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현실판 ‘베테랑’…주차 15분 만에 사라진 중고차

입력 2016.03.31 (14:50) 수정 2016.03.31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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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영화 베테랑 포스터, 서울 도봉경찰서]


[연관기사] ☞ [뉴스7] 외제차에 추적기 달아 팔고 다시 훔쳐

영화 ‘베테랑’을 보면 위치추적기를 부착, 중고차를 판 뒤 이를 다시 훔치는 조직이 나온다.

현실에서 이 영화와 같은 수법으로 사기를 친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고향 친구인 A(26)씨와 B(26)씨는 함께 휴대폰 판매 사업을 했지만, 영업이 되지 않아 경제적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생활이 어려워지자 이들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A 씨 소유의 고급 외제승용차를 이용해 사기를 벌이기로 마음먹는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인터넷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 승용차를 판매한다고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린지 하루 만에 차를 구매하고 싶다며 C(26)씨가 연락을 해왔고 B 씨는 차 조수석 의자 밑에 위치추적센서를 부착한 뒤 지난달 23일 충남 논산에서 만나 990만 원을 받고 차를 C 씨에게 넘겼다.

이후 A 씨와 B 씨는 C 씨가 차를 타고 자신의 집으로 향하자 미리 준비한 렌터카를 타고 C 씨를 쫓아갔다.

C 씨는 차를 다음날 24일 새벽 5시10분쯤 자신의 집(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주차장에 세우고 발걸음을 집으로 향했다.

A 씨와 B 씨는 C 씨가 주차한 것을 확인하고 바로 보조키를 이용해 차량을 다시 끌고 갔다.

집에 들어온 C 씨는 처음 외제차를 샀다는 설렘에 잠을 못 이루고 주차한지 약 15분 후 차를 다시 보러 주차장에 나왔다가 차가 없어진 걸 보고 경찰에 신고한다.

경찰은 CCTV 분석 등 추적수사를 통해 이들을 검거했다.

사진제공 = 서울 도봉 경찰서사진제공 = 서울 도봉 경찰서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범행 계획을 함께 세운 동업자였지만, 범행 과정은 배신의 연속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 소유주이자 범행 전체를 설계한 주범 A 씨는 경찰에 검거될 것을 대비해 애초부터 자신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친구들을 내세웠다.

차량을 중고차 거래사이트에 등록할 때는 또 다른 친구 D 씨 명의의 휴대전화 번호를 적었고, 대금 수령과 차량 양도는 B 씨가 하게 했다. 만약 경찰에 잡히면 "D 씨에게 차량을 빌려줬으나 돌려받지 못하고 있어 이번 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할 계획이었다.

A 씨는 C 씨에게 차량을 넘길 때는 B 씨를 대신 내보냈다.

B 씨는 A 씨가 나오지 않은 것을 의아해 하는 피해자에게 “친구가 바빠서 내가 대신 왔다”며 C 씨에게 양도서류를 내밀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직접 범행을 실행한 B 씨는 피해자 C 씨로부터 990만 원을 받았으면서도 A 씨에게는 "500만 원을 먼저 받고 나머지는 나중에 받기로 했다"며 490만 원을 중간에서 가로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관계자는 “중고차 거래 사이트에서 매물이 시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나올 경우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자동차를 건네주는 사람과 차량명의자가 동일한지 관련 서류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A 씨와 B 씨를 구속하고 이들의 여죄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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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후] 현실판 ‘베테랑’…주차 15분 만에 사라진 중고차
    • 입력 2016-03-31 14:50:20
    • 수정2016-03-31 22:12:40
    취재후·사건후
[사진 출처 : 영화 베테랑 포스터, 서울 도봉경찰서] [연관기사] ☞ [뉴스7] 외제차에 추적기 달아 팔고 다시 훔쳐 영화 ‘베테랑’을 보면 위치추적기를 부착, 중고차를 판 뒤 이를 다시 훔치는 조직이 나온다. 현실에서 이 영화와 같은 수법으로 사기를 친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고향 친구인 A(26)씨와 B(26)씨는 함께 휴대폰 판매 사업을 했지만, 영업이 되지 않아 경제적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생활이 어려워지자 이들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A 씨 소유의 고급 외제승용차를 이용해 사기를 벌이기로 마음먹는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인터넷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 승용차를 판매한다고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린지 하루 만에 차를 구매하고 싶다며 C(26)씨가 연락을 해왔고 B 씨는 차 조수석 의자 밑에 위치추적센서를 부착한 뒤 지난달 23일 충남 논산에서 만나 990만 원을 받고 차를 C 씨에게 넘겼다. 이후 A 씨와 B 씨는 C 씨가 차를 타고 자신의 집으로 향하자 미리 준비한 렌터카를 타고 C 씨를 쫓아갔다. C 씨는 차를 다음날 24일 새벽 5시10분쯤 자신의 집(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주차장에 세우고 발걸음을 집으로 향했다. A 씨와 B 씨는 C 씨가 주차한 것을 확인하고 바로 보조키를 이용해 차량을 다시 끌고 갔다. 집에 들어온 C 씨는 처음 외제차를 샀다는 설렘에 잠을 못 이루고 주차한지 약 15분 후 차를 다시 보러 주차장에 나왔다가 차가 없어진 걸 보고 경찰에 신고한다. 경찰은 CCTV 분석 등 추적수사를 통해 이들을 검거했다. 사진제공 = 서울 도봉 경찰서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범행 계획을 함께 세운 동업자였지만, 범행 과정은 배신의 연속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차량 소유주이자 범행 전체를 설계한 주범 A 씨는 경찰에 검거될 것을 대비해 애초부터 자신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친구들을 내세웠다. 차량을 중고차 거래사이트에 등록할 때는 또 다른 친구 D 씨 명의의 휴대전화 번호를 적었고, 대금 수령과 차량 양도는 B 씨가 하게 했다. 만약 경찰에 잡히면 "D 씨에게 차량을 빌려줬으나 돌려받지 못하고 있어 이번 일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할 계획이었다. A 씨는 C 씨에게 차량을 넘길 때는 B 씨를 대신 내보냈다. B 씨는 A 씨가 나오지 않은 것을 의아해 하는 피해자에게 “친구가 바빠서 내가 대신 왔다”며 C 씨에게 양도서류를 내밀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직접 범행을 실행한 B 씨는 피해자 C 씨로부터 990만 원을 받았으면서도 A 씨에게는 "500만 원을 먼저 받고 나머지는 나중에 받기로 했다"며 490만 원을 중간에서 가로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관계자는 “중고차 거래 사이트에서 매물이 시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나올 경우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자동차를 건네주는 사람과 차량명의자가 동일한지 관련 서류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A 씨와 B 씨를 구속하고 이들의 여죄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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