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우와 17억이다” 오려붙인 로또 번호를 믿은 여성

입력 2016.04.30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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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5월. 택배일을 하던 A(30)씨는 일과를 마치고 늘 해오던대로 로또복권을 5,000원 어치 구매했다.

약 3일 후 로또 추첨 결과 A 씨는 4등에(숫자 4개 일치, 6개 일치면 일등) 당첨됐다. 당시 당첨금으로 5만 원에 해당됐다. 그런데, 당첨의 기쁨도 잠시 A 씨는 아쉬움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숫자 2개만 일치하면 일등이었는데”...

당시 로또 1등은 약 17억 원으로 말 그대로 ‘인생 역전’이 가능한 큰 금액이었다.

며칠을 안타까워하던 A 씨는 결국 다른 로또복권(숫자 2개)의 번호를 오려 붙여 6개 숫자가 모두 1등 번호인 것처럼 꾸몄다.

6개 숫자에는 모두 검정색 사인펜으로 동그라미를 그려, 오려 붙인 흔적을 가렸다. 당첨금 5만 원의 4등 복권이 순식간에 17억 원짜리 1등 복권으로 바뀐 것이다.

A 씨는 이 복권을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 B(32)씨에게 보여주며 4,000만 원 상당의 승용차를 구입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여자 친구는 로또 당첨금으로 언제든 자신의 돈을 갚아줄 것으로 믿고 아무런 의심 없이 차를 사줬다.

A 씨는 또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자신의 가짜 일등 로또 사진을 보내며 “당첨금은 세금을 많이 내야 해서 이것을 부자에게 판매하기로 했다. 돈을 빌려주면 추후 돈을 받아 갚겠다”고 꼬드겨 돈을 가로채는 등 2014년부터 2016년 2월까지 11명에게서 총 2억3,000여만 원을 가로챘다.

경찰관계자는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신고가 잇따라 들어와 조사를 해보니 동일인물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하고 A 씨를 검거했다”며 “A 씨는 당시 사귀던 여자들한테 자신은 대기업에 다니고 부모님은 치과의사라고 속여 왔다”고 혀를 찼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A 씨를 상습사기 혐의로 29일 구속하고 추가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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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후] “우와 17억이다” 오려붙인 로또 번호를 믿은 여성
    • 입력 2016-04-30 08:09:53
    취재후
지난 2014년 5월. 택배일을 하던 A(30)씨는 일과를 마치고 늘 해오던대로 로또복권을 5,000원 어치 구매했다.

약 3일 후 로또 추첨 결과 A 씨는 4등에(숫자 4개 일치, 6개 일치면 일등) 당첨됐다. 당시 당첨금으로 5만 원에 해당됐다. 그런데, 당첨의 기쁨도 잠시 A 씨는 아쉬움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숫자 2개만 일치하면 일등이었는데”...

당시 로또 1등은 약 17억 원으로 말 그대로 ‘인생 역전’이 가능한 큰 금액이었다.

며칠을 안타까워하던 A 씨는 결국 다른 로또복권(숫자 2개)의 번호를 오려 붙여 6개 숫자가 모두 1등 번호인 것처럼 꾸몄다.

6개 숫자에는 모두 검정색 사인펜으로 동그라미를 그려, 오려 붙인 흔적을 가렸다. 당첨금 5만 원의 4등 복권이 순식간에 17억 원짜리 1등 복권으로 바뀐 것이다.

A 씨는 이 복권을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 B(32)씨에게 보여주며 4,000만 원 상당의 승용차를 구입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여자 친구는 로또 당첨금으로 언제든 자신의 돈을 갚아줄 것으로 믿고 아무런 의심 없이 차를 사줬다.

A 씨는 또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자신의 가짜 일등 로또 사진을 보내며 “당첨금은 세금을 많이 내야 해서 이것을 부자에게 판매하기로 했다. 돈을 빌려주면 추후 돈을 받아 갚겠다”고 꼬드겨 돈을 가로채는 등 2014년부터 2016년 2월까지 11명에게서 총 2억3,000여만 원을 가로챘다.

경찰관계자는 “사기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신고가 잇따라 들어와 조사를 해보니 동일인물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하고 A 씨를 검거했다”며 “A 씨는 당시 사귀던 여자들한테 자신은 대기업에 다니고 부모님은 치과의사라고 속여 왔다”고 혀를 찼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A 씨를 상습사기 혐의로 29일 구속하고 추가 범행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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