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층 ‘30·40세대’는 이사 중

입력 2016.04.10 (23:06) 수정 2016.04.11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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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인터뷰> 김승수(서울시 임대계획팀장) : "준 전시상태라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점점 더 집 찾기 어렵고...'청년난민이다' 이런 말을 많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 친구들이 가장 생산성이 높고 소비력이 (있는데)...."

<인터뷰> 최종은(서울시 도봉구) : "올 하반기에 또다시 이사를 해야 될 수도 있어요. 근데 이사를 해야 되는데 전셋집을 구하지 못할 이런 상황이 된다고 하면 저희 또한 서울을 벗어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할 수도 있겠다는..."

<기자 오프닝>

대한민국 수도 서울, 시민들이 서울을 떠나고 있습니다.

이르면 다음 달쯤 28년 만에 천만 인구 타이틀을 잃을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천만 인구 타이틀 보다 중요한 건 왜? 그리고 누가? 서울을 떠나느냐는 겁니다.

높은 집값과 전세난으로 인한 탈서울 그 중심에 허리 층인 3040 세대가 있습니다.

탈서울 현상으로 바라본 우리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에서 한 시간.

경기도 의정부의 한 견본주택입니다.

1,681가구 모집에 평균 5.8 경쟁률.

치솟는 전셋값을 견디다 못해 집을 구하러 온 서울 시민들도 많습니다.

<인터뷰> 구모화(분양 희망자) : "서울 전세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서 아무래도 외곽쪽으로 알아보고 그러다가 그 정도 전세 가격이면 외곽 쪽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전셋값이 많이 올랐습니까?)
네 너무 많이 올랐어요."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을 잡기 위해 건설사들은 발 빠르게 경기도 공급 물량을 대폭 늘렸습니다.

<녹취> 건설사 관계자(음성변조) : "서울 전셋값이 집값보다(에 비해) 많이 오르다 보니까 서울 전세 수요자들이 경기권으로 많이 관심을 갖고 있고 우리 같은 경우에도 경기권 쪽에 아파트 분양을 늘리려고 계획을 많이 잡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4억 원을 넘었습니다.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최고입니다.

집값 대비 전셋값 비율을 뜻하는 전세가율은 2014년 12월 70%대를 기록한 이후 계속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서울 5개 구에선 이미 80%를 넘었습니다.

폭등하는 전셋값을 견디다 못한 탈서울 현상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강현구(경기도 김포시) : (2년 전에) 김포 쪽으로 이사를 하게 됐죠. (가격 차이는 어떻게 돼요?) 오히려 (목동)전세는 3억 5천이었는데 (김포의) 분양가 자체는 3억 2천만 원으로 오히려 3천만 원이 더 쌌었죠. (같은 평수였는데요?) 예."

이렇게 서울을 빠져나간 인구, 최근 5년간 해마다 7만 명이 넘습니다.

특히 지난해엔 무려 11만 명이 서울을 빠져나갔는데 30대와 40대가 7만 3천여 명으로 전체의 65%를 차지했습니다.

<인터뷰> 이원강(서울시 기획조정팀장) : "무엇보다도 비자발적인 유출, 즉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서울을 떠날 수 밖에 없는...주거문제라던가 직업 문제, 그런 건 정말 정책 문제라고 보고 있고요. 이거에 대해선 저희가 전방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3040 세대에게 주거문제는 과연 얼마나 심각할까?

<인터뷰> 조민기(대기업 직원/36세) : "전세 물건이 2~3건? 그런데 그것도 인터넷으로 확인하고 그 다음 날 전화드리면 그새 계약이 됐다 아니면 전화하자마자 가계약금으로 얼마를 넣어라... (그러지 않으면 놓친다?) 네 그러지 않으면 놓치고 그렇기 때문에 전화하자마자 입금했었던 적도 있었고요."

주거 문제는 출산 고민으로까지 이어집니다.

<인터뷰> 김은정(대기업 직원/31세) : "아이가 생긴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원하는 기간 정도는 둘이 1,2년은 더 벌고 모아서 이사를 갈 수 있는 상황이 됐을 때 아이를 낳는게 좋지 않을까 라고 얘기는 많이 하고 있는 편입니다."


<인터뷰> 조민기(대기업 직원/36세) : "그것(주거부담)때문에 아이 낳는 것을 더 늦추고 그 부분 때문에 결혼도 사실 더 고민하고 주거비 플러스 양육비 때문에 많이 고민을 저 또한 했었고요."

최종은 씨 가족 4명이 사는 작은 보금자리.

대출까지 받아 어렵게 구한 전셋집인데 집주인은 월세로 전환하기를 원합니다.

뻔한 수입에 대출금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

또다시 이사를 고민 중입니다.

<인터뷰> 최종은(서울시 도봉구) : "2년이 될 때마다 집주인들이 보통 천만 원에서 천 오백 정도 인상을 계속 요구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2년마다 이사를 하게 되어 가지고...올해 10월달에도 전세 2년 만료가 돼서 또다시 다른 집을 알아봐야 되는..."

잦은 이사에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이 걱정입니다.

<인터뷰> 최종은(서울시 도봉구) : "사람들과의 관계든 그런 것들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되고요...작년에 큰 아이가 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엄마한테 그랬다고 그러더라고요 "엄마 아파트에 살면 행복한 거지"라는..."

이 같은 유례없는 전세난은 당분간 지속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입니다.

<인터뷰> 김은경(삼성증권 부동산전문위원) : "매매가격에 육박할 정도로 전세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라고..."

<인터뷰> 김규정(NH 투자증권 연구위원) : "투자자들이 집을 사지 않는 경향들을 점차 보이면서 아무래도 구조적인 전세난에 따른 전셋값 상승은 막기 어려울 것으로."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2008년 전체 가구 수보다 집이 더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자기 집을 가진 가구는 절반 정도, 나머지 절반은 주기적으로 전세나 월세를 찾아 옮겨야 하는 형편입니다.

그중 전세 제도는 조금이라도 싸게 집을 빌리려는 세입자와 비싸게 내놓으려는 집주인의 절충안.

하지만 이 절충안이 이제 무너지고 있습니다.

저금리 기조 속에 전세는 품귀 현상을 넘어 이젠 전세시대 종말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실제로 국토부 조사 결과 전국 주택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42.8%에서 올해 46.4%로 껑충 뛰었습니다.

확정일자를 받지 않는 완전 월세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50% 이상일 거라는 전망, 특히 서울은 완전 월세를 빼고도 월세 비중이 과반을 넘어섰습니다.

소득별로 보면 소득 상위 50%의 월세 비중은 2006년 7.2%에서 2014년 8.1%로 소폭 늘어난 반면 하위 10%의 월세 비중은 18.2%에서 33%로 급증했습니다.

월세 부담이 저소득층과 젊은 층에 더욱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인터뷰> 선대인(선대인 경제연구소장) : "우리 젊은 친구들...이런거죠 우리 젊은 친구들 100만 원, 200만 원 조금씩 벌어서 오피스텔, 원룸, 투룸 월세 내고 나면 남은 돈 거의 없고 도대체 어디에다 뭘 가지고 돈을 씁니까?"

전세난에 대한 정부의 행보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부동산 매매 부양책과 임대주택 공급 확대입니다.

지난해 7월 대출규제가 완화되면서, 전세에 살던 많은 사람들이 집을 샀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가계 부채 급증이라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인터뷰> 최은영(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 : "기본적으로는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이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봐요 서울 같은 경우에는 2014년까지도 점진적으로 주택가격이 빠지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계속 시그널을 그렇게 줬잖아요. 빚내서 집사라."

집을 사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뉴스테이라는 기업형 임대주택을 내놨습니다.

서울 영등포구에 들어설 뉴스테이 예정지입니다.

84㎡ 기준으로 보증금 1억 원에 월 119만 원 수준의 임대료가 예상됩니다.

<인터뷰> 안서정(서울 용산구) : "솔직히 월세가 100만 원 이상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 정도 되면 누가 거기를 들어가서 살 수가 있겠어요? 아무리 중산층이라고 해도 또 보증금이 적은 것도 아니고."

뉴스테이 임대료에 대해 국토부에 물어봤습니다.

국토부는 뉴스테이 임대료는 시세를 고려해 결정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서울 지역 뉴스테이의 높은 임대료 논란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다른 한편으로 젊은 층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을 내놨습니다.

주변 시세보다 최대 40% 저렴한 임대료로 1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하지만 공급 물량이 크게 부족한 수준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인터뷰> 김규정(NH 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 "전반적인 임대주택의 공급 확대나 아니면 임대료 절감을 통해서 주거비를 낮춰주는 효과를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행복주택의 경우 2015년에 천 가구 이내로 공급이 됐고 올해도 입주자 모집공고 예정물량이 만 가구 수준에 그치는 상황입니다."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오히려 전세가격 상승을 불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2013년 4월 1일 부동산 종합대책
2013년 12.3 보완대책 (정책모기지 통합)
2014년 7월 종합대책
2014년 10월 임대주택공급 확대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나올 때마다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인터뷰> 선대인(선대인 경제연구소장) : "실제로 각종 세제혜택을 줘서 또는 대출규제를 완화해서 빚내서 집 사게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주택가격을 띄웠는데 그렇게 해서 전세난이라도 완화됐느냐? 아니라 전세가격은 더 가파르게 올라서 전세난이 심각해졌고 그래서 당연히 서민들의 주거 부담은 커진 거죠..."

국토부는 이에 대해 정부 대책이 봄, 가을 이사 철에 발표됐기 때문에 발표 시기를 전후해 전세가격 변동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처럼 보인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2016년,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는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갑니다.

<녹취> 김은정(대기업 직원/31세) : "전셋집을 구하는 거 자체가 제일 큰 어려움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만큼의 빠른 속도로 월세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종은(서울시 도봉구) : "돈이 없어서, 거주하고 생활하고 행복을 가꿔야 할 이런 공간에서 철마다 이동하는 새들처럼 옮겨다녀야하는..."

급속한 월세 전환이라는 충격은 30·40세대와 저소득층이 감당하기 힘든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인터뷰> 조명래(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 "(공공)임대주택을 제대로 늘리거나 그다음에 임대를 사는 사람들한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뭔가 하면 임대료의 문제예요. 정부가 적정 가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가지 직간접적인 정책을 내야되고…."

결혼이 부담되고 주거지를 떠나고, 출산을 미루고….

알고 보니 주거비용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입니다.

전세 품귀 시대, 국민의 절반, 세입자들을 위한 보다 정교한 대책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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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리층 ‘30·40세대’는 이사 중
    • 입력 2016-04-10 23:53:50
    • 수정2016-04-11 01:55:29
    취재파일K
<프롤로그>

<인터뷰> 김승수(서울시 임대계획팀장) : "준 전시상태라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점점 더 집 찾기 어렵고...'청년난민이다' 이런 말을 많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 친구들이 가장 생산성이 높고 소비력이 (있는데)...."

<인터뷰> 최종은(서울시 도봉구) : "올 하반기에 또다시 이사를 해야 될 수도 있어요. 근데 이사를 해야 되는데 전셋집을 구하지 못할 이런 상황이 된다고 하면 저희 또한 서울을 벗어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할 수도 있겠다는..."

<기자 오프닝>

대한민국 수도 서울, 시민들이 서울을 떠나고 있습니다.

이르면 다음 달쯤 28년 만에 천만 인구 타이틀을 잃을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천만 인구 타이틀 보다 중요한 건 왜? 그리고 누가? 서울을 떠나느냐는 겁니다.

높은 집값과 전세난으로 인한 탈서울 그 중심에 허리 층인 3040 세대가 있습니다.

탈서울 현상으로 바라본 우리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에서 한 시간.

경기도 의정부의 한 견본주택입니다.

1,681가구 모집에 평균 5.8 경쟁률.

치솟는 전셋값을 견디다 못해 집을 구하러 온 서울 시민들도 많습니다.

<인터뷰> 구모화(분양 희망자) : "서울 전세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서 아무래도 외곽쪽으로 알아보고 그러다가 그 정도 전세 가격이면 외곽 쪽도 괜찮을 것 같아서요...(전셋값이 많이 올랐습니까?)
네 너무 많이 올랐어요."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을 잡기 위해 건설사들은 발 빠르게 경기도 공급 물량을 대폭 늘렸습니다.

<녹취> 건설사 관계자(음성변조) : "서울 전셋값이 집값보다(에 비해) 많이 오르다 보니까 서울 전세 수요자들이 경기권으로 많이 관심을 갖고 있고 우리 같은 경우에도 경기권 쪽에 아파트 분양을 늘리려고 계획을 많이 잡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4억 원을 넘었습니다.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최고입니다.

집값 대비 전셋값 비율을 뜻하는 전세가율은 2014년 12월 70%대를 기록한 이후 계속 최고점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서울 5개 구에선 이미 80%를 넘었습니다.

폭등하는 전셋값을 견디다 못한 탈서울 현상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강현구(경기도 김포시) : (2년 전에) 김포 쪽으로 이사를 하게 됐죠. (가격 차이는 어떻게 돼요?) 오히려 (목동)전세는 3억 5천이었는데 (김포의) 분양가 자체는 3억 2천만 원으로 오히려 3천만 원이 더 쌌었죠. (같은 평수였는데요?) 예."

이렇게 서울을 빠져나간 인구, 최근 5년간 해마다 7만 명이 넘습니다.

특히 지난해엔 무려 11만 명이 서울을 빠져나갔는데 30대와 40대가 7만 3천여 명으로 전체의 65%를 차지했습니다.

<인터뷰> 이원강(서울시 기획조정팀장) : "무엇보다도 비자발적인 유출, 즉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서울을 떠날 수 밖에 없는...주거문제라던가 직업 문제, 그런 건 정말 정책 문제라고 보고 있고요. 이거에 대해선 저희가 전방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3040 세대에게 주거문제는 과연 얼마나 심각할까?

<인터뷰> 조민기(대기업 직원/36세) : "전세 물건이 2~3건? 그런데 그것도 인터넷으로 확인하고 그 다음 날 전화드리면 그새 계약이 됐다 아니면 전화하자마자 가계약금으로 얼마를 넣어라... (그러지 않으면 놓친다?) 네 그러지 않으면 놓치고 그렇기 때문에 전화하자마자 입금했었던 적도 있었고요."

주거 문제는 출산 고민으로까지 이어집니다.

<인터뷰> 김은정(대기업 직원/31세) : "아이가 생긴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원하는 기간 정도는 둘이 1,2년은 더 벌고 모아서 이사를 갈 수 있는 상황이 됐을 때 아이를 낳는게 좋지 않을까 라고 얘기는 많이 하고 있는 편입니다."


<인터뷰> 조민기(대기업 직원/36세) : "그것(주거부담)때문에 아이 낳는 것을 더 늦추고 그 부분 때문에 결혼도 사실 더 고민하고 주거비 플러스 양육비 때문에 많이 고민을 저 또한 했었고요."

최종은 씨 가족 4명이 사는 작은 보금자리.

대출까지 받아 어렵게 구한 전셋집인데 집주인은 월세로 전환하기를 원합니다.

뻔한 수입에 대출금까지 갚아야 하는 상황.

또다시 이사를 고민 중입니다.

<인터뷰> 최종은(서울시 도봉구) : "2년이 될 때마다 집주인들이 보통 천만 원에서 천 오백 정도 인상을 계속 요구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2년마다 이사를 하게 되어 가지고...올해 10월달에도 전세 2년 만료가 돼서 또다시 다른 집을 알아봐야 되는..."

잦은 이사에 이제 막 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이 걱정입니다.

<인터뷰> 최종은(서울시 도봉구) : "사람들과의 관계든 그런 것들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되고요...작년에 큰 아이가 학교 1학년이 되었을 때 엄마한테 그랬다고 그러더라고요 "엄마 아파트에 살면 행복한 거지"라는..."

이 같은 유례없는 전세난은 당분간 지속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지적입니다.

<인터뷰> 김은경(삼성증권 부동산전문위원) : "매매가격에 육박할 정도로 전세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라고..."

<인터뷰> 김규정(NH 투자증권 연구위원) : "투자자들이 집을 사지 않는 경향들을 점차 보이면서 아무래도 구조적인 전세난에 따른 전셋값 상승은 막기 어려울 것으로."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2008년 전체 가구 수보다 집이 더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자기 집을 가진 가구는 절반 정도, 나머지 절반은 주기적으로 전세나 월세를 찾아 옮겨야 하는 형편입니다.

그중 전세 제도는 조금이라도 싸게 집을 빌리려는 세입자와 비싸게 내놓으려는 집주인의 절충안.

하지만 이 절충안이 이제 무너지고 있습니다.

저금리 기조 속에 전세는 품귀 현상을 넘어 이젠 전세시대 종말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실제로 국토부 조사 결과 전국 주택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42.8%에서 올해 46.4%로 껑충 뛰었습니다.

확정일자를 받지 않는 완전 월세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50% 이상일 거라는 전망, 특히 서울은 완전 월세를 빼고도 월세 비중이 과반을 넘어섰습니다.

소득별로 보면 소득 상위 50%의 월세 비중은 2006년 7.2%에서 2014년 8.1%로 소폭 늘어난 반면 하위 10%의 월세 비중은 18.2%에서 33%로 급증했습니다.

월세 부담이 저소득층과 젊은 층에 더욱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인터뷰> 선대인(선대인 경제연구소장) : "우리 젊은 친구들...이런거죠 우리 젊은 친구들 100만 원, 200만 원 조금씩 벌어서 오피스텔, 원룸, 투룸 월세 내고 나면 남은 돈 거의 없고 도대체 어디에다 뭘 가지고 돈을 씁니까?"

전세난에 대한 정부의 행보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부동산 매매 부양책과 임대주택 공급 확대입니다.

지난해 7월 대출규제가 완화되면서, 전세에 살던 많은 사람들이 집을 샀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가계 부채 급증이라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인터뷰> 최은영(한국도시연구소 연구위원) : "기본적으로는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이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봐요 서울 같은 경우에는 2014년까지도 점진적으로 주택가격이 빠지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계속 시그널을 그렇게 줬잖아요. 빚내서 집사라."

집을 사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뉴스테이라는 기업형 임대주택을 내놨습니다.

서울 영등포구에 들어설 뉴스테이 예정지입니다.

84㎡ 기준으로 보증금 1억 원에 월 119만 원 수준의 임대료가 예상됩니다.

<인터뷰> 안서정(서울 용산구) : "솔직히 월세가 100만 원 이상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 정도 되면 누가 거기를 들어가서 살 수가 있겠어요? 아무리 중산층이라고 해도 또 보증금이 적은 것도 아니고."

뉴스테이 임대료에 대해 국토부에 물어봤습니다.

국토부는 뉴스테이 임대료는 시세를 고려해 결정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서울 지역 뉴스테이의 높은 임대료 논란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다른 한편으로 젊은 층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임대주택인 행복주택을 내놨습니다.

주변 시세보다 최대 40% 저렴한 임대료로 10년간 거주할 수 있는 조건입니다.

하지만 공급 물량이 크게 부족한 수준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인터뷰> 김규정(NH 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 "전반적인 임대주택의 공급 확대나 아니면 임대료 절감을 통해서 주거비를 낮춰주는 효과를 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행복주택의 경우 2015년에 천 가구 이내로 공급이 됐고 올해도 입주자 모집공고 예정물량이 만 가구 수준에 그치는 상황입니다."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오히려 전세가격 상승을 불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2013년 4월 1일 부동산 종합대책
2013년 12.3 보완대책 (정책모기지 통합)
2014년 7월 종합대책
2014년 10월 임대주택공급 확대

부동산 활성화 대책이 나올 때마다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인터뷰> 선대인(선대인 경제연구소장) : "실제로 각종 세제혜택을 줘서 또는 대출규제를 완화해서 빚내서 집 사게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주택가격을 띄웠는데 그렇게 해서 전세난이라도 완화됐느냐? 아니라 전세가격은 더 가파르게 올라서 전세난이 심각해졌고 그래서 당연히 서민들의 주거 부담은 커진 거죠..."

국토부는 이에 대해 정부 대책이 봄, 가을 이사 철에 발표됐기 때문에 발표 시기를 전후해 전세가격 변동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처럼 보인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2016년,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에서 전세는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갑니다.

<녹취> 김은정(대기업 직원/31세) : "전셋집을 구하는 거 자체가 제일 큰 어려움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만큼의 빠른 속도로 월세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종은(서울시 도봉구) : "돈이 없어서, 거주하고 생활하고 행복을 가꿔야 할 이런 공간에서 철마다 이동하는 새들처럼 옮겨다녀야하는..."

급속한 월세 전환이라는 충격은 30·40세대와 저소득층이 감당하기 힘든 부담으로 이어집니다.

<인터뷰> 조명래(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 : "(공공)임대주택을 제대로 늘리거나 그다음에 임대를 사는 사람들한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뭔가 하면 임대료의 문제예요. 정부가 적정 가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여러 가지 직간접적인 정책을 내야되고…."

결혼이 부담되고 주거지를 떠나고, 출산을 미루고….

알고 보니 주거비용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입니다.

전세 품귀 시대, 국민의 절반, 세입자들을 위한 보다 정교한 대책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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