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사면초가 김정은 대화 공세…北 어디로?

입력 2016.05.28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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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역사도시 시안 인근의 웨이난에 위치한, 북중 합작 식당입니다.

‘하이루오우’란 이름입니다.

넓은 식당 안에, 식사를 하는 손님은 별로 보이질 않고 한산합니다.

최근, 여종업원 세 명이 탈출한 바로 그 북한식당입니다.

KBS 취재진이 들어서자, 눈치를 챈 듯, 홀에 있던 여종업원들이 자리를 피합니다.

<녹취> "(북한 종업원들 다들 어디 갔나요?) 방안에요. (방안에요?) 네."

식당 측은 남은 종업원들까지 동요할까 긴장 속에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하이루오우’여종업원들의 숙소는 여종업원들이 탈출한 직후, 중국 공안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녹취>"(여기 사는 북한 여종업원 3명이 탈출한 거 아시나요?) 그런 일이 있었어요. 일주일쯤 전엔가 실종으로 연락이 두절돼서 공안국에서 와서 조사해갔죠."

지난 4월, 중국 저장성 닝보에서 13명의 북한 식당 종업원이 집단 탈북을 감행한지 40여 일만에, 또 다시 발생한 탈북 사건.

최근 해외의 북한 식당들은, 폐업이 속출하거나 인원을 줄이는 등, 경영이 악화일로입니다.

실제 대북 제재 국면에서 해외 북한 식당 20여 곳이 영업을 중단하거나 폐업했습니다.

북한 고위 간부 출신의 한 탈북자는 강력한 대북 제재의 여파가 잇단 탈북 사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인터뷰> 김00(당 고위 간부 출신(2014년 탈북/음성변조) : "이번이 더 큰 제재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북한 정권에서도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각오하라고 하고 이걸 들은 북한 주민들은‘아 시작되겠네’ 저게 시작 되면 상처라는 건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니까 탈북 도미노 현상은 이제 저는 지금 시작이라고 보고요."

폐업과 종업원 탈북이 속출하는 가운데, 김정은 정권의 주요 외화획득 창구인 해외 북한식당 사업이 사실상 붕괴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2270(이이칠공)호에 따라 유엔 회원국들은 다음달 2일까지 그동안 북한을 어떻게 제재해왔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제재할지 보고해야 합니다.

이미 유럽의 모나코가 처음으로 제재 이행보고서를 제출한 가운데 유엔 회원국들의 구체적인 대북제재 상황이 속속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4년 전 원산 부근에 3억 달러를 들여 건설한 마식령 스키장입니다.

북한은 이곳을 스위스 스키장을 본떠 만들며 스위스제 스키 장비도 대량으로 수입했습니다.

김정은은 또 해마다 다량의 스위스 고급시계를 들여와 간부들에게 선물로 나눠주고, 자신도 부인 리설주와 스위스 시계를 함께 차는 등, 스위스 마니아로 알려져 있습니다.

10대 시절, 동생 김여정과 함께 스위스에서 조기 유학을 한 김정은. 스위스를 제2의 고향처럼 여겼지만 그의 이런 스위스 사랑도 이젠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스위스 정부가 대북 독자제재를 하며 북한 지도층이 즐겨온 고급 식재료 등 25개 품목의 대북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녹취> 파비앙 마엔피쉬(스위스 국가경제 사무국 대변인) : "목적은 일단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죠. 또한 북한 정부가 국제적인 압박을 느끼게 하기 위한 겁니다."

철갑상어알과 송로버섯 등 먹거리와 보석, 스포츠 제품 수출도 막혔고, 스위스 내 북한의 모든 자산도 포괄적으로 동결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스위스의 조치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비밀주의로 유명한 스위스 은행에 김정은의 수십억 달러 비자금이 예치됐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많게는 40억 달러라는 말도 있어요. 과거 2005년에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제재 동결할 때 금액이 2500만 불이었는데 40억 불하고 2500만 불은 비교가 될 수 없는 금액이란 말이죠."

북한 근로자 2만여 명이 일하고 있는 러시아도, 최근 시중 은행들의 대북 금융거래를 금지했습니다.

북한 근로자들의 대북 송금이 직격탄을 맞게 되는 겁니다.

광물 거래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대통령령도 곧 시행됩니다.

여기에 유럽연합 EU도, 제재 대상 리스트에 고위급 군부 인사 등 18명과 단체 한 곳을 더 포함하는, 추가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 보고서 제출 시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여파가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겁니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어지면서 김정은 체제가 느끼는 고통과 압박은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정은이 핵보유를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고는 있지만 국제사회의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선 외교적 모색이 불가피한 상황인데요.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 외교라인의 교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의 외교 실세, 전 국제담당 비서 강석주의 장례식.

20년 넘게 북한의 외교 사령탑을 맡았던 인물에 걸맞게 국장으로 치러졌습니다.

사인은 식도암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최룡해(강석주 국가장의위원장) : "참다운 혁명가, 능력있는 정치 활동가를 잃은 것은 우리 당과 인민에게 있어 커다란 손실로 됩니다."

강석주는 1차 북핵 위기 당시인 1994년, 이른바 ‘벼랑 끝 외교’ 전술로 미국과의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핵 문제의 종국적 해결을 위한 중요한 방도라고 이렇게 평가합니다.

대미외교와 핵협상을 총괄한 강석주의 사망과 거의 동시에 북한의 새 외교라인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리수용 정치국위원과 리용호 신임 외무상, 투톱체제입니다.

리수용은 김정은이 스위스에서 유학할 때 대사로 뒷바라지했고 리용호는 아버지가 김정일의 측근이었습니다.

새 외교 라인은 대북 제재 국면에서의 고립 탈피와 체제 생존을 위한 총력전을 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 "이 고립 국면에 있는 북한의 외교를 타개하려고 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전향적으로 또한 향후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이 다른 국가들과 협상을 하려고 하는데 있어서 외교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의 향후 외교전에서 특히 주목할 인물은 김영철입니다.

최근 북한 노동당 대표단장으로 쿠바를 방문해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회담했습니다.

김영철은 7차 당 대회를 통해 당 정치국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고, 신설된 정무국 부위원장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도 포함돼 있습니다.

천안함 폭침과 목함지뢰 도발 등 각종 무력 대남 도발의 배후로 지목된 김영철이, 핵심 권력기구 세 곳의 직위를 모두 갖고, 외교전에 나선 겁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 "김영철이 상당한 지위까지 확보했다라는 것은 이러한 김영철의 역량과 함께 대남사업, 도발과 외교, 협상과 도발을 반복하면서 앞으로 대남협상, 그 다음에 주변국 외교를 보다 더 강화시킬 수 있는 강화시키고자 하는 북한 외교 역량의 확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영철의 쿠바 방문 뿐 아니라,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적도기니 방문 등, 당 대회 이후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방문 외교에 나서고 있는 게 눈길을 끕니다.

동시에 북한은 우리 정부를 향해서는 연일, 집요하게 대화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녹취> 국방위원회 공개서한(지난 20일) : "조선반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녹취> 인민무력부 통지문(지난 21일) : "북남 군사당국 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 접촉을 5월말 또는 6월초에 편리한 날짜와 장소에서 가지자는 것을 제안한다."

구체적 날짜까지 거론하며 지난 2월 개성공단 폐쇄 조치 때 일방적으로 단절했던 군 통신선까지 재가동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북한이 남북 간 대화를 먼저 제의했다는 명분을 축적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대화를 거부당할 경우 그 책임을 우리 정부에 전가해 국제적 대북제재 국면을 약화시키려 한다는 평갑니다.

또 핵-경제 병진노선을 못 박은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수순이라고도 풀이합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북한이 핵실험하고 미사일 도발 했잖아요. 국제사회의 제재가 들어가니까 아쉽고 고립되고 힘들잖아요. 대화에 나오는 거예요. 또 대화의 자리가 마련이 되면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얻고 만약에 얻지 못하면 돌아가서 다시 도발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 패턴을 지금 반복해온 것이죠. 그러니까 우리가 북한의 대화 제의를 위장 평화다 평화 공세에 불과하다라고 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는 거예요."

과거에도 북한은, 도발과 협상, 그에 따른 재도발 또는 대화를 반복하면서, 실속을 챙기려는 전략을 구사해왔다는 겁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공세성 말 폭탄에 대해 ‘비핵화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북한의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녹취> 문상균(국방부 대변인) : "불순한 의도가 명확하게 확인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대화를 수용하는 것 자체가 우리 국제사회의 공조를 약화시켜서 북한의 비핵화만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고립 탈피를 위해 대내외적 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원인으로 김정은을 직접 지목했습니다.

<녹취>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지난 26일) : "북한은 우리 모두에게 큰 걱정거리입니다. 특히 김정은은 자신의 정당성이 핵무기 개발에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다만 아직까지 강력한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중국이, 어느 수준으로 언제까지 제재 대오를 유지할지는 변수입니다.

당 대회를 앞두고 무력 도발을 이어가다, 돌연, 응답 없는 대화 공세에 나선 북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압박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잇단 엘리트층 탈북이라는 내부 균열까지 겹치면서, 김정은 정권의 다음 행보에 다시 한 번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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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28 12:27:50
    정치
 중국의 역사도시 시안 인근의 웨이난에 위치한, 북중 합작 식당입니다.

‘하이루오우’란 이름입니다.

넓은 식당 안에, 식사를 하는 손님은 별로 보이질 않고 한산합니다.

최근, 여종업원 세 명이 탈출한 바로 그 북한식당입니다.

KBS 취재진이 들어서자, 눈치를 챈 듯, 홀에 있던 여종업원들이 자리를 피합니다.

<녹취> "(북한 종업원들 다들 어디 갔나요?) 방안에요. (방안에요?) 네."

식당 측은 남은 종업원들까지 동요할까 긴장 속에서 영업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하이루오우’여종업원들의 숙소는 여종업원들이 탈출한 직후, 중국 공안의 조사를 받았습니다.

<녹취>"(여기 사는 북한 여종업원 3명이 탈출한 거 아시나요?) 그런 일이 있었어요. 일주일쯤 전엔가 실종으로 연락이 두절돼서 공안국에서 와서 조사해갔죠."

지난 4월, 중국 저장성 닝보에서 13명의 북한 식당 종업원이 집단 탈북을 감행한지 40여 일만에, 또 다시 발생한 탈북 사건.

최근 해외의 북한 식당들은, 폐업이 속출하거나 인원을 줄이는 등, 경영이 악화일로입니다.

실제 대북 제재 국면에서 해외 북한 식당 20여 곳이 영업을 중단하거나 폐업했습니다.

북한 고위 간부 출신의 한 탈북자는 강력한 대북 제재의 여파가 잇단 탈북 사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인터뷰> 김00(당 고위 간부 출신(2014년 탈북/음성변조) : "이번이 더 큰 제재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북한 정권에서도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각오하라고 하고 이걸 들은 북한 주민들은‘아 시작되겠네’ 저게 시작 되면 상처라는 건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니까 탈북 도미노 현상은 이제 저는 지금 시작이라고 보고요."

폐업과 종업원 탈북이 속출하는 가운데, 김정은 정권의 주요 외화획득 창구인 해외 북한식당 사업이 사실상 붕괴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 2270(이이칠공)호에 따라 유엔 회원국들은 다음달 2일까지 그동안 북한을 어떻게 제재해왔는지, 또 앞으로 어떻게 제재할지 보고해야 합니다.

이미 유럽의 모나코가 처음으로 제재 이행보고서를 제출한 가운데 유엔 회원국들의 구체적인 대북제재 상황이 속속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4년 전 원산 부근에 3억 달러를 들여 건설한 마식령 스키장입니다.

북한은 이곳을 스위스 스키장을 본떠 만들며 스위스제 스키 장비도 대량으로 수입했습니다.

김정은은 또 해마다 다량의 스위스 고급시계를 들여와 간부들에게 선물로 나눠주고, 자신도 부인 리설주와 스위스 시계를 함께 차는 등, 스위스 마니아로 알려져 있습니다.

10대 시절, 동생 김여정과 함께 스위스에서 조기 유학을 한 김정은. 스위스를 제2의 고향처럼 여겼지만 그의 이런 스위스 사랑도 이젠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스위스 정부가 대북 독자제재를 하며 북한 지도층이 즐겨온 고급 식재료 등 25개 품목의 대북 수출을 금지했습니다.

<녹취> 파비앙 마엔피쉬(스위스 국가경제 사무국 대변인) : "목적은 일단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것이죠. 또한 북한 정부가 국제적인 압박을 느끼게 하기 위한 겁니다."

철갑상어알과 송로버섯 등 먹거리와 보석, 스포츠 제품 수출도 막혔고, 스위스 내 북한의 모든 자산도 포괄적으로 동결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스위스의 조치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비밀주의로 유명한 스위스 은행에 김정은의 수십억 달러 비자금이 예치됐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많게는 40억 달러라는 말도 있어요. 과거 2005년에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제재 동결할 때 금액이 2500만 불이었는데 40억 불하고 2500만 불은 비교가 될 수 없는 금액이란 말이죠."

북한 근로자 2만여 명이 일하고 있는 러시아도, 최근 시중 은행들의 대북 금융거래를 금지했습니다.

북한 근로자들의 대북 송금이 직격탄을 맞게 되는 겁니다.

광물 거래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대통령령도 곧 시행됩니다.

여기에 유럽연합 EU도, 제재 대상 리스트에 고위급 군부 인사 등 18명과 단체 한 곳을 더 포함하는, 추가 제재를 단행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 보고서 제출 시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여파가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겁니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어지면서 김정은 체제가 느끼는 고통과 압박은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김정은이 핵보유를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고는 있지만 국제사회의 압박을 벗어나기 위해선 외교적 모색이 불가피한 상황인데요.

이런 가운데 최근 북한 외교라인의 교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의 외교 실세, 전 국제담당 비서 강석주의 장례식.

20년 넘게 북한의 외교 사령탑을 맡았던 인물에 걸맞게 국장으로 치러졌습니다.

사인은 식도암으로 알려졌습니다.

<녹취> 최룡해(강석주 국가장의위원장) : "참다운 혁명가, 능력있는 정치 활동가를 잃은 것은 우리 당과 인민에게 있어 커다란 손실로 됩니다."

강석주는 1차 북핵 위기 당시인 1994년, 이른바 ‘벼랑 끝 외교’ 전술로 미국과의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핵 문제의 종국적 해결을 위한 중요한 방도라고 이렇게 평가합니다.

대미외교와 핵협상을 총괄한 강석주의 사망과 거의 동시에 북한의 새 외교라인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리수용 정치국위원과 리용호 신임 외무상, 투톱체제입니다.

리수용은 김정은이 스위스에서 유학할 때 대사로 뒷바라지했고 리용호는 아버지가 김정일의 측근이었습니다.

새 외교 라인은 대북 제재 국면에서의 고립 탈피와 체제 생존을 위한 총력전을 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 "이 고립 국면에 있는 북한의 외교를 타개하려고 하는 것이고요. 그리고 전향적으로 또한 향후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이 다른 국가들과 협상을 하려고 하는데 있어서 외교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의 향후 외교전에서 특히 주목할 인물은 김영철입니다.

최근 북한 노동당 대표단장으로 쿠바를 방문해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회담했습니다.

김영철은 7차 당 대회를 통해 당 정치국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고, 신설된 정무국 부위원장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도 포함돼 있습니다.

천안함 폭침과 목함지뢰 도발 등 각종 무력 대남 도발의 배후로 지목된 김영철이, 핵심 권력기구 세 곳의 직위를 모두 갖고, 외교전에 나선 겁니다.

<인터뷰> 조윤영(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 "김영철이 상당한 지위까지 확보했다라는 것은 이러한 김영철의 역량과 함께 대남사업, 도발과 외교, 협상과 도발을 반복하면서 앞으로 대남협상, 그 다음에 주변국 외교를 보다 더 강화시킬 수 있는 강화시키고자 하는 북한 외교 역량의 확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영철의 쿠바 방문 뿐 아니라,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적도기니 방문 등, 당 대회 이후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방문 외교에 나서고 있는 게 눈길을 끕니다.

동시에 북한은 우리 정부를 향해서는 연일, 집요하게 대화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녹취> 국방위원회 공개서한(지난 20일) : "조선반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 위험을 해소하기 위한....."

<녹취> 인민무력부 통지문(지난 21일) : "북남 군사당국 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 접촉을 5월말 또는 6월초에 편리한 날짜와 장소에서 가지자는 것을 제안한다."

구체적 날짜까지 거론하며 지난 2월 개성공단 폐쇄 조치 때 일방적으로 단절했던 군 통신선까지 재가동했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북한이 남북 간 대화를 먼저 제의했다는 명분을 축적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대화를 거부당할 경우 그 책임을 우리 정부에 전가해 국제적 대북제재 국면을 약화시키려 한다는 평갑니다.

또 핵-경제 병진노선을 못 박은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수순이라고도 풀이합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북한이 핵실험하고 미사일 도발 했잖아요. 국제사회의 제재가 들어가니까 아쉽고 고립되고 힘들잖아요. 대화에 나오는 거예요. 또 대화의 자리가 마련이 되면 자기들이 원하는 것을 얻고 만약에 얻지 못하면 돌아가서 다시 도발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 패턴을 지금 반복해온 것이죠. 그러니까 우리가 북한의 대화 제의를 위장 평화다 평화 공세에 불과하다라고 하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는 거예요."

과거에도 북한은, 도발과 협상, 그에 따른 재도발 또는 대화를 반복하면서, 실속을 챙기려는 전략을 구사해왔다는 겁니다.

우리 정부도 북한의 공세성 말 폭탄에 대해 ‘비핵화 최우선’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북한의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녹취> 문상균(국방부 대변인) : "불순한 의도가 명확하게 확인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대화를 수용하는 것 자체가 우리 국제사회의 공조를 약화시켜서 북한의 비핵화만 지연시킬 우려가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고립 탈피를 위해 대내외적 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일본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북핵 문제의 원인으로 김정은을 직접 지목했습니다.

<녹취> 버락 오바마(미국 대통령/지난 26일) : "북한은 우리 모두에게 큰 걱정거리입니다. 특히 김정은은 자신의 정당성이 핵무기 개발에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다만 아직까지 강력한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중국이, 어느 수준으로 언제까지 제재 대오를 유지할지는 변수입니다.

당 대회를 앞두고 무력 도발을 이어가다, 돌연, 응답 없는 대화 공세에 나선 북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압박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잇단 엘리트층 탈북이라는 내부 균열까지 겹치면서, 김정은 정권의 다음 행보에 다시 한 번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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