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샌더스 ‘1천만달러 맞짱토론’ 막후교섭…힐러리 왕따?

입력 2016.05.27 (05:24) 수정 2016.05.27 (07: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입지를 굳힌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게 '토론 맞대결'을 제안하면서 미 대선정국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실현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실제 성사된다면 민주당 경선이 채 끝나기도 전에 '트럼프 vs. 샌더스'간의 맞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민주당의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정치적으로 '소외'를 당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25일(현지시간) 밤 미국 ABC방송의 유명 토크쇼인 '지미 킴멜 라이브'에 출연해 "자선을 목적으로 일정한 기부금을 거둘 수 있다면 샌더스와 토론을 하는데 열려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는 버니(샌더스 의원의 애칭)와 토론하고 싶다. 그는 맞상대가 될만한 사람이다"라며 "여성의 보건문제나 자선을 목적으로 1천만 달러(한화 118억 원 상당) 또는 1천500만 달러의 기부금을 거둘 수 있다면 샌더스와 토론하고 싶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어 "이 같은 금액은 매우 적절한 금액"이라며 "나는 TV 비즈니스를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샌더스 의원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게임은 시작됐다(Game on)"고 트럼프의 제안에 사실상 화답했다.

특히 샌더스 선거캠프 본부장인 제프 위버는 MSNBC에 "트럼프 측근들과 (토론을 위한) '막후 협상'(back-channel)을 진행하고 있다"며 "토론이 이뤄지면 전국 유권자들에게 도움이 되며 대선과정에서 가장 주목할 토론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트럼프와 샌더스 간 토론은 정치적으로 매우 비정상적이다.

양당 모두 대선후보를 뽑는 경선절차가 공식으로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당 경선후보끼리 토론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는 상대당의 선두주자도 아닌 2위의 샌더스에게 토론을 제안한 것이나 샌더스가 이에 화답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 역시 상식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두 사람의 이 같은 행보는 힐러리 클린턴이라는 '공적'을 제거하고자 서로 협력하려는 일종의 '오월동주'의 성격을 띤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두 사람의 전략적 이해가 일치하고 있지만, 이 같은 전례없는 토론 맞대결이 실제로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선 경선레이스를 관장하는 민주당과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사전에 정해지지 않은 토론을 제한하고 있지만, 당내 경선의 정신을 위배하는데 따른 정치적 부담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트럼프-샌더스 ‘1천만달러 맞짱토론’ 막후교섭…힐러리 왕따?
    • 입력 2016-05-27 05:24:57
    • 수정2016-05-27 07:36:57
    국제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입지를 굳힌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에게 '토론 맞대결'을 제안하면서 미 대선정국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실현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실제 성사된다면 민주당 경선이 채 끝나기도 전에 '트럼프 vs. 샌더스'간의 맞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민주당의 선두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정치적으로 '소외'를 당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25일(현지시간) 밤 미국 ABC방송의 유명 토크쇼인 '지미 킴멜 라이브'에 출연해 "자선을 목적으로 일정한 기부금을 거둘 수 있다면 샌더스와 토론을 하는데 열려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나는 버니(샌더스 의원의 애칭)와 토론하고 싶다. 그는 맞상대가 될만한 사람이다"라며 "여성의 보건문제나 자선을 목적으로 1천만 달러(한화 118억 원 상당) 또는 1천500만 달러의 기부금을 거둘 수 있다면 샌더스와 토론하고 싶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어 "이 같은 금액은 매우 적절한 금액"이라며 "나는 TV 비즈니스를 매우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샌더스 의원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게임은 시작됐다(Game on)"고 트럼프의 제안에 사실상 화답했다.

특히 샌더스 선거캠프 본부장인 제프 위버는 MSNBC에 "트럼프 측근들과 (토론을 위한) '막후 협상'(back-channel)을 진행하고 있다"며 "토론이 이뤄지면 전국 유권자들에게 도움이 되며 대선과정에서 가장 주목할 토론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트럼프와 샌더스 간 토론은 정치적으로 매우 비정상적이다.

양당 모두 대선후보를 뽑는 경선절차가 공식으로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당 경선후보끼리 토론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는 상대당의 선두주자도 아닌 2위의 샌더스에게 토론을 제안한 것이나 샌더스가 이에 화답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 역시 상식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두 사람의 이 같은 행보는 힐러리 클린턴이라는 '공적'을 제거하고자 서로 협력하려는 일종의 '오월동주'의 성격을 띤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두 사람의 전략적 이해가 일치하고 있지만, 이 같은 전례없는 토론 맞대결이 실제로 성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선 경선레이스를 관장하는 민주당과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사전에 정해지지 않은 토론을 제한하고 있지만, 당내 경선의 정신을 위배하는데 따른 정치적 부담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