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전 연준의장 “금융위기 가능성 낮다”

브렉시트, 즉 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 때문에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EU의 불안정이 경제적 측면으로도 가장 큰 위협 요인이 될 것이라고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예상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28일(이하 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 블로그를 통해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융기관의 재무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고, 지금까지 심각한 문제점이 나타나지는 않았다"며 브렉시트 때문에 "현 시점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꽤 낮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은행들이 자본을 확충한 점도 (브렉시트 충격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을 이끌었던 버냉키 전 의장은 그러나 브렉시트 때문에 영국과 EU 모두에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앞으로 영국이 유럽 국가들과 협정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EU가 가하는 규제의 상당 부분을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영국이 EU의 무거운 규제로부터 벗어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이익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국으로 유입되는 이민자 수가 줄어도 결국 영국의 자체 노동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경제 성장에 대한 악영향은 여전하다"며 "장기적으로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이 없어진 뒤에도 영국이 부담할 비용이 이익을 웃돌 것"이라고 예상했다.

EU의 장래에 대해 버냉키 전 의장은 "추가 이탈 또는 붕괴의 위험성"이 있다며, 이런 "정치적인 요인이 현 시점에서 금융 안정성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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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통제로부터 더 큰 자율을 요구하는 정도의 주장도 EU를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고 내다본 버냉키 전 의장은 "특히 역내에서 사람들이 국경을 자유롭게 드나들게 하겠다는 EU의 구상이 다시 논란거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냉키 의장의 전임자인 그린스펀 전 의장도 전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외환시장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면서도, 일반적인 국가에서 재무부와 같은 역할을 할 기관이 유럽중앙은행(ECB)에 없다는 취약점이 이번에 다시 부각됨으로써 유로존의 구조가 "진정으로 취약해졌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명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는 브렉시트가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강도로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브렉시트 때문에 생길 경제적 충격의 강도에 대한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제각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