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하도급 뒷전에 밀린 ‘안전’

입력 2016.06.03 (07:44) 수정 2016.06.04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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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지하철역 스크린도어 사고에 이어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사고로 또 많은 목숨이 희생됐습니다. 잇단 어처구니없는 사고의 희생자는 하도급 협력 업체 근로자였습니다. 많은 근로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위험한 작업에 내몰리고 있지만 안전은 여전히 뒷전입니다.

좁은 지하 공간에서 용접기로 절단 작업을 하던 중 가스 폭발로 14명이 숨지거나 다친 남양주 사고는 안전불감증이 나은 또 하나의 인재입니다. 희생자들은 모두 협력업체와 일용직 근로자들입니다.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청년도 안전보다는 비용을 중시한 열악한 근무 조건에서 일하던 하도급 업체 직원이었습니다. 지난 4월 3명이 숨진 하이닉스 공장의 질식 사고와 1월의 LG디스플레이 질소 가스 누출 사고, 3월과 4월의 현대중공업 산재 사고 등도 희생자는 대부분 하도급업체 근로자였습니다. 남양주 사고와 관련해 국토부는 가스와 폭약 사용 현장을 전수조사하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원도급 업체도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서울시장과 서울메트로도 비슷한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사고 때마다 보는 비슷한 내용의 사후약방문입니다. 공정의 일부를 분야별 전문 협력 업체에 맡기는 건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효율성과 경제성이 우선되다 보니 현장의 안전은 도외시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재해율 관리 대상에 하도급업체는 빠져 있거나, 안전관리 의무는 하도급업체가 지게 하는 하도급 표준계약서 문제도 여전히 논란거리입니다.

외관상 산업 현장의 안전 수칙과 매뉴얼은 크게 나무랄 게 없습니다. 사고 때마다 대책을 세우고 시스템을 강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책임지는 관리와 철저한 안전 의식이 없다면 후진국형 사고는 언제든 예고 없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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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하도급 뒷전에 밀린 ‘안전’
    • 입력 2016-06-03 08:01:04
    • 수정2016-06-04 06: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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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일상 해설위원] 지하철역 스크린도어 사고에 이어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사고로 또 많은 목숨이 희생됐습니다. 잇단 어처구니없는 사고의 희생자는 하도급 협력 업체 근로자였습니다. 많은 근로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위험한 작업에 내몰리고 있지만 안전은 여전히 뒷전입니다. 좁은 지하 공간에서 용접기로 절단 작업을 하던 중 가스 폭발로 14명이 숨지거나 다친 남양주 사고는 안전불감증이 나은 또 하나의 인재입니다. 희생자들은 모두 협력업체와 일용직 근로자들입니다. 서울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청년도 안전보다는 비용을 중시한 열악한 근무 조건에서 일하던 하도급 업체 직원이었습니다. 지난 4월 3명이 숨진 하이닉스 공장의 질식 사고와 1월의 LG디스플레이 질소 가스 누출 사고, 3월과 4월의 현대중공업 산재 사고 등도 희생자는 대부분 하도급업체 근로자였습니다. 남양주 사고와 관련해 국토부는 가스와 폭약 사용 현장을 전수조사하고 철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원도급 업체도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서울시장과 서울메트로도 비슷한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사고 때마다 보는 비슷한 내용의 사후약방문입니다. 공정의 일부를 분야별 전문 협력 업체에 맡기는 건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효율성과 경제성이 우선되다 보니 현장의 안전은 도외시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재해율 관리 대상에 하도급업체는 빠져 있거나, 안전관리 의무는 하도급업체가 지게 하는 하도급 표준계약서 문제도 여전히 논란거리입니다. 외관상 산업 현장의 안전 수칙과 매뉴얼은 크게 나무랄 게 없습니다. 사고 때마다 대책을 세우고 시스템을 강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책임지는 관리와 철저한 안전 의식이 없다면 후진국형 사고는 언제든 예고 없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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