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때 전사한 아들 찾아 홀로 방한…호주인 모정 55년 만에 공개

입력 2016.05.10 (15:29) 수정 2016.05.1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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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아들의 행적을 찾아 55년 전 호주에서 부산까지 약 1만 5천㎞의 먼 길을 홀로 찾았던 한 호주 어머니의 여행 일기가 최근 호주에서 책으로 나왔다.

저자는 호주의 주요 일간지인 시드니모닝헤럴드와 디 오스트레일리안, 공영 ABC 방송 등을 거친 30년 경력의 언론인 루이스 에번스로, 에번스는 2년이 넘는 집필 작업 끝에 '부산으로 가는 길'(Passage to Pusan)이라는 제목의 논픽션을 발간했다.

이 책은 에번스의 할머니인 델마 힐리가 1961년 부산을 방문하면서 쓴 여행 일기를 토대로 편지와 생존 가족들의 증언 등으로 구성됐다.

힐리는 당시 56살이었으며, 부산 방문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아들이 세상을 떠난지 10년 만이었다.

호주 동부 브리즈번에 살던 힐리는 1951년, 아들 빈센트의 전사 소식을 알리는 전보 한 통을 받았다. 힐리는 아들의 시신은 물론 유품도 받지 못했으며 때문에 장례식도 치르지 못했다.

힐리는 큰아들의 비보를 듣고 삶을 포기할 지경에까지 이르렀지만, 곧 생각을 바꿔 아들의 행적을 찾아 부산을 방문하기로 하고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힐리는 10년 만에 한국으로 갈 수 있을 만큼 돈을 모았고, 마침내 한국에 다다를 수 있었다.

에번스는 책에서 할머니 힐리가 한국을 방문해서 원했던 목적을 달성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에번스는 다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할머니가 그 여행을 통해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것"이라며 "그는 더 만족스럽고, 더 마음 편하게 호주로 돌아왔다"라고 최근 호주 언론에 말했다.

할머니와 삼촌에 대한 이야기를 대략적으로만 알고있었던 에반스는 4년 전 가족들로부터 할머니의 여행 일기를 받게 되자 이에 관해 책을 내기로 결심했다.

에번스는 이 책을 쓰기 위해 한국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단순히 할머니의 부산 방문기에 그치지 않고 전사자 가족들의 고통 등을 광범위하게 취재해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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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10 15:29:20
    • 수정2016-05-10 15:50:32
    국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아들의 행적을 찾아 55년 전 호주에서 부산까지 약 1만 5천㎞의 먼 길을 홀로 찾았던 한 호주 어머니의 여행 일기가 최근 호주에서 책으로 나왔다.

저자는 호주의 주요 일간지인 시드니모닝헤럴드와 디 오스트레일리안, 공영 ABC 방송 등을 거친 30년 경력의 언론인 루이스 에번스로, 에번스는 2년이 넘는 집필 작업 끝에 '부산으로 가는 길'(Passage to Pusan)이라는 제목의 논픽션을 발간했다.

이 책은 에번스의 할머니인 델마 힐리가 1961년 부산을 방문하면서 쓴 여행 일기를 토대로 편지와 생존 가족들의 증언 등으로 구성됐다.

힐리는 당시 56살이었으며, 부산 방문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아들이 세상을 떠난지 10년 만이었다.

호주 동부 브리즈번에 살던 힐리는 1951년, 아들 빈센트의 전사 소식을 알리는 전보 한 통을 받았다. 힐리는 아들의 시신은 물론 유품도 받지 못했으며 때문에 장례식도 치르지 못했다.

힐리는 큰아들의 비보를 듣고 삶을 포기할 지경에까지 이르렀지만, 곧 생각을 바꿔 아들의 행적을 찾아 부산을 방문하기로 하고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힐리는 10년 만에 한국으로 갈 수 있을 만큼 돈을 모았고, 마침내 한국에 다다를 수 있었다.

에번스는 책에서 할머니 힐리가 한국을 방문해서 원했던 목적을 달성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에번스는 다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할머니가 그 여행을 통해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것"이라며 "그는 더 만족스럽고, 더 마음 편하게 호주로 돌아왔다"라고 최근 호주 언론에 말했다.

할머니와 삼촌에 대한 이야기를 대략적으로만 알고있었던 에반스는 4년 전 가족들로부터 할머니의 여행 일기를 받게 되자 이에 관해 책을 내기로 결심했다.

에번스는 이 책을 쓰기 위해 한국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단순히 할머니의 부산 방문기에 그치지 않고 전사자 가족들의 고통 등을 광범위하게 취재해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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