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재총선 결과 6개월 전과 판박이

입력 2016.06.27 (07:56) 수정 2016.06.2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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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총선거 이후 정부 구성 실패로 다시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은 없었다.

지난 총선 때와 거의 똑같은 결과가 나옴에 따라 정치 혼란이 당분간 더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벌써 나오고 있다.

개표가 97% 진행된 상황에서 중도 우파 집권 국민당(PP)은 32.7%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 의석인 176석에 못 미치는 137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중도 좌파 사회노동당(PSOE·이하 사회당)이 85석, 반(反) 긴축 극좌 정당인 포데모스(Podemos·우리는 할 수 있다)와 좌파연합(IU)이 71석, 친(親) 유럽연합(EU) 신생 정당인 '시우다다노스'(Ciudadanos·시민)가 32석으로 그 뒤를 이을 전망이다.

작년 12월 총선 결과와 비교해 국민당은 14석이 늘었으며 사회당은 5석이 줄고, 포데모스는 의석 변화가 없으며, 시우다다노스는 8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4년간 집권한 국민당은 작년 총선보다는 다소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과반 의석에 모자라서 재집권하려면 연립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각 정당은 다시 한 번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 구성 협상을 벌어야 하지만 한 번도 연립 정부가 출범한 적 없는 스페인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이 지난 총선 후 진행된 연정 협상 가정에서 증명됐다.

이번 선거에서도 국민당이나 사회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30년 넘게 이어진 양당 체제가 재심판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20%가 넘는 높은 실업률과 집권층 부정부패, 서민에게 고통을 주는 유럽연합의 긴축 정책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에서 확인된 변화를 바라는 반 EU 민심은 포데모스를 통해서 확인됐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는 사회당을 제칠 것으로 예상됐다가 3위에 그치긴 했으나 포데모스는 지난 선거와 똑같은 의석을 확보하면서 스페인 정치권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포데모스는 경제 위기와 긴축 정책, 부패에 분노한 젊은이들이 2011년 '분노한 사람들'(Indignados) 시위를 벌인 뒤 만든 정당으로, 작년 12월 총선에서 약진하며 국민당과 사회당의 30여 년 양당 체제를 무너뜨렸다.

올해 37세인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포데모스 대표는 스페인의 은행 구제금융 채무 경감을 위한 국제채권단과 재협상을 주장하고 반부패와 긴축 반대를 내세웠다.

남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은행 구제금융을 받은 스페인은 이후 충격에서 벗어나 지난해에는 3.2%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실업률도 2013년 1분기 역대 최고인 26.9%에서 올해 1분기 21.0%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금융·재정위기의 상처는 아직도 서민과 청년층에 여전히 크게 남았다.

실업률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EU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 다음으로 가장 높고, 특히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45%로 평균 실업률의 배가 넘는다.

또 정부의 긴축 정책으로 보건과 공교육 서비스의 질 등이 낮아지면서 서민 삶은 어려워졌으며 빈부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이 때문에 2011년 집권 이후 EU가 요구한 긴축 정책을 시행해 온 라호이 정권과 EU에 대한 국민의 반감은 커졌다.

이글레시아스 포데모스 대표는 브렉시트 결과를 두고 "유럽은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적 어려움에 더해 펠리페 6세 국왕의 누나가 연루된 탈세 사건과 여야 정치권 주요 정치인의 부정부패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국민의 분노는 커졌고 그 결과 변화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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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인 재총선 결과 6개월 전과 판박이
    • 입력 2016-06-27 07:56:11
    • 수정2016-06-27 08:12:20
    국제
작년 12월 총선거 이후 정부 구성 실패로 다시 치러진 스페인 총선에서도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은 없었다.

지난 총선 때와 거의 똑같은 결과가 나옴에 따라 정치 혼란이 당분간 더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벌써 나오고 있다.

개표가 97% 진행된 상황에서 중도 우파 집권 국민당(PP)은 32.7%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 의석인 176석에 못 미치는 137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어 중도 좌파 사회노동당(PSOE·이하 사회당)이 85석, 반(反) 긴축 극좌 정당인 포데모스(Podemos·우리는 할 수 있다)와 좌파연합(IU)이 71석, 친(親) 유럽연합(EU) 신생 정당인 '시우다다노스'(Ciudadanos·시민)가 32석으로 그 뒤를 이을 전망이다.

작년 12월 총선 결과와 비교해 국민당은 14석이 늘었으며 사회당은 5석이 줄고, 포데모스는 의석 변화가 없으며, 시우다다노스는 8석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4년간 집권한 국민당은 작년 총선보다는 다소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과반 의석에 모자라서 재집권하려면 연립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

각 정당은 다시 한 번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 구성 협상을 벌어야 하지만 한 번도 연립 정부가 출범한 적 없는 스페인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이 지난 총선 후 진행된 연정 협상 가정에서 증명됐다.

이번 선거에서도 국민당이나 사회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30년 넘게 이어진 양당 체제가 재심판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20%가 넘는 높은 실업률과 집권층 부정부패, 서민에게 고통을 주는 유럽연합의 긴축 정책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에서 확인된 변화를 바라는 반 EU 민심은 포데모스를 통해서 확인됐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는 사회당을 제칠 것으로 예상됐다가 3위에 그치긴 했으나 포데모스는 지난 선거와 똑같은 의석을 확보하면서 스페인 정치권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포데모스는 경제 위기와 긴축 정책, 부패에 분노한 젊은이들이 2011년 '분노한 사람들'(Indignados) 시위를 벌인 뒤 만든 정당으로, 작년 12월 총선에서 약진하며 국민당과 사회당의 30여 년 양당 체제를 무너뜨렸다.

올해 37세인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포데모스 대표는 스페인의 은행 구제금융 채무 경감을 위한 국제채권단과 재협상을 주장하고 반부패와 긴축 반대를 내세웠다.

남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은행 구제금융을 받은 스페인은 이후 충격에서 벗어나 지난해에는 3.2%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또 실업률도 2013년 1분기 역대 최고인 26.9%에서 올해 1분기 21.0%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금융·재정위기의 상처는 아직도 서민과 청년층에 여전히 크게 남았다.

실업률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EU 회원국 가운데 그리스 다음으로 가장 높고, 특히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45%로 평균 실업률의 배가 넘는다.

또 정부의 긴축 정책으로 보건과 공교육 서비스의 질 등이 낮아지면서 서민 삶은 어려워졌으며 빈부 격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이 때문에 2011년 집권 이후 EU가 요구한 긴축 정책을 시행해 온 라호이 정권과 EU에 대한 국민의 반감은 커졌다.

이글레시아스 포데모스 대표는 브렉시트 결과를 두고 "유럽은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적 어려움에 더해 펠리페 6세 국왕의 누나가 연루된 탈세 사건과 여야 정치권 주요 정치인의 부정부패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국민의 분노는 커졌고 그 결과 변화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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