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만표 “참담하다. 감당할 부분은 감당하겠다”
입력 2016.05.27 (13:26)
수정 2016.05.2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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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관기사] ☞ [뉴스9] 홍만표 변호사 검찰 출석…탈세 인정·로비 부인
“제가 감당할 부분은 감당하겠다”
정운호(51·수감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둘러싼 ‘법조 비리’ 의혹의 중심에 선 홍만표(57)변호사가 오늘(27일)오전 검찰에 출두했다.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6·수감중) 변호사와 정운호 대표 간 수임료 분쟁으로 법조 비리 의혹이 불거진지 약 한 달 만이다.
검사 시절 전직 대통령, 대기업 총수 등 사회 지도층 인사의 비리를 매섭게 파헤쳤던 그였지만 검찰 조직을 떠난 지 5년 만에 후배 검사들의 칼끝 앞에 위태롭게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오늘 오전 홍 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과 탈세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홍 변호사는 오늘 예정보다 10분가량 이른 오전 9시50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전반적으로 담담하면서도 차분한 어조로 일부 시인할 부분은 시인했지만, 대체로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몰래 변론 의혹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고 신속하게 수사 마무리되도록 협조하겠다"며 "제기된 몰래 변론 의혹은 상당 부분 해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세 의혹에 대해서는 "퇴임 이후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하다 보니 다소 불찰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 부분도 검찰에서 충분히 설명하겠다"며 사실상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다만 '전관 변호사'로서 수사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홍 변호사는 자신이 일했던 검찰청사에서 후배 검사들에게 수사를 받는 심경을 묻자 '휴'하는 한숨과 함께 담담히 입장을 밝혔다.
그는 "참담하다. 근무했던 곳에서 피조사자로 조사받게 됐는데...이루 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제가 감당할 부분은 감당하겠다. 성실히 검찰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홍 변호사 어떤 의혹 받고 있나
홍 변호사는 지난 2013~2014년 정운호 대표가 원정도박 혐의로 경찰과 검찰 수사를 받을 당시 변호인으로 활동하며 검찰 등에 '구명·선처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로부터 수임료로 1억5,000만 원을 받았다고 했으나 정 대표는 최근 검찰에서 그보다 더 많이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고액 수임료의 쓰임새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된 상태다.
정 대표와 무관한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개업 이후 4년여간 맡았던 400여 건의 사건들을 전수조사했다.
그는 변호인 선임계를 내지 않고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일가,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강덕수 전 STX 회장,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 등의 사건을 맡아 ‘몰래 변론’을 한 의혹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계좌추적 등을 통해 홍 변호사가 이들에게서 비공식 수임료로 거액을 받은 정황도 포착한 상태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사들인 100억 대 부동산에 대해서도 눈여겨보고 있다.
홍 변호사는 변호사 개업 이후 벌어들인 소득 대부분을 부동산에 투자했다.
천안과 용인 등 오피스텔 67가구를 본인 및 가족 명의로 사들이는 등 부동산에만 100억 원 이상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부동산 투자자금의 출처가 미신고 수임료인 것으로 확인될 경우, 그에게 소득 은닉 및 세탁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홍만표는 누구
1959년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난 홍 변호사는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사업연수원 17기로 검찰에 입문했다.
홍 변호사는 평검사 때부터 서울지검 특수 1, 2, 3부를 모두 거친 데 이어 대검 중수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대검 수사기획관도 지내며 검찰의 대표적인 특별수사통검사로 자리매김한다.
이후 그는 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2010년 검찰총장의 핵심 참모인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기용됐다.
하지만 검ㆍ경 수사권 조정이 극심한 검경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검찰 측 협상 실무책임자였던 그는 2011년 6월 사표를 제출하며 검찰을 떠났다.
최종 조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표를 낸 그를 두고 당시 검찰 내부에서는 “큰일을 할 유능한 간부를 잃었다”라는 탄식이 나왔다. ‘박수 받으며 떠난 몇 안 되는 검사’라는 찬사도 받았다.
홍 변호사는 검찰 재직 시 대한민국을 뒤흔들 사건을 도맡아 수사하며 국민들에게 강인한 인식을 심어줬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이 연루된 한보그룹 비리, 노무현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박연차 게이트 등이 그의 손을 거쳐 간 굵직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검찰을 떠난 후 홍 변호사는 법조계 안팎에서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홍 변호사의 2013년 소득은 91억2,000여만 원으로 개인 소득자 중 전국 15위였으나, 이때부터 법조계에선 홍 변호사의 실제 수익이 신고된 액수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왔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오늘 홍 변호사를 상대로 확인할 부분이 많아 조사하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또 필요할 경우 홍 변호사와 정운호 대표, 앞서 구속된 법조 브로커 이민희 씨 등과 대질 신문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홍 변호사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수십억 원대 탈세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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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16-05-27 21:45:35

[연관기사] ☞ [뉴스9] 홍만표 변호사 검찰 출석…탈세 인정·로비 부인
“제가 감당할 부분은 감당하겠다”
정운호(51·수감중)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둘러싼 ‘법조 비리’ 의혹의 중심에 선 홍만표(57)변호사가 오늘(27일)오전 검찰에 출두했다.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6·수감중) 변호사와 정운호 대표 간 수임료 분쟁으로 법조 비리 의혹이 불거진지 약 한 달 만이다.
검사 시절 전직 대통령, 대기업 총수 등 사회 지도층 인사의 비리를 매섭게 파헤쳤던 그였지만 검찰 조직을 떠난 지 5년 만에 후배 검사들의 칼끝 앞에 위태롭게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오늘 오전 홍 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과 탈세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홍 변호사는 오늘 예정보다 10분가량 이른 오전 9시50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전반적으로 담담하면서도 차분한 어조로 일부 시인할 부분은 시인했지만, 대체로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몰래 변론 의혹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고 신속하게 수사 마무리되도록 협조하겠다"며 "제기된 몰래 변론 의혹은 상당 부분 해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탈세 의혹에 대해서는 "퇴임 이후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하다 보니 다소 불찰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 부분도 검찰에서 충분히 설명하겠다"며 사실상 혐의를 인정했다.
그는 다만 '전관 변호사'로서 수사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홍 변호사는 자신이 일했던 검찰청사에서 후배 검사들에게 수사를 받는 심경을 묻자 '휴'하는 한숨과 함께 담담히 입장을 밝혔다.
그는 "참담하다. 근무했던 곳에서 피조사자로 조사받게 됐는데...이루 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제가 감당할 부분은 감당하겠다. 성실히 검찰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홍 변호사 어떤 의혹 받고 있나
홍 변호사는 지난 2013~2014년 정운호 대표가 원정도박 혐의로 경찰과 검찰 수사를 받을 당시 변호인으로 활동하며 검찰 등에 '구명·선처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홍 변호사는 정 대표로부터 수임료로 1억5,000만 원을 받았다고 했으나 정 대표는 최근 검찰에서 그보다 더 많이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고액 수임료의 쓰임새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된 상태다.
정 대표와 무관한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개업 이후 4년여간 맡았던 400여 건의 사건들을 전수조사했다.
그는 변호인 선임계를 내지 않고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일가,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회장, 강덕수 전 STX 회장,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 등의 사건을 맡아 ‘몰래 변론’을 한 의혹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은 계좌추적 등을 통해 홍 변호사가 이들에게서 비공식 수임료로 거액을 받은 정황도 포착한 상태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사들인 100억 대 부동산에 대해서도 눈여겨보고 있다.
홍 변호사는 변호사 개업 이후 벌어들인 소득 대부분을 부동산에 투자했다.
천안과 용인 등 오피스텔 67가구를 본인 및 가족 명의로 사들이는 등 부동산에만 100억 원 이상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부동산 투자자금의 출처가 미신고 수임료인 것으로 확인될 경우, 그에게 소득 은닉 및 세탁의 목적이 있었다고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홍만표는 누구
1959년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난 홍 변호사는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사업연수원 17기로 검찰에 입문했다.
홍 변호사는 평검사 때부터 서울지검 특수 1, 2, 3부를 모두 거친 데 이어 대검 중수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대검 수사기획관도 지내며 검찰의 대표적인 특별수사통검사로 자리매김한다.
이후 그는 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2010년 검찰총장의 핵심 참모인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기용됐다.
하지만 검ㆍ경 수사권 조정이 극심한 검경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검찰 측 협상 실무책임자였던 그는 2011년 6월 사표를 제출하며 검찰을 떠났다.
최종 조정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표를 낸 그를 두고 당시 검찰 내부에서는 “큰일을 할 유능한 간부를 잃었다”라는 탄식이 나왔다. ‘박수 받으며 떠난 몇 안 되는 검사’라는 찬사도 받았다.
홍 변호사는 검찰 재직 시 대한민국을 뒤흔들 사건을 도맡아 수사하며 국민들에게 강인한 인식을 심어줬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이 연루된 한보그룹 비리, 노무현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박연차 게이트 등이 그의 손을 거쳐 간 굵직한 사건이었다.
하지만 검찰을 떠난 후 홍 변호사는 법조계 안팎에서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홍 변호사의 2013년 소득은 91억2,000여만 원으로 개인 소득자 중 전국 15위였으나, 이때부터 법조계에선 홍 변호사의 실제 수익이 신고된 액수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왔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오늘 홍 변호사를 상대로 확인할 부분이 많아 조사하는데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또 필요할 경우 홍 변호사와 정운호 대표, 앞서 구속된 법조 브로커 이민희 씨 등과 대질 신문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홍 변호사에 대한 조사가 끝나면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수십억 원대 탈세 혐의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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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원 기자 jws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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