08:51:11
    남북의 창
<앵커 멘트>

3월 12일 토요일,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남북 간 주요 이슈 현장을 찾아가는 [이슈 앤 한반도]입니다.

유엔의 대북 제재와 이번 주 시작된 한미 군사훈련에 맞서 북한이 연일 초강수 조치와 고강도 위협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직접 나서 핵폭탄 모형을 공개한 데 이어 북한에 남아있는 우리 자산을 모두 청산하겠다면서 사실상 남북관계 단절까지 선언했는데요.

강대강의 대치 국면에서 북한의 다음 수순은 뭐가 될지, 이슈앤 한반도에서 집중 분석했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한미 해군 함정 수십 척이 줄지어 동해 바다를 가릅니다.

적진 후방에 침투할 해병대 병력과 장비를 실어 나르는 기동 훈련입니다.

미군의 다연장 로켓포는 숲 속에 몸을 숨긴 채 가상의 북한군 전차를 향해 불을 뿜습니다.

<녹취> 해리 루(미군 대위) : "우리 임무는 적들의 방사포가 서울 도심에 큰 피해를 주기 전에 확실히 파괴하는 것입니다."

한미 두 나라 군이 지난 7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연합 군사훈련, 투입된 장비나 병력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세계 최강 F-22 랩터 전투기 등 한미 두 나라 핵심 무기가 총동원됐고, 참여한 미군 수도 예년의 2배 수준입니다.

<녹취> 문상균(국방부 대변인) : "키리졸브 및 포이글(독수리훈련)연습이 한국군 30여만 명, 미군 1만 7천여 명이 참가하는 최대 규모로 시작됩니다."

올해 훈련에는 유사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지휘부를 선제 타격하는 작전계획 5015가 처음 적용됩니다.

북한의 핵, 미사일 전력에 맞서 도발 징후가 확실할 경우, 이른바 4D (포디) 작전에 따라 사전에 이를 탐지해 교란한 뒤 파괴하는 선제 타격 개념입니다.

훈련이 시작되자, 북한은 기다렸다는 듯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녹취> 북한 국방위원회 성명(지난 7일) : "남조선 작전지대인 주요 타격 대상을 사정권 안에 둔 공격 수단들이 실전 배비(배치)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제 침략군기지들과 미국 본토를 과녁으로 삼은 강력한 핵 타격 수단들이 항시적인 발사대기 상태에 있다."

유엔 제재 당일, 신형 방사포를 발사하며 핵 선제 타격을 거론한 뒤, 제재 나흘 뒤엔 최고 권력기관을 내세워 위협 수위를 끌어올린 겁니다.

그 이틀 뒤에는 이른바 핵무기 연구소까지 개방하며, 장거리 미사일 탑재용으로 보이는 핵폭탄의 모형과 핵탄두 설계도를 전격 공개했습니다.

한미 양국이 거듭 북한의 핵 위협을 일축하자, 김정은이 직접 나서, 보다 구체적으로 핵 능력을 과시한 겁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9일) : "이것이 진짜 핵 억제력이라고 조선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못해내는 일이 없다고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시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개한 핵폭탄 모형이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과 비슷하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이른바 내폭형 핵폭탄입니다.

<인터뷰> 양욱(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KN-O8(장거리 탄도 미사일)에 이런 핵탄두를 장착해서 공격할 수 있다. 표준화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공격도 가능함을 같이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이 이번에 모형을 공개한 핵폭탄의 원리는 바깥쪽에 있는 폭약이 터지면서 중심의 핵물질이 핵분열을 일으키는 방식입니다.

중심에는 중성자 발생 장치와 플루토늄이 있고, 밖에는 폭약이 있는 수십 개의 기폭장치가 감싸고 있는데요.

바로 이런 폭탄을 작고 가볍게 만들어 미사일에 실어 쏘는 기술을 확보했다는 게 북한의 주장입니다.

핵폭탄 모형 공개 다음날, 북한은 이른 새벽 스커드 C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동해로 발사합니다.

항행금지구역조차 선포하지 않은 채 이뤄진 기습적인 무력시위입니다.

<인터뷰> 조선중앙TV : "핵탄두의 위력 판정을 위한 핵폭발 시험과 핵 공격 능력을 높이기 위한 필요한 시험들을 계속해 나갈 데 대한 전투적 과업들을 주셨습니다."

무력시위와 별개로, 북한 매체들은 호전적인 영상을 집중 방영하며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녹취> 김룡호(평양시민) : "우리를 공격하기 위한 합동군사연습을 벌린데 격분을 금할 수 없습니다."

<녹취> 김진옥(평양시민) : "적들이 감히 사소한 군사적 망동이라도 부린다면 우리는 이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조국통일의 성전을 이룩할 것입니다."

특히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는 주민 반응을 각종 매체를 통해 보도하는 등 내부 결속에도 부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게 지금 나타나고 있잖아요. 지금 엄청난 반발을 하고 있죠. 그 대표적인 게 말 폭탄이에요. 그리고 김정은이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서 비롯된 현재 상황을 모두가, 미국, 대한민국, 국제사회가 북한에 주권적인 조치를 압살하고 공격하고 마치 김정은을 참수하려고 하고 이렇게 왜곡선전을 하면서 적개심을 고취하고 결속을 시키고..."

남북 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남북 당국 사이의 후속 조치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유엔의 대북 조치에 이어 독자적인 제재 방안을 발표하며 북한 지도부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지난 8일, 우리 정부가 발표한 대북 독자 제재의 핵심은 금융과 해운제재입니다.

김정은의 핵심 측근, 특히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직접 관련이 있는 인물들을 무더기로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녹취> 김영철(당시 북한 정찰총국장/2013년 3월) : "다종화 된 우리 식의 정밀 핵 타격 수단으로 맞받아치게 될 것입니다. 누르면 발사하게 되어 있고 퍼부으면 불바다로 타 번지게 되어 있습니다."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그리고 지난해 비무장지대 지뢰 도발의 배후로 알려진 대남비서 김영철.

향후 남북대화의 상대임에도 제재 대상으로 낙인찍은 것은 그만큼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입니다.

각종 도발 현장에서 김정은을 공개 수행해온 부부장급 실세 3인방, 리병철, 홍승무, 홍영칠 등 금융 제재 대상은 40명에 이릅니다.

정부는 또 외국 선박이 북한을 거치면 180일 안에는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녹취> 이석준(국무조정실장) : "간접적인 효과가 상당하리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국 항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북한 항을 거쳐서는 어렵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러시아산 석탄을 북한 나진항을 거쳐 국내로 들여오는‘나진-하산 프로젝트’도,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대표 사업이 개성공단과 함께 막을 내리면서, 정부의 대북 정책은 근본적인 전환점을 맞았다는 평가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이번 제재가 사실은 유엔 안보리 제재 속에서 움직여지기 때문에 상징성이 가장 큰 오늘의 하나의 초점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금액적으로 따져 보면 얼마가 줄어들지는 좀 더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알겠지만 한국이 물샐 틈 없는 그물을 쳐놨고 캐치올, 모든 거래를 잡아낸다는 원칙하에 움직이는 그런 원칙을 서명함으로써 전 세계 국가들의 개별, 양자 제재를 유도하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곧바로 개성공단과 금강산에 남아있는 우리 자산을‘청산’하겠다는 초유의 조치로 맞대응했습니다.

또 모든 경협과 교류사업의 무효화 등 사실상의 남북관계 단절을 선언하며 거듭 군사적 위협을 쏟아냈습니다.

<녹취> 북한 조평통 담화 : "정치, 군사, 경제적 타격을 가하여 비참한 종말을 앞당기기 위한 계획된 특별 조치들이 련속 취해지게 될 것이다."

강대강의 맞대결, 점차 ‘위협’을‘행동’으로 구체화하고 있는 북한의 다음 카드는 무엇일까?

일단 당분간은, 신형 방사포와 미사일 발사로 시작된 무력시위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고강도의 군사적 압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섣불리 본격적인 도발에 나서기보다는 대규모 화력 과시나 NLL 침범 등으로 맞대응할 가능성 크다는 분석입니다.

북한이 원점 확인이 어려운 사이버 테러를 본격화하고 있는 점도 주목됩니다.

이미 국방부의 컴퓨터를 해킹하고 정부 주요 인사 수십 명의 스마트폰까지 해킹한 북한이, 과거 2013년의 경우처럼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기 위해 민간 전산망을 공격할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 "사이버테러는, 효과는 극대화 시키면서 자기들에게 오는 피해는 아무것도 없거든요. 만약 지하철이나 또는 KTX나 이런 어떤 교통관제시스템에 해킹을 걸어버리면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어요. 그런 부분에서 우리 정부나 사이버 당국이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그러나 그런 목적들은 역시 자기들을 건드리면 우리는 가만있지 않는다. 우리가 말로만 테러 역량 결집하라고 김정은이 말한 게 아니고 그게 행동으로 이어지니까 똑바로 해, 우리 건드리지 마. 이런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 거죠."

예측불허, 통제불능의 김정은이 5월 7차 당 대회를 앞두고 다시 한 번 전략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고강도의 대북 제재로 더 이상 잃을 게 없고, 미국과 중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더 큰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김정은 정권이 판단할 경우, 추가 핵실험을 실시하거나 장거리 미사일을 더 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인터뷰>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김정은의 발언 중 하나는 핵을 즉시 사용가능한 시스템으로 구축하라는 메시집니다. 금년 1월에 핵실험, 2월에 미사일 발사를 했지만 또다시 이러한 핵과 미사일 카드를 또 꺼내들 수 있다. 이제 핵개발과 미사일 개발의 주기가 짧아지기 때문에 경제적인 제재로 현금 줄이 차단되기는 했지만 다시 한 번 또 카드를 꺼내드는 그런 군사모험주의도 불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상 최악의 대치 국면에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돌파구를 찾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다음 달 말까지 이어지는 한미연합훈련과 5월 초로 예정된 북한 노동당 대회가 끝날 때까지 비상한 대비 태세로 위기관리에 만전을 기해야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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