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트럼프] ⑤ 여론조사 클린턴과 초박빙…3대 변수가 좌우

입력 2016.05.12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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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대선은 이혼 전문 변호사들에게 좋을 겁니다. 남녀별로 지지율 격차가 엄청나게 큽니다. 현재로썬 트럼프가 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올해 대선에서 접전지역으로 떠오른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 오하이오주에서 여론조사를 한 미국 퀴니패액대학 여론조사 연구소 피터 브라운 부소장의 말이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간의 대결 구도로 사실상 확정된 미국 대선은 성별, 인종별, 나이별 지지율 격차가 3대 변수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가운데 성별 지지율 격차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는 걸 상징적으로 나타내주는 말이다.

퀴니피액대학이 4월 27일에서 5월 8일까지 플로리다 유권자 1천51명, 펜실베이니아 1천77명, 오하이오 1천42명을 상대로 여론 조사(표본오차±3%)를 했다. 이들 3개 주 가운데 플로리다는 지난 1992년부터 2012년까지 6번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3번씩 승리를 나눠 가졌을 정도로 대표적인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이다.

반면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민주당이 6번 모두 이겼고, 오하이오에서 민주당이 4번을 이겨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 강세로 분류된 지역이다. 하지만 올해 선거에서 보호 무역을 기치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트럼프 후보의 주장이 백인 노동자층에게 먹혀들면서 경합지역으로 급부상한 대표적인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역)이다. 이들 세 선거구에 걸려있는 선거인단은 모두 67명이다.



클린턴·트럼프, 경합주 ‘초박빙 승부’

이들 세 지역에서 벌인 여론 조사 결과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의 접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남녀 지지율 격차가 후보별로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정도 남은 미 대선이 각종 가상 대결에서 앞서고 있는 클린턴 후보의 독주가 아니라 예측불허의 치열한 '혼전'이 될 수 있음을 예고하는 조사 결과다.

먼저 클린턴 후보가 1%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난 펜실베이니아 주의 경우 클린턴 후보는 여성 유권자로부터 트럼프 후보보다 19% 포인트 더 지지를 받고 있지만, 남성층에서는 트럼프 후보에게 무려 21% 포인트나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후보가 4% 포인트 앞선 오하이오 주의 경우 클린턴은 트럼프보다 여성층에서 7%포인트 앞서있지만, 남성층에서 15% 포인트 뒤처져 있다.



트럼프가 '강간범'이라고 지칭한 히스패닉계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플로리다주에서도 지지율 격차가 1% 포인트밖에 나지 않았다. 예상외로 트럼프가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두 후보의 남녀 지지율 격차는 13% 포인트로 같다.



백인 vs 비백인, 청년 vs 노인 대결 양상

인종별 ,연령별로는 클린턴 후보가 비백인(히스패닉등 유색인종)과 18세에서 34세까지의 젊은 층에서, 트럼프 후보는 백인과 65세 이상의 노인층에서 대체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퀴니피액대학 여론조사연구소 측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 포함된 이들 지역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초박빙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클린턴 후보가 백인 남성들로부터 25% 안팎의 지지율밖에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클린턴 후보로서는 백인 남성들의 지지율은 얼마나 높이느냐가 첫 여성 대통령이 될 수 있느냐 여부를 가르는 중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통령 자질…클린턴 ‘국제’ - 트럼프 ‘경제’

대통령 수행 과정에서 필요한 자질과 관련된 조사에서는 클린턴은 트럼프보다 국제 위기 대응 능력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트럼프는 경제 문제와 테러 대응 능력 분야에서 클린턴 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





‘불법이민자에 시민권 기회 줘야’ 50% 넘어

불법 이민 해결 방안과 관련해서는 불법 이민자들에게 거주를 허용하고 시민권을 받을 기회를 부여해주자는 의견이 3개 주 모두에서 50%를 넘었다.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자는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서는 히스패닉계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플로리다주에서만 찬성과 반대 의견이 각각 48%로 의견이 팽팽히 갈렸고, 오하이오 주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장벽 설치 반대 의견이 50%를 넘었다.

[바로가기] 미국 퀴니피액대학 여론조사 설문·결과

“트럼프 지지율 상승…힐러리와 팽팽”

현재 전국 지지율 면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트럼프를 앞서나간다는 조사 결과가 대부분이지만 최근 조사에서 트럼프가 클린턴을 거의 따라잡았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와 함께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미국 유권자 1천28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표본오차 ±3%포인트)를 한 결과 클린턴과 트럼프가 각각 41%와 4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직 어느 후보를 찍을지 결정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19%였다.



이 조사 결과도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가 된 이후 지지율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본선에서 트럼프와 클린턴 간에 박빙의 대결이 펼쳐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선거인단 270명 확보해야 승리

미국 대통령 선거는 득표수 많은 후보가 당선되는 게 아니라 50개 주와 워싱턴 D.C에 배정된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과반인 270명을 확보해야 승리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선거인단은 주별로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은 후보가 모두 가져가는 이른바 '승자독식'제로 분배된다.

이와 관련해 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클린턴 후보가 지난 20년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모두 승리한 19개 주에다 스윙스테이트인 플로리다의 승리만 챙기면 손쉽게 승자가 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19개 주의 선거인단 242명에 더해 플로리다의 선거인단 29명을 추가하면 총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인 270명을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의 맹추격으로 아직 어느 후보도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 대 최초의 재벌 출신 대통령, 워싱턴 주류 정치인 출신 대통령 대 아웃사이더 대통령, 첫 부부 출신 대통령 여부 등 어느 경우에도 미국 대선의 새 역사를 쓰게 될 이번 선거에서 미국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오는 11월 개표함을 실제로 열어볼 때까지 누구도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로 바뀌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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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분석 트럼프] ⑤ 여론조사 클린턴과 초박빙…3대 변수가 좌우
    • 입력 2016-05-12 15:23:33
    취재K
"올해 미국 대선은 이혼 전문 변호사들에게 좋을 겁니다. 남녀별로 지지율 격차가 엄청나게 큽니다. 현재로썬 트럼프가 이득을 보고 있습니다."

올해 대선에서 접전지역으로 떠오른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 오하이오주에서 여론조사를 한 미국 퀴니패액대학 여론조사 연구소 피터 브라운 부소장의 말이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 간의 대결 구도로 사실상 확정된 미국 대선은 성별, 인종별, 나이별 지지율 격차가 3대 변수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가운데 성별 지지율 격차가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는 걸 상징적으로 나타내주는 말이다.

퀴니피액대학이 4월 27일에서 5월 8일까지 플로리다 유권자 1천51명, 펜실베이니아 1천77명, 오하이오 1천42명을 상대로 여론 조사(표본오차±3%)를 했다. 이들 3개 주 가운데 플로리다는 지난 1992년부터 2012년까지 6번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각각 3번씩 승리를 나눠 가졌을 정도로 대표적인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이다.

반면 펜실베이니아에서는 민주당이 6번 모두 이겼고, 오하이오에서 민주당이 4번을 이겨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 강세로 분류된 지역이다. 하지만 올해 선거에서 보호 무역을 기치로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트럼프 후보의 주장이 백인 노동자층에게 먹혀들면서 경합지역으로 급부상한 대표적인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역)이다. 이들 세 선거구에 걸려있는 선거인단은 모두 67명이다.



클린턴·트럼프, 경합주 ‘초박빙 승부’

이들 세 지역에서 벌인 여론 조사 결과 클린턴 후보와 트럼프 후보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박빙의 접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남녀 지지율 격차가 후보별로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정도 남은 미 대선이 각종 가상 대결에서 앞서고 있는 클린턴 후보의 독주가 아니라 예측불허의 치열한 '혼전'이 될 수 있음을 예고하는 조사 결과다.

먼저 클린턴 후보가 1%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난 펜실베이니아 주의 경우 클린턴 후보는 여성 유권자로부터 트럼프 후보보다 19% 포인트 더 지지를 받고 있지만, 남성층에서는 트럼프 후보에게 무려 21% 포인트나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후보가 4% 포인트 앞선 오하이오 주의 경우 클린턴은 트럼프보다 여성층에서 7%포인트 앞서있지만, 남성층에서 15% 포인트 뒤처져 있다.



트럼프가 '강간범'이라고 지칭한 히스패닉계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플로리다주에서도 지지율 격차가 1% 포인트밖에 나지 않았다. 예상외로 트럼프가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두 후보의 남녀 지지율 격차는 13% 포인트로 같다.



백인 vs 비백인, 청년 vs 노인 대결 양상

인종별 ,연령별로는 클린턴 후보가 비백인(히스패닉등 유색인종)과 18세에서 34세까지의 젊은 층에서, 트럼프 후보는 백인과 65세 이상의 노인층에서 대체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퀴니피액대학 여론조사연구소 측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 포함된 이들 지역에서 오차범위 내에서 초박빙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클린턴 후보가 백인 남성들로부터 25% 안팎의 지지율밖에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클린턴 후보로서는 백인 남성들의 지지율은 얼마나 높이느냐가 첫 여성 대통령이 될 수 있느냐 여부를 가르는 중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통령 자질…클린턴 ‘국제’ - 트럼프 ‘경제’

대통령 수행 과정에서 필요한 자질과 관련된 조사에서는 클린턴은 트럼프보다 국제 위기 대응 능력에서 높은 지지를 받았다.



반면 트럼프는 경제 문제와 테러 대응 능력 분야에서 클린턴 보다 높은 지지를 받았다.





‘불법이민자에 시민권 기회 줘야’ 50% 넘어

불법 이민 해결 방안과 관련해서는 불법 이민자들에게 거주를 허용하고 시민권을 받을 기회를 부여해주자는 의견이 3개 주 모두에서 50%를 넘었다.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하자는 트럼프의 주장에 대해서는 히스패닉계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플로리다주에서만 찬성과 반대 의견이 각각 48%로 의견이 팽팽히 갈렸고, 오하이오 주와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장벽 설치 반대 의견이 50%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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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율 상승…힐러리와 팽팽”

현재 전국 지지율 면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트럼프를 앞서나간다는 조사 결과가 대부분이지만 최근 조사에서 트럼프가 클린턴을 거의 따라잡았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와 함께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미국 유권자 1천28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표본오차 ±3%포인트)를 한 결과 클린턴과 트럼프가 각각 41%와 40%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직 어느 후보를 찍을지 결정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19%였다.



이 조사 결과도 트럼프가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가 된 이후 지지율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본선에서 트럼프와 클린턴 간에 박빙의 대결이 펼쳐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선거인단 270명 확보해야 승리

미국 대통령 선거는 득표수 많은 후보가 당선되는 게 아니라 50개 주와 워싱턴 D.C에 배정된 전체 538명의 선거인단 가운데 과반인 270명을 확보해야 승리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선거인단은 주별로 한 표라도 더 많이 얻은 후보가 모두 가져가는 이른바 '승자독식'제로 분배된다.

이와 관련해 최근 워싱턴포스트(WP)는 클린턴 후보가 지난 20년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모두 승리한 19개 주에다 스윙스테이트인 플로리다의 승리만 챙기면 손쉽게 승자가 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19개 주의 선거인단 242명에 더해 플로리다의 선거인단 29명을 추가하면 총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인 270명을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는 트럼프의 맹추격으로 아직 어느 후보도 승기를 잡지 못하고 있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최초의 여성 대통령 대 최초의 재벌 출신 대통령, 워싱턴 주류 정치인 출신 대통령 대 아웃사이더 대통령, 첫 부부 출신 대통령 여부 등 어느 경우에도 미국 대선의 새 역사를 쓰게 될 이번 선거에서 미국 유권자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오는 11월 개표함을 실제로 열어볼 때까지 누구도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로 바뀌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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