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건너 와야 슈퍼푸드?

입력 2016.03.20 (23:37) 수정 2016.03.2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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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녹취> KBS '프로듀사' 中 : "뭐 해주실 거예요? 저는 페타 치즈랑 렌틸콩만 있으면 돼요."

<인터뷰> 시민 : "렌틸콩은 가볍게 먹어도 영양소가 훨씬 많다고 해서."

<인터뷰> 김상수(경북 안동와룡농협) : "질 좋고 맛 좋고 영양가 높은 국산 농산물을 놔두고 수입을…"

<인터뷰> 김기영(숙명여대 시간영상디자인과 교수) : "유통업체가 기획하는 품목에 국민들이 마케팅 당하는 것이에요."

<오프닝>

과거 살기 위해 먹었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먹기 위해 산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됐는데요.

누군가 고른 식재료와 음식엔 이제 생존이 아니라 맛과 건강, 여가는 물론 먹는 사람의 가치관까지 담겨 있습니다.

전세계 식재료를 집 근처에서 살 수 있게 된 요즘,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 위한 경쟁도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몇해 전부터 시작된 이른바 수입산 슈퍼 곡물 열풍을 통해 그 이면을 들여다 봤습니다.

<리포트>

필라테스 강사 김초롱 씨.

하루 평균 5시간 강습에 틈틈이 개인 수련도 빼놓지 않습니다.

체력 소모가 많은 직업인 만큼 무엇보다 신경 쓰는 건 식단입니다.

<인터뷰> 김초롱(필라테스 강사) : "탄수화물 좀 적게 먹으려고 하고, 단백질류 많이 먹고, 제가 무기질이 조금 부족하다고 해서 채소도 많이 먹으려고 해요."

초롱 씨의 식사시간입니다.

귀리를 부수거나 빻아 만든 오트밀.

현미밥 사이 사이엔 퀴노아, 렌틸콩, 이집트 콩.

영양이 풍부하고 노화를 늦춰주는 등의 효능을 가졌다며 이른바 슈퍼푸드로 불리는 수입산 곡물입니다.

<인터뷰> 김초롱(필라테스 강사) : "처음에는 그냥 건강에 좋다고 해서 먹었는데, 곡식 별로 맛이 다 다른 거예요. 퀴노아는 약간 조 같은 맛이 나고 렌틸은 약간 짭짤한 맛 나고 병아리콩은 밤 맛이 나니까."

처음엔 번거롭기도 했지만 놓치기 쉬운 단백질같은 영양소와 식이섬유, 항산화 성분까지 풍부하는 말에 꾸준히 먹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초롱(필라테스 강사) : "인터넷에 기사 같은 게 뜨잖아요. 미디어 이런데서. 그런 데서 봐서 외국 해외 유기농 식품 파는 아예 해외사이트를 들어가니까 (곡물들이) 아주 많은 거예요."

손님 맞이에 한창인 레스토랑 주방입니다.

역시 다양한 종류의 슈퍼 곡물이 활용됩니다.

<인터뷰> 정훈식(요리사) : "다른 업장에서는 일반 쌀을 이용하는데, 저희는 건강을 생각하는 식자재를 활용하기 위해 귀리랑 현미, 찰보리, 밀쌀, 렌틸콩이 들어가는..."

샐러드에도, 메인 요리인 스테이크에도 슈퍼 곡물이 곁들여집니다.

<인터뷰> 정훈식(요리사) : "'건강해진 느낌이 난다' 그런걸 손님들 (반응)이 홀에서 그렇게 들려오고 트랜드(를 반영)한 것이다 보니까 반응이 정말 좋고."

유행에 민감한 식품 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즉석밥과 간편 요리, 아이를 위한 유제품에도 어느새 수입 곡물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1년 만에 퀴노아 9배, 렌틸콩은 33배, 수입이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국산 곡물 판매는 크게 줄었습니다.

14년산 서리태 수매해서 처분하고 남은 서리태 저장해 놓은 창고입니다.

노화와 탈모 방지에 효과가 있다며 한 때 비싼 몸 값을 자랑하던 검은 콩, 서리태.

이제는 늘어가는 재고에 한숨만 쌓입니다.

<인터뷰> 김상수(경북 안동와룡농협) : "어차피 이거 올해 판매를 해야 합니다. (묵은 잡곡이라고 하면?) 단가가 올해 햇콩보다는 단가가 더 떨이지겠죠."

다른 국산 잡곡도 별반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상수(경북 안동와룡농협) : "수입 귀리 때문에 보리나 율무 같은 것들이 지금 서서히 귀리에 잠식을 당하고. 불과 2년 전 가격 수준에 비하면 한 30% 수준으로 떨여졌습니다."

농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봄이면 감자를 파종해 수확한 뒤 여름에 서리태를 심어 왔지만 값이 계속 떨어져 올해는 엄두를 내기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에는 작황이 나빴는데도 값은 더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박윤기(농민) : "(원래 작황이 안 좋으면 값이 오르고 그러지 않나요?) 그래야 정석인데, 작황도 안좋고 가격은 나쁘고. 수입 (콩)이 많이 들어와 가지고."

결국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면서 주산지인 경북 지역의 서리태 재배면적은 급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농민 : "너나 없이 힘드니까. 힘들고 그만큼 또 가격은 낮으니까 포기하는 경우가 없지 않아 많겠지요. (재배) 면적이 줄어도 값은 점점 내려가니까. 그게 문제라니까요."

탁월한 영양 성분을 내세운 수입산 슈퍼 곡물.

과연 그동안 우리가 먹어왔던 곡물과 얼마나 다를까요?

<인터뷰> 김홍균(농촌진흥청 기능성식품과) : "콩에 있는 영양소를 액체로 추출해서 분석에 사용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분석 결과, 렌틸콩과 이집트콩은 국산 콩류보다 지방 함량이 낮았습니다.

하지만 단백질을 비롯한 칼슘과 인, 칼륨 등은 국산 콩이 수입산을 압도했고 그 밖엔 별다른 차이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눈에 띈 건 렌틸콩과 이집트콩의 탄수화물 함량입니다.

<인터뷰> 김행란(농촌진흥청 기능성식품과) : "수입산 콩들의 탄수화물 함량이 다른 (국내산) 콩류에 비해 2배 정도 높더라고요. 그런 것들은 같이 넣어서 밥을 먹게 되면 탄수화물 섭취를 조금 더 하게 될 수 있는..."

보통 체중 조절을 할 땐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이들 콩을 챙겨 먹었다면 오히려 탄수화물 섭취를 늘린 셈입니다.

고대 이집트에서 재배했다는 카무트는 항산화 기능을 하는 셀레늄 함량이 탁월했지만 이 역시 대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닙니다.

<인터뷰> 김행란(농업진흥청 연구관) : "항산화 기능은 사실은 셀레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수나 메밀, 조에서 항산화 기능을 하는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굉장히 높거든요."

영양 성분 차이가 아닌데도 왜 수입 잡곡은 열풍에 가까운 인기몰이를, 국산 잡곡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게 된 것일까요?

전문가들은 일단 정보량의 차이를 지적합니다.

<인터뷰> 전형주(장안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 "미국 농무성을 통해서 나오는 식품들의 분석자료를 보면 항산화 성분도 굉장히 다양하게 분석이 돼있고 아미노산이라든가 지방산의 종류도 함량이 따로따로 분석돼 있는데."

<인터뷰> 김행란(농촌진흥청 기능성식품과) : "미국에서는 USDA 같은 경우는 1800년대부터 (분석을) 시작 했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데이터가 축적이 돼있기 때문에. 저희같은 경우는 1970년대부터 국가표준식품성분표를 발간하고 있거든요."

소비자에게 수입산 슈퍼 곡물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또 다른 이유는 마케팅에 있습니다.

<인터뷰> 김기영(숙명여대 시각여상디자인과 교수) : "실제로 몸에 좋아서 우리 앞에 나타난 게 아니라 어떤 물류업자나 유통업자가 '아, 이게 상품이 되겠구나', '마진이 좋겠다', 싶은 기획 상품을 광고도 하고 마케팅도 하면 소비자들은 '어 몸에 좋겠네' 하고 그런 반면에 우리 것은 실제로 몸에 좋고 수준높은 농산물임에도 별도의 마케팅이 없는 것이죠. 흔하니까."

판매자의 마케팅 전략은 지금 이시간에도 확대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맞서는 우리 농산물은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농산물 홍보가 지자체 단위로 이뤄지다보니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황교익(맛 칼럼리스트) : "단지 그냥 구호로 신토불이, 우리 농산물이 좋은 것이야 하는 이런 식으로는 이제 외국 농산물과의 경쟁력 이런 것을 가져올 수가 없어요."

전세계 식품을 고르며 높아진 소비자들의 안목에 미치지 못하는 상품 디자인도 문제입니다.

<인터뷰> 김기영(숙명여대 시각영상디자인과 교수) : "초콜릿 디자인이 있어요. 또 전자제품 디자인이 있어요. 그 중에서 쌀 (포장)디자인이 제일 수준이 낮죠. (예를 들어) 우리나라 황태는요. 정말 좋은 생선이에요. 청정지역에서 자연이 만든 훌륭한 상품이잖아요. 이 황태의 퀄리티에 맞는 포장이 안 돼 있는데 이걸로는 차마 선물 주기 어려운데 이거는 선물 가능한 거예요."

유행처럼 번졌다 사라지길 반복하는 건강식 열풍.

검증없이 유통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휩쓸리거나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는 사이 슈퍼 곡물은 식탁에서 우리 곡물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슈퍼곡물 대 우리곡물의 식탁 경쟁, 새로운 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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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건너 와야 슈퍼푸드?
    • 입력 2016-03-20 23:24:34
    • 수정2016-03-21 00:15:50
    취재파일K
<프롤로그>

<녹취> KBS '프로듀사' 中 : "뭐 해주실 거예요? 저는 페타 치즈랑 렌틸콩만 있으면 돼요."

<인터뷰> 시민 : "렌틸콩은 가볍게 먹어도 영양소가 훨씬 많다고 해서."

<인터뷰> 김상수(경북 안동와룡농협) : "질 좋고 맛 좋고 영양가 높은 국산 농산물을 놔두고 수입을…"

<인터뷰> 김기영(숙명여대 시간영상디자인과 교수) : "유통업체가 기획하는 품목에 국민들이 마케팅 당하는 것이에요."

<오프닝>

과거 살기 위해 먹었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먹기 위해 산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은 시대가 됐는데요.

누군가 고른 식재료와 음식엔 이제 생존이 아니라 맛과 건강, 여가는 물론 먹는 사람의 가치관까지 담겨 있습니다.

전세계 식재료를 집 근처에서 살 수 있게 된 요즘, 소비자 식탁에 오르기 위한 경쟁도 어느 때보다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몇해 전부터 시작된 이른바 수입산 슈퍼 곡물 열풍을 통해 그 이면을 들여다 봤습니다.

<리포트>

필라테스 강사 김초롱 씨.

하루 평균 5시간 강습에 틈틈이 개인 수련도 빼놓지 않습니다.

체력 소모가 많은 직업인 만큼 무엇보다 신경 쓰는 건 식단입니다.

<인터뷰> 김초롱(필라테스 강사) : "탄수화물 좀 적게 먹으려고 하고, 단백질류 많이 먹고, 제가 무기질이 조금 부족하다고 해서 채소도 많이 먹으려고 해요."

초롱 씨의 식사시간입니다.

귀리를 부수거나 빻아 만든 오트밀.

현미밥 사이 사이엔 퀴노아, 렌틸콩, 이집트 콩.

영양이 풍부하고 노화를 늦춰주는 등의 효능을 가졌다며 이른바 슈퍼푸드로 불리는 수입산 곡물입니다.

<인터뷰> 김초롱(필라테스 강사) : "처음에는 그냥 건강에 좋다고 해서 먹었는데, 곡식 별로 맛이 다 다른 거예요. 퀴노아는 약간 조 같은 맛이 나고 렌틸은 약간 짭짤한 맛 나고 병아리콩은 밤 맛이 나니까."

처음엔 번거롭기도 했지만 놓치기 쉬운 단백질같은 영양소와 식이섬유, 항산화 성분까지 풍부하는 말에 꾸준히 먹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초롱(필라테스 강사) : "인터넷에 기사 같은 게 뜨잖아요. 미디어 이런데서. 그런 데서 봐서 외국 해외 유기농 식품 파는 아예 해외사이트를 들어가니까 (곡물들이) 아주 많은 거예요."

손님 맞이에 한창인 레스토랑 주방입니다.

역시 다양한 종류의 슈퍼 곡물이 활용됩니다.

<인터뷰> 정훈식(요리사) : "다른 업장에서는 일반 쌀을 이용하는데, 저희는 건강을 생각하는 식자재를 활용하기 위해 귀리랑 현미, 찰보리, 밀쌀, 렌틸콩이 들어가는..."

샐러드에도, 메인 요리인 스테이크에도 슈퍼 곡물이 곁들여집니다.

<인터뷰> 정훈식(요리사) : "'건강해진 느낌이 난다' 그런걸 손님들 (반응)이 홀에서 그렇게 들려오고 트랜드(를 반영)한 것이다 보니까 반응이 정말 좋고."

유행에 민감한 식품 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즉석밥과 간편 요리, 아이를 위한 유제품에도 어느새 수입 곡물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1년 만에 퀴노아 9배, 렌틸콩은 33배, 수입이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국산 곡물 판매는 크게 줄었습니다.

14년산 서리태 수매해서 처분하고 남은 서리태 저장해 놓은 창고입니다.

노화와 탈모 방지에 효과가 있다며 한 때 비싼 몸 값을 자랑하던 검은 콩, 서리태.

이제는 늘어가는 재고에 한숨만 쌓입니다.

<인터뷰> 김상수(경북 안동와룡농협) : "어차피 이거 올해 판매를 해야 합니다. (묵은 잡곡이라고 하면?) 단가가 올해 햇콩보다는 단가가 더 떨이지겠죠."

다른 국산 잡곡도 별반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상수(경북 안동와룡농협) : "수입 귀리 때문에 보리나 율무 같은 것들이 지금 서서히 귀리에 잠식을 당하고. 불과 2년 전 가격 수준에 비하면 한 30% 수준으로 떨여졌습니다."

농민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봄이면 감자를 파종해 수확한 뒤 여름에 서리태를 심어 왔지만 값이 계속 떨어져 올해는 엄두를 내기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에는 작황이 나빴는데도 값은 더 떨어졌습니다.

<인터뷰> 박윤기(농민) : "(원래 작황이 안 좋으면 값이 오르고 그러지 않나요?) 그래야 정석인데, 작황도 안좋고 가격은 나쁘고. 수입 (콩)이 많이 들어와 가지고."

결국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면서 주산지인 경북 지역의 서리태 재배면적은 급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농민 : "너나 없이 힘드니까. 힘들고 그만큼 또 가격은 낮으니까 포기하는 경우가 없지 않아 많겠지요. (재배) 면적이 줄어도 값은 점점 내려가니까. 그게 문제라니까요."

탁월한 영양 성분을 내세운 수입산 슈퍼 곡물.

과연 그동안 우리가 먹어왔던 곡물과 얼마나 다를까요?

<인터뷰> 김홍균(농촌진흥청 기능성식품과) : "콩에 있는 영양소를 액체로 추출해서 분석에 사용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분석 결과, 렌틸콩과 이집트콩은 국산 콩류보다 지방 함량이 낮았습니다.

하지만 단백질을 비롯한 칼슘과 인, 칼륨 등은 국산 콩이 수입산을 압도했고 그 밖엔 별다른 차이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눈에 띈 건 렌틸콩과 이집트콩의 탄수화물 함량입니다.

<인터뷰> 김행란(농촌진흥청 기능성식품과) : "수입산 콩들의 탄수화물 함량이 다른 (국내산) 콩류에 비해 2배 정도 높더라고요. 그런 것들은 같이 넣어서 밥을 먹게 되면 탄수화물 섭취를 조금 더 하게 될 수 있는..."

보통 체중 조절을 할 땐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이들 콩을 챙겨 먹었다면 오히려 탄수화물 섭취를 늘린 셈입니다.

고대 이집트에서 재배했다는 카무트는 항산화 기능을 하는 셀레늄 함량이 탁월했지만 이 역시 대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닙니다.

<인터뷰> 김행란(농업진흥청 연구관) : "항산화 기능은 사실은 셀레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수나 메밀, 조에서 항산화 기능을 하는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굉장히 높거든요."

영양 성분 차이가 아닌데도 왜 수입 잡곡은 열풍에 가까운 인기몰이를, 국산 잡곡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게 된 것일까요?

전문가들은 일단 정보량의 차이를 지적합니다.

<인터뷰> 전형주(장안대 식품영양학과 교수) : "미국 농무성을 통해서 나오는 식품들의 분석자료를 보면 항산화 성분도 굉장히 다양하게 분석이 돼있고 아미노산이라든가 지방산의 종류도 함량이 따로따로 분석돼 있는데."

<인터뷰> 김행란(농촌진흥청 기능성식품과) : "미국에서는 USDA 같은 경우는 1800년대부터 (분석을) 시작 했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많은 데이터가 축적이 돼있기 때문에. 저희같은 경우는 1970년대부터 국가표준식품성분표를 발간하고 있거든요."

소비자에게 수입산 슈퍼 곡물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또 다른 이유는 마케팅에 있습니다.

<인터뷰> 김기영(숙명여대 시각여상디자인과 교수) : "실제로 몸에 좋아서 우리 앞에 나타난 게 아니라 어떤 물류업자나 유통업자가 '아, 이게 상품이 되겠구나', '마진이 좋겠다', 싶은 기획 상품을 광고도 하고 마케팅도 하면 소비자들은 '어 몸에 좋겠네' 하고 그런 반면에 우리 것은 실제로 몸에 좋고 수준높은 농산물임에도 별도의 마케팅이 없는 것이죠. 흔하니까."

판매자의 마케팅 전략은 지금 이시간에도 확대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에 맞서는 우리 농산물은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농산물 홍보가 지자체 단위로 이뤄지다보니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인터뷰> 황교익(맛 칼럼리스트) : "단지 그냥 구호로 신토불이, 우리 농산물이 좋은 것이야 하는 이런 식으로는 이제 외국 농산물과의 경쟁력 이런 것을 가져올 수가 없어요."

전세계 식품을 고르며 높아진 소비자들의 안목에 미치지 못하는 상품 디자인도 문제입니다.

<인터뷰> 김기영(숙명여대 시각영상디자인과 교수) : "초콜릿 디자인이 있어요. 또 전자제품 디자인이 있어요. 그 중에서 쌀 (포장)디자인이 제일 수준이 낮죠. (예를 들어) 우리나라 황태는요. 정말 좋은 생선이에요. 청정지역에서 자연이 만든 훌륭한 상품이잖아요. 이 황태의 퀄리티에 맞는 포장이 안 돼 있는데 이걸로는 차마 선물 주기 어려운데 이거는 선물 가능한 거예요."

유행처럼 번졌다 사라지길 반복하는 건강식 열풍.

검증없이 유통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들은 휩쓸리거나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는 사이 슈퍼 곡물은 식탁에서 우리 곡물을 밀어내고 있습니다

슈퍼곡물 대 우리곡물의 식탁 경쟁, 새로운 전략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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