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점심시간에 ○○한다”…바뀐 직장인 점심시간

입력 2016.04.25 (13:45) 수정 2016.04.2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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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에 '밥만 먹는' 직장인들이 줄어들고 있다. 점심시간을 '공부시간'이나 '운동시간'으로 활용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에 직접 찾은 학원과 피트니스 센터는 유명 맛집만큼이나 직장인들로 붐볐다. 점심시간에 낮잠카페나 마사지샵 같은 곳에서 피로를 푸는 직장인도 적지 않다.

◆“점심특강반 전부 마감될 정도로 인기”

외국어 전문 어학원인 P어학원은 평일 점심에 점심 특강반을 운영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 자리 잡은 여의도점은 인근 직장인들 덕에 점심특강반이 특히 인기다. 어학원에서는 점심 특강인 만큼 밥 먹을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에게 수업 전이나 수업 중에 먹을 수 있게 김밥과 샌드위치를 제공한다.

손유리 P 어학원 여의도점 매니저는 “점심시간이라서 50분밖에 강의를 못 하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많이 수강할까 싶었다”며 “하지만 시간 활용을 하려는 직장인들이 많이 듣기 때문에 15개 정도 진행되는 전 강의실 다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학원 인근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 김정영 씨는 “업무상 영어가 필요한 일이 많아 점심시간에 학원을 다니게 됐다”며 “1년째 다니고 있는데 업무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회사 바로 옆에 학원이 있어 편리하게 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혼자 있고 싶어 학원을 찾은 직장인도 있었다. 외국계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박진아(29·가명) 씨는 “회사업무에 시달리다가, 점심시간만이라도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학원에 등록해 8개월째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직장에서는 영어를 많이 썼는데, 지금 직장에서는 많이 쓸 일이 없어서 영어에 대한 감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아침, 저녁보다 점심이 더 붐벼요”

다이어트, 건강관리를 위해 찾는 피트니스 센터도 점심시간 직장인들로 북적였다. 기자가 점심시간에 찾아갔던 여의도 B 피트니스 센터도 운동기구가 부족할 정도로 인근 직장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 1시간 남짓 되는 짧은 점심시간이지만 개인 운동지도(PT·Personal Training)를 받는 직장인도 여럿, 눈에 띄었다.

김윤정(39) B 피트니스 센터 대표는 “점심때는 거의 직장인분들이 70% 이상으로 이뤄져 있다”며 “직장인분들이 보통 앉아서 일해서 어깨가 굽었다든지 목에 대한 불편함이 많이 있어서 그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한 동작을 많이 지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침이나 저녁보다 점심이 더 붐빈다는 것이 직접 운동을 하는 직장인들의 말이다. 인근 직장인 허정우(38) 씨는 “아침, 점심, 저녁에 다 나와 봤는데, 점심에 대체로 사람이 가장 많은 것 같다”며 “샤워할 때도 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허 씨도 역시 퇴근 후 저녁에는 집에 가서 육아에 매진해야 해 유일하게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점심시간에 피트니스 센터를 찾아 운동한다.

◆점심 대신 낮잠 즐기는 낮잠카페도

해먹, 안마의자 같은 것을 두고 낮잠을 잘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이른바 낮잠카페도 직장인들에게 인기다. 마포에서 일종의 낮잠카페라고 할 수 있는 M카페를 운영하는 유정길(남, 32) 씨는 “평일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이 90%를 차지한다”며 “요일 상관없이 직장인들이 많이 찾아 점심때 만석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여의도 IFC에 위치한 CGV에서는 점심시간에 1만 원을 받고, 음료를 제공하면서 프리미엄 영화관을 낮잠 장소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새로 시작했다. CGV 관계자는 “점심때 극장 근처에서 졸고 있는 분들을 발견하고 이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며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인데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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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점심시간에 ○○한다”…바뀐 직장인 점심시간
    • 입력 2016-04-25 13:45:55
    • 수정2016-04-25 14:11:59
    사회


점심시간에 '밥만 먹는' 직장인들이 줄어들고 있다. 점심시간을 '공부시간'이나 '운동시간'으로 활용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점심시간에 직접 찾은 학원과 피트니스 센터는 유명 맛집만큼이나 직장인들로 붐볐다. 점심시간에 낮잠카페나 마사지샵 같은 곳에서 피로를 푸는 직장인도 적지 않다.

◆“점심특강반 전부 마감될 정도로 인기”

외국어 전문 어학원인 P어학원은 평일 점심에 점심 특강반을 운영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 자리 잡은 여의도점은 인근 직장인들 덕에 점심특강반이 특히 인기다. 어학원에서는 점심 특강인 만큼 밥 먹을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들에게 수업 전이나 수업 중에 먹을 수 있게 김밥과 샌드위치를 제공한다.

손유리 P 어학원 여의도점 매니저는 “점심시간이라서 50분밖에 강의를 못 하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많이 수강할까 싶었다”며 “하지만 시간 활용을 하려는 직장인들이 많이 듣기 때문에 15개 정도 진행되는 전 강의실 다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학원 인근 외국계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직장인 김정영 씨는 “업무상 영어가 필요한 일이 많아 점심시간에 학원을 다니게 됐다”며 “1년째 다니고 있는데 업무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회사 바로 옆에 학원이 있어 편리하게 학원에 다니고 있다는 설명이다.

혼자 있고 싶어 학원을 찾은 직장인도 있었다. 외국계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박진아(29·가명) 씨는 “회사업무에 시달리다가, 점심시간만이라도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학원에 등록해 8개월째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직장에서는 영어를 많이 썼는데, 지금 직장에서는 많이 쓸 일이 없어서 영어에 대한 감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아침, 저녁보다 점심이 더 붐벼요”

다이어트, 건강관리를 위해 찾는 피트니스 센터도 점심시간 직장인들로 북적였다. 기자가 점심시간에 찾아갔던 여의도 B 피트니스 센터도 운동기구가 부족할 정도로 인근 직장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 1시간 남짓 되는 짧은 점심시간이지만 개인 운동지도(PT·Personal Training)를 받는 직장인도 여럿, 눈에 띄었다.

김윤정(39) B 피트니스 센터 대표는 “점심때는 거의 직장인분들이 70% 이상으로 이뤄져 있다”며 “직장인분들이 보통 앉아서 일해서 어깨가 굽었다든지 목에 대한 불편함이 많이 있어서 그런 부분을 해소하기 위한 동작을 많이 지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침이나 저녁보다 점심이 더 붐빈다는 것이 직접 운동을 하는 직장인들의 말이다. 인근 직장인 허정우(38) 씨는 “아침, 점심, 저녁에 다 나와 봤는데, 점심에 대체로 사람이 가장 많은 것 같다”며 “샤워할 때도 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허 씨도 역시 퇴근 후 저녁에는 집에 가서 육아에 매진해야 해 유일하게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점심시간에 피트니스 센터를 찾아 운동한다.

◆점심 대신 낮잠 즐기는 낮잠카페도

해먹, 안마의자 같은 것을 두고 낮잠을 잘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이른바 낮잠카페도 직장인들에게 인기다. 마포에서 일종의 낮잠카페라고 할 수 있는 M카페를 운영하는 유정길(남, 32) 씨는 “평일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이 90%를 차지한다”며 “요일 상관없이 직장인들이 많이 찾아 점심때 만석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여의도 IFC에 위치한 CGV에서는 점심시간에 1만 원을 받고, 음료를 제공하면서 프리미엄 영화관을 낮잠 장소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새로 시작했다. CGV 관계자는 “점심때 극장 근처에서 졸고 있는 분들을 발견하고 이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며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인데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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