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부실 급식, 이대론 안 된다

입력 2016.07.02 (07:43) 수정 2016.07.0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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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먹는 음식 갖고 장난하면 벌받는다는 얘길 많이 하지요, 더욱이 그 대상이 우리 어린이들이라면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제 옆으로 밥과 반찬이 담긴 이 식판을 보시지요, 몇 가닥 우동은 불어터졌고 반찬은 단무지 등 몇 조각입니다. 잘 먹지 않는다면 반찬투정일까요? 참다못한 학부모들이 들고일어나서 이런 학교급식 횡포를 고발했습니다.

보다 충격적인 건 부실에 더해 불결할 만큼 비위생적인 사례들입니다. 밥과 반찬에서 휴지가 나오고 플라스틱 등 이물질 조각까지 섞여있었다고 합니다. 학교 다녀온 뒤 설사하거나 배앓이하곤 했다는 증언도 잇따랐습니다. 문제가 된 학교의 조리시설을 조사했더니 배식대 등에선 기준치의 수십 배가 넘는 세균이 검출됐습니다. 집에서라면 도저히 먹이지 못할 음식들을 아무렇게나 만들어서 천연덕스럽게 내놓은 게 아니었겠냐는 비판을 받을만합니다. 이런 부실 불량 급식이 과연 몇몇 학교만의 문제였겠냐는 의문이 당연히 듭니다. 지금 학교급식은 전국의 모든 초․중등학교에서 실시합니다. 초․중등교는 무상이고 고교는 실비 부담이 원칙입니다. 급식비는 대략 초등학교는 3천 원 , 중․고등학교는 4천 원 이내입니다. 충분치는 않지만 턱없이 적은 예산도 아닐 것입니다. 결국 문제는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대부분의 급식비리는 학교 측의 관리가 허술하거나 교육당국의 점검이 형식적인 곳에서 터져 나오기 마련입니다.

이번에 교육당국이 내놓은 첫 대책은 급식 메뉴와 사진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여론에 쫓긴 피상적인 조치이지요, 지금 절실한 건 급식 예산의 투명한 집행과 조리과정의 안전성을 담보할 구체적인 대책들입니다. 본질을 직시하는 당국의 인식 전환이 부실급식 해결의 첫걸음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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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부실 급식, 이대론 안 된다
    • 입력 2016-07-02 08:09:37
    • 수정2016-07-02 10: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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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근 해설위원] 먹는 음식 갖고 장난하면 벌받는다는 얘길 많이 하지요, 더욱이 그 대상이 우리 어린이들이라면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제 옆으로 밥과 반찬이 담긴 이 식판을 보시지요, 몇 가닥 우동은 불어터졌고 반찬은 단무지 등 몇 조각입니다. 잘 먹지 않는다면 반찬투정일까요? 참다못한 학부모들이 들고일어나서 이런 학교급식 횡포를 고발했습니다. 보다 충격적인 건 부실에 더해 불결할 만큼 비위생적인 사례들입니다. 밥과 반찬에서 휴지가 나오고 플라스틱 등 이물질 조각까지 섞여있었다고 합니다. 학교 다녀온 뒤 설사하거나 배앓이하곤 했다는 증언도 잇따랐습니다. 문제가 된 학교의 조리시설을 조사했더니 배식대 등에선 기준치의 수십 배가 넘는 세균이 검출됐습니다. 집에서라면 도저히 먹이지 못할 음식들을 아무렇게나 만들어서 천연덕스럽게 내놓은 게 아니었겠냐는 비판을 받을만합니다. 이런 부실 불량 급식이 과연 몇몇 학교만의 문제였겠냐는 의문이 당연히 듭니다. 지금 학교급식은 전국의 모든 초․중등학교에서 실시합니다. 초․중등교는 무상이고 고교는 실비 부담이 원칙입니다. 급식비는 대략 초등학교는 3천 원 , 중․고등학교는 4천 원 이내입니다. 충분치는 않지만 턱없이 적은 예산도 아닐 것입니다. 결국 문제는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대부분의 급식비리는 학교 측의 관리가 허술하거나 교육당국의 점검이 형식적인 곳에서 터져 나오기 마련입니다. 이번에 교육당국이 내놓은 첫 대책은 급식 메뉴와 사진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여론에 쫓긴 피상적인 조치이지요, 지금 절실한 건 급식 예산의 투명한 집행과 조리과정의 안전성을 담보할 구체적인 대책들입니다. 본질을 직시하는 당국의 인식 전환이 부실급식 해결의 첫걸음입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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