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카터, 1979년 미군 철수 ‘설전’

입력 2016.05.11 (21:19) 수정 2016.05.1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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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트럼프가 요즘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1970년대에도 미군 철수 문제를 놓고,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거친 설전을 벌인 사실이 기밀이 해제된 백악관 문서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조빛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대한뉴스 : "박정희 대통령의 초청으로 공식 방문했습니다."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이 첫 방한한 1979년 6월, 성대한 환영식과 달리 한미 정상회담 분위기는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놓고 초반부터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기밀 해제된 미국 백악관의 당시 한미 정상회담 회의록.

박정희 대통령은 카터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정책이 북한의 군사력 증강을 불렀다고 포문을 엽니다.

이에 카터 대통령은 검토 중인 주한미군 감축 규모는 전체 한국군의 0.5% 수준에 불과하다고 맞받으며, 한국의 군사비 확충을 요구합니다.

박 대통령은 30분 넘게 미군 철수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설전을 벌입니다.

카터 대통령은 박 대통령에게 핵무기 개발 의도가 있는지 확인하며 핵 무장 반대 의견도 밝혔습니다.

<녹취> 故 박동진(외교 장관/정상회담 배석/2013년 9월 KBS TV자서전) : "(미국 측이)자꾸 군비 절약 한다고 (우리 군비가) 적다고 이렇게 나오는데 우리 대통령 그게 아니거든요. 안 된다... 시기가 아니다 이렇게 해 가지고 반대하신 거예요."

긴급조치 9호 해제 등 인권 문제까지 거론된 당시 두 정상의 설전은 2시간 반 동안 이어졌습니다.

주한 미군 철수 문제는 이후 미국 측이 1981년까지 연기 방침을 밝힌 뒤 카터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면서 없던 일이 됐습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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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희-카터, 1979년 미군 철수 ‘설전’
    • 입력 2016-05-11 21:22:32
    • 수정2016-05-11 21:3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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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트럼프가 요즘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1970년대에도 미군 철수 문제를 놓고,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거친 설전을 벌인 사실이 기밀이 해제된 백악관 문서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조빛나 기자입니다.

<리포트>

<녹취> 대한뉴스 : "박정희 대통령의 초청으로 공식 방문했습니다."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이 첫 방한한 1979년 6월, 성대한 환영식과 달리 한미 정상회담 분위기는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놓고 초반부터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기밀 해제된 미국 백악관의 당시 한미 정상회담 회의록.

박정희 대통령은 카터 대통령의 주한미군 철수 정책이 북한의 군사력 증강을 불렀다고 포문을 엽니다.

이에 카터 대통령은 검토 중인 주한미군 감축 규모는 전체 한국군의 0.5% 수준에 불과하다고 맞받으며, 한국의 군사비 확충을 요구합니다.

박 대통령은 30분 넘게 미군 철수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설전을 벌입니다.

카터 대통령은 박 대통령에게 핵무기 개발 의도가 있는지 확인하며 핵 무장 반대 의견도 밝혔습니다.

<녹취> 故 박동진(외교 장관/정상회담 배석/2013년 9월 KBS TV자서전) : "(미국 측이)자꾸 군비 절약 한다고 (우리 군비가) 적다고 이렇게 나오는데 우리 대통령 그게 아니거든요. 안 된다... 시기가 아니다 이렇게 해 가지고 반대하신 거예요."

긴급조치 9호 해제 등 인권 문제까지 거론된 당시 두 정상의 설전은 2시간 반 동안 이어졌습니다.

주한 미군 철수 문제는 이후 미국 측이 1981년까지 연기 방침을 밝힌 뒤 카터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면서 없던 일이 됐습니다.

KBS 뉴스 조빛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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