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정해져 있었다”…대우조선, 또 다른 태풍 몰고 오나?

입력 2016.06.09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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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의 태풍을 몰고 온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의 폭로성 인터뷰가 화제다. 대우조선에 공적자금 4조 2천억원을 추가로 투입한 과정에서 산업은행은 들러리만 섰다는 것이다.

홍기택의 폭로, “다 정해져 있었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현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부회장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현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부회장


홍기택 전 행장의 경향신문 인터뷰는 이렇다. “지난해 10월 중순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당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등으로부터 정부의 결정 내용을 전달 받았다. 대우조선의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최대 주주 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얼마씩 돈을 부담해야 하는지도 다 정해져 있었다.”

그는 이런 말도 했다.“2015년 3월 대우조선 사장의 임기가 만료돼 이런저런 후보를 올렸다. 위쪽에서 특정 인물을 찍어 검증한다며 자료를 올리라고 하더라. 결과는 그 사람이 되지는 않았다. 이는 주요 인사는 우리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임종룡 위원장, “사실과 다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홍기택 전 회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사전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6월 9일 국회에서 열린 구조조정 관련 당정 간담회에 참석한 임종룡 금융위원장6월 9일 국회에서 열린 구조조정 관련 당정 간담회에 참석한 임종룡 금융위원장


그러나 위에 언급된 직책의 인사들이 참여하는 이른바 ‘청와대 서별관회의’는 지금도 구조조정의 숨은 컨트롤 타워로 인식되고 있다. 그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이뤄졌는지,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등은 공개되지 않는다.

부패범죄특수단 첫 작품, 진실 밝혀낼까?

양측의 진실 공방의 진위는 수사기관이나 국회가 밝힐 수밖에 없다. 마침 검찰총장 직속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첫 수사 대상으로 대우조선을 선택했다. 2013년 폐지된 대검 중수부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수사의 초점은 분식 회계와 경영진 비리, 정치권 로비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관들이 6월 8일 대우조선해양 본사 압수수색을 마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검찰 수사관들이 6월 8일 대우조선해양 본사 압수수색을 마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수사 대상 기간은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라고 한다. 남상태 전 사장과 고재호 전 사장의 재임 기간이다. 남상태 전 사장은 2010년 연임 로비 의혹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는 인물이다. 당시 대통령 부인과의 관련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이번 검찰의 수사는 어디까지 갈까? 결과적으로 4조 2천억원의 혈세가 낭비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까지 밝혀낼 수 있을까? 검찰이 두 전직 사장 등의 개인 비리에 국한해 수사를 종결할 경우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야당 ‘서별관회의 청문회’ 예고, 태풍의 눈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임종룡 금융위원장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임종룡 금융위원장


국회의장 자리를 차지한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청문회를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당도 동조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홍기택 전 행장의 폭로는 '레임덕' 증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조선과 해운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대우조선이 또 다른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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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 정해져 있었다”…대우조선, 또 다른 태풍 몰고 오나?
    • 입력 2016-06-09 13:33:46
    취재K
구조조정의 태풍을 몰고 온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의 폭로성 인터뷰가 화제다. 대우조선에 공적자금 4조 2천억원을 추가로 투입한 과정에서 산업은행은 들러리만 섰다는 것이다.

홍기택의 폭로, “다 정해져 있었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 현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부회장

홍기택 전 행장의 경향신문 인터뷰는 이렇다. “지난해 10월 중순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당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임종룡 금융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등으로부터 정부의 결정 내용을 전달 받았다. 대우조선의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최대 주주 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얼마씩 돈을 부담해야 하는지도 다 정해져 있었다.”

그는 이런 말도 했다.“2015년 3월 대우조선 사장의 임기가 만료돼 이런저런 후보를 올렸다. 위쪽에서 특정 인물을 찍어 검증한다며 자료를 올리라고 하더라. 결과는 그 사람이 되지는 않았다. 이는 주요 인사는 우리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임종룡 위원장, “사실과 다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홍기택 전 회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산업은행, 수출입은행과 사전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6월 9일 국회에서 열린 구조조정 관련 당정 간담회에 참석한 임종룡 금융위원장

그러나 위에 언급된 직책의 인사들이 참여하는 이른바 ‘청와대 서별관회의’는 지금도 구조조정의 숨은 컨트롤 타워로 인식되고 있다. 그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이뤄졌는지,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등은 공개되지 않는다.

부패범죄특수단 첫 작품, 진실 밝혀낼까?

양측의 진실 공방의 진위는 수사기관이나 국회가 밝힐 수밖에 없다. 마침 검찰총장 직속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첫 수사 대상으로 대우조선을 선택했다. 2013년 폐지된 대검 중수부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수사의 초점은 분식 회계와 경영진 비리, 정치권 로비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관들이 6월 8일 대우조선해양 본사 압수수색을 마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수사 대상 기간은 공소시효가 남아 있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라고 한다. 남상태 전 사장과 고재호 전 사장의 재임 기간이다. 남상태 전 사장은 2010년 연임 로비 의혹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는 인물이다. 당시 대통령 부인과의 관련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이번 검찰의 수사는 어디까지 갈까? 결과적으로 4조 2천억원의 혈세가 낭비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까지 밝혀낼 수 있을까? 검찰이 두 전직 사장 등의 개인 비리에 국한해 수사를 종결할 경우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야당 ‘서별관회의 청문회’ 예고, 태풍의 눈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와 임종룡 금융위원장

국회의장 자리를 차지한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청문회를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당도 동조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홍기택 전 행장의 폭로는 '레임덕' 증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조선과 해운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대우조선이 또 다른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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