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① 여기가 로드킬 다발지역…최초 제작 “야생동물 로드킬” 지도

입력 2016.05.09 (07:01) 수정 2016.06.2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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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들로... 즐겁게 달리는 나들이길. 그 맞은편에는 위험한 줄도 모르고 도로를 건너는 생명들도 있습니다. 도심을 떠나 자연으로 가까이 갈수록 도로 위의 주검들은 늘어납니다. 야생동물들이 먹이를 구하거나 번식, 이동 등을 위해 도로로 갑자기 뛰어들어 차량에 치어 죽는 일명 ‘로드킬’ 사고 때문입니다.

지난 10년 간 오대산, 설악산 등 국립공원을 지나는 도로에서 로드킬로 숨진 동물들은 6,345 마리. 언제, 어디에서 야생동물들이 주로 사고를 당했는지...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국내 최초로 “야생동물 로드킬”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제작한 야생동물 로드킬 지도에서는 지난 5년 간 전국 16개 국립공원 도로에서 야생동물 로드킬이 발생한 위치와 숨진 동물의 종, 계절별 발생 상황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 조심! 여기가 로드킬 다발 지역



■ 로드킬 3대 위험 구간 “월악산–오대산–덕유산”

전국 16개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41개 도로 노선을 10년 동안 추적한 결과, 로드킬이 가장 많이 발생한 도로는 월악산, 오대산, 덕유산을 지나는 구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06년부터 10년 동안 로드킬로 숨진 야생동물 6,345마리 가운데 60%가 월악산, 오대산, 덕유산을 관통하는 도로에 집중됐습니다. 충북의 대표적 휴양지인 수안보 온천과 연결되는 월악산 지방도로 597호선에서 지난 10년 간 1,503마리의 로드킬이 발생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봄철 산란기에 이동에 나선 개구리들이 도로에서 떼죽음을 당했고, 뱀과 같은 파충류, 조류는 물론 포유류도 188마리가 도로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두 번째로 로드킬 사고 건수가 높은 도로는 오대산 국립공원 안내소를 시작으로 진고개까지 관통하는 오대산 국도 6호선이었습니다. 오대산 국도 6호선에서는 다람쥐 257마리를 비롯해 고라니 등 야생동물 969마리가 로드킬 사고를 당했습니다.

무주 스키 리조트로 유명한 전북 덕유산 국립공원 도로가 로드킬 위험도로 세 번째입니다. 구불구불 도로가 지나가는 덕유산 국도 37호선에서는 북방산개구리와 다람쥐 등 모두 528마리가 로드킬 사망으로 집계됐습니다.

■ 산란과 번식하려다 죽음...봄-개구리 여름-다람쥐

계절별로 국립공원 도로에서 로드킬을 당한 동물들의 종류를 보면 야생동물의 삶과 습성에 인간이 얼마나 소홀하고 무지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서식지였던 산야에 도로가 놓이면서 서식지 간의 단절이 일어났지만, 동물들은 이를 깨닫지 못하고 원래 다니던 길로 다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야생동물들이 산란과 번식을 위해 서식지를 이동하는 계절에 로드킬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양서류의 산란기인 4월, 북방산개구리는 산란을 위해 물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려다 떼죽음을 많이 당했습니다. 봄철 로드킬당한 2,590 마리 가운데 1,751마리가 북방산개구리였습니다.

포유류 가운데 가장 많이 차에 치여 죽은 동물은 다람쥐. 5월 말부터 6월 말인 여름에 다람쥐의 로드킬이 집중된 이유는 이 시기가 다람쥐의 번식기이기 때문입니다. 여름에 태어난 새끼 다람쥐들은 두달 가량 어미와 함께 생활하다 가을이 되면 먹이를 저장하고 동면할 준비를 합니다. 가을에 다람쥐 로드킬이 많은 이유는 동면을 위한 먹이저장 활동 때문입니다.

뱀 같은 파충류들은 늦여름부터 가을 동안 대사활동에 필요한 열을 얻기 위해 도로 위에 머물러 있다가 로드킬을 당했습니다. 겨울에는 먹이를 구하러 다니다 도로를 지나가는 포유류들에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너구리와 족제비, 고라니 등이 도로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 로드킬 발견 신고는 지역번호+120

바야흐로 나들이의 계절입니다. 지금 지나고 있는 도로가 로드킬 위험 구간은 아닌가요? 지도를 열어서 클릭해보세요.



로드킬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속입니다. 의도치 않게 로드킬을 하거나 로드킬 당한 동물의 주검을 맞닥뜨리는 일은 사람에게도 충격이 큽니다. 야생동물들을 위한 생태통로가 마련되어 있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있습니다. 노란색 야생동물 주의 표지판을 발견하면 과속하지 말고 천천히 제한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로에서 동물을 피하려고, 운전대를 급작스럽게 움직일 경우, 자칫하면 다른 차와 충돌하거나 연쇄 추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급경사인 산길에서는 추락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밤 11시부터는 야생동물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시간으로, 차량 전조등의 강한 불빛에 당황한 동물들은 도로에 그대로 서 있다가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물을 발견하면 전조등을 끄고 경적을 울린다.

혹시 로드킬 당한 사체를 보거나, 로드킬 당사자가 된다면 꼭 신고하시기 바랍니다. 데이터가 쌓이는 만큼, 로드킬 예방도, 대책 마련도 가능해집니다.

도로공사 1588-2504 또는 지역번호 +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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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06-20 20: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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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들로... 즐겁게 달리는 나들이길. 그 맞은편에는 위험한 줄도 모르고 도로를 건너는 생명들도 있습니다. 도심을 떠나 자연으로 가까이 갈수록 도로 위의 주검들은 늘어납니다. 야생동물들이 먹이를 구하거나 번식, 이동 등을 위해 도로로 갑자기 뛰어들어 차량에 치어 죽는 일명 ‘로드킬’ 사고 때문입니다.

지난 10년 간 오대산, 설악산 등 국립공원을 지나는 도로에서 로드킬로 숨진 동물들은 6,345 마리. 언제, 어디에서 야생동물들이 주로 사고를 당했는지...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국내 최초로 “야생동물 로드킬”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제작한 야생동물 로드킬 지도에서는 지난 5년 간 전국 16개 국립공원 도로에서 야생동물 로드킬이 발생한 위치와 숨진 동물의 종, 계절별 발생 상황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 조심! 여기가 로드킬 다발 지역



■ 로드킬 3대 위험 구간 “월악산–오대산–덕유산”

전국 16개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41개 도로 노선을 10년 동안 추적한 결과, 로드킬이 가장 많이 발생한 도로는 월악산, 오대산, 덕유산을 지나는 구간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06년부터 10년 동안 로드킬로 숨진 야생동물 6,345마리 가운데 60%가 월악산, 오대산, 덕유산을 관통하는 도로에 집중됐습니다. 충북의 대표적 휴양지인 수안보 온천과 연결되는 월악산 지방도로 597호선에서 지난 10년 간 1,503마리의 로드킬이 발생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봄철 산란기에 이동에 나선 개구리들이 도로에서 떼죽음을 당했고, 뱀과 같은 파충류, 조류는 물론 포유류도 188마리가 도로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두 번째로 로드킬 사고 건수가 높은 도로는 오대산 국립공원 안내소를 시작으로 진고개까지 관통하는 오대산 국도 6호선이었습니다. 오대산 국도 6호선에서는 다람쥐 257마리를 비롯해 고라니 등 야생동물 969마리가 로드킬 사고를 당했습니다.

무주 스키 리조트로 유명한 전북 덕유산 국립공원 도로가 로드킬 위험도로 세 번째입니다. 구불구불 도로가 지나가는 덕유산 국도 37호선에서는 북방산개구리와 다람쥐 등 모두 528마리가 로드킬 사망으로 집계됐습니다.

■ 산란과 번식하려다 죽음...봄-개구리 여름-다람쥐

계절별로 국립공원 도로에서 로드킬을 당한 동물들의 종류를 보면 야생동물의 삶과 습성에 인간이 얼마나 소홀하고 무지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서식지였던 산야에 도로가 놓이면서 서식지 간의 단절이 일어났지만, 동물들은 이를 깨닫지 못하고 원래 다니던 길로 다니기 때문입니다. 특히 야생동물들이 산란과 번식을 위해 서식지를 이동하는 계절에 로드킬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양서류의 산란기인 4월, 북방산개구리는 산란을 위해 물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려다 떼죽음을 많이 당했습니다. 봄철 로드킬당한 2,590 마리 가운데 1,751마리가 북방산개구리였습니다.

포유류 가운데 가장 많이 차에 치여 죽은 동물은 다람쥐. 5월 말부터 6월 말인 여름에 다람쥐의 로드킬이 집중된 이유는 이 시기가 다람쥐의 번식기이기 때문입니다. 여름에 태어난 새끼 다람쥐들은 두달 가량 어미와 함께 생활하다 가을이 되면 먹이를 저장하고 동면할 준비를 합니다. 가을에 다람쥐 로드킬이 많은 이유는 동면을 위한 먹이저장 활동 때문입니다.

뱀 같은 파충류들은 늦여름부터 가을 동안 대사활동에 필요한 열을 얻기 위해 도로 위에 머물러 있다가 로드킬을 당했습니다. 겨울에는 먹이를 구하러 다니다 도로를 지나가는 포유류들에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대표적으로는 너구리와 족제비, 고라니 등이 도로에서 눈을 감았습니다.

■ 로드킬 발견 신고는 지역번호+120

바야흐로 나들이의 계절입니다. 지금 지나고 있는 도로가 로드킬 위험 구간은 아닌가요? 지도를 열어서 클릭해보세요.



로드킬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속입니다. 의도치 않게 로드킬을 하거나 로드킬 당한 동물의 주검을 맞닥뜨리는 일은 사람에게도 충격이 큽니다. 야생동물들을 위한 생태통로가 마련되어 있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있습니다. 노란색 야생동물 주의 표지판을 발견하면 과속하지 말고 천천히 제한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로에서 동물을 피하려고, 운전대를 급작스럽게 움직일 경우, 자칫하면 다른 차와 충돌하거나 연쇄 추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급경사인 산길에서는 추락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밤 11시부터는 야생동물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시간으로, 차량 전조등의 강한 불빛에 당황한 동물들은 도로에 그대로 서 있다가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동물을 발견하면 전조등을 끄고 경적을 울린다.

혹시 로드킬 당한 사체를 보거나, 로드킬 당사자가 된다면 꼭 신고하시기 바랍니다. 데이터가 쌓이는 만큼, 로드킬 예방도, 대책 마련도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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