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北 GPS 교란…대응은?

입력 2016.04.01 (21:22) 수정 2016.04.0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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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의 GPS 교란은 2010년 이후 이번이 4번째입니다.

2010년 8월, 북한은 개성 인근에서 교란 전파를 발사했습니다.

당시 항공기 15대와 해군 함정 1척의 항법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이듬해 3월에는 개성과 금강산 지역에서 전파를 쐈습니다.

이때는 항공기 106대와 해군 함정 3척, 민간 선박 7척이 GPS 장애에 빠졌습니다.

1년 뒤, 또 다시 개성에서 교란 전파가 발사됐고, 항공기 천여 대와 선박 2백여 척이 장애를 겪었습니다.

이 같은 GPS 교란 공격은 북한 정찰총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나루 기자가 보도합니다.

▼北정찰총국 산하 121국… “GPS교란주도”▼

<리포트>

천안함 폭침과, 3.20 사이버 테러, 그리고 지난해 지뢰 도발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주요 대남공작을 주도했던 정찰총국.

정찰총국 산하의 여러 연구소와 해커 부대 중, 이번 GPS 공격은 사이버전 지도국, 흔히 121국으로 불리는 조직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09년 정찰총국 창설 당시 만들어져 주로 비밀 자료 등을 해킹하고 바이러스를 유포하는 공작을 수행해왔습니다.

인력만 3천 명에 달해 해킹 같은 사이버전 뿐 아니라 전자전의 일종인 GPS 교란 공격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장세율(겨레얼통일연대 대표) : "모든 전투 장비, 무기들이 GPS 조종 체계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교란해서..."

특히, 2014년엔 김정은이 직접 121국을 방문해 우리의 사이버 거점에 대한 무력화를 지시한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현재 차량 형태의 GPS 교란 장비 10여 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천 와트급 출력에, 전파 교란 가능 거리도 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이번 교란 전파는 과거보다 반경이 확장된 것으로 분석돼 북한이 기존 장비의 성능을 개량했거나 새로 개발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GPS 교란 원리와 대응은?▼

<기자 멘트>

배가 운항하려면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나아갈 방향을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예전엔 별자리나 나침반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GPS, 즉 위성 항법 장치를 이용합니다.

GPS는 지구 궤도에 떠 있는 위성 여러 개의 신호를 동시에 잡아서 최적의 경로를 파악해줍니다.

이 GPS 신호에 교란이 발생하면 항해나 해상 작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GPS 신호 교란은 세 가지 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지금 북한의 공격은 잡음 신호로 수신기를 못쓰게 하는 가장 단순한 수준의 전파 방해, 이른바 '재밍'입니다.

이런 교란이 가능한 것은 2만 킬로미터 상공에 떠 있는 위성에서 나오는 GPS 신호가 매우 약하기 때문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 GPS 신호를 가로챈 뒤 일정 시간 지연 시켜 내보내는 이른바 '항로 혼란' 방식도 있습니다.

현재 위치를 잘 못 알도록 혼선을 유도하는 공격입니다.

마지막 단계인 '기만'은 가짜 GPS 신호를 실제 신호보다 높은 세기로 전송해서 상대를 속인 뒤 원하는대로 조종하는 방식입니다.

이란 군이 미군의 첨단 무인기를 이런 방식으로 착륙시켜 나포한 바 있습니다.

교란 기술이 정교해지면 경제나 안보에도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군사용 장비에 대한 우려가 큰데, 우리 군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김희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軍, 안티 재밍으로 GPS 교란 대응▼

<리포트>

북한의 GPS 전파 교란에도 F-15K 등 GPS를 사용하는 우리 군의 주력 전투기들은 정상적으로 출격하고 있습니다.

암호화된 군사용 GPS 신호를 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노후된 전투기나 국내 개발된 유도무기의 경우는 상황이 다릅니다.

북한 장사정포에 대응하는 다연장 로켓 천무의 경우 상용 GPS를 활용해 정밀 타격을 하는데, GPS가 교란되면 성능이 제한됩니다.

상용 GPS는 교란을 차단할 방법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군은 현재 상용 GPS 운용 장비를 수동이나 관성항법장비 방식으로 바꿔 운용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GPS 교란에 대응하는 이른바 '항재밍'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북한의 GPS 교란은 정전 협정 등을 어긴 명백한 도발이라며,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인터뷰> 문상균(국방부 대변인) : "전파 교란 행위를 지속한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북한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대남 긴장을 조성하기 위해 당분간 교란 활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KBS 뉴스 김희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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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北 GPS 교란…대응은?
    • 입력 2016-04-01 21:28:20
    • 수정2016-04-01 22:13:49
    뉴스 9
<앵커 멘트>

북한의 GPS 교란은 2010년 이후 이번이 4번째입니다.

2010년 8월, 북한은 개성 인근에서 교란 전파를 발사했습니다.

당시 항공기 15대와 해군 함정 1척의 항법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이듬해 3월에는 개성과 금강산 지역에서 전파를 쐈습니다.

이때는 항공기 106대와 해군 함정 3척, 민간 선박 7척이 GPS 장애에 빠졌습니다.

1년 뒤, 또 다시 개성에서 교란 전파가 발사됐고, 항공기 천여 대와 선박 2백여 척이 장애를 겪었습니다.

이 같은 GPS 교란 공격은 북한 정찰총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나루 기자가 보도합니다.

▼北정찰총국 산하 121국… “GPS교란주도”▼

<리포트>

천안함 폭침과, 3.20 사이버 테러, 그리고 지난해 지뢰 도발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주요 대남공작을 주도했던 정찰총국.

정찰총국 산하의 여러 연구소와 해커 부대 중, 이번 GPS 공격은 사이버전 지도국, 흔히 121국으로 불리는 조직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009년 정찰총국 창설 당시 만들어져 주로 비밀 자료 등을 해킹하고 바이러스를 유포하는 공작을 수행해왔습니다.

인력만 3천 명에 달해 해킹 같은 사이버전 뿐 아니라 전자전의 일종인 GPS 교란 공격까지 활동 반경을 넓혀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녹취> 장세율(겨레얼통일연대 대표) : "모든 전투 장비, 무기들이 GPS 조종 체계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교란해서..."

특히, 2014년엔 김정은이 직접 121국을 방문해 우리의 사이버 거점에 대한 무력화를 지시한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현재 차량 형태의 GPS 교란 장비 10여 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천 와트급 출력에, 전파 교란 가능 거리도 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이번 교란 전파는 과거보다 반경이 확장된 것으로 분석돼 북한이 기존 장비의 성능을 개량했거나 새로 개발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KBS 뉴스 강나루입니다.

▼GPS 교란 원리와 대응은?▼

<기자 멘트>

배가 운항하려면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나아갈 방향을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예전엔 별자리나 나침반에 의존했지만 이제는 GPS, 즉 위성 항법 장치를 이용합니다.

GPS는 지구 궤도에 떠 있는 위성 여러 개의 신호를 동시에 잡아서 최적의 경로를 파악해줍니다.

이 GPS 신호에 교란이 발생하면 항해나 해상 작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GPS 신호 교란은 세 가지 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지금 북한의 공격은 잡음 신호로 수신기를 못쓰게 하는 가장 단순한 수준의 전파 방해, 이른바 '재밍'입니다.

이런 교란이 가능한 것은 2만 킬로미터 상공에 떠 있는 위성에서 나오는 GPS 신호가 매우 약하기 때문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 GPS 신호를 가로챈 뒤 일정 시간 지연 시켜 내보내는 이른바 '항로 혼란' 방식도 있습니다.

현재 위치를 잘 못 알도록 혼선을 유도하는 공격입니다.

마지막 단계인 '기만'은 가짜 GPS 신호를 실제 신호보다 높은 세기로 전송해서 상대를 속인 뒤 원하는대로 조종하는 방식입니다.

이란 군이 미군의 첨단 무인기를 이런 방식으로 착륙시켜 나포한 바 있습니다.

교란 기술이 정교해지면 경제나 안보에도 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군사용 장비에 대한 우려가 큰데, 우리 군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김희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軍, 안티 재밍으로 GPS 교란 대응▼

<리포트>

북한의 GPS 전파 교란에도 F-15K 등 GPS를 사용하는 우리 군의 주력 전투기들은 정상적으로 출격하고 있습니다.

암호화된 군사용 GPS 신호를 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노후된 전투기나 국내 개발된 유도무기의 경우는 상황이 다릅니다.

북한 장사정포에 대응하는 다연장 로켓 천무의 경우 상용 GPS를 활용해 정밀 타격을 하는데, GPS가 교란되면 성능이 제한됩니다.

상용 GPS는 교란을 차단할 방법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군은 현재 상용 GPS 운용 장비를 수동이나 관성항법장비 방식으로 바꿔 운용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GPS 교란에 대응하는 이른바 '항재밍'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북한의 GPS 교란은 정전 협정 등을 어긴 명백한 도발이라며,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인터뷰> 문상균(국방부 대변인) : "전파 교란 행위를 지속한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북한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대남 긴장을 조성하기 위해 당분간 교란 활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KBS 뉴스 김희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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