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방(low fat) 제품 먹으라는 건 현대 의학 가장 큰 실수?

입력 2016.05.23 (19:26) 수정 2016.05.2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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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선 지금 '지방(fat) 논쟁'이 한창이다. 영국 정부(공중보건국)가 지방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내용의 식습관 가이드라인을 내 놓자, 국가비만포럼이라는 단체가 이를 반박하는 보고서를 내놨기 때문이다.



“지방 충분히 섭취해도 괜찮다”

국가비만포럼이 내놓은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지방을 섭취한다고 뚱뚱해지지 않는다.
- 저지방이 아닌 우유, 요구르트, 치즈 등 일반 유제품이 심장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 저지방 식품을 섭취한다고 해도 비만에서 탈출할 수 없다.
- 저지방과 라이트(lite), 저 콜레스테롤 등의 표기를 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 2형 당뇨를 막으려면 지방이 아니라 고 탄수화물 식품을 제한해야 한다.
- 칼로리 계산하는 걸 멈추고 대신 운동을 해야 한다.
- 자연 상태가 아닌 산업적으로 생산된 오일을 피해야 한다.

국가비만포럼 보고서를 정리해 보자면 이렇다. 지방을 먹는다고 뚱뚱해 지지 않으니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고기와 생선, 유제품을 충분히 섭취하라. 좋은 지방은 사람에게 유익하고, 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국가비만포럼의 연구자인 아심 말호트라 박사는 "저지방 음식을 많이 먹으라고 권유하는 것은 현대 의학 역사상 가장 큰 실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영국 공중보건국이 식품업계와 결탁해 '저지방 식단'처럼 잘못된 지침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많은 수의 공중보건국 직원들이 식품업계 출신이라는 것이다.



“지방 섭취 권유는 무책임”

영국 공중보건국은 이런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앨리슨 테드스톤 박사는 지방을 먹는 것이 비만과 2형 당뇨를 줄일 수 있다는 국가비만포럼의 보고서는 "무책임하고 치명적인 일"이라며 처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할 경우 콜레스테롤이 상승해 심혈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방이 비만을 유발하며, 칼로리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는 수천 개가 있는 반면 국가비만포럼의 보고서가 인용한 것은 자기들의 입맞에 맞는 43개의 연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공중 보건국의 사이먼 케이프웰 박사도 이를 거들었다. 국가비만포럼의 리포트는 치밀하게 검증되지 않았고 누가 썼는지, 심지어 어떻게 연구비를 마련했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출처 : 영국 인디펜던트출처 : 영국 인디펜던트


‘설탕과의 전쟁’도 각국 확산…비만은 최대의 적(敵)

영국에서 지방 논쟁이 뜨거운 건 그만큼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030년에는 영국인 4명 중 3명이 비만일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때문에 영국은 이미 비만의 주범, 설탕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지난달 올해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2년 안에 음료 100㎖당 설탕 5g이 함유된 음료는, 1ℓ당 약 300원을 부과하는 내용의 설탕세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미국 역시 설탕에 대해 칼을 꺼내 들었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모든 식품에 첨가당(added sugar)을 별도로 표시하고, 해당 식품에 하루 허용량의 몇 퍼센트(%)가 들어 있는지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정부가 설탕에 대한 경고를 트랜스지방과 나트륨 수준으로 높인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번 조치는 7월 시행 이후 향후 2년간은 권장 사항이지만 2018년 하반기부터는 의무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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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23 19:26:41
    • 수정2016-05-23 19:54:37
    국제
영국에선 지금 '지방(fat) 논쟁'이 한창이다. 영국 정부(공중보건국)가 지방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내용의 식습관 가이드라인을 내 놓자, 국가비만포럼이라는 단체가 이를 반박하는 보고서를 내놨기 때문이다.



“지방 충분히 섭취해도 괜찮다”

국가비만포럼이 내놓은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지방을 섭취한다고 뚱뚱해지지 않는다.
- 저지방이 아닌 우유, 요구르트, 치즈 등 일반 유제품이 심장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 저지방 식품을 섭취한다고 해도 비만에서 탈출할 수 없다.
- 저지방과 라이트(lite), 저 콜레스테롤 등의 표기를 쓰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 2형 당뇨를 막으려면 지방이 아니라 고 탄수화물 식품을 제한해야 한다.
- 칼로리 계산하는 걸 멈추고 대신 운동을 해야 한다.
- 자연 상태가 아닌 산업적으로 생산된 오일을 피해야 한다.

국가비만포럼 보고서를 정리해 보자면 이렇다. 지방을 먹는다고 뚱뚱해 지지 않으니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고기와 생선, 유제품을 충분히 섭취하라. 좋은 지방은 사람에게 유익하고, 건강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국가비만포럼의 연구자인 아심 말호트라 박사는 "저지방 음식을 많이 먹으라고 권유하는 것은 현대 의학 역사상 가장 큰 실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영국 공중보건국이 식품업계와 결탁해 '저지방 식단'처럼 잘못된 지침을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많은 수의 공중보건국 직원들이 식품업계 출신이라는 것이다.



“지방 섭취 권유는 무책임”

영국 공중보건국은 이런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앨리슨 테드스톤 박사는 지방을 먹는 것이 비만과 2형 당뇨를 줄일 수 있다는 국가비만포럼의 보고서는 "무책임하고 치명적인 일"이라며 처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할 경우 콜레스테롤이 상승해 심혈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방이 비만을 유발하며, 칼로리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는 수천 개가 있는 반면 국가비만포럼의 보고서가 인용한 것은 자기들의 입맞에 맞는 43개의 연구"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공중 보건국의 사이먼 케이프웰 박사도 이를 거들었다. 국가비만포럼의 리포트는 치밀하게 검증되지 않았고 누가 썼는지, 심지어 어떻게 연구비를 마련했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출처 : 영국 인디펜던트

‘설탕과의 전쟁’도 각국 확산…비만은 최대의 적(敵)

영국에서 지방 논쟁이 뜨거운 건 그만큼 '비만'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초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030년에는 영국인 4명 중 3명이 비만일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때문에 영국은 이미 비만의 주범, 설탕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지난달 올해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2년 안에 음료 100㎖당 설탕 5g이 함유된 음료는, 1ℓ당 약 300원을 부과하는 내용의 설탕세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미국 역시 설탕에 대해 칼을 꺼내 들었다. 미국에서 유통되는 모든 식품에 첨가당(added sugar)을 별도로 표시하고, 해당 식품에 하루 허용량의 몇 퍼센트(%)가 들어 있는지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정부가 설탕에 대한 경고를 트랜스지방과 나트륨 수준으로 높인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번 조치는 7월 시행 이후 향후 2년간은 권장 사항이지만 2018년 하반기부터는 의무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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