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신용품 판매 ‘껑충’… 야근·회식도 기피

입력 2016.05.30 (18:36) 수정 2016.05.3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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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역 살인사건에서부터 수락산 60대 여성 피살사건 등 최근 여성을 노린 강력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불특정 여성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의 안전을 스스로 지키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호신용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고 일부 기업에서는 여성 근로자들이 야근이나 야간회식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 여성 상대 '묻지마 범죄'에 호신용품 '불티'

CJ오쇼핑에 따르면 강남역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난 17일부터 최근까지 온라인쇼핑몰 CJ몰에서 호신용품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5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여성의 호신용품 구매비율이 전체 구매자의 86%로, 여성구매 비중이 30%대에 그쳤던 종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판매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품목은 최루가스를 분사하는 호신용 스프레이와 위험 상황이 발생할 경우 100㏈(데시벨) 이상의 경보음이 울려 주변에 상황을 알릴 수 있는 호신용 경보기였다.

■ 호신용 스프레이·경보기 인기 상한가

두개 품목 모두 사용이 간편하고 핸드백이나 호주머니 등에 넣어 다닐 수 있어 주문하는 고객이 크게 많아졌다는 게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의 설명이다.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호신봉과 가정에서 사용하는 CCTV 등 보안·방범용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쉽게 펼 수 있는 호신봉과 사후 용의자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CCTV도 인기 호신용품이다.쉽게 펼 수 있는 호신봉과 사후 용의자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CCTV도 인기 호신용품이다.


옥션에서도 사건 발생 직후 사흘간 전체 호신용품 판매량은 전주 동기 대비 112% 뛰었고, G마켓에서는 같은 기간 전기충격기와 현관 잠금장치가 각각 33%, 13%씩 판매량이 증가했다.

옥션 관계자는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신은 물론 주변 지인 선물용으로 호신용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호신용 스프레이 등 휴대하기 좋은 제품들을 많이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쇼핑몰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각종 호신용품. 가스총(위 왼쪽), 후추스프레이(위 오른쪽), 전자경보기(아래 왼쪽), 전기충격기(아래 오른쪽)쇼핑몰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각종 호신용품. 가스총(위 왼쪽), 후추스프레이(위 오른쪽), 전자경보기(아래 왼쪽), 전기충격기(아래 오른쪽)


■ 가스총과 전기충격기는 소지 허가 받아야

하지만 호신용품이라고 해서 아무나 휴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호루라기나 후추스프레이, 전자경보기 등은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지만, 가스총(분사기)과 전기충격기는 경찰서에 소지허가신청서를 제출하고 법적인 허가를 받아야 한다.

20세 미만이거나 알코올 중독자 등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사용자체가 불가능하기도 하다.

만약의 경우 자신을 지키려 꺼내 든 호신용품이 타인의 공격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호신용품은 사용 전 알맞은 사용법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호신용품은 상대를 제압하는 용도라기보다 상황을 모면하는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성을 상대로 한 '묻지마 살인사건' 여파로 귀가 시간을 앞당기거나 공중화장실 이용을 피하는 등 여성들의 생활 패턴도 바뀌고 있다.

여성 직장인들은 야근이나 회식 참여를 꺼리는가 하면 여성 근로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일부 기업에서는 호신용 스프레이를 공동구매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여성 직장인들은 야근이나 회식 참여를 꺼리는가 하면 여성 근로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일부 기업에서는 호신용 스프레이를 공동구매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 야근·회식 기피 여성 직장인도 늘어

젊은 여성들의 귀가 시간이 빨라지고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은 야근이나 회식 참여를 꺼리고 있다. 길을 걸을 때 습관적으로 주변을 살피거나 모르는 남성과 단둘이 엘리베이터에 타지 않는다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여성 근로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일부 기업체에서는 여성 근로자를 위한 호신용 스프레이 공동구매하거나 야간 근로자에 대해서는 경호업체와 에스코트 서비스 계약을 맺어 이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을 정도다.

이 같은 사회적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끔찍한 사건을 지켜보면서 여성들이 무섭고 혼란스러운 마음에 일상과 다른 예외적인 행동 패턴을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외출을 극도로 기피하는 등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달라졌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듯이 이번에도 일정 시간이 지나 충격이 잦아들어야 여성들이 기존 생활 스타일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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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신용품 판매 ‘껑충’… 야근·회식도 기피
    • 입력 2016-05-30 18:36:39
    • 수정2016-05-30 18:44:50
    취재K
서울 강남역 살인사건에서부터 수락산 60대 여성 피살사건 등 최근 여성을 노린 강력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불특정 여성을 상대로 한 강력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의 안전을 스스로 지키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호신용품 판매가 급증하고 있고 일부 기업에서는 여성 근로자들이 야근이나 야간회식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 여성 상대 '묻지마 범죄'에 호신용품 '불티' CJ오쇼핑에 따르면 강남역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난 17일부터 최근까지 온라인쇼핑몰 CJ몰에서 호신용품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5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여성의 호신용품 구매비율이 전체 구매자의 86%로, 여성구매 비중이 30%대에 그쳤던 종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판매량이 가장 많이 늘어난 품목은 최루가스를 분사하는 호신용 스프레이와 위험 상황이 발생할 경우 100㏈(데시벨) 이상의 경보음이 울려 주변에 상황을 알릴 수 있는 호신용 경보기였다. ■ 호신용 스프레이·경보기 인기 상한가 두개 품목 모두 사용이 간편하고 핸드백이나 호주머니 등에 넣어 다닐 수 있어 주문하는 고객이 크게 많아졌다는 게 온라인 쇼핑몰 관계자의 설명이다.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호신봉과 가정에서 사용하는 CCTV 등 보안·방범용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쉽게 펼 수 있는 호신봉과 사후 용의자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CCTV도 인기 호신용품이다. 옥션에서도 사건 발생 직후 사흘간 전체 호신용품 판매량은 전주 동기 대비 112% 뛰었고, G마켓에서는 같은 기간 전기충격기와 현관 잠금장치가 각각 33%, 13%씩 판매량이 증가했다. 옥션 관계자는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신은 물론 주변 지인 선물용으로 호신용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특히 호신용 스프레이 등 휴대하기 좋은 제품들을 많이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쇼핑몰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각종 호신용품. 가스총(위 왼쪽), 후추스프레이(위 오른쪽), 전자경보기(아래 왼쪽), 전기충격기(아래 오른쪽) ■ 가스총과 전기충격기는 소지 허가 받아야 하지만 호신용품이라고 해서 아무나 휴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호루라기나 후추스프레이, 전자경보기 등은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지만, 가스총(분사기)과 전기충격기는 경찰서에 소지허가신청서를 제출하고 법적인 허가를 받아야 한다. 20세 미만이거나 알코올 중독자 등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사용자체가 불가능하기도 하다. 만약의 경우 자신을 지키려 꺼내 든 호신용품이 타인의 공격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호신용품은 사용 전 알맞은 사용법을 숙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호신용품은 상대를 제압하는 용도라기보다 상황을 모면하는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여성을 상대로 한 '묻지마 살인사건' 여파로 귀가 시간을 앞당기거나 공중화장실 이용을 피하는 등 여성들의 생활 패턴도 바뀌고 있다. 여성 직장인들은 야근이나 회식 참여를 꺼리는가 하면 여성 근로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일부 기업에서는 호신용 스프레이를 공동구매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 야근·회식 기피 여성 직장인도 늘어 젊은 여성들의 귀가 시간이 빨라지고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은 야근이나 회식 참여를 꺼리고 있다. 길을 걸을 때 습관적으로 주변을 살피거나 모르는 남성과 단둘이 엘리베이터에 타지 않는다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 여성 근로자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일부 기업체에서는 여성 근로자를 위한 호신용 스프레이 공동구매하거나 야간 근로자에 대해서는 경호업체와 에스코트 서비스 계약을 맺어 이용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을 정도다. 이 같은 사회적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끔찍한 사건을 지켜보면서 여성들이 무섭고 혼란스러운 마음에 일상과 다른 예외적인 행동 패턴을 보이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외출을 극도로 기피하는 등 사람들의 생활 패턴이 달라졌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듯이 이번에도 일정 시간이 지나 충격이 잦아들어야 여성들이 기존 생활 스타일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관 기사] ☞ 수락산서 또 ‘묻지마’ 범죄?…범행동기 ‘묵묵부답’ ☞ 부산 ‘묻지마 폭행’ 50대 남성 구속 ☞ 잇단 ‘묻지마 폭행’…사회적 약자에 집중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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