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일인 줄 알았는데 성인비디오 촬영” 日 피해 여성 속출

입력 2016.06.1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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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도심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대표적인 거리 시부야. 업체 직원들이 거리에 나와 신인 모델을 구한다는 안내문을 젊은 여성들에게 나눠 주거나 일을 권유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데 겉으론 이처럼 신인모델을 모집한다는 광고가 실제론 심각한 피해로 이어지는 미끼 역할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경찰에 체포된 시부야의 한 프로덕션 대표 등 업자 3명은 그 전형적인 사례다. 이들은 <모델 에이전시>라는 간판을 내걸고 인터넷 광고와 길거리 섭외 등으로 젊은 여성들을 끌어들였다.



악덕 업자들은 일단 관심을 보이는 여성에게 신체조건이 모델 직업에 적합하다며 감언이설로 설득해 계약서에 사인하도록 집요하게 권유한다. 그런데 이 계약서가 종종 비극의 출발점이 된다. 일단 사인을 받아낸 뒤 업자들이 실제로 여성들에게 요구하는 일은 모델 직업과 관련 없는 경우가 많다. 술집 등 유흥업소 인력 파견 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 성인비디오 출연을 강요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번에 구속된 업자 3명도 신인모델을 모집한다며 여성들을 모아 성인비디오 촬영장에 보냈다.

느닷없는 상황에 놀란 여성들이 촬영을 거부할 경우 업자들이 당당하게 내놓는 건 본인이 사인한 계약서. 깨알같이 작게 적힌 계약서 내용 가운데 피해여성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항을 들이대며 “출연을 거부하면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내야 한다”고 협박하는 것이다. 또 “당장 부모에게 연락해 대신 위약금을 청구하겠다”는 등 갖가지 수법을 동원해 출연을 강요한다. 사회경험이 적은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악질적인 범죄다.



수천만원이 넘는 위약금, 더구나 당장 부모에게 청구한다는 말에 겁을 먹은 여성들이 일단 성인비디오 촬영에 응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업자들은 피해여성들의 수치심을 악용해 가족 등 주변관계를 단절한 채 고립생활을 하도록 유도한다. 자포자기 상태에 빠진 여성들이 다른 생각을 못한 채 자신들이 시키는 대로 일을 하도록 만드는 수법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이처럼 악질적인 범죄행위에 걸려들어 피해를 당한 여성들이 인권단체 등에 상담을 신청한 사례는 120건이 넘는다. 하지만 경찰은 본인이 직접 상담을 신청한 경우 외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전체 피해자 수는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경험이 적은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같은 악질 범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한편, 곤란한 상황에 놓인 피해여성들이 용기를 내 우선 지원단체나 경찰 등에 해결방안을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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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델일인 줄 알았는데 성인비디오 촬영” 日 피해 여성 속출
    • 입력 2016-06-19 20:51:11
    취재K
도쿄 도심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대표적인 거리 시부야. 업체 직원들이 거리에 나와 신인 모델을 구한다는 안내문을 젊은 여성들에게 나눠 주거나 일을 권유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데 겉으론 이처럼 신인모델을 모집한다는 광고가 실제론 심각한 피해로 이어지는 미끼 역할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근 경찰에 체포된 시부야의 한 프로덕션 대표 등 업자 3명은 그 전형적인 사례다. 이들은 <모델 에이전시>라는 간판을 내걸고 인터넷 광고와 길거리 섭외 등으로 젊은 여성들을 끌어들였다.



악덕 업자들은 일단 관심을 보이는 여성에게 신체조건이 모델 직업에 적합하다며 감언이설로 설득해 계약서에 사인하도록 집요하게 권유한다. 그런데 이 계약서가 종종 비극의 출발점이 된다. 일단 사인을 받아낸 뒤 업자들이 실제로 여성들에게 요구하는 일은 모델 직업과 관련 없는 경우가 많다. 술집 등 유흥업소 인력 파견 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 성인비디오 출연을 강요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번에 구속된 업자 3명도 신인모델을 모집한다며 여성들을 모아 성인비디오 촬영장에 보냈다.

느닷없는 상황에 놀란 여성들이 촬영을 거부할 경우 업자들이 당당하게 내놓는 건 본인이 사인한 계약서. 깨알같이 작게 적힌 계약서 내용 가운데 피해여성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항을 들이대며 “출연을 거부하면 거액의 위약금을 물어내야 한다”고 협박하는 것이다. 또 “당장 부모에게 연락해 대신 위약금을 청구하겠다”는 등 갖가지 수법을 동원해 출연을 강요한다. 사회경험이 적은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악질적인 범죄다.



수천만원이 넘는 위약금, 더구나 당장 부모에게 청구한다는 말에 겁을 먹은 여성들이 일단 성인비디오 촬영에 응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업자들은 피해여성들의 수치심을 악용해 가족 등 주변관계를 단절한 채 고립생활을 하도록 유도한다. 자포자기 상태에 빠진 여성들이 다른 생각을 못한 채 자신들이 시키는 대로 일을 하도록 만드는 수법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이처럼 악질적인 범죄행위에 걸려들어 피해를 당한 여성들이 인권단체 등에 상담을 신청한 사례는 120건이 넘는다. 하지만 경찰은 본인이 직접 상담을 신청한 경우 외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전체 피해자 수는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경험이 적은 젊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같은 악질 범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한편, 곤란한 상황에 놓인 피해여성들이 용기를 내 우선 지원단체나 경찰 등에 해결방안을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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