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랜도 테러와 ‘삼성’ 전화기가 무슨 상관?

입력 2016.06.15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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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명이 숨지고 53명이 다친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인 오마르 마틴(29)이 어떤 인물인지, 또 범행 동기는 무엇인지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오마르의 스마트폰이 이를 풀어줄 중요한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해 미 CBS 방송은 범인의 '셀카'를 바탕으로 오마르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폰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FBI는 오마르가 사용했던 전자기기를 유심히 보고 있다면서도 스마트폰의 상표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왜 오마르가 삼성 스마트폰을 썼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는 걸까.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이폰이냐, 안드로이드폰이냐가 화제가 되는 걸까.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범인(시에드 파룩, 타시핀 말리크)샌버나디노 총기난사 범인(시에드 파룩, 타시핀 말리크)


지난해 12월 미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IS를 추종하는 '외로운 늑대' 시에드 파룩 등의 범행으로 14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FBI는 이들 용의자의 테러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애플에 아이폰5C의 암호 해제를 요청했지만, 애플은 거부했다. 미국에선 논란이 커졌다. 테러범의 정보는 당연히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과 수사기관이라도 멋대로 스마트폰의 내용을 들여다보는 건 용납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맞부딪힌 것이다.

출처 : Recode.net출처 : Recode.net


결국 양측은 소송까지 갔지만, FBI는 외부의 해킹팀에게 약 100만 달러(BBC 추정치, 한화 11억 7천만 원) 이상을 지불한 뒤 아이폰의 암호를 해제했다. 첨예하게 맞붙었던 애플과 FBI의 대립은 이후 잦아들었지만, 이번 올랜도 테러로 다시 이 문제가 부상한 것이다.

CBS 보도에도 불구하고 올랜도 테러범이 실제 사용한 전화기의 제조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종으로 드러난다면, FBI가 좀 더 쉽게(?) 정보를 얻는 게 가능할 거란 게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아이폰은 시중에 나와 있는 95%가 보안이 강하게 걸려 있는 반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는 10% 정도만 암호화돼 있다"고 보도했다. IT 매체인 리코드(ReCode)도 보안 체계 없이 사용되는 안드로이드폰이 상당히 많다면서, 그 비율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FBI가 샌버나디노 테러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범인의 스마트폰을 바로 열어볼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 전문가들은 FBI가 애플 아이폰 5S 암호 해제 때와 마찬가지의 금액을 해킹 업체에 줄 경우 안드로이드폰의 정보 역시 어렵지 않게 취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FBI가 암호해제에 실패했다고 해도 안드로이폰의 제조사들은 애플과 달리 비교적 '협조적인'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운영체제(iOS)와 하드웨어(기계)를 함께 만드는 애플과 달리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운영체제(구글)와 하드웨어(각 제조사)가 나뉘어져 있어 일종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FBI는 아직 올랜도 테러범인 오마르 마틴의 컴퓨터나 스마트폰 정보 등을 확보했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테러가 점점 일상화되면서 수사 당국과 IT업체와의 대립과 이를 둘러싼 논란도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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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올랜도 테러와 ‘삼성’ 전화기가 무슨 상관?
    • 입력 2016-06-15 19:47:42
    취재K
49명이 숨지고 53명이 다친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인 오마르 마틴(29)이 어떤 인물인지, 또 범행 동기는 무엇인지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오마르의 스마트폰이 이를 풀어줄 중요한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해 미 CBS 방송은 범인의 '셀카'를 바탕으로 오마르가 삼성전자의 갤럭시 폰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FBI는 오마르가 사용했던 전자기기를 유심히 보고 있다면서도 스마트폰의 상표는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왜 오마르가 삼성 스마트폰을 썼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는 걸까.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이폰이냐, 안드로이드폰이냐가 화제가 되는 걸까.

샌버나디노 총기난사 범인(시에드 파룩, 타시핀 말리크)

지난해 12월 미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서는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IS를 추종하는 '외로운 늑대' 시에드 파룩 등의 범행으로 14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FBI는 이들 용의자의 테러혐의를 조사하기 위해 애플에 아이폰5C의 암호 해제를 요청했지만, 애플은 거부했다. 미국에선 논란이 커졌다. 테러범의 정보는 당연히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과 수사기관이라도 멋대로 스마트폰의 내용을 들여다보는 건 용납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맞부딪힌 것이다.

출처 : Recode.net

결국 양측은 소송까지 갔지만, FBI는 외부의 해킹팀에게 약 100만 달러(BBC 추정치, 한화 11억 7천만 원) 이상을 지불한 뒤 아이폰의 암호를 해제했다. 첨예하게 맞붙었던 애플과 FBI의 대립은 이후 잦아들었지만, 이번 올랜도 테러로 다시 이 문제가 부상한 것이다.

CBS 보도에도 불구하고 올랜도 테러범이 실제 사용한 전화기의 제조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종으로 드러난다면, FBI가 좀 더 쉽게(?) 정보를 얻는 게 가능할 거란 게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아이폰은 시중에 나와 있는 95%가 보안이 강하게 걸려 있는 반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는 10% 정도만 암호화돼 있다"고 보도했다. IT 매체인 리코드(ReCode)도 보안 체계 없이 사용되는 안드로이드폰이 상당히 많다면서, 그 비율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즉 FBI가 샌버나디노 테러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범인의 스마트폰을 바로 열어볼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 전문가들은 FBI가 애플 아이폰 5S 암호 해제 때와 마찬가지의 금액을 해킹 업체에 줄 경우 안드로이드폰의 정보 역시 어렵지 않게 취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FBI가 암호해제에 실패했다고 해도 안드로이폰의 제조사들은 애플과 달리 비교적 '협조적인'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고 분석한다. 이는 운영체제(iOS)와 하드웨어(기계)를 함께 만드는 애플과 달리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운영체제(구글)와 하드웨어(각 제조사)가 나뉘어져 있어 일종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FBI는 아직 올랜도 테러범인 오마르 마틴의 컴퓨터나 스마트폰 정보 등을 확보했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테러가 점점 일상화되면서 수사 당국과 IT업체와의 대립과 이를 둘러싼 논란도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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