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 심사평 “압축적, 격렬하고, 충격적인 소설” 한강 맨부커상 수상

입력 2016.05.17 (07:34) 수정 2016.05.1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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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 기사] ☞ 소설가 한강,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

소설가 한강(46)씨가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맨부커상선정위원회는 16일 저녁(현지시간) 영국 런던 빅토리아앤알버트 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만찬 겸 시상식에서 소설 '채식주의자'를 쓴 한강 씨와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 씨를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로 발표했다. 두 사람은 상금으로 5만 파운드(한화 약 8600만원)를 함께 받았다.

한국인이 국제 권위의 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으로, 영어권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한강 씨는 지난 3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 13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달 6명의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작가들로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를 비롯해 중국의 옌렌커, 앙골라의 호세 에두아르도 아구아루사, 이탈리아의 엘레나 페란트, 오스트리아의 로베르트 제탈러 등이다.
심사위원들은 13명 가운데 6명의 후보를 추린 숏리스트를 결정한 뒤, 최종 수상작을 발표했다. 한강 씨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무크를 제치고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심상위원장은 다음과 같은 심사평을 내놓았다.

<다양하면서도 탁월한 작품들 사이에서 우리는 6개의 작품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초벌 번역본으로 본 진정으로 탁월한 6개의 작품들 가운데에서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채식주의자>를 수상작으로 결정했습니다. 3명의 목소리로 서사되고, 3명의 다른 관점에서 쓰여진 이 소설은 간결하면서도 불안정하고, 아름답게 쓰여진 이야기입니다. 소설은 평범한 한 여성이 그녀를 가정에, 그리고 가족과 사회에 옭아매는 모든 관습과 추측을 거부하는 궤적을 따라갑니다. 서정적이면서도 동시에 날카로운 문체로 소설은 여주인공의 거부가 여주인공 스스로와 그녀를 둘러싼 주변인들에게 미치는 충격을 그려냅니다. 짧으면서도, 격렬하고, 충격적인 이 책은 독자들의 마음 속에 오랫동안 각인돼, 아마도 꿈에까지 남을 겁니다. 번역자인 데보라 스미스 씨는 완벽한 번역을 통해 소설 매 순간 순간의 아름다우면서도 공포스러운 기묘한 혼합을 전달했습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유명한 소설가 한승원 씨의 딸인 한강 씨는 1970년 광주에서 출생했다. 1993년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한강씨는 같은 해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이 당선되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도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장편소설 6권, 소설집 3권, 시집 1권을 발표했으며 2005년 이상문학상, 2010년 동리문학상, 2015년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1988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아버지와 함께 부녀가 나란히 수상한 최초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현재 서울예술대에서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녀는 2014년 5월 광주를 정면으로 다룬 ‘소년이 온다’를 통해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기존 광주를 다룬 소설과 달리 한강 씨는 사망자들에 빙의하는 방식으로 광주를 기록해, 죽은 자들의 목소리로 광주를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년이 온다’는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의 번역으로 1월 영국에서 출간(영문명 ‘HumanActs’)되며 채채식주의자 못지 않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인간은 아우슈비츠 대학살을 저지를 수 있는 존재인 동시에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지기도 하는 존재”라며 자신의 소설을 “긴 질문으로 읽어달라”고 독자들에게 부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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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17 07:34:49
    • 수정2016-05-17 08:37:10
    문화
[연관 기사] ☞ 소설가 한강, 한국인 최초 맨부커상 수상 소설가 한강(46)씨가 한국인 최초로 세계 3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맨부커상선정위원회는 16일 저녁(현지시간) 영국 런던 빅토리아앤알버트 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만찬 겸 시상식에서 소설 '채식주의자'를 쓴 한강 씨와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 씨를 2016년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자로 발표했다. 두 사람은 상금으로 5만 파운드(한화 약 8600만원)를 함께 받았다. 한국인이 국제 권위의 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으로, 영어권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한강 씨는 지난 3월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 13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달 6명의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함께 최종 후보에 오른 작가들로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터키의 오르한 파무크를 비롯해 중국의 옌렌커, 앙골라의 호세 에두아르도 아구아루사, 이탈리아의 엘레나 페란트, 오스트리아의 로베르트 제탈러 등이다. 심사위원들은 13명 가운데 6명의 후보를 추린 숏리스트를 결정한 뒤, 최종 수상작을 발표했다. 한강 씨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무크를 제치고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심상위원장은 다음과 같은 심사평을 내놓았다. <다양하면서도 탁월한 작품들 사이에서 우리는 6개의 작품을 골랐습니다. 그리고 초벌 번역본으로 본 진정으로 탁월한 6개의 작품들 가운데에서 심사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채식주의자>를 수상작으로 결정했습니다. 3명의 목소리로 서사되고, 3명의 다른 관점에서 쓰여진 이 소설은 간결하면서도 불안정하고, 아름답게 쓰여진 이야기입니다. 소설은 평범한 한 여성이 그녀를 가정에, 그리고 가족과 사회에 옭아매는 모든 관습과 추측을 거부하는 궤적을 따라갑니다. 서정적이면서도 동시에 날카로운 문체로 소설은 여주인공의 거부가 여주인공 스스로와 그녀를 둘러싼 주변인들에게 미치는 충격을 그려냅니다. 짧으면서도, 격렬하고, 충격적인 이 책은 독자들의 마음 속에 오랫동안 각인돼, 아마도 꿈에까지 남을 겁니다. 번역자인 데보라 스미스 씨는 완벽한 번역을 통해 소설 매 순간 순간의 아름다우면서도 공포스러운 기묘한 혼합을 전달했습니다.> <아제아제 바라아제>로 유명한 소설가 한승원 씨의 딸인 한강 씨는 1970년 광주에서 출생했다. 1993년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한강씨는 같은 해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이 당선되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도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장편소설 6권, 소설집 3권, 시집 1권을 발표했으며 2005년 이상문학상, 2010년 동리문학상, 2015년 황순원문학상을 수상했다. 1988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아버지와 함께 부녀가 나란히 수상한 최초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현재 서울예술대에서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녀는 2014년 5월 광주를 정면으로 다룬 ‘소년이 온다’를 통해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기존 광주를 다룬 소설과 달리 한강 씨는 사망자들에 빙의하는 방식으로 광주를 기록해, 죽은 자들의 목소리로 광주를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년이 온다’는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데보라 스미스의 번역으로 1월 영국에서 출간(영문명 ‘HumanActs’)되며 채채식주의자 못지 않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인간은 아우슈비츠 대학살을 저지를 수 있는 존재인 동시에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아이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던지기도 하는 존재”라며 자신의 소설을 “긴 질문으로 읽어달라”고 독자들에게 부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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