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거꾸로 매달아 물고문까지…의붓딸 학대 실형

중국 국적이던 A(45·여)씨는 지난 2010년 한국인 남편과 재혼하고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두 사람은 각각 전 남편과 부인 사이에서 낳은 딸들이 한 명씩 있었고 자녀들은 재혼 후 함께 살게 된다. 재혼 후 A 씨는 처음에는 의붓딸인 B(14)양을 자신의 친딸처럼 대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A 씨의 태도는 바뀐다.

A 씨는 2011년 10월 전남 여수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B 양이 설거지를 하지 않고 컴퓨터 게임만 한다는 이유로 2시간 동안 '나는 엄마한테 대들지 않겠습니다'라고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벌을 세웠다.

그러나 이같은 A 씨의 행동은 '빙산의 일각'이었고 시간이 갈수록 학대는 심해졌다.
그녀는 2013년 2월 B 양이 자신의 친딸에게 짜증을 냈다는 이유로 검은 봉을 이용해 B 양의 팔과 다리 등을 무차별 폭행했다.

이후에도 수차례 반복되던 A 씨의 학대 행위는 고문 수준으로까지 심해졌다. A 씨는 2014년 1월 B 양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B 양의 머리를 욕조물에 넣었다 빼기를 수차례 반복한 뒤 알몸 상태로 집 밖으로 내몰았다.

이어 4월에는 거꾸로 매달리는 운동기구에 B양을 매달고 물을 뿌려댔다. A 씨는 또 B 양이 발표연습을 하는데 시끄럽다는 이유로 입술을 빨래집게로 집고, 입을 '청테이프'로 막기도 했다.

A 씨의 잔인한 범죄는 결석이 잦은 B 양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몸의 멍자국을 발견한 교사가 신고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결국 A 씨는 아동복지법 위반(상습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됐고 1심은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상습적으로 학대한 사실이 없다"면서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심리치료를 받았는데 아동학대에 대한 분노로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상황으로서 학대로 인한 정신적 피해가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고인이 이대로 가정으로 복귀할 경우 피해자에 대한 범행을 다시 저지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해 원심의 형을 유지했다.

다만 "A씨가 자신의 남편과 가정생활이 원만하지 못했던 것이 이 사건 범행의 동기인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는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오늘(17일) "원심판결 이유를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면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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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해지는 아동폭력

지난 1월 친부모가 부천 초등생 아들을 학대하고 사체를 훼손한 사건으로 대한민국은 분노와 오열로 들끓었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올 3월 평택에서 실종된 7살 신원영 군이 의붓어머니의 학대로 숨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민들은 할 말을 잃었다.

이렇듯 잊을만하면 일어나는 아동학대 사건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0년도만 해도 2,000여 건에 그치던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2010년 1만여 건, 2014년 1만 8,000여 건에 육박하며 급증했다.

2014년 피해 아동의 가정유형을 보면 친부모 가정이 44.5%로 가장 많았고 한 부모 가정이 32.9％(부자가정 18.8％·모자가정 14.1％)로 두 번째로 많았다. 재혼가정은 7.5％에 그쳤다.

홍창표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홍보협력팀장은 "아동학대 10건 중 8건이 친부모에게서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행위를 범죄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많다"며 "아동 학대를 줄이기 위해서는 부모들은 자식이 소유물이 아니라는 점 등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다. 또,학창시절부터 교육을 통해 학대도 범죄라는 인식을 명확히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