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법조비리 환부 도려내야

입력 2016.05.30 (07:44) 수정 2016.06.01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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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권력형 비리와 대형 경제사건 등을 수사해 온 특수통 검사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검사장까지 지낸 홍 변호사는 자신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이 참담하다고 말했습니다.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의 구속에 이어 홍 변호사를 둘러싼 법조 비리를 지켜보는 서민들은 참담함을 넘어 분노와 허탈한 심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홍 변호사에 대해 조세 포탈과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홍 변호사의 개인비리는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홍 변호사가 맡은 사건의 잇단 무혐의 처분을 비롯한 이른바 전관예우에 대한 실체를 철저히 파헤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홍 변호사에게 싹쓸이 수임은 물론 거액의 수임료 비리, 상상도 못할 규모의 부동산 투자 등이 가능하게 했던 것은 어떤 형태로든 전관예우라는 법조계의 해묵은 관행과 비리가 통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전관예우에 대한 책임은 '전관'보다 '현직'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직의 도움이나 개입이 없다면 전관예우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관행이든 비리든 그 '예우'를 실행하는 것은 현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관만 적당히 처벌하고 현직에 대해서는 어물쩍 넘어간다면 검찰의 명예 회복은 물론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거액의 수임료나 '전관'을 업은 변호사가 판결을 좌우하거나 면죄부를 줄 수 있다면 누가 법을 인정할까요? 많은 범죄자들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보다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치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부당한 거래든 암묵적 예우든 법조계의 민낯을 드러내고 환부를 철저히 도려내는 것이 실추된 권위를 회복하는 길일 것입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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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법조비리 환부 도려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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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06-01 08:3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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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권력형 비리와 대형 경제사건 등을 수사해 온 특수통 검사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검사장까지 지낸 홍 변호사는 자신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이 참담하다고 말했습니다.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의 구속에 이어 홍 변호사를 둘러싼 법조 비리를 지켜보는 서민들은 참담함을 넘어 분노와 허탈한 심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홍 변호사에 대해 조세 포탈과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홍 변호사의 개인비리는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건의 핵심은 홍 변호사가 맡은 사건의 잇단 무혐의 처분을 비롯한 이른바 전관예우에 대한 실체를 철저히 파헤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홍 변호사에게 싹쓸이 수임은 물론 거액의 수임료 비리, 상상도 못할 규모의 부동산 투자 등이 가능하게 했던 것은 어떤 형태로든 전관예우라는 법조계의 해묵은 관행과 비리가 통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전관예우에 대한 책임은 '전관'보다 '현직'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직의 도움이나 개입이 없다면 전관예우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관행이든 비리든 그 '예우'를 실행하는 것은 현직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관만 적당히 처벌하고 현직에 대해서는 어물쩍 넘어간다면 검찰의 명예 회복은 물론 국민들의 불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거액의 수임료나 '전관'을 업은 변호사가 판결을 좌우하거나 면죄부를 줄 수 있다면 누가 법을 인정할까요? 많은 범죄자들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보다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치며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부당한 거래든 암묵적 예우든 법조계의 민낯을 드러내고 환부를 철저히 도려내는 것이 실추된 권위를 회복하는 길일 것입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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