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기술혁명과 미디어…“핵심은 동영상”

입력 2016.06.19 (22:13) 수정 2016.06.20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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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뒤에는 동영상 뉴스가 전체 뉴스의 90%에 이를 것이다"

한스 베스트버그(Hans Vestberg) 에릭슨 대표가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6 국제뉴스미디어협회 세계총회(INMA World Congress 2016)’에서 한 말이다. 그는 "동영상에 주목해야 한다. 향후 5년 이내에 25억명의 추가 모바일 사용자가 생겨날 것이고 모바일에서 동영상 소비가 20배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달 22일~2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6 국제뉴스미디어협회 세계총회(INMA World Congress 2016)’에서 에릭슨 대표 한스 베스트버그(Hans Vestber)가 ‘모바일과 소비자 혁명’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지난 달 22일~2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6 국제뉴스미디어협회 세계총회(INMA World Congress 2016)’에서 에릭슨 대표 한스 베스트버그(Hans Vestber)가 ‘모바일과 소비자 혁명’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5차 기술혁명…동영상 시대 열린다”

에릭슨은 2015년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1년에는 세계 인구 78억명 가운데 53억명이 3G/4G/5G 모바일 가입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프는 한스 베스트버그 에릭슨 대표가 'INMA 2016 런던'에서 발표한 자료에릭슨은 2015년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1년에는 세계 인구 78억명 가운데 53억명이 3G/4G/5G 모바일 가입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프는 한스 베스트버그 에릭슨 대표가 'INMA 2016 런던'에서 발표한 자료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업인 에릭슨 대표의 예상은 기술의 발전에 기반한다. 에릭슨의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전세계 3G/4G/5G 사용자는 53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베스트버그 대표는 "TV와 PC를 건너뛰고 모바일로 처음 영상을 보는 사람이 생겨나게 될 것이며 이것이 '5차 기술혁명'"이라고 주장했다.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통신 기술은 2G→3G→4G로 빠르게 발전해왔다. 한국에서는 이미 4G(LTE)가 상용화돼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글로벌 플랫폼도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손쉽게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4G보다 20배 빠른 5G 서비스가 시작되면 그야말로 동영상의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2020년이면 5G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페이스북 “5년 내 동영상이 지배”



페이스북의 멘델손 부사장은 최근 런던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페이스북에 게재되는 글은 매년 감소하는 반면 사진과 동영상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페이스북의 일일 동영상 조회수는 1년 전 10억 뷰에서 올해 80억 뷰로 8배 증가했다”며 “이 추세대로면 5년 내 모든 글이 동영상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지난 4월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 증가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가장 큰 원동력으로 동영상 광고를 꼽았다. 조용범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 역시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이 가장 우선 순위를 두는 사업이 동영상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예전엔 문자로 소통했는데 지금은 사진으로 소통하고 있고 곧 동영상으로 소통하게 될 것이다. 10대들은 이미 동영상으로 안부를 전하는데,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글로벌 미디어 핵심전략도 동영상

미카 젤맨 워싱턴포스트 비디오국장이 지난 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6 국제뉴스미디어협회 세계총회(INMA World Congress 2016)’에서 동영상 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미카 젤맨 워싱턴포스트 비디오국장이 지난 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6 국제뉴스미디어협회 세계총회(INMA World Congress 2016)’에서 동영상 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도 동영상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스스로 신문사가 아닌 세계적인 미디어 기술 기업(media technology company)으로 소개하고 있는 워싱턴포스트도 미래 핵심전략으로 동영상 강화를 꼽고 있다. 이런 전략에 따라 지난 해 4월 디스커버리 채널의 디지털 비디오 책임자인 미카 젤맨(Micah Gelman)을 영입했다. 젤맨은 런던 INMA 2016에 참석해 "미래의 워싱턴포스트 독자는 동영상을 보기 위해 워싱턴포스트를 찾게 될 것이다. 동영상은 독자들을 '현장'으로 데려다주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젤맨과 함께 'INMA 2016 런던' 연단에 선 조시 루치(Josh Rucci) 블룸버그 콘텐츠 서비스 글로벌 국장도 "블룸버그는 현재 매일 3,500건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블룸버그에게 동영상은 2012년까지만 해도 전혀 수익을 가져다 주지 않는 사업부문이었지만 지금은 가장 중요한 분야로 성장했다. 동영상은 블름버그가 운영하는 모든 플랫폼의 핵심이자 최전선이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동영상은 TV가 아니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미래의 경쟁력이 동영상에 있다는 걸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민은 어떤 형식의 동영상이 디지털 플랫폼에서 먹힐지를 연구하고 개발해내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젤맨 워싱턴포스트 비디오국장은 "TV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동영상을 제작하고 유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의 동영상의 85% 정도는 기사 속에 삽입돼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동영상이 독립적인 콘텐츠가 아니라 뉴스의 일부로 맥락 속에서 소비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과 동영상, 그래픽 등이 포함된 멀티미디어 뉴스를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워싱턴포스트도 최근 자막 동영상 뉴스, 버티컬 비디오, 360도 VR 동영상 등 동영상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워싱턴포스트 젤맨 국장이 ‘INMA 2016 런던’서 발표할 때 썼던 슬라이드워싱턴포스트도 최근 자막 동영상 뉴스, 버티컬 비디오, 360도 VR 동영상 등 동영상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워싱턴포스트 젤맨 국장이 ‘INMA 2016 런던’서 발표할 때 썼던 슬라이드


젤맨 국장은 "과거 워싱턴포스트가 동영상 부문에서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던 건 TV 프로그램처럼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다. 모든 플랫폼에서 다 잘 소비되는 그런 동영상은 없다. 플랫폼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는 동영상에 넣는 자막의 크기를 플랫폼마다 달리해서 넣고 있으며 오토플레이 기능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또 페이스북의 라이브 방송과 버티컬 동영상(vertical video) 역시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동영상이라는 점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이트가 아닌 브랜드를 구축하라”



미디어 기업들이 너나 없이 동영상에 뛰어들 경우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동영상의 품질과 독창성이 꼽힌다. 디지털 미디어업계의 신흥 강자인 복스 미디어(Vox Media) 조나단 헌트(Jonathan Hunt) 글로벌 마케팅 담당 부회장은 '웹사이트가 아니라 브랜드를 만들라(build brand not site)'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은 플랫폼 어그노스틱(platform agnostic, 사람들이 플랫폼에 관계 없이 좋은 콘텐츠가 있는 곳을 찾아간다는 뜻) 상황이다. 플랫폼이 어디든 사람들이 몰려가는 곳으로 가기 때문에 다른 매체들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헌트 부회장은 최근 디지털 미디어가 4단계 과정을 겪으며 진화해왔다고 설명했다.

●1단계
미디어들이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유통하는 단계
●2단계
마구잡이로 광고를 걸어 신뢰를 잃는 단계
●3단계
비디오나 데이터 전문가가 영입돼 고품질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하는 단계
●4단계
어디 가도 고품질 콘텐츠가 유통되는 단계

헌트 부회장은 "최근 10년 동안 엄청난 수용자 분화(audience segmantation)가 이뤄졌다. 수용자들은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안 주면 딴 데로 가겠다고 미디어를 협박하고 있다. 이제 4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다른 어느 때보다 품질이 중요하며, 독창적 목적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복스를 운영하는 핵심 철학이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5년 뒤 동영상 강자는?



한국은 전세계에서 통신환경이 가장 좋은 국가중의 하나로 디지털 플랫폼의 '테스트 베드(시험 무대)'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글로벌 미디어에 비해 국내 언론사들의 온라인 비디오 제작 수준은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S는 하루 30~40건의 방송뉴스를 모바일에 최적화시켜 제작한 뒤 페이스북 등 SNS에서 유통하고 있다. MBC의 '엠빅뉴스' SBS의 '비디오머그', 조선일보의 'Video C' 등 국내 언론사들도 동영상 브랜드를 만들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품질이나 독창성 측면에서 세계적인 미디어 기업과는 격차가 있다. 어느 언론사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가장 고품질의 독창적인 동영상으로 국내 이용자들을 공략할까? 전문가들이 밝힌 시간은 길어야 앞으로 5년이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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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차 기술혁명과 미디어…“핵심은 동영상”
    • 입력 2016-06-19 22:13:33
    • 수정2016-06-20 12:40:51
    취재K
"5년 뒤에는 동영상 뉴스가 전체 뉴스의 90%에 이를 것이다" 한스 베스트버그(Hans Vestberg) 에릭슨 대표가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6 국제뉴스미디어협회 세계총회(INMA World Congress 2016)’에서 한 말이다. 그는 "동영상에 주목해야 한다. 향후 5년 이내에 25억명의 추가 모바일 사용자가 생겨날 것이고 모바일에서 동영상 소비가 20배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달 22일~2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6 국제뉴스미디어협회 세계총회(INMA World Congress 2016)’에서 에릭슨 대표 한스 베스트버그(Hans Vestber)가 ‘모바일과 소비자 혁명’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5차 기술혁명…동영상 시대 열린다” 에릭슨은 2015년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1년에는 세계 인구 78억명 가운데 53억명이 3G/4G/5G 모바일 가입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프는 한스 베스트버그 에릭슨 대표가 'INMA 2016 런던'에서 발표한 자료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업인 에릭슨 대표의 예상은 기술의 발전에 기반한다. 에릭슨의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전세계 3G/4G/5G 사용자는 53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베스트버그 대표는 "TV와 PC를 건너뛰고 모바일로 처음 영상을 보는 사람이 생겨나게 될 것이며 이것이 '5차 기술혁명'"이라고 주장했다.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통신 기술은 2G→3G→4G로 빠르게 발전해왔다. 한국에서는 이미 4G(LTE)가 상용화돼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글로벌 플랫폼도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손쉽게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4G보다 20배 빠른 5G 서비스가 시작되면 그야말로 동영상의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2020년이면 5G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페이스북 “5년 내 동영상이 지배” 페이스북의 멘델손 부사장은 최근 런던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페이스북에 게재되는 글은 매년 감소하는 반면 사진과 동영상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페이스북의 일일 동영상 조회수는 1년 전 10억 뷰에서 올해 80억 뷰로 8배 증가했다”며 “이 추세대로면 5년 내 모든 글이 동영상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도 지난 4월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52% 증가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가장 큰 원동력으로 동영상 광고를 꼽았다. 조용범 페이스북 코리아 대표 역시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이 가장 우선 순위를 두는 사업이 동영상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예전엔 문자로 소통했는데 지금은 사진으로 소통하고 있고 곧 동영상으로 소통하게 될 것이다. 10대들은 이미 동영상으로 안부를 전하는데,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글로벌 미디어 핵심전략도 동영상 미카 젤맨 워싱턴포스트 비디오국장이 지난 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6 국제뉴스미디어협회 세계총회(INMA World Congress 2016)’에서 동영상 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도 동영상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스스로 신문사가 아닌 세계적인 미디어 기술 기업(media technology company)으로 소개하고 있는 워싱턴포스트도 미래 핵심전략으로 동영상 강화를 꼽고 있다. 이런 전략에 따라 지난 해 4월 디스커버리 채널의 디지털 비디오 책임자인 미카 젤맨(Micah Gelman)을 영입했다. 젤맨은 런던 INMA 2016에 참석해 "미래의 워싱턴포스트 독자는 동영상을 보기 위해 워싱턴포스트를 찾게 될 것이다. 동영상은 독자들을 '현장'으로 데려다주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젤맨과 함께 'INMA 2016 런던' 연단에 선 조시 루치(Josh Rucci) 블룸버그 콘텐츠 서비스 글로벌 국장도 "블룸버그는 현재 매일 3,500건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블룸버그에게 동영상은 2012년까지만 해도 전혀 수익을 가져다 주지 않는 사업부문이었지만 지금은 가장 중요한 분야로 성장했다. 동영상은 블름버그가 운영하는 모든 플랫폼의 핵심이자 최전선이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동영상은 TV가 아니다” 글로벌 미디어 기업들은 미래의 경쟁력이 동영상에 있다는 걸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민은 어떤 형식의 동영상이 디지털 플랫폼에서 먹힐지를 연구하고 개발해내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젤맨 워싱턴포스트 비디오국장은 "TV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동영상을 제작하고 유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의 동영상의 85% 정도는 기사 속에 삽입돼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동영상이 독립적인 콘텐츠가 아니라 뉴스의 일부로 맥락 속에서 소비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과 동영상, 그래픽 등이 포함된 멀티미디어 뉴스를 만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워싱턴포스트도 최근 자막 동영상 뉴스, 버티컬 비디오, 360도 VR 동영상 등 동영상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워싱턴포스트 젤맨 국장이 ‘INMA 2016 런던’서 발표할 때 썼던 슬라이드 젤맨 국장은 "과거 워싱턴포스트가 동영상 부문에서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던 건 TV 프로그램처럼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다. 모든 플랫폼에서 다 잘 소비되는 그런 동영상은 없다. 플랫폼에 따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는 동영상에 넣는 자막의 크기를 플랫폼마다 달리해서 넣고 있으며 오토플레이 기능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또 페이스북의 라이브 방송과 버티컬 동영상(vertical video) 역시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동영상이라는 점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이트가 아닌 브랜드를 구축하라” 미디어 기업들이 너나 없이 동영상에 뛰어들 경우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동영상의 품질과 독창성이 꼽힌다. 디지털 미디어업계의 신흥 강자인 복스 미디어(Vox Media) 조나단 헌트(Jonathan Hunt) 글로벌 마케팅 담당 부회장은 '웹사이트가 아니라 브랜드를 만들라(build brand not site)'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은 플랫폼 어그노스틱(platform agnostic, 사람들이 플랫폼에 관계 없이 좋은 콘텐츠가 있는 곳을 찾아간다는 뜻) 상황이다. 플랫폼이 어디든 사람들이 몰려가는 곳으로 가기 때문에 다른 매체들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헌트 부회장은 최근 디지털 미디어가 4단계 과정을 겪으며 진화해왔다고 설명했다. ●1단계 미디어들이 가장 잘하는 방식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유통하는 단계 ●2단계 마구잡이로 광고를 걸어 신뢰를 잃는 단계 ●3단계 비디오나 데이터 전문가가 영입돼 고품질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하는 단계 ●4단계 어디 가도 고품질 콘텐츠가 유통되는 단계 헌트 부회장은 "최근 10년 동안 엄청난 수용자 분화(audience segmantation)가 이뤄졌다. 수용자들은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안 주면 딴 데로 가겠다고 미디어를 협박하고 있다. 이제 4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다른 어느 때보다 품질이 중요하며, 독창적 목적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복스를 운영하는 핵심 철학이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5년 뒤 동영상 강자는? 한국은 전세계에서 통신환경이 가장 좋은 국가중의 하나로 디지털 플랫폼의 '테스트 베드(시험 무대)'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글로벌 미디어에 비해 국내 언론사들의 온라인 비디오 제작 수준은 미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S는 하루 30~40건의 방송뉴스를 모바일에 최적화시켜 제작한 뒤 페이스북 등 SNS에서 유통하고 있다. MBC의 '엠빅뉴스' SBS의 '비디오머그', 조선일보의 'Video C' 등 국내 언론사들도 동영상 브랜드를 만들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품질이나 독창성 측면에서 세계적인 미디어 기업과는 격차가 있다. 어느 언론사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가장 고품질의 독창적인 동영상으로 국내 이용자들을 공략할까? 전문가들이 밝힌 시간은 길어야 앞으로 5년이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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