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에 일 맡기고 6년 동안 논 억대 연봉 프로그래머

입력 2016.06.17 (13:49) 수정 2016.06.1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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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 6년동안 일을 맡기고 나는 놀았다"

업무를 자동화해서 컴퓨터에 맡긴 뒤, 본인은 사무실에 출근해서 놀다가 6년만에 들통나는 바람에 해고됐다는 프로그래머의 사연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그룹 블로그 사이트 보잉보잉은 지난달 말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한 사용자가 '경력 질문' 게시판에 "6년만에 결국 해고됐다"라는 제목으로 이런 사연을 올렸다고 전했다.

해고된 프로그래머가 올린 사연해고된 프로그래머가 올린 사연


레딧 아이디가 'FiletOfFish1066'인 이 사용자는 자신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유명한 베이 지역(샌프란시스코와 근교 실리콘밸리 등을 합한 샌프란시스코 광역권) 기술 업체"에 7년 전 취직했다고 썼다.

그의 담당 업무는 다른 개발자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테스트하는 일이었는데 이를 모두 자동화하는 프로그램을 짜서 컴퓨터에 맡겼기 때문에 입사 8개월 후부터는 출근해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꼬박꼬박 회사에 출근해서 자리를 지키며 주당 40시간을 근무했다. 그러나 실제로 일은 하지 않고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거나 레딧에 올라온 글을 보는 등 마음대로 시간을 보냈다.

그는 "사실상 일을 하나도 안 했지만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테스트가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직장에 친구도 없어서 내 상사와 가끔 내가 테스트하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자들 외에는 내게 말을 거는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래머는 "최근 6년동안 진짜로 일을 한 시간은 50시간쯤 되는 것 같다"며 이 기간에 받은 평균 연봉이 9만 5천 달러(1억 1,200만원)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신이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과 맥주에 중독됐다면서 지금은 이를 끊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집에서 엄마와 함께 살고 있고 돈을 아껴 저축한 돈 20만 달러(2억 3,600만 원)가 있기 때문에 당장 생활이 어렵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6년동안 컴퓨터에 모든 일을 맡겨 놓는 바람에 프로그램을 짜는 법을 깡그리 잊어버렸다며 "'코딩인터뷰 완전 분석'(면접 시험을 준비하는 프로그래머들이 즐겨 보는 유명한 책·원제 Cracking the Code)과 자료구조론과 알고리즘 책을 다시 봐야겠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래머는 보잉보잉과 일부 테크 매체의 보도에 이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사연이 널리 알려지자 본인 계정과 올렸던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에 앞서 2013년 초에도 자신의 프로그램 개발 업무를 중국 프로그래머들에게 몰래 '아웃소싱'해 놓고 직장에서는 자리 지키기만 한 '밥'이라는 40대 중반 미국 프로그래머의 사연이 공개된 적이 있다.

이 프로그래머는 수십만 달러(수억 원)인 자신의 봉급 가운데 약 5분의 1을 중국 프로그래머들에게 주고 미국 근무 시간에 맞춰 그의 회사 계정으로 접속해 일을 하도록 시켰다.

그리고 본인은 매일 퇴근 30분 전부터는 업무 진척 상황을 보고하는 이메일을 써서 상사에게 보냈다. 그는 "회사에서 근무태도가 가장 훌륭한 프로그래머"이며 "코드도 깔끔하게 잘 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매일 근무 시간 중 회사 계정 접속이 중국에서 접속한 기록이 발견되는 바람에 발각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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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컴퓨터에 일 맡기고 6년 동안 논 억대 연봉 프로그래머
    • 입력 2016-06-17 13:49:03
    • 수정2016-06-17 16:09:59
    취재K
"컴퓨터에 6년동안 일을 맡기고 나는 놀았다"

업무를 자동화해서 컴퓨터에 맡긴 뒤, 본인은 사무실에 출근해서 놀다가 6년만에 들통나는 바람에 해고됐다는 프로그래머의 사연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그룹 블로그 사이트 보잉보잉은 지난달 말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한 사용자가 '경력 질문' 게시판에 "6년만에 결국 해고됐다"라는 제목으로 이런 사연을 올렸다고 전했다.

해고된 프로그래머가 올린 사연

레딧 아이디가 'FiletOfFish1066'인 이 사용자는 자신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유명한 베이 지역(샌프란시스코와 근교 실리콘밸리 등을 합한 샌프란시스코 광역권) 기술 업체"에 7년 전 취직했다고 썼다.

그의 담당 업무는 다른 개발자들이 만든 프로그램을 테스트하는 일이었는데 이를 모두 자동화하는 프로그램을 짜서 컴퓨터에 맡겼기 때문에 입사 8개월 후부터는 출근해서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꼬박꼬박 회사에 출근해서 자리를 지키며 주당 40시간을 근무했다. 그러나 실제로 일은 하지 않고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거나 레딧에 올라온 글을 보는 등 마음대로 시간을 보냈다.

그는 "사실상 일을 하나도 안 했지만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테스트가 모두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직장에 친구도 없어서 내 상사와 가끔 내가 테스트하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자들 외에는 내게 말을 거는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래머는 "최근 6년동안 진짜로 일을 한 시간은 50시간쯤 되는 것 같다"며 이 기간에 받은 평균 연봉이 9만 5천 달러(1억 1,200만원)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신이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과 맥주에 중독됐다면서 지금은 이를 끊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집에서 엄마와 함께 살고 있고 돈을 아껴 저축한 돈 20만 달러(2억 3,600만 원)가 있기 때문에 당장 생활이 어렵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6년동안 컴퓨터에 모든 일을 맡겨 놓는 바람에 프로그램을 짜는 법을 깡그리 잊어버렸다며 "'코딩인터뷰 완전 분석'(면접 시험을 준비하는 프로그래머들이 즐겨 보는 유명한 책·원제 Cracking the Code)과 자료구조론과 알고리즘 책을 다시 봐야겠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래머는 보잉보잉과 일부 테크 매체의 보도에 이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사연이 널리 알려지자 본인 계정과 올렸던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에 앞서 2013년 초에도 자신의 프로그램 개발 업무를 중국 프로그래머들에게 몰래 '아웃소싱'해 놓고 직장에서는 자리 지키기만 한 '밥'이라는 40대 중반 미국 프로그래머의 사연이 공개된 적이 있다.

이 프로그래머는 수십만 달러(수억 원)인 자신의 봉급 가운데 약 5분의 1을 중국 프로그래머들에게 주고 미국 근무 시간에 맞춰 그의 회사 계정으로 접속해 일을 하도록 시켰다.

그리고 본인은 매일 퇴근 30분 전부터는 업무 진척 상황을 보고하는 이메일을 써서 상사에게 보냈다. 그는 "회사에서 근무태도가 가장 훌륭한 프로그래머"이며 "코드도 깔끔하게 잘 짠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매일 근무 시간 중 회사 계정 접속이 중국에서 접속한 기록이 발견되는 바람에 발각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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