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7명 미취학’…구멍 뚫린 출생신고제

입력 2016.04.04 (21:40) 수정 2016.04.04 (22:4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광주의 한 40대 부부가 자녀 열 명 중 일곱 명을, 초등학교에도 보내지 못한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줬는데요.

자녀들의 출생 신고조차 못할 정도의 딱한 사연은 무엇이었는지, 양창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허름한 골목의 연립주택 단칸방. 44살 조 모 씨 부부가 자녀 7명과 함께 사는 곳입니다.

이들 가정의 비극이 시작된 것은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한 1998년 무렵.

사채업자를 피해 떠돌아다니느라 10남매 중 7명은 초등학교 문턱도 못 밟았고 그 중 4명은 출생신고도 없는 투명인간이 됐습니다.

<녹취> 교육청 관계자 : "그동안 아마 가고 싶어했을 거예요. 초등학교 이번에 들어오는 아이들은..."

관할구청은 8년 전 이 가정을 수급 대상으로 지정하고도 이런 사실은 까맣게 몰랐습니다.

지난해는 뒤늦은 출생신고에 과태료만 부과했을 뿐입니다.

<녹취>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정보도 그렇게 돼 있으니까 학교에 대해 안 다니고 있다는 것은 생각도 못 했죠."

뒤늦게 관계기관이 긴급 지원에 나섰습니다.

14살 13살인 일곱째와 여덟째는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게 됐고, 다른 자녀도 대안학교 입학이나 검정고시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박수봉(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 복지사업팀장) : "주거와 관련돼서 관계 기관들과 힘을 합쳐서 더 넓은 곳에서 살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부모가 신고하지 않으면 아이들의 출생 사실조차 알기 어려운 출생 신고제도의 허점이 한 가정의 비극을 20년 가까이 외면받게 했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생활고에 ‘7명 미취학’…구멍 뚫린 출생신고제
    • 입력 2016-04-04 21:40:53
    • 수정2016-04-04 22:45:55
    뉴스 9
<앵커 멘트>

광주의 한 40대 부부가 자녀 열 명 중 일곱 명을, 초등학교에도 보내지 못한 사실이 확인돼 충격을 줬는데요.

자녀들의 출생 신고조차 못할 정도의 딱한 사연은 무엇이었는지, 양창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허름한 골목의 연립주택 단칸방. 44살 조 모 씨 부부가 자녀 7명과 함께 사는 곳입니다.

이들 가정의 비극이 시작된 것은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한 1998년 무렵.

사채업자를 피해 떠돌아다니느라 10남매 중 7명은 초등학교 문턱도 못 밟았고 그 중 4명은 출생신고도 없는 투명인간이 됐습니다.

<녹취> 교육청 관계자 : "그동안 아마 가고 싶어했을 거예요. 초등학교 이번에 들어오는 아이들은..."

관할구청은 8년 전 이 가정을 수급 대상으로 지정하고도 이런 사실은 까맣게 몰랐습니다.

지난해는 뒤늦은 출생신고에 과태료만 부과했을 뿐입니다.

<녹취>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정보도 그렇게 돼 있으니까 학교에 대해 안 다니고 있다는 것은 생각도 못 했죠."

뒤늦게 관계기관이 긴급 지원에 나섰습니다.

14살 13살인 일곱째와 여덟째는 인근 초등학교에 다니게 됐고, 다른 자녀도 대안학교 입학이나 검정고시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박수봉(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 복지사업팀장) : "주거와 관련돼서 관계 기관들과 힘을 합쳐서 더 넓은 곳에서 살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부모가 신고하지 않으면 아이들의 출생 사실조차 알기 어려운 출생 신고제도의 허점이 한 가정의 비극을 20년 가까이 외면받게 했습니다.

KBS 뉴스 양창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