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미세먼지 주범’ 경유차 해법은?

입력 2016.05.25 (21:21) 수정 2016.05.2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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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하늘이 뿌연 날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발 황사를 의심했지만, 요즘엔 미세먼지를 더 걱정하게 됩니다.

특히, 수도권 미세먼지의 40%를 경유차를 유발한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는 충격적인데요.

한때 '클린디젤', 친환경 차의 대명사였던 경유차가 이젠 정반대로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신세가 뒤바뀐 겁니다.

경윳값을 올려서라도 경유차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먼저 경유차의 미세먼지 유발 정도를 위재천 기자가 직접 실험해봤습니다.

▼경유차 미세먼지 배출 실험해보니…▼

<리포트>

출시 15년된 노후 경유차입니다.

배기구에 종이컵을 대고 가속 페달을 밟자, 하얗던 종이컵이 순식간에 새까매집니다.

출시 1년 남짓한 신형 경유차, 그리고 7년 된 휘발유 차량와는 대조적입니다.

이번엔 미세먼지양을 측정해봤습니다.

먼저 15년된 경유차.

배기구 1미터 뒤에 측정기를 놓고 가속 페달을 밟자, 미세먼지 농도가 2.3밀리그램, 2천 3백 마이크로그램까지 치솟습니다.

미세먼지 '매우 나쁨' 수준의 15배에 달하는 수칩니다.

신형 경유차는 140 마이크로그램, 휘발유차는 130 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습니다.

노후화된 경유차가 다른 차량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양의 미세먼지를 배출한 겁니다.

<녹취>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노후된 경유차들은 기능이 떨어지면서 매연이라든지 질소산화물이 훨씬 많이 배출됩니다. 상당히 문제점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형 경유차라도 도로 주행에 나서면 배출가스가 크게 늘어납니다.

정부의 도로 주행 시험 결과, 대부분의 신형 경유차들은 기준치의 평균 6배가 넘는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위재천입니다.

▼‘경유차 우대’ 역주행…외국은 ‘퇴출’▼

<기자 멘트>

경유차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무엇보다 저렴한 경윳값때문입니다.

전국 주유소의 평균 경윳값은 1리터에 1,180원으로, 휘발유 가격의 84% 수준입니다.

외국은 어떨까요?

미국의 경윳값은 휘발유의 103% 수준, 영국도 101%로 오히려 경윳값이 비쌉니다.

스웨덴은 94%, 캐나다는 88%, 일본은 우리와 비슷합니다.

정부는 그동안 서민 생계 등을 이유로 경유차 우대 정책을 펴왔는데요,

실제로는 경유차의 겨우 10%만 사업용일 정도로, 정작 혜택은 일반 차량 운전자들이 누려왔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최근 5년 사이 경유차는 무려 33%가 급증했는데요.

친환경 CNG버스는 줄고, 경유버스는 증가하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유럽은 이미 몇년 전부터 경유차 퇴출 쪽으로 방향을 튼 상태입니다.

프랑스 파리 시내엔 2020년부터 경유차가 들어갈 수 없습니다.

영국 런던은 아예 경유 택시에 대한 면허를 금지시켰고 독일은 경유차 세금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경유차 정책도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인데요.

경유차 문제의 합리적 해법은 뭔지, 김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경유 우대 정책 전환 어떻게?▼

<리포트>

연비조작으로 리콜 대상이 된 폭스바겐 경유차.

각종 혜택이 주어지는 저공해 자동차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녹취> "(저공해 자동차 할인되죠?) 예."

저공해 인증을 받은 경유차는 수도권 공영주차장에서 주차요금이 50% 할인되고, 환경개선부담금도 면제됩니다.

미세먼지의 주범으로까지 불리는 경유차.

하지만 이런 혜택 때문인지 소비자들의 경유차 선호도는 여전합니다.

<인터뷰> 김00(경유차 운전자) : "각종 혜택도 있고, 휘발유에 비해 값도 싸고, 그러니까 경유차 몰죠."

경유차는 수년간 급증해 지난해엔 전체 등록 차량의 40%를 넘어섰습니다.

지금까지 정부의 경유차 정책은 지원대책에 방점이 찍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클린디젤의 신화가 무너진만큼 새로운 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경유차가 시내 운전에서 배출가스가 늘어나는 만큼 도심진입 억제정책을 검토할 만 합니다.

오염물질을 많이 내뿜는 노후경유차 감축정책과 전기차 같은 친환경 차량 지원정책도 필요합니다.

<인터뷰> 온기운(숭실대 교수) : "가격정책 뿐만 아니라 기존의 클린디젤 성능을 향상 시키는 노력이 필요하고요, 궁극적으로는 국가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정부 일각에선 경유에 세금을 높게 매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장기적 안목의 환경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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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미세먼지 주범’ 경유차 해법은?
    • 입력 2016-05-25 21:27:45
    • 수정2016-05-26 09:5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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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하늘이 뿌연 날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발 황사를 의심했지만, 요즘엔 미세먼지를 더 걱정하게 됩니다. 특히, 수도권 미세먼지의 40%를 경유차를 유발한다는 최근의 연구 결과는 충격적인데요. 한때 '클린디젤', 친환경 차의 대명사였던 경유차가 이젠 정반대로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신세가 뒤바뀐 겁니다. 경윳값을 올려서라도 경유차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먼저 경유차의 미세먼지 유발 정도를 위재천 기자가 직접 실험해봤습니다. ▼경유차 미세먼지 배출 실험해보니…▼ <리포트> 출시 15년된 노후 경유차입니다. 배기구에 종이컵을 대고 가속 페달을 밟자, 하얗던 종이컵이 순식간에 새까매집니다. 출시 1년 남짓한 신형 경유차, 그리고 7년 된 휘발유 차량와는 대조적입니다. 이번엔 미세먼지양을 측정해봤습니다. 먼저 15년된 경유차. 배기구 1미터 뒤에 측정기를 놓고 가속 페달을 밟자, 미세먼지 농도가 2.3밀리그램, 2천 3백 마이크로그램까지 치솟습니다. 미세먼지 '매우 나쁨' 수준의 15배에 달하는 수칩니다. 신형 경유차는 140 마이크로그램, 휘발유차는 130 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습니다. 노후화된 경유차가 다른 차량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양의 미세먼지를 배출한 겁니다. <녹취>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노후된 경유차들은 기능이 떨어지면서 매연이라든지 질소산화물이 훨씬 많이 배출됩니다. 상당히 문제점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신형 경유차라도 도로 주행에 나서면 배출가스가 크게 늘어납니다. 정부의 도로 주행 시험 결과, 대부분의 신형 경유차들은 기준치의 평균 6배가 넘는 질소산화물을 배출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위재천입니다. ▼‘경유차 우대’ 역주행…외국은 ‘퇴출’▼ <기자 멘트> 경유차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무엇보다 저렴한 경윳값때문입니다. 전국 주유소의 평균 경윳값은 1리터에 1,180원으로, 휘발유 가격의 84% 수준입니다. 외국은 어떨까요? 미국의 경윳값은 휘발유의 103% 수준, 영국도 101%로 오히려 경윳값이 비쌉니다. 스웨덴은 94%, 캐나다는 88%, 일본은 우리와 비슷합니다. 정부는 그동안 서민 생계 등을 이유로 경유차 우대 정책을 펴왔는데요, 실제로는 경유차의 겨우 10%만 사업용일 정도로, 정작 혜택은 일반 차량 운전자들이 누려왔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최근 5년 사이 경유차는 무려 33%가 급증했는데요. 친환경 CNG버스는 줄고, 경유버스는 증가하는 웃지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반면, 유럽은 이미 몇년 전부터 경유차 퇴출 쪽으로 방향을 튼 상태입니다. 프랑스 파리 시내엔 2020년부터 경유차가 들어갈 수 없습니다. 영국 런던은 아예 경유 택시에 대한 면허를 금지시켰고 독일은 경유차 세금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경유차 정책도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인데요. 경유차 문제의 합리적 해법은 뭔지, 김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경유 우대 정책 전환 어떻게?▼ <리포트> 연비조작으로 리콜 대상이 된 폭스바겐 경유차. 각종 혜택이 주어지는 저공해 자동차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녹취> "(저공해 자동차 할인되죠?) 예." 저공해 인증을 받은 경유차는 수도권 공영주차장에서 주차요금이 50% 할인되고, 환경개선부담금도 면제됩니다. 미세먼지의 주범으로까지 불리는 경유차. 하지만 이런 혜택 때문인지 소비자들의 경유차 선호도는 여전합니다. <인터뷰> 김00(경유차 운전자) : "각종 혜택도 있고, 휘발유에 비해 값도 싸고, 그러니까 경유차 몰죠." 경유차는 수년간 급증해 지난해엔 전체 등록 차량의 40%를 넘어섰습니다. 지금까지 정부의 경유차 정책은 지원대책에 방점이 찍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클린디젤의 신화가 무너진만큼 새로운 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경유차가 시내 운전에서 배출가스가 늘어나는 만큼 도심진입 억제정책을 검토할 만 합니다. 오염물질을 많이 내뿜는 노후경유차 감축정책과 전기차 같은 친환경 차량 지원정책도 필요합니다. <인터뷰> 온기운(숭실대 교수) : "가격정책 뿐만 아니라 기존의 클린디젤 성능을 향상 시키는 노력이 필요하고요, 궁극적으로는 국가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정부 일각에선 경유에 세금을 높게 매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장기적 안목의 환경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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