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감독 시즌3] ① 시험 끝난 날도 농구장으로 간다!

입력 2016.06.16 (13:31) 수정 2016.06.2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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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가 끝났다. 결과는? 대한민국 모든 고등학생처럼 등촌고 농구부도 당연히(?) 시험을 망쳤다.

혹시라도 방송 카메라에 찍힐까 봐 서둘러 답안지를 감춘다.

"안 돼요. 절대 찍으면 안 돼요" "시험 완전 망했어요" "채점하고 절망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스트레스받기 싫어서 채점을 안 해요"

시험 끝난 날 고등학교 교실의 풍경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며칠씩 밤잠도 제대로 못 잤지만, 시험이 끝나자 얼굴엔 생기가 돈다. 오늘만큼은 100% 자유다. 모든 것을 잊고 신 나게 놀아야 하는 날이다.

수영이는 친구들과 요즘 유행하는 당구장을 찾았다. 무슨 색깔 공을 먼저 맞혀야 할지도 모르는 초보 중의 초보지만 친구들과 함께라서 모든 게 즐겁다. 시험에서 해방됐다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은 없나 보다.

태선이와 영표, 종원이와 동호는 PC방으로 향했다. 함께 게임을 즐기며 웃고 떠들며 자유를 만끽한다. 오늘만큼은 누구의 간섭도 없이 신 나게 놀 수 있다.





그런데 농구부는 꿀보다 달콤하다는 시험 끝난 날 오후 4시 다시 체육관으로 돌아왔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다. 농구부 스스로 함께 모여 패턴 훈련을 하기로 했다.

주장 채형이를 중심으로 자율 훈련을 실시하는 등촌고 농구부를 2층에서 조용히 내려다보는 눈길이 있다. 엘리트 농구 선수 출신 김승현 코치는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이 너무나 대견하다. "시험이 오늘 끝난 것으로 아는데 얼마나 놀고 싶은 나이겠어요. 그런데 농구가 더 좋다는 거잖아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가 다 알아서 하는 거잖아요. 이런 걸 보는 게 지도자의 맛이라고 해야 하나?"





매일 과도한 훈련에 혹사당하는 엘리트 선수들은 운동을 하루 쉬는 게 무엇보다 큰 포상이다. 농구가 좋아서 시작한 선수 생활이지만 일 년만 하면 농구공을 쳐다보는 것조차 끔찍해지는 게 대한민국 엘리트 스포츠의 현실이다. 김승현 코치의 얼굴엔 언뜻 부러움이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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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룡감독 시즌3] ① 시험 끝난 날도 농구장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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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6-06-20 15:55:06
    공룡감독
중간고사가 끝났다. 결과는? 대한민국 모든 고등학생처럼 등촌고 농구부도 당연히(?) 시험을 망쳤다. 혹시라도 방송 카메라에 찍힐까 봐 서둘러 답안지를 감춘다. "안 돼요. 절대 찍으면 안 돼요" "시험 완전 망했어요" "채점하고 절망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스트레스받기 싫어서 채점을 안 해요" 시험 끝난 날 고등학교 교실의 풍경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며칠씩 밤잠도 제대로 못 잤지만, 시험이 끝나자 얼굴엔 생기가 돈다. 오늘만큼은 100% 자유다. 모든 것을 잊고 신 나게 놀아야 하는 날이다. 수영이는 친구들과 요즘 유행하는 당구장을 찾았다. 무슨 색깔 공을 먼저 맞혀야 할지도 모르는 초보 중의 초보지만 친구들과 함께라서 모든 게 즐겁다. 시험에서 해방됐다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은 없나 보다. 태선이와 영표, 종원이와 동호는 PC방으로 향했다. 함께 게임을 즐기며 웃고 떠들며 자유를 만끽한다. 오늘만큼은 누구의 간섭도 없이 신 나게 놀 수 있다. 그런데 농구부는 꿀보다 달콤하다는 시험 끝난 날 오후 4시 다시 체육관으로 돌아왔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다. 농구부 스스로 함께 모여 패턴 훈련을 하기로 했다. 주장 채형이를 중심으로 자율 훈련을 실시하는 등촌고 농구부를 2층에서 조용히 내려다보는 눈길이 있다. 엘리트 농구 선수 출신 김승현 코치는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이 너무나 대견하다. "시험이 오늘 끝난 것으로 아는데 얼마나 놀고 싶은 나이겠어요. 그런데 농구가 더 좋다는 거잖아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가 다 알아서 하는 거잖아요. 이런 걸 보는 게 지도자의 맛이라고 해야 하나?" 매일 과도한 훈련에 혹사당하는 엘리트 선수들은 운동을 하루 쉬는 게 무엇보다 큰 포상이다. 농구가 좋아서 시작한 선수 생활이지만 일 년만 하면 농구공을 쳐다보는 것조차 끔찍해지는 게 대한민국 엘리트 스포츠의 현실이다. 김승현 코치의 얼굴엔 언뜻 부러움이 스쳐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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