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놀음] ‘3승 15패’ 출발…한화는 반등할 수 있을까?

입력 2016.04.2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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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시즌 초반이다. 지난 23일 기준 한화는 3승15패를 기록했다. 이미 선두 두산과 격차는 10경기 이상 벌어졌다.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권 팀들과도 6.5경기 차이다. 이 정도면 자력으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선을 넘어선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18경기 3승15패를 당한 팀은 16팀이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밀워키 브루어스가 3승15패로 시즌을 출발했었다. 밀워키는 남은 144경기에서 65승79패를 당했고 지구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 ML 역대 ‘3승15패’로 출발한 팀 (최종 성적)
1931년 뉴욕 양키스 (57승94패 .377)
1920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61승93패 .396)
1936년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 (57승95패 .375)
1949년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 (53승101패 .344)
1951년 필라델피아 어슬레틱스 (70승84패 .455)
1952년 피츠버그 파이러츠 (42승112패 .273)
1953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60승94패 .390)
1959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76승78패 .494)
1962년 뉴욕 메츠 (40승120패 .250)
1962년 워싱턴 세너터스 (60승101패 .379)
1964년 뉴욕 메츠 (53승109패 .327)
1973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81승81패 .500)
1992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72승90패 .444)
2002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60승94패 .390)
2003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43승119패 .265)
2015년 밀워키 브루어스 (68승94패 .420)

디트로이트가 총 다섯 번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했다. 16팀 중 포스트시즌에 오른 팀은 없었으며, 5할 승률을 맞춘 팀은 1973년 세인트루이스 뿐이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는 5월부터 7월까지 치른 86경기에서 53승33패(.616)라는 높은 승률을 올려 반등을 이뤄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가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마운드였다. 사실 3승15패로 바닥을 칠 때도 팀 평균자책점은 3.44로 나쁘지 않았다(ML 11위). 심각한 건 득점력이었는데, 팀 타율 .216는 ML 21위, 54득점도 ML 전체 다섯 번째로 적었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러한 공격력이 시즌에 접어들면서 회복했다. 이후 세인트루이스의 팀 타율은 .264로 전체 여섯 번째로 높았으며, 득점력 역시 앞선 18경기에 비하면 나아진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팀이 하락할 때도 굳건히 지탱하던 마운드가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이후 144경기 평균자책점 3.23은 ML 4위).

즉 한화가 현재 성적을 극복하려면 특정 구간에서 대단히 높은 승률을 구가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당시 세인트루이스와 현재 한화는 마운드 전력 차가 대단히 크다는 점이다. 한화는 23일 토요일 기준 팀 평균자책점이 6.65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리그 평균 4.68). 선발진 평균이닝은 4이닝이 채 되지 않으며(약 3.4이닝) 오히려 구원 투수들이 더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있다(약 5.5이닝).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이닝 소화력이 가장 떨어지는 팀은 볼티모어, 신시내티, 밀워키다. 그래도 이 세 팀은 선발진이 5이닝은 버텨주고 있다. 지난 토요일까지 한화 불펜진이 소화한 99.2이닝은 메이저리그에 대입해도 최다이닝이다.

● 메이저리그 불펜진 최다이닝 (4/24일 기준)
1. 애리조나 : 74.2이닝
2. 신시내티 : 67.0이닝
3. 밀워키 : 65.1이닝
4. 피츠버그 : 64.1이닝
5. 오클랜드 : 62.0이닝
6. 볼티모어 : 61.0이닝

불펜 부담이 크다보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는 투수가 있다. 역시 토요일 기준으로 345구를 던진 송창식이다. 송창식의 투구 수는 웬만한 선발투수 투구 수 못지 않다. 우규민(333구) 박세웅(321구) 박주현(317구) 등이 송창식보다 덜 던진 선발투수들이다. 송창식은 4월9일 NC전에서 선발로 나온 적이 있다. 그때 투구 수가 69구였다. 그 투구 수를 제외하면 불펜으로만 나와서 276구를 던졌다.

● 메이저리그 불펜투수 최다 투구 수(4/24일 기준)
1. 랜달 델가도 : 229구
2. 브렛 오버홀처 : 228구
3. 카일 롭스타인 : 201구
3. 크리스 카푸아노 : 201구
5. 카를로스 토레스 : 189구
6. 트레버 메이 : 184구

송창식의 276구는 메이저리그 불펜투수 중에서도 최다 기록이다. 여기에 한화는 10경기를 불펜투수로만 나온 장민재가 308구를 던지고 있다. 순수 불펜투수로만 봤을 때 가장 많은 투구 수다. 한편 뜨거운 논란을 불러왔던 송창식의 90구 등판은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최근 5년간 90구 이상을 던진 메이저리그 불펜투수는 24명(2016년 1명). 그런데 이들 중 송창식처럼 전날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한 명도 없다. 마운드 분업화가 이루어진 현대야구에서는 불펜투수 의존도가 자연스레 높아졌다. 당연히 불펜투수들의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마운드 운영은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

물론 한화는 복귀를 앞둔 투수들이 몇 명 있다. 이태양은 돌아왔으며, 로저스, 안영명, 배영수도 팀에 합류를 앞두고 있다. 과연 이들은 이미 피로도가 많이 쌓인 투수들의 회복제가 되어줄 수 있을까. 여전히 시즌이 많이 남은 것은 분명한 사실. 하지만 시즌이 많이 남은 만큼 투수들의 체력 관리 역시 분명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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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28 15:03:57
    숫자놀음
역대급 시즌 초반이다. 지난 23일 기준 한화는 3승15패를 기록했다. 이미 선두 두산과 격차는 10경기 이상 벌어졌다.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권 팀들과도 6.5경기 차이다. 이 정도면 자력으로 어떻게 해볼 수 있는 선을 넘어선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18경기 3승15패를 당한 팀은 16팀이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밀워키 브루어스가 3승15패로 시즌을 출발했었다. 밀워키는 남은 144경기에서 65승79패를 당했고 지구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 ML 역대 ‘3승15패’로 출발한 팀 (최종 성적)
1931년 뉴욕 양키스 (57승94패 .377)
1920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61승93패 .396)
1936년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 (57승95패 .375)
1949년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 (53승101패 .344)
1951년 필라델피아 어슬레틱스 (70승84패 .455)
1952년 피츠버그 파이러츠 (42승112패 .273)
1953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60승94패 .390)
1959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76승78패 .494)
1962년 뉴욕 메츠 (40승120패 .250)
1962년 워싱턴 세너터스 (60승101패 .379)
1964년 뉴욕 메츠 (53승109패 .327)
1973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81승81패 .500)
1992년 캔자스시티 로열스 (72승90패 .444)
2002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60승94패 .390)
2003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43승119패 .265)
2015년 밀워키 브루어스 (68승94패 .420)

디트로이트가 총 다섯 번으로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했다. 16팀 중 포스트시즌에 오른 팀은 없었으며, 5할 승률을 맞춘 팀은 1973년 세인트루이스 뿐이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는 5월부터 7월까지 치른 86경기에서 53승33패(.616)라는 높은 승률을 올려 반등을 이뤄냈다.

당시 세인트루이스가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마운드였다. 사실 3승15패로 바닥을 칠 때도 팀 평균자책점은 3.44로 나쁘지 않았다(ML 11위). 심각한 건 득점력이었는데, 팀 타율 .216는 ML 21위, 54득점도 ML 전체 다섯 번째로 적었다. 세인트루이스는 이러한 공격력이 시즌에 접어들면서 회복했다. 이후 세인트루이스의 팀 타율은 .264로 전체 여섯 번째로 높았으며, 득점력 역시 앞선 18경기에 비하면 나아진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팀이 하락할 때도 굳건히 지탱하던 마운드가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이후 144경기 평균자책점 3.23은 ML 4위).

즉 한화가 현재 성적을 극복하려면 특정 구간에서 대단히 높은 승률을 구가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당시 세인트루이스와 현재 한화는 마운드 전력 차가 대단히 크다는 점이다. 한화는 23일 토요일 기준 팀 평균자책점이 6.65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리그 평균 4.68). 선발진 평균이닝은 4이닝이 채 되지 않으며(약 3.4이닝) 오히려 구원 투수들이 더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있다(약 5.5이닝).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이닝 소화력이 가장 떨어지는 팀은 볼티모어, 신시내티, 밀워키다. 그래도 이 세 팀은 선발진이 5이닝은 버텨주고 있다. 지난 토요일까지 한화 불펜진이 소화한 99.2이닝은 메이저리그에 대입해도 최다이닝이다.

● 메이저리그 불펜진 최다이닝 (4/24일 기준)
1. 애리조나 : 74.2이닝
2. 신시내티 : 67.0이닝
3. 밀워키 : 65.1이닝
4. 피츠버그 : 64.1이닝
5. 오클랜드 : 62.0이닝
6. 볼티모어 : 61.0이닝

불펜 부담이 크다보니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는 투수가 있다. 역시 토요일 기준으로 345구를 던진 송창식이다. 송창식의 투구 수는 웬만한 선발투수 투구 수 못지 않다. 우규민(333구) 박세웅(321구) 박주현(317구) 등이 송창식보다 덜 던진 선발투수들이다. 송창식은 4월9일 NC전에서 선발로 나온 적이 있다. 그때 투구 수가 69구였다. 그 투구 수를 제외하면 불펜으로만 나와서 276구를 던졌다.

● 메이저리그 불펜투수 최다 투구 수(4/24일 기준)
1. 랜달 델가도 : 229구
2. 브렛 오버홀처 : 228구
3. 카일 롭스타인 : 201구
3. 크리스 카푸아노 : 201구
5. 카를로스 토레스 : 189구
6. 트레버 메이 : 184구

송창식의 276구는 메이저리그 불펜투수 중에서도 최다 기록이다. 여기에 한화는 10경기를 불펜투수로만 나온 장민재가 308구를 던지고 있다. 순수 불펜투수로만 봤을 때 가장 많은 투구 수다. 한편 뜨거운 논란을 불러왔던 송창식의 90구 등판은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최근 5년간 90구 이상을 던진 메이저리그 불펜투수는 24명(2016년 1명). 그런데 이들 중 송창식처럼 전날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한 명도 없다. 마운드 분업화가 이루어진 현대야구에서는 불펜투수 의존도가 자연스레 높아졌다. 당연히 불펜투수들의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이같은 마운드 운영은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

물론 한화는 복귀를 앞둔 투수들이 몇 명 있다. 이태양은 돌아왔으며, 로저스, 안영명, 배영수도 팀에 합류를 앞두고 있다. 과연 이들은 이미 피로도가 많이 쌓인 투수들의 회복제가 되어줄 수 있을까. 여전히 시즌이 많이 남은 것은 분명한 사실. 하지만 시즌이 많이 남은 만큼 투수들의 체력 관리 역시 분명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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