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데이트] 지역 이름 내세운 영화의 매력은?

입력 2016.05.19 (12:34) 수정 2016.05.1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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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곡성, 경주, 해운대...

이 단어들의 공통점이 뭘까요?

짐작하시겠지만 지명이면서 동시에 영화 제목이라는 겁니다.

이런 제목의 영화는 익숙하면서도 또 뒤집어 생각하면 내용이 뭘까 궁금하더라고요.

지명을 내세운 영화들, 어떤 특징이 있는 걸까요?

문화부 김빛이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인구 3만명에 불과하다는 전남 ‘곡성'군이 요즘 유명해졌다면서요?

<답변>
네, '곡성'은 지난주 개봉한 한국 영화 제목이기도 합니다.

외지인이 마을에 나타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 영화인데요.

지금 칸영화제에 초청돼서,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만든 나홍진 감독을 직접 만나서, 곡성을 제목으로 쓴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나 감독의 외할머니댁이 곡성이라, 어린시절 살다시피했다고 해요.

영화를 구상하다가 오랜만에 들렀는데, 아름다운 장소들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아, 이곳을 배경으로 영화를 찍어보자'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제목만 곡성인게 아니라, 영화 안에도 곡성군의 모습들이 담긴건데요.

인상깊은건, 세트장을 따로 짓지 않고 실제 주인이 있는 집, 또 폐가들을 빌려서 그대로 촬영했고요.

심지어, 배우들이 입은 옷들도 곡성 시장에서 직접 사입었을 정도로 현장감을 살렸습니다.

<질문>
그런데 영화 내용이 마을에서 일어나는 범죄 사건을 다루고 있다보니까, 제목을 보고 저도 처음엔, 곡성에서 일어난 실화를 소재로 한건가 생각했었거든요.

그건 아닌거죠?

<답변>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영화가 시작될 때, 실제 곡성지역 이야기와는 관련이 없다는 자막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제목이 곡성이 되기까진 우여곡절들이 많긴 많았습니다.

영화 포스터를 보면, 곡성이라는 한글 옆에 한자가 함께 적혀있습니다.

실제 전남 곡성의 골짜기곡자 대신, 울 곡과 소리성을 써서 '곡소리'라는 뜻을 표시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아무래도 영화의 어두운 이미지가 실제와 연결되지 않을까. 주민들은 걱정 많이 했는데요.

최근에 곡성군수가 신문에 기고한 글이 화제가 돼서 오히려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영화의 음산한 곡성과, 실제 곡성은 완벽히 대조를 이룬다고 감성적으로 홍보한건데요.

영화 덕분에 곡성지역에 대한 긍정적 인지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오히려 생긴거죠.

<질문>
저도 영화를 보니까, 곡성 직접 가보고 싶은 느낌이 듭니다.

지명 다룬 영화하면, ‘밀양’이 인상깊었어요.

영화 개봉했을때 밀양이 북적였다고 들었거든요?

<답변>
네, '밀양'은 방금 소개한 '곡성'보다 더 먼저 칸 영화제에 소개된 우리 지명을 내세운 대표적 영화인데요.

남편을 잃은 여주인공이 어린 아들과 함께 새출발을 하러 가는 곳이 바로 남편의 고향 '밀양'입니다.

극중에서 전도연씨가 밀양은, '비밀스러운 햇볕’이라는 뜻이다, 라고 대사를 하기도 하는데요.

영화를 만든 이창동 감독은 “희망을 다 잃은 한 여인이, '한줄기 햇빛'을 찾아가는 줄거리가, 실제 밀양 이미지와 딱 맞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칸 영화제에서 상을 타면서, 경남 밀양이 실제로 들썩였습니다.

촬영지들 보러온 관광객들도 많았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단역 배우로 영화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기 때문에, 더 의미가 깊은데요.

전도연씨는 밀양을 세계에 알린걸 계기로 명예시민증을 받기도 했습니다.

<질문>
영화가 이렇게 지역 인지도를 높이고 또 관광지로 발돋움시키기도 하네요.

반대로 익숙한 지명이 제목이라서 영화에 득이 되는 경우도 꽤 있을거 같은데요?

<답변>
네, 경주, 부산, 해운대, 파주.

방금 말씀드린 지명 모두 영화 제목인데, 한번이라도 안들어보신 분은 없으시죠.

영화 '해운대'가 대표적으로 제목 덕을 본 영화인데요.

해운대에 쓰나미가 온다는 설정이 초반부터 크게 이슈가 됐었고, 여름 휴가철에 딱 맞춰서 개봉을 하면서 천만 관객이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경주'도 박해일, 신민아씨가 나오는 영화 제목인데요.

아예 이 영화는 우리에게 익숙한 경주 유적지들을 배경으로 전체를 촬영했습니다.

이렇게 지역 이름이 단순히 영화의 촬영지를 뜻하는게 아니라, 그 이상의 중의적인 의미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더 매력적인 힘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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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네마 데이트] 지역 이름 내세운 영화의 매력은?
    • 입력 2016-05-19 12:37:24
    • 수정2016-05-19 13:38:16
    뉴스 12
<앵커 멘트>

곡성, 경주, 해운대...

이 단어들의 공통점이 뭘까요?

짐작하시겠지만 지명이면서 동시에 영화 제목이라는 겁니다.

이런 제목의 영화는 익숙하면서도 또 뒤집어 생각하면 내용이 뭘까 궁금하더라고요.

지명을 내세운 영화들, 어떤 특징이 있는 걸까요?

문화부 김빛이라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인구 3만명에 불과하다는 전남 ‘곡성'군이 요즘 유명해졌다면서요?

<답변>
네, '곡성'은 지난주 개봉한 한국 영화 제목이기도 합니다.

외지인이 마을에 나타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 영화인데요.

지금 칸영화제에 초청돼서,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영화를 만든 나홍진 감독을 직접 만나서, 곡성을 제목으로 쓴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나 감독의 외할머니댁이 곡성이라, 어린시절 살다시피했다고 해요.

영화를 구상하다가 오랜만에 들렀는데, 아름다운 장소들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아, 이곳을 배경으로 영화를 찍어보자'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제목만 곡성인게 아니라, 영화 안에도 곡성군의 모습들이 담긴건데요.

인상깊은건, 세트장을 따로 짓지 않고 실제 주인이 있는 집, 또 폐가들을 빌려서 그대로 촬영했고요.

심지어, 배우들이 입은 옷들도 곡성 시장에서 직접 사입었을 정도로 현장감을 살렸습니다.

<질문>
그런데 영화 내용이 마을에서 일어나는 범죄 사건을 다루고 있다보니까, 제목을 보고 저도 처음엔, 곡성에서 일어난 실화를 소재로 한건가 생각했었거든요.

그건 아닌거죠?

<답변>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영화가 시작될 때, 실제 곡성지역 이야기와는 관련이 없다는 자막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제목이 곡성이 되기까진 우여곡절들이 많긴 많았습니다.

영화 포스터를 보면, 곡성이라는 한글 옆에 한자가 함께 적혀있습니다.

실제 전남 곡성의 골짜기곡자 대신, 울 곡과 소리성을 써서 '곡소리'라는 뜻을 표시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아무래도 영화의 어두운 이미지가 실제와 연결되지 않을까. 주민들은 걱정 많이 했는데요.

최근에 곡성군수가 신문에 기고한 글이 화제가 돼서 오히려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영화의 음산한 곡성과, 실제 곡성은 완벽히 대조를 이룬다고 감성적으로 홍보한건데요.

영화 덕분에 곡성지역에 대한 긍정적 인지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오히려 생긴거죠.

<질문>
저도 영화를 보니까, 곡성 직접 가보고 싶은 느낌이 듭니다.

지명 다룬 영화하면, ‘밀양’이 인상깊었어요.

영화 개봉했을때 밀양이 북적였다고 들었거든요?

<답변>
네, '밀양'은 방금 소개한 '곡성'보다 더 먼저 칸 영화제에 소개된 우리 지명을 내세운 대표적 영화인데요.

남편을 잃은 여주인공이 어린 아들과 함께 새출발을 하러 가는 곳이 바로 남편의 고향 '밀양'입니다.

극중에서 전도연씨가 밀양은, '비밀스러운 햇볕’이라는 뜻이다, 라고 대사를 하기도 하는데요.

영화를 만든 이창동 감독은 “희망을 다 잃은 한 여인이, '한줄기 햇빛'을 찾아가는 줄거리가, 실제 밀양 이미지와 딱 맞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칸 영화제에서 상을 타면서, 경남 밀양이 실제로 들썩였습니다.

촬영지들 보러온 관광객들도 많았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단역 배우로 영화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기 때문에, 더 의미가 깊은데요.

전도연씨는 밀양을 세계에 알린걸 계기로 명예시민증을 받기도 했습니다.

<질문>
영화가 이렇게 지역 인지도를 높이고 또 관광지로 발돋움시키기도 하네요.

반대로 익숙한 지명이 제목이라서 영화에 득이 되는 경우도 꽤 있을거 같은데요?

<답변>
네, 경주, 부산, 해운대, 파주.

방금 말씀드린 지명 모두 영화 제목인데, 한번이라도 안들어보신 분은 없으시죠.

영화 '해운대'가 대표적으로 제목 덕을 본 영화인데요.

해운대에 쓰나미가 온다는 설정이 초반부터 크게 이슈가 됐었고, 여름 휴가철에 딱 맞춰서 개봉을 하면서 천만 관객이 영화관을 찾았습니다.

'경주'도 박해일, 신민아씨가 나오는 영화 제목인데요.

아예 이 영화는 우리에게 익숙한 경주 유적지들을 배경으로 전체를 촬영했습니다.

이렇게 지역 이름이 단순히 영화의 촬영지를 뜻하는게 아니라, 그 이상의 중의적인 의미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더 매력적인 힘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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