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사고·노동착취 처벌 강화된다…양형위 양형기준 수정 의결

입력 2016.03.28 (21:07) 수정 2016.03.29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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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7개월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던 20대 가장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이른바 '크림빵 뺑소니' 사건. 피해자의 안타까운 사연과 가해자가 음주 사고를 낸 뒤 직접 사고 차량을 수리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그러나 가해자에게 법원이 선고한 형량은 징역 3년이었다. 사고 뒤 19일 만에 자수했는데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확실한 증거가 없다며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뺑소니 사망 사고 혐의만 인정했는데 그마저도 법원 양형기준은 징역 2년 6개월에서 4년에 불과했다. 여론은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또 한 번 분노했다.

장애인들을 수년 간 감금하다시피 하면서 임금도 주지않고 강제 노동을 시킨 전남 신안군 '염전 노예' 사건. 국제 사회에서도 심각한 장애인 인권 침해라는 비판이 일었지만 업주들에게 선고된 형량은 집행유예였다. 역시 법원 양형 기준에 따른 판결이었다. 국민의 눈 높이와 동떨어진 판결, 상식적인 법 감정과 괴리된 양형 기준은 사법부의 신뢰를 떨어뜨리게 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양형 기준 수정에 나선 이유다.

지난해 5월 출범한 5기 양형위원회가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양형기준 수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대상은 교통 범죄와 근로기준법 위반, 석유사업법 위반, 과실 치사상 범죄 등 4가지다. 새 기준안을 보면 교통사고로 사람이 사망할 경우 기본 양형은 징역 8개월에서 징역 2년으로, 현행 기준인 징역 8개월에서 징역 1년 6개월보다 최고 형량이 6개월 늘었다. 또 음주 운전과 난폭 운전이 특별 가중인자로 추가됐다. 이렇게 되면 음주 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할 경우 최고 형량이 현행 징역 2년에서 징역 3년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 음주 운전으로 사람을 숨지게 할 경우 최고 형량은 징역 3년에서 징역 4년 6개월로 늘어난다. 새로 바뀐 교통 범죄 양형기준안은 오는 5월 15일 이후 기소되는 범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근로기준법 위반죄에 대한 처벌도 강화된다. 양형위원회는 노동 착취같은 강제 근로 행위에 대해 기본 양형을 징역 6개월에서 1년으로 설정했다. 특히 염전 노예 사건처럼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노동 착취를 할 경우 가중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가중 처벌될 경우 선고 형량은 징역 10개월에서 2년 6개월로, 기본 양형보다 최고 형량이 2.5배까지 늘어나게 된다.

양형위원회는 이와 함께 재산을 숨겨놓고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악덕 업주, 대규모로 가짜 석유를 제조해 판매하는 사기범, 안전 사고로 인명 피해를 내는 경우 등에 대해서도 가중 처벌할 수 있도록 양형기준을 강화했다. 근로기준법 위반과 석유사업법 위반, 과실 치사상 범죄에 대한 수정된 양형 기준은 오는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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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3-28 21:07:37
    • 수정2016-03-29 06:28:06
    사회
임신 7개월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들고 귀가하던 20대 가장을 차로 치어 숨지게 한 이른바 '크림빵 뺑소니' 사건. 피해자의 안타까운 사연과 가해자가 음주 사고를 낸 뒤 직접 사고 차량을 수리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그러나 가해자에게 법원이 선고한 형량은 징역 3년이었다. 사고 뒤 19일 만에 자수했는데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확실한 증거가 없다며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고, 뺑소니 사망 사고 혐의만 인정했는데 그마저도 법원 양형기준은 징역 2년 6개월에서 4년에 불과했다. 여론은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또 한 번 분노했다.

장애인들을 수년 간 감금하다시피 하면서 임금도 주지않고 강제 노동을 시킨 전남 신안군 '염전 노예' 사건. 국제 사회에서도 심각한 장애인 인권 침해라는 비판이 일었지만 업주들에게 선고된 형량은 집행유예였다. 역시 법원 양형 기준에 따른 판결이었다. 국민의 눈 높이와 동떨어진 판결, 상식적인 법 감정과 괴리된 양형 기준은 사법부의 신뢰를 떨어뜨리게 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양형 기준 수정에 나선 이유다.

지난해 5월 출범한 5기 양형위원회가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양형기준 수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대상은 교통 범죄와 근로기준법 위반, 석유사업법 위반, 과실 치사상 범죄 등 4가지다. 새 기준안을 보면 교통사고로 사람이 사망할 경우 기본 양형은 징역 8개월에서 징역 2년으로, 현행 기준인 징역 8개월에서 징역 1년 6개월보다 최고 형량이 6개월 늘었다. 또 음주 운전과 난폭 운전이 특별 가중인자로 추가됐다. 이렇게 되면 음주 운전으로 사람을 다치게 할 경우 최고 형량이 현행 징역 2년에서 징역 3년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 음주 운전으로 사람을 숨지게 할 경우 최고 형량은 징역 3년에서 징역 4년 6개월로 늘어난다. 새로 바뀐 교통 범죄 양형기준안은 오는 5월 15일 이후 기소되는 범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근로기준법 위반죄에 대한 처벌도 강화된다. 양형위원회는 노동 착취같은 강제 근로 행위에 대해 기본 양형을 징역 6개월에서 1년으로 설정했다. 특히 염전 노예 사건처럼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노동 착취를 할 경우 가중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가중 처벌될 경우 선고 형량은 징역 10개월에서 2년 6개월로, 기본 양형보다 최고 형량이 2.5배까지 늘어나게 된다.

양형위원회는 이와 함께 재산을 숨겨놓고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악덕 업주, 대규모로 가짜 석유를 제조해 판매하는 사기범, 안전 사고로 인명 피해를 내는 경우 등에 대해서도 가중 처벌할 수 있도록 양형기준을 강화했다. 근로기준법 위반과 석유사업법 위반, 과실 치사상 범죄에 대한 수정된 양형 기준은 오는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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