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암울한 北의 선핵 정치

입력 2016.05.10 (07:43) 수정 2016.05.10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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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욱 객원해설위원]

북한이 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통치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습니다. 김정은은 장황한 사업 총화를 통해 ‘핵-경제 병진 노선’을 ‘항구적 전략노선’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결국 핵 포기는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김정일 시대의 키워드가 선군정치였다면 김정은 시대의 통치이념은 선핵 정치가 될 것입니다.

36년 만의 당대회였지만 주목할만한 입장 변화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3대 세습의 정당성과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발언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3시간 발언에서 144번이나 통일이란 단어를 언급했지만 새로운 통일외교정책은 없었습니다. 지난 80년에 발표된 고려민주연방제통일방안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을 뿐입니다. 남북대화를 제의했지만 한미 군사연습 중단, 주한미군 철수, 남북 군사 회담 제안 등 과거 주장을 재확인하는데 그쳤습니다. 군사 회담은 대북전단지 살포와 심리전 방송 중단을 위한 의도로 판단됩니다.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는 진정성 있는 행동이 없는 한 진정한 대화는 있을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은 그래서 당연한 조치로 보여집니다.
국제적으로도 더욱 고립된 북한이었습니다. 외신을 초청해놓고도 직접 취재를 허용하지 않는 ‘깜깜이’ 행사로 치렀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외신기자를 구금하고 추방까지 했습니다. 김정은의 머리에 왕관을 올리는 대관식에 모든 초점이 맞춰진 당대회는 북한이 아직도 딴 세상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제 그들만의 잔치는 끝났습니다. 지친 인민들은 다시 고단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말했던 휘황한 설계도란 다름 아닌 핵무장이었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고립 속에 김정은이 선택한 카드는 핵보유 전략이었지만 이는 북한의 암울한 미래를 예고할 뿐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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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암울한 北의 선핵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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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05-10 08: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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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욱 객원해설위원]

북한이 7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통치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습니다. 김정은은 장황한 사업 총화를 통해 ‘핵-경제 병진 노선’을 ‘항구적 전략노선’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결국 핵 포기는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김정일 시대의 키워드가 선군정치였다면 김정은 시대의 통치이념은 선핵 정치가 될 것입니다.

36년 만의 당대회였지만 주목할만한 입장 변화는 찾기 힘들었습니다. 3대 세습의 정당성과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발언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3시간 발언에서 144번이나 통일이란 단어를 언급했지만 새로운 통일외교정책은 없었습니다. 지난 80년에 발표된 고려민주연방제통일방안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을 뿐입니다. 남북대화를 제의했지만 한미 군사연습 중단, 주한미군 철수, 남북 군사 회담 제안 등 과거 주장을 재확인하는데 그쳤습니다. 군사 회담은 대북전단지 살포와 심리전 방송 중단을 위한 의도로 판단됩니다.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는 진정성 있는 행동이 없는 한 진정한 대화는 있을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은 그래서 당연한 조치로 보여집니다.
국제적으로도 더욱 고립된 북한이었습니다. 외신을 초청해놓고도 직접 취재를 허용하지 않는 ‘깜깜이’ 행사로 치렀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외신기자를 구금하고 추방까지 했습니다. 김정은의 머리에 왕관을 올리는 대관식에 모든 초점이 맞춰진 당대회는 북한이 아직도 딴 세상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제 그들만의 잔치는 끝났습니다. 지친 인민들은 다시 고단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말했던 휘황한 설계도란 다름 아닌 핵무장이었습니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고립 속에 김정은이 선택한 카드는 핵보유 전략이었지만 이는 북한의 암울한 미래를 예고할 뿐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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