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에서 일상속으로…‘복제견 시대’ 오다

입력 2016.04.17 (23:11) 수정 2016.04.1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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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인터뷰> 박동민(관세청 탐지견훈련센터 교관) : "보통 (탐지견 합격률이) 30%거든요. 복제견들은 지금 80~90% 정도까지 됩니다. 거의 완벽하다고 보시면 되죠."

<인터뷰> 정연우(수암생명공학연구원 연구실장) : "개 복제기술은 한국,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기술이고요. 반려견 복제는 저희만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미나(수암생명공학연구원 복제견관리팀장) : "오리지널(복제 대상) 강아지는 절대 주인에게 뽀뽀를 안 해줬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복제견들도 태어났는데 그런 행동을 똑같이 하는거예요. 얼굴을 갖다대면 고개를 딱 돌리는 행동."

<오프닝>

제가 안고 있는 강아지는 체세포 복제 기술로 군견의 유전자를 복제해 두 달 전 태어난 셰퍼드 종 강아지입니다.

1년 뒤면 훈련을 받고 역시 군견으로 활약할 예정입니다.

체세포 복제를 이용한 복제견 사업은 2005년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시작해 지금은 한 해 수백 마리의 복제견이 태어날 정도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복제견 기술은 현재 어디까지 와 있고, 우리 일상에는 얼마나 가까이 와있는지 알아봤습니다.

관세청 소속의 탐지견훈련센터.

강아지 수십 마리가 살갑게 사람을 반깁니다.

전국 공항과 항만에서 마약 반입을 적발하는 탐지견 후보들입니다.

이 훈련센터에 있는 탐지견 후보들 가운데 몇 마리는 아주 특별한 후보견들입니다.

약속이나 한듯 똑같은 동작으로 사료를 먹는 이 녀석들은 마약탐지견 '네오'의 복제견들입니다.

8년 동안 68건의 마약 반입을 적발해 최우수 탐지견로 선정됐던 '네오'는 지난 2010년 임무를 마치고 은퇴했습니다.

그런데 네오의 탁월한 능력을 아깝게 여긴 관세청이 국립축산과학원에 요청해 복제견을 생산했습니다.

3마리 모두 네오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생김새와 습성이 똑같습니다.

본격적인 적응 훈련을 받고 있는 '에이미'도 현제 활동 중인 탐지견을 복제한 복제견입니다.

태어난 지 7개월. 활달하고 호기심이 강해 비슷한 나이의 다른 개들보다 빠른 속도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복제견 훈련의 성과는 높은 탐지견 합격률로 입증됐습니다.

<인터뷰> 박동민(관세청 탐지견훈련센터 교관) : "보통 (탐지견 합격률이) 30%거든요. 복제견들은 지금 80~90% 정도까지 됩니다. 거의 완벽하다고 보시면 되죠. (일반견이랑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예. 활동성이랑 소유욕이랑 그런 것들이 좋은 개를 선별해서 체세포를 떼서 복제를 한 것이기 때문에요. 아무래도 좀 다르죠."

탐지견 복제사업은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여행객들의 짐을 탐색하고 있는 설악이도 복제견입니다.

가방 앞에 앉아 주인을 쳐다보는 건 의심스러운 물건을 찾았다는 신호.

가방 안에서는 마약으로 의심되는 물건이 발견됩니다.

매일 수백 명의 낯선 사람과 다양한 짐가방을 맞닥뜨리는 상황에서도 낯설어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복제견 설악이의 능력입니다.

<인터뷰> 김동규(관세청 행정관) : "탐지견 핸들러 현장이 너무 불규칙하게 이뤄지는데 일반 개들은 조금 거기에 낯설어한다고 해야 되나? 그런데 얘는 복제견 같은 경우는 그런 게 없고 조금 자기가 낯설어도 주인이 이끌어주면 이끌어주는 대로..."

현재 설악이를 비롯해 모두 60여 마리의 복제견이 마약탐지견, 인명구조견, 군견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복제견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먼저, 복제 대상 개의 귀에서 피부 조직을 조금 떼어내 체세포를 채취합니다.

다음은 수정란을 만드는 과정.

현미경을 이용해 난자에 복제할 개의 체세포를 주입한 뒤 전기 자극을 주면 수정란이 준비됩니다.

<인터뷰> 이승훈(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농업연구사) : "그것(복제 수정란)을 전기적으로 융합을 시켜주면 일반적인 수정란과 같은 그런 효과를 발생시키게 됩니다. 그래서 그것을 대리모의 난관에 이식을 하면 60일 후에 저희가 복제자견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자연 수정에서는 정자의 유전자와 난자의 유전자가 수정란에 절반씩 전달되지만, 체세포 복제에서는 난자에서 유전자가 든 핵을 제거하기 때문에 주입된 체세포의 유전자만 남아 원본견과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복제견이 태어나게 됩니다.

체세포 복제의 원리는 단순해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매우 복잡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개의 난자를 채취해 복제된 수정란을 착상시켜 복제견을 생산하는 기술은 현재 우리나라만 보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승훈 : "개는 발정이 1년에 2번 오기 때문에 성숙된 난자 (채취) 시기를 맞추기가 상당히 힘들고, 또 체외에서 배양이 안된다는 그런 특징이 있습니다. 난자가 생명체기 때문에 함부로 다룰 수 없고, 또 자극을 빨리빨리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 복제견 생산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복제견 생산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곳은 국립축산과학원과 대학 2곳, 민간 연구소 1곳 등 모두 4군데.

이들 기관에서 태어나는 복제견은 수십 마리에서 많게는 백 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 민간 연구소 수술실.

출산이 임박한 어미 개의 제왕절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내 언론에 처음 공개되는 복제견의 출산 장면입니다.

수술이 시작된 지 5분쯤 지나 새끼 두 마리가 어미 뱃속을 나옵니다.

어미가 수술을 위해 마취될 때 새끼에게도 마취제가 전달되기 때문에 첫 울음까지는 시간이 조금 필요합니다.

둘째가 먼저 (마취에서) 깬 것 같습니다.

갓 태어난 복제견들은 대리모 역할을 한 어미 개에게서 젖을 받아먹습니다.

도사견 종류인 어미가 인공 임신으로 낳은 웰시코기 새끼를 돌보고 있는 겁니다.

<녹취> "이게 케어해주는(돌봐주는) 거예요. 소변 같은 거, 변이나 이런 거 다 먹어주는 겁니다. 모성애가 좀 강한 애들은 자기 새끼 아니어도..."

복제견 출산의 책임자는 황우석 박사.

<인터뷰> 황우석(수암생명공학연구원 최고책임연구위원) : "완벽하게 건강한 2두의 퍼피(강아지)가 태어났습니다. 오리지널견(복제 대상)과 외모도 똑같고, 건강상태가 아주 양호합니다."

2005년 세계 최초로 개 복제에 성공했던 황 박사는 줄기세포 논문 조작 파문 이후 민간 연구소를 설립하고 체세포를 이용한 동물 복제를 진행해 왔습니다.

연구소 측은 소방본부와 경찰청 등에 탐지견을 제공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해외에서 의뢰를 받아 반려견 복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탐지견이 아닌 반려견 복제는 여러 차례 외신에 소개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일본인 후쿠다 씨도 2년 전 숨진 반려견 모모코를 이 연구소에서 복제한 복제견 모모를 키우고 있습니다.

복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후쿠다 씨는 16년 동안 키웠던 개를 꼭 다시 만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후쿠다 준이치(반려견 복제 의뢰인) : "당신이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어디가 좋냐고 물어보면 곤란하지 않나요? 설명 불가능한 것이 있죠? 느낌이라든가 같이 있을 때의 공기라든가 분위기라든가. 금액이 매우 비싸더라도 모모코와 같은 유전자를 가진 강아지와 다시 만나고 싶었기 때문에..."

반려견 한 마리를 복제하는 비용은 미화 10만 달러, 우리 돈 1억 2천만 원 정도.

적지 않은 수준이지만, 아깝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후쿠다 준이치(반려견 복제 의뢰인) : "'펫 로스 신드롬'이라고 아시나요? 반려동물을 잃어서 자기자신도 잃어버리는, 자기 몸이 망가져버리는 사람이 많이 있어요. 만약 강아지가 죽어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면 상관없지만 자기 마음이 망가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 (아깝지 않죠.)"

연구소 보육실입니다.

주인에게 인도되기 전 검역 절차를 밟고 있는 10여 마리의 복제 반려견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이 연구소에 반려견 복제를 의뢰한 사람은 백여 명에 이릅니다.

모두 외국인이고 아직 국내 의뢰인은 없었습니다.

복제된 반려견은 건강이나 번식 등에 문제가 없을까?

황우석 박사의 연구팀은 지난 10년 동안의 연구 결과 복제된 개가 모든 면에서 일반 개와 동일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정연우(수암생명공학연구원 연구실장) : "복제견의 생명이나 수명이나 번식능력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하는데 저희 경험으로써는, 저희 내부 연구 결과로써는 복제견끼리도 교배가 가능하고요, 수명에는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체세포를 이용한 개 복제는 실패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로 기술적으로는 사실상 완성 단계라는 것입니다.

<인터뷰> 정연우(수암생명공학연구원 연구실장) : "동물복제기술이 아직도 대중들에게는 편견과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와 제도적인 정비가 이뤄진다면 복제기술이, 동물복제기술이 좀 더 인류에게 유용한 기술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연의 질서를 위배한 복제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고 복제견의 수명이나 번식 등의 문제도 아직 완전히 검증된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 난자 채취와 수정란 착상 등 수술로 이뤄져야 하는 복제 과정이 개에게 적지 않은 고통을 주는 만큼 복제견 기술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와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특히 상업적인 목적으로 반려견을 복제하는 데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원복(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 : "특수목적견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아무래도 사회에서 국민이 바라볼 적에 훨씬 거부감이 덜할 순 있겠죠. 하지만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서 아니면 자기만족을 위해서 생명을 찍어내서 복제해서 판매한다는 거는 이거는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복제견 기술이 개발된 지 올해로 11년.

개보다 먼저 복제에 성공했던 소나 양은 복제 동물의 고기를 먹었을 경우 인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 때문에 상용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복제견은 이제 공항이나 항만, 구조현장에서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비용만 지불하면 세상을 떠난 반려견과 외모와 습성이 똑같은 복제견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동물복제연구자들은 늑대 등 멸종위기동물은 물론 매머드 같은 멸종 동물의 복제에까지 도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동물복제기술로 인해 지구상에서 사라진 동물을 동물원에서 만나는 일이 가능해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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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실에서 일상속으로…‘복제견 시대’ 오다
    • 입력 2016-04-17 23:13:37
    • 수정2016-04-17 23: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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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인터뷰> 박동민(관세청 탐지견훈련센터 교관) : "보통 (탐지견 합격률이) 30%거든요. 복제견들은 지금 80~90% 정도까지 됩니다. 거의 완벽하다고 보시면 되죠."

<인터뷰> 정연우(수암생명공학연구원 연구실장) : "개 복제기술은 한국,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기술이고요. 반려견 복제는 저희만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미나(수암생명공학연구원 복제견관리팀장) : "오리지널(복제 대상) 강아지는 절대 주인에게 뽀뽀를 안 해줬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복제견들도 태어났는데 그런 행동을 똑같이 하는거예요. 얼굴을 갖다대면 고개를 딱 돌리는 행동."

<오프닝>

제가 안고 있는 강아지는 체세포 복제 기술로 군견의 유전자를 복제해 두 달 전 태어난 셰퍼드 종 강아지입니다.

1년 뒤면 훈련을 받고 역시 군견으로 활약할 예정입니다.

체세포 복제를 이용한 복제견 사업은 2005년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시작해 지금은 한 해 수백 마리의 복제견이 태어날 정도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복제견 기술은 현재 어디까지 와 있고, 우리 일상에는 얼마나 가까이 와있는지 알아봤습니다.

관세청 소속의 탐지견훈련센터.

강아지 수십 마리가 살갑게 사람을 반깁니다.

전국 공항과 항만에서 마약 반입을 적발하는 탐지견 후보들입니다.

이 훈련센터에 있는 탐지견 후보들 가운데 몇 마리는 아주 특별한 후보견들입니다.

약속이나 한듯 똑같은 동작으로 사료를 먹는 이 녀석들은 마약탐지견 '네오'의 복제견들입니다.

8년 동안 68건의 마약 반입을 적발해 최우수 탐지견로 선정됐던 '네오'는 지난 2010년 임무를 마치고 은퇴했습니다.

그런데 네오의 탁월한 능력을 아깝게 여긴 관세청이 국립축산과학원에 요청해 복제견을 생산했습니다.

3마리 모두 네오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생김새와 습성이 똑같습니다.

본격적인 적응 훈련을 받고 있는 '에이미'도 현제 활동 중인 탐지견을 복제한 복제견입니다.

태어난 지 7개월. 활달하고 호기심이 강해 비슷한 나이의 다른 개들보다 빠른 속도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복제견 훈련의 성과는 높은 탐지견 합격률로 입증됐습니다.

<인터뷰> 박동민(관세청 탐지견훈련센터 교관) : "보통 (탐지견 합격률이) 30%거든요. 복제견들은 지금 80~90% 정도까지 됩니다. 거의 완벽하다고 보시면 되죠. (일반견이랑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예. 활동성이랑 소유욕이랑 그런 것들이 좋은 개를 선별해서 체세포를 떼서 복제를 한 것이기 때문에요. 아무래도 좀 다르죠."

탐지견 복제사업은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여행객들의 짐을 탐색하고 있는 설악이도 복제견입니다.

가방 앞에 앉아 주인을 쳐다보는 건 의심스러운 물건을 찾았다는 신호.

가방 안에서는 마약으로 의심되는 물건이 발견됩니다.

매일 수백 명의 낯선 사람과 다양한 짐가방을 맞닥뜨리는 상황에서도 낯설어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복제견 설악이의 능력입니다.

<인터뷰> 김동규(관세청 행정관) : "탐지견 핸들러 현장이 너무 불규칙하게 이뤄지는데 일반 개들은 조금 거기에 낯설어한다고 해야 되나? 그런데 얘는 복제견 같은 경우는 그런 게 없고 조금 자기가 낯설어도 주인이 이끌어주면 이끌어주는 대로..."

현재 설악이를 비롯해 모두 60여 마리의 복제견이 마약탐지견, 인명구조견, 군견 등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복제견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먼저, 복제 대상 개의 귀에서 피부 조직을 조금 떼어내 체세포를 채취합니다.

다음은 수정란을 만드는 과정.

현미경을 이용해 난자에 복제할 개의 체세포를 주입한 뒤 전기 자극을 주면 수정란이 준비됩니다.

<인터뷰> 이승훈(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농업연구사) : "그것(복제 수정란)을 전기적으로 융합을 시켜주면 일반적인 수정란과 같은 그런 효과를 발생시키게 됩니다. 그래서 그것을 대리모의 난관에 이식을 하면 60일 후에 저희가 복제자견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자연 수정에서는 정자의 유전자와 난자의 유전자가 수정란에 절반씩 전달되지만, 체세포 복제에서는 난자에서 유전자가 든 핵을 제거하기 때문에 주입된 체세포의 유전자만 남아 원본견과 유전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복제견이 태어나게 됩니다.

체세포 복제의 원리는 단순해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매우 복잡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개의 난자를 채취해 복제된 수정란을 착상시켜 복제견을 생산하는 기술은 현재 우리나라만 보유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승훈 : "개는 발정이 1년에 2번 오기 때문에 성숙된 난자 (채취) 시기를 맞추기가 상당히 힘들고, 또 체외에서 배양이 안된다는 그런 특징이 있습니다. 난자가 생명체기 때문에 함부로 다룰 수 없고, 또 자극을 빨리빨리 진행해야 한다는 점이 복제견 생산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복제견 생산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곳은 국립축산과학원과 대학 2곳, 민간 연구소 1곳 등 모두 4군데.

이들 기관에서 태어나는 복제견은 수십 마리에서 많게는 백 마리가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 민간 연구소 수술실.

출산이 임박한 어미 개의 제왕절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내 언론에 처음 공개되는 복제견의 출산 장면입니다.

수술이 시작된 지 5분쯤 지나 새끼 두 마리가 어미 뱃속을 나옵니다.

어미가 수술을 위해 마취될 때 새끼에게도 마취제가 전달되기 때문에 첫 울음까지는 시간이 조금 필요합니다.

둘째가 먼저 (마취에서) 깬 것 같습니다.

갓 태어난 복제견들은 대리모 역할을 한 어미 개에게서 젖을 받아먹습니다.

도사견 종류인 어미가 인공 임신으로 낳은 웰시코기 새끼를 돌보고 있는 겁니다.

<녹취> "이게 케어해주는(돌봐주는) 거예요. 소변 같은 거, 변이나 이런 거 다 먹어주는 겁니다. 모성애가 좀 강한 애들은 자기 새끼 아니어도..."

복제견 출산의 책임자는 황우석 박사.

<인터뷰> 황우석(수암생명공학연구원 최고책임연구위원) : "완벽하게 건강한 2두의 퍼피(강아지)가 태어났습니다. 오리지널견(복제 대상)과 외모도 똑같고, 건강상태가 아주 양호합니다."

2005년 세계 최초로 개 복제에 성공했던 황 박사는 줄기세포 논문 조작 파문 이후 민간 연구소를 설립하고 체세포를 이용한 동물 복제를 진행해 왔습니다.

연구소 측은 소방본부와 경찰청 등에 탐지견을 제공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해외에서 의뢰를 받아 반려견 복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탐지견이 아닌 반려견 복제는 여러 차례 외신에 소개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일본인 후쿠다 씨도 2년 전 숨진 반려견 모모코를 이 연구소에서 복제한 복제견 모모를 키우고 있습니다.

복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후쿠다 씨는 16년 동안 키웠던 개를 꼭 다시 만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후쿠다 준이치(반려견 복제 의뢰인) : "당신이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어디가 좋냐고 물어보면 곤란하지 않나요? 설명 불가능한 것이 있죠? 느낌이라든가 같이 있을 때의 공기라든가 분위기라든가. 금액이 매우 비싸더라도 모모코와 같은 유전자를 가진 강아지와 다시 만나고 싶었기 때문에..."

반려견 한 마리를 복제하는 비용은 미화 10만 달러, 우리 돈 1억 2천만 원 정도.

적지 않은 수준이지만, 아깝지는 않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후쿠다 준이치(반려견 복제 의뢰인) : "'펫 로스 신드롬'이라고 아시나요? 반려동물을 잃어서 자기자신도 잃어버리는, 자기 몸이 망가져버리는 사람이 많이 있어요. 만약 강아지가 죽어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면 상관없지만 자기 마음이 망가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 (아깝지 않죠.)"

연구소 보육실입니다.

주인에게 인도되기 전 검역 절차를 밟고 있는 10여 마리의 복제 반려견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이 연구소에 반려견 복제를 의뢰한 사람은 백여 명에 이릅니다.

모두 외국인이고 아직 국내 의뢰인은 없었습니다.

복제된 반려견은 건강이나 번식 등에 문제가 없을까?

황우석 박사의 연구팀은 지난 10년 동안의 연구 결과 복제된 개가 모든 면에서 일반 개와 동일하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정연우(수암생명공학연구원 연구실장) : "복제견의 생명이나 수명이나 번식능력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하는데 저희 경험으로써는, 저희 내부 연구 결과로써는 복제견끼리도 교배가 가능하고요, 수명에는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체세포를 이용한 개 복제는 실패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로 기술적으로는 사실상 완성 단계라는 것입니다.

<인터뷰> 정연우(수암생명공학연구원 연구실장) : "동물복제기술이 아직도 대중들에게는 편견과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와 제도적인 정비가 이뤄진다면 복제기술이, 동물복제기술이 좀 더 인류에게 유용한 기술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연의 질서를 위배한 복제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고 복제견의 수명이나 번식 등의 문제도 아직 완전히 검증된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 난자 채취와 수정란 착상 등 수술로 이뤄져야 하는 복제 과정이 개에게 적지 않은 고통을 주는 만큼 복제견 기술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와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특히 상업적인 목적으로 반려견을 복제하는 데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원복(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 : "특수목적견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아무래도 사회에서 국민이 바라볼 적에 훨씬 거부감이 덜할 순 있겠죠. 하지만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서 아니면 자기만족을 위해서 생명을 찍어내서 복제해서 판매한다는 거는 이거는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복제견 기술이 개발된 지 올해로 11년.

개보다 먼저 복제에 성공했던 소나 양은 복제 동물의 고기를 먹었을 경우 인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 때문에 상용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복제견은 이제 공항이나 항만, 구조현장에서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비용만 지불하면 세상을 떠난 반려견과 외모와 습성이 똑같은 복제견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동물복제연구자들은 늑대 등 멸종위기동물은 물론 매머드 같은 멸종 동물의 복제에까지 도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동물복제기술로 인해 지구상에서 사라진 동물을 동물원에서 만나는 일이 가능해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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