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다버려!’…성난 이민자들 귀화 봇물

입력 2016.05.06 (17:51) 수정 2016.05.0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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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노동절을 맞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내에서는 노동자 집회와 함께 '반(反) 트럼프' 시위가 열렸다. 'Dump Trump(트럼프를 내다 버려)'가 적힌 피켓을 든 시위 주도자들은 대부분 멕시코 이민자들이었다. 'Build Bridge-Not Walls(장벽 대신 다리를 짓자)'라는 피켓도 눈에 띈다.

이들은 이민자에게 적대감을 서슴없이 표출하는 트럼프의 막말에 화가 나 있었다. 이런 기류를 반영한 듯 집회에는 심술궂은 표정을 한 트럼프 대형 인형이 등장했는데, 한 손에는 인종 차별 극우단체인 KKK단 모자를 손에 쥐고 있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 트럼프' 시위가 열렸다.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 트럼프' 시위가 열렸다.


집회에 참석한 후안 카를로스 에르나데스는 "트럼프는 극단적인 인종주의자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은 트럼프 때문에 잃을 것이 많아질 것이다. 미국 내 거주하는 이민자들이 위험에 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라틴계 이민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그 이유는 설마 했던 일이 현실로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이 2일(현지시간) 공개한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가 전국 지지율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2%포인트 앞섰다.




사실상 대선이 '클린턴 vs 트럼프' 양자구도로 치러질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나온 조사가 발표된 이후 트럼프의 기세는 더욱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의원의 과반을 뜻하는 '매직넘버'를 달성해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꿰차는 것을 넘어, 미국의 대통령도 될 수 있다는 신호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멕시코인은 불법 체류자들을 포함하면 약 1,200만 명, 미국 시민권 획득이 가능한 히스패닉은 약 400만 명 정도다. 올해 유독 시민권을 획득하려는 이민자들이 많은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 저지를 위한 투표권 행사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최근 6개월간 미국에서 귀화신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를 약속하고 무슬림 이민자들의 입국을 금지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트럼프는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를 약속하고 무슬림 이민자들의 입국을 금지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트럼프는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라고 칭하며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중남미 출신 이민자 등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중산층 이하 백인이 느끼는 불만을 대신 토로하면서 지지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공격했던 이민자들이 이제 그의 백악관 입성을 저지하게 될 유권자로 속속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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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내다버려!’…성난 이민자들 귀화 봇물
    • 입력 2016-05-06 17:51:07
    • 수정2016-05-06 17:52:05
    취재K
지난 1일 노동절을 맞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내에서는 노동자 집회와 함께 '반(反) 트럼프' 시위가 열렸다. 'Dump Trump(트럼프를 내다 버려)'가 적힌 피켓을 든 시위 주도자들은 대부분 멕시코 이민자들이었다. 'Build Bridge-Not Walls(장벽 대신 다리를 짓자)'라는 피켓도 눈에 띈다.

이들은 이민자에게 적대감을 서슴없이 표출하는 트럼프의 막말에 화가 나 있었다. 이런 기류를 반영한 듯 집회에는 심술궂은 표정을 한 트럼프 대형 인형이 등장했는데, 한 손에는 인종 차별 극우단체인 KKK단 모자를 손에 쥐고 있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수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반 트럼프' 시위가 열렸다.

집회에 참석한 후안 카를로스 에르나데스는 "트럼프는 극단적인 인종주의자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된다면 미국은 트럼프 때문에 잃을 것이 많아질 것이다. 미국 내 거주하는 이민자들이 위험에 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라틴계 이민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자들이 움직이고 있다. 그 이유는 설마 했던 일이 현실로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이 2일(현지시간) 공개한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가 전국 지지율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2%포인트 앞섰다.




사실상 대선이 '클린턴 vs 트럼프' 양자구도로 치러질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나온 조사가 발표된 이후 트럼프의 기세는 더욱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의원의 과반을 뜻하는 '매직넘버'를 달성해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꿰차는 것을 넘어, 미국의 대통령도 될 수 있다는 신호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멕시코인은 불법 체류자들을 포함하면 약 1,200만 명, 미국 시민권 획득이 가능한 히스패닉은 약 400만 명 정도다. 올해 유독 시민권을 획득하려는 이민자들이 많은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 저지를 위한 투표권 행사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최근 6개월간 미국에서 귀화신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를 약속하고 무슬림 이민자들의 입국을 금지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트럼프는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라고 칭하며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중남미 출신 이민자 등에게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중산층 이하 백인이 느끼는 불만을 대신 토로하면서 지지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공격했던 이민자들이 이제 그의 백악관 입성을 저지하게 될 유권자로 속속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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