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손 vs 아베의 손

입력 2016.05.26 (16:26) 수정 2016.05.2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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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악수했다. 25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미에(三重)현 이세시마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두 사람이 악수하는 장면을 자세히 보면, 두 사람이 내민 손의 모양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섯 손가락을 모두 펴서 내밀고 있는 반면, 아베 총리는 손을 모두 모으고 엄지손가락만 꼿꼿이 세운 모습이다.


악수할 때 손을 내미는 모양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 나 됨됨이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얼마나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주팔자나 관상도 통계학의 일종이라고 보면, 악수할 때 내미는 손의 모양도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처럼 다섯 손가락을 모두 펴서 내미는 사람은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한다. 이런 사람은 깔끔하다. 분명하고 확실한 것을 좋아해서 옳고 그름, 싫은 것과 좋은 것을 엄격히 구별하는 편이라고 한다. 주관이 뚜렷하고 자유분방한 것을 좋아해서 일이나 사람에게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성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아베 총리처럼 엄지손가락만 벌리고 내미는 사람은 주관이 뚜렷하고 고집이 센 사람이라고 한다. 한번 결심한 일은 어떤 고통과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끝까지 자기 방식대로 밀고 나가는 완고한 스타일이다. 때론 지나치게 강하게 주장을 내세워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어떤 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거나 성공을 하는 가능성도 높은 편이라고 한다.

그럼 두 사람은 이번 회담에서 어떤 결과를 얻었을까?

이날 회담에서는 그동안의 예상과는 달리 최근 일본 오키나와에서 살해된 여성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주일 미군 군무원이 체포된 사건이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최근 오키나와에서 실종됐다 도로 옆 덤불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일본인 20세 여성 회사원을 미군 소속 32세 남성 군무원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반미 분위기와 오키나와 주민들의 미군 기지 이전 요구가 한층 거세졌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단호하게 항의하고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했고, 미국은 일본 당국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며 "일본 법을 토대로 제대로 조사가 될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히고, 미군에 의한 불미스러운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애초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6일에 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오키나와 여성 살해 사건의 파문이 커지면서 회담 일정이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도착 직후인 25일로 앞당겨졌다.

두 정상은 손을 맞잡았으나 빛이 바랬다.

미·일 정상은 세계 경제 후퇴와 북핵 문제, 중국의 해양 진출 강화 등 현안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공조'를 과시할 예정이었다. 또 G7 정상회의가 끝나는 27일 오바마 대통령이 2차대전 당시 미국의 히로시마(廣島), 나가사키(長崎) 원폭 투하 이후 71년 만에 미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피폭지 히로시마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동시에 미·일 정상이 양국 우호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키나와 주민들과 현지 언론들은 두 정상의 유감 표명과 강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사죄와 구체적인 SOFA 개정 방안이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정상회담 전부터 시작된 미 군무원 일본인 20세 여성의 살해사건으로 미국은 한 수 접고 들어갔고, 일본은 이를 빌미로 기선을 제압한 모습이지만, 역사적인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앞두고 두 정상은 모양새를 생각해 악수를 나누었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악수를 해왔다. 그런데 이번처럼 이렇게 두 사람의 손이 클로즈업되어 보이는 적이 없었다. 두 정상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며 서로의 의지를 관철했을까? 아니면 같은 목표를 향해 낙관적인 태도로 타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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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바마의 손 vs 아베의 손
    • 입력 2016-05-26 16:26:03
    • 수정2016-05-26 23:10:23
    취재K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악수했다. 25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미에(三重)현 이세시마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두 사람이 악수하는 장면을 자세히 보면, 두 사람이 내민 손의 모양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섯 손가락을 모두 펴서 내밀고 있는 반면, 아베 총리는 손을 모두 모으고 엄지손가락만 꼿꼿이 세운 모습이다.


악수할 때 손을 내미는 모양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이 나 됨됨이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얼마나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주팔자나 관상도 통계학의 일종이라고 보면, 악수할 때 내미는 손의 모양도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처럼 다섯 손가락을 모두 펴서 내미는 사람은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라고 한다. 이런 사람은 깔끔하다. 분명하고 확실한 것을 좋아해서 옳고 그름, 싫은 것과 좋은 것을 엄격히 구별하는 편이라고 한다. 주관이 뚜렷하고 자유분방한 것을 좋아해서 일이나 사람에게 얽매이는 것을 싫어하는 성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아베 총리처럼 엄지손가락만 벌리고 내미는 사람은 주관이 뚜렷하고 고집이 센 사람이라고 한다. 한번 결심한 일은 어떤 고통과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끝까지 자기 방식대로 밀고 나가는 완고한 스타일이다. 때론 지나치게 강하게 주장을 내세워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어떤 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거나 성공을 하는 가능성도 높은 편이라고 한다.

그럼 두 사람은 이번 회담에서 어떤 결과를 얻었을까?

이날 회담에서는 그동안의 예상과는 달리 최근 일본 오키나와에서 살해된 여성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주일 미군 군무원이 체포된 사건이 주요 현안으로 다뤄졌다.

최근 오키나와에서 실종됐다 도로 옆 덤불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일본인 20세 여성 회사원을 미군 소속 32세 남성 군무원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반미 분위기와 오키나와 주민들의 미군 기지 이전 요구가 한층 거세졌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단호하게 항의하고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책 마련을 요구했고, 미국은 일본 당국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며 "일본 법을 토대로 제대로 조사가 될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히고, 미군에 의한 불미스러운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애초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26일에 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오키나와 여성 살해 사건의 파문이 커지면서 회담 일정이 오바마 대통령의 일본 도착 직후인 25일로 앞당겨졌다.

두 정상은 손을 맞잡았으나 빛이 바랬다.

미·일 정상은 세계 경제 후퇴와 북핵 문제, 중국의 해양 진출 강화 등 현안에 한목소리를 내면서 '공조'를 과시할 예정이었다. 또 G7 정상회의가 끝나는 27일 오바마 대통령이 2차대전 당시 미국의 히로시마(廣島), 나가사키(長崎) 원폭 투하 이후 71년 만에 미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피폭지 히로시마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동시에 미·일 정상이 양국 우호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키나와 주민들과 현지 언론들은 두 정상의 유감 표명과 강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사죄와 구체적인 SOFA 개정 방안이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정상회담 전부터 시작된 미 군무원 일본인 20세 여성의 살해사건으로 미국은 한 수 접고 들어갔고, 일본은 이를 빌미로 기선을 제압한 모습이지만, 역사적인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앞두고 두 정상은 모양새를 생각해 악수를 나누었다.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악수를 해왔다. 그런데 이번처럼 이렇게 두 사람의 손이 클로즈업되어 보이는 적이 없었다. 두 정상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며 서로의 의지를 관철했을까? 아니면 같은 목표를 향해 낙관적인 태도로 타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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