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정 교육감 (경기도 교육청) “야자 대신 ‘예비대학’ 만들겠다” ②

입력 2016.07.04 (09:24) 수정 2016.07.0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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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6년 7월 4일(월요일)
□ 출연자 : 이재정 교육감 (경기도 교육청)


“야자 대신 ‘예비대학’ 만들겠다”

[홍지명] 고등학생이라면 당연히 생각해왔던 야간자율학습, 경기도 교육청이 내년부터 이걸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학부모들과 일부 교원단체들은 야간자율학습을 없애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독서실이나 학원을 찾을 것이고 또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학습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는데요. 이재정 교육감을 연결해서 이런 방침을 세운 배경, 또 논란에 대한 입장도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재정]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려는 배경은 어떤 것입니까? 그동안 어떤 문제점을 좀 발견하셨습니까?

[이재정] 아마 이 방송 들으시는 청취자들도 다 경험하신 일이겠습니다만. 야간자율학습이라고 하는 것이 우선 효율성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까 열 네시간 동안 학교에 잡아두고 거의 반 강제적으로 한 교실에서 자율학생이라는 이름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학생들에게 물어봤어요. 용인지역에서 특히 학생들의 만족도가 어떤가 했더니 매우 불만족이다, 불만족이다하는 게 90%입니다. 그러니까 이것이 효율성이 전혀 없다고 보는 거죠. 그리고 정말 제4 혁명이 일어나라고 한다는 미래 사회에 대한 준비를 하려면 이런 과거의 방식으로는 안된다는 거죠.

[홍지명] 학생들이 원하지 않더라, 그래서 폐지하는 건 아니겠죠?

[이재정]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성이 없어서요. 제일 중요한 동기는 제가 교장 선생님들과 그동안 29차례 협의회를 하면서 제가 물었어요, 야자 어떠냐, 이거 없애는 게 좋지 않겠느냐 했더니 다 박수를 치는 거예요. 그러니까 교장 선생님들도 이게 얼마나 비인도적이고 비인간적이고 이것 때문에 선생님들이 밤 11시까지 묶여 계시고요.

[홍지명] 그러니까요. 선생님들이나 학생들 입장에서는 사실 그 분들에게 물어보면 학교 늦게까지 있고 싶겠습니까? 당연히 재미없다 효율적이지 않다 이런 대답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이재정] 그런데 재미없다는 정도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도대체 그 시간에 뭐 하느냐? 그랬더니 아마 대부분 다 아시겠습니다만 제일 많은 것이 친구들하고 수다 떠는 거예요. 그다음에 라디오 듣기, 잠 자는 아이도 20%가 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야자의 효율성보다는 아이들에게 오히려 상상력을 기르고 좀 더 자기 학과의 정규 교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우선 중요하지 않겠느냐 이거죠.

[홍지명] 야간자율학습을 고등학교면 다 합니까? 경기도의 경우에는 어느정도나 합니까?

[이재정] 학교마다 안하는 학교가 없어요. 참여율이 많게는 70%부터 적게는 10%정도까지 상황은 여러가지 학교마다 좀 다릅니다만 거의 다 하고 있죠.

[홍지명] 그러니까 학생이라고 참여하는 학생도 있고 안 하는 학생도 있고 그렇다는 말씀이십니까?

[이재정] 그런데 이게 이거에요. 고등학교가 어떤 상태냐면 저녁 석식을 먹이죠. 아침에 와서 정규수업하고 오후에 보충수업하고 저녁 먹고 학원 갈 아이들은 학원 가고요 학원 못 가는 아이들이 남아서 이걸 하는 거죠. 그리고 일부 학생들은 동네에 있는 도서관에 가서 더 환경 좋은 데서 공부하는 아이들도 있고요.

[홍지명] 그나마 학원을 못 가는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서 자율학습을 한다는 건데 이건 말 그대로 자율적으로 남아있는 것 아닙니까? 강제적으로 시키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이재정] 어디 갈 데도 없고 친구들은 학원 가서 공부하는데 자기도 뭔가 불안하겠죠. 어떤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

[홍지명] 그러면 폐지하면, 없으면 이 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학생들은 어디로 가야합니까?

[이재정] 그래서 저희가 야간자율학습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 프로그램을 그동안 준비를 해와서 하나의 예는 대학과 연계를 해서 대학에서 예비대학 같은 것을 해서 학생들이 호기심이 있고 교과와 연계할 수 있는 그런 여러 분야들, 가령 인문학 분야라든가, 또는 예술 분야라든가 요즘에 뜨고 있는 인공지능과 같은 IT분야라든가, 자연과학 분야의 강의를 해주면.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하면 이것이 학생들이 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고요. 또 이런 공부를 하게 되면 논리적 사고도 생기고 발표력도 생길 수가 있고 에세이 같은 걸 쓰게 되면 문장 쓰는 훈련도 돼서 오히려 대학 입시에 여러가지 도움이 된다고 저는 판단하는 거죠.

[홍지명] 학부모들 의견 좀 들어보셨습니까?

[이재정] 학부모들 의견도 8차례 학부모 간담회를 하면서 계속 들어가고 있는 중인데요. 대개 긍정적입니다.

[홍지명] 그런데 밤 늦게까지 학생들을 학교에, 또 공부에 잡아 놓는다는 게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는 건 맞지만 학부모들이 몇 가지 걱정을 하시는 듯 해요. 예를 들어서 지금까지도 형편이 안되서 그나마 야간자율학습에다 학생들을 맡겨 놓았는데 이것까지 없어진다고 하면 없는 형편에 또 독서실을 보내야 하느냐 학원 보내야 하느냐 이런 걱정들을 현실적으로 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이재정]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희가 대학에 예비대학을 만드는 것 이외에 마을 교육해서 지방 자치단체와 연계를 해서 가령 공공도서관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가, 저희들이 지금 하고 있는 꿈의 학교 프로그램을 한다는가 이런 방법으로 해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학습 동아리를 만들면 또 동네에서 그런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거죠. 저희가 이 프로그램을 그냥 없애는 것만이 아니고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여러 분야를 저희가 제공을 해서 학생들이 오히려 선택을 함으로해서 자기를 완성시켜나가는 그런 과정을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홍지명] 예비 대학을 만들어서 나름 전인교육, 교양을 가르쳐주는 것 이런 것도 좋겠지만 문제는 너도 나도 다 대학입시에 대한 경쟁을 하는 마당에 학부모들 생각에는 혹시 우리 아이만 공부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할 수밖에 없을텐데 이런 부분은 좀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겠습니까?

[이재정]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설명을 다 하면 학부모님들이 만족스럽게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어 예비대학이라든 것도 논리학이라든가 철학이라든가 인문학적 소양을 좀 더 높일 수 있는 공부의 기회가 되면, 또 하나는 대학에서 제공하는 전공분야에 대한 오리엔테이션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되면 오히려 학생들이 자기 진로가 어느 것에 맞느냐 하는 것을 미리 정할 수도 있는 과정이 되고요. 더군다가 현재 IT나 컴퓨터나 화학이나 생물 같은 그런 분야. 학교에서 제대로 강의를 못해주는 분야에 대한 것도 관심있는 학생들은 선택해서 할 수 있을 거고요. 미술이나 음악같은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가는 분야는 대학에서 그런 예술 분야를 공부함으로 해서 자기 분야를 개척해나갈 수도 있을 거고요. 문제는 학생들이 자기가 어느 진로가 맞는지 잘 판단을 못 하고 있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홍지명] 그런 경우가 많죠.

[이재정] 그런 아이들에게 그냥 무조건 공부하는 게 아니고 좀 공부하는 목표와 방향을 제대로 정해주면 더 효율적이지 않겠습니까?

[홍지명] 취지는 백 번 찬성합니다마는 지금 말씀하신 이런 인문적인 소양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관련 대학들의 협조도 좀 필요할텐데 대학들과는 사전에 논의가 좀 되어있습니까?

[이재정] 네, 제가 몇 대학 총장님과 얘기해보니까 아주 뭐 절대적으로 찬성을 해요. 왜냐면 대학들도 내년부터는 고등학교 졸업생보다 대학 입학생 수가 많잖아요. 대학도 학생들 유치해야 하고 홍보도 해야하는데 오히려 대학으로서는 아주 좋은 기회죠. 학교를 홍보 할 수 있고 학교를 미리 학생들에게 뭐랄까 미리 맛보게 할 수도 있고. 그러니까 그 학교를 오히려 선택할 수도 있겠죠. 또 대학이 멀어서 갈 수 없는 아이들의 경우는 지역에 있는 공공시설을 이용해서 대학의 강사진이 나와서 직접 강의도 해줄 수 있을 거고요. 그래서 저는 이번 기회가 대학의 전공분야를 학생들에게 소개해주는 그런 프로그램이 될 것이고요. 학생들이 여러가지 자기가 원하는 분야를 소상하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제일 중요한 게 지금 고등학교가 이렇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 네시간을 붙들어 놓으니까 선생님들이 힘듭니다.

[홍지명] 그렇죠. 그럴 겁니다.

[이재정] 그러니까 정규 교과에 선생님들이 집중할 수 없는 거예요.

[홍지명] 자칫 대학이 학생들을 소위 유치하기 위한 또 이상한 강의내용으로 변질되지 않을까 그런 교육감 말씀 들으니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이재정] 그렇게는 안될겁니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오히려 대학간에 프로그램 가지고 경쟁도 있으리라고 저는 생각해요. 교육부처에서도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고요. 한국교총은 반대합니다마는 여기 경기교총은 저희 안에 대해서 지지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선생님들이나 이런 경우에 대부분 찬성의 의견을 좋아하셔서 저는 추진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관련해서 조금 더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한지도 검토를 해봐주시고요. 자율학습, 어떻습니까? 그럼 내년 1학기부터는 일괄적으로 다 없앱니까? 사실상 강제성이 부여되는 것입니까, 어떻게 됩니까?

[이재정] 저는 없애는 경우 다 없애달라고 하는 것이 교장선생님들의 의견이에요. 어느 학교는 하고 어는 학교는 안 하는 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벌써 경기도가 이렇게 시작을 했습니다만 또 우리가 이 문제는 내밀하게 우리 교육감들 속에서 얘기가 있어서 강원도 민병희 교육감도 강원도에도 폐지하겠다는 선언도 하셨고요. 서울 교육청도 아마 앞으로 이 문제를 고려를 할 것이고요. 그래서 이건 아마 제 생각으로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한 번 논의하면 전국적으로 같이 없앨 수도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홍지명] 네, 알겠습니다. 이재정 교육감께서 추진한 주요 정책 가운데 하나가 9시 등교 폐지인데, 이건 어떻습니까? 그동안 여러가지 장단점을 비교해 보셨을텐데 어떤 평가가 나왔습니까?

[이재정] 아주 무지하게 좋습니다. 지금 현제 93.8%가 참여하고 있는데 초등학교는 다 하고요. 고등학교 일부가 대학입시 때문에 이렇게 하고 있지만 아마 9월 학기부터는 모두가 다 아마 참여할 것이라고 보고요. 무엇보다 제일 좋은 게 아침밥을 같이 가족들과 먹는다는 게 굉장히 좋은 일이죠.

[홍지명]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경기도의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굉장히 높다는데 일부에서는 이재정 교육감 취임 이후에 그 비율이 더 높아졌다 이런 지적이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이유 좀 파악해보셨습니까?

[이재정] 전혀 홍 선생님 자료가 어디서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저희가 중학교 기초학력미달이 2014년도에는 전국에서 열 한 번째였는데요. 그래도 좀 올라서 작년에는 전국에서 8등으로 올라갔어요. 그러니까 나빠진 것은 아니고요. 저희가 기초학력 분야, 중요한 얘기에요. 중학교 2학년 때 잡아주지 못하면 그냥 학교를 포기해버리고 말거든요.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때 또 이게 안되면 그냥 포기하는 거고요. 자는 학생들이 대개 이런 경향이기 때문에 저희가 기초학력 부족한 학생들을 조기 발견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고요. 조기 발견한 아이들을 여러 방법으로 기초학력을 따라 잡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작동하고 있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제가 아까 9시 등교폐지라고 말씀드렸는데 등교폐지가 아니고 9시 등교하는 정책이죠?

[이재정] 네, 그렇습니다.

[홍지명] 그렇죠. 알겠습니다. 네, 오늘 용어상 오류를 바로잡고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재정] 네,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홍지명]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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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이재정 교육감 (경기도 교육청) “야자 대신 ‘예비대학’ 만들겠다” ②
    • 입력 2016-07-04 09:24:49
    • 수정2016-07-04 09:27:33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6년 7월 4일(월요일)
□ 출연자 : 이재정 교육감 (경기도 교육청)


“야자 대신 ‘예비대학’ 만들겠다”

[홍지명] 고등학생이라면 당연히 생각해왔던 야간자율학습, 경기도 교육청이 내년부터 이걸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학부모들과 일부 교원단체들은 야간자율학습을 없애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독서실이나 학원을 찾을 것이고 또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학습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는데요. 이재정 교육감을 연결해서 이런 방침을 세운 배경, 또 논란에 대한 입장도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재정] 네, 안녕하세요?

[홍지명]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려는 배경은 어떤 것입니까? 그동안 어떤 문제점을 좀 발견하셨습니까?

[이재정] 아마 이 방송 들으시는 청취자들도 다 경험하신 일이겠습니다만. 야간자율학습이라고 하는 것이 우선 효율성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까 열 네시간 동안 학교에 잡아두고 거의 반 강제적으로 한 교실에서 자율학생이라는 이름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데요. 학생들에게 물어봤어요. 용인지역에서 특히 학생들의 만족도가 어떤가 했더니 매우 불만족이다, 불만족이다하는 게 90%입니다. 그러니까 이것이 효율성이 전혀 없다고 보는 거죠. 그리고 정말 제4 혁명이 일어나라고 한다는 미래 사회에 대한 준비를 하려면 이런 과거의 방식으로는 안된다는 거죠.

[홍지명] 학생들이 원하지 않더라, 그래서 폐지하는 건 아니겠죠?

[이재정]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성이 없어서요. 제일 중요한 동기는 제가 교장 선생님들과 그동안 29차례 협의회를 하면서 제가 물었어요, 야자 어떠냐, 이거 없애는 게 좋지 않겠느냐 했더니 다 박수를 치는 거예요. 그러니까 교장 선생님들도 이게 얼마나 비인도적이고 비인간적이고 이것 때문에 선생님들이 밤 11시까지 묶여 계시고요.

[홍지명] 그러니까요. 선생님들이나 학생들 입장에서는 사실 그 분들에게 물어보면 학교 늦게까지 있고 싶겠습니까? 당연히 재미없다 효율적이지 않다 이런 대답이 나올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이재정] 그런데 재미없다는 정도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도대체 그 시간에 뭐 하느냐? 그랬더니 아마 대부분 다 아시겠습니다만 제일 많은 것이 친구들하고 수다 떠는 거예요. 그다음에 라디오 듣기, 잠 자는 아이도 20%가 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야자의 효율성보다는 아이들에게 오히려 상상력을 기르고 좀 더 자기 학과의 정규 교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우선 중요하지 않겠느냐 이거죠.

[홍지명] 야간자율학습을 고등학교면 다 합니까? 경기도의 경우에는 어느정도나 합니까?

[이재정] 학교마다 안하는 학교가 없어요. 참여율이 많게는 70%부터 적게는 10%정도까지 상황은 여러가지 학교마다 좀 다릅니다만 거의 다 하고 있죠.

[홍지명] 그러니까 학생이라고 참여하는 학생도 있고 안 하는 학생도 있고 그렇다는 말씀이십니까?

[이재정] 그런데 이게 이거에요. 고등학교가 어떤 상태냐면 저녁 석식을 먹이죠. 아침에 와서 정규수업하고 오후에 보충수업하고 저녁 먹고 학원 갈 아이들은 학원 가고요 학원 못 가는 아이들이 남아서 이걸 하는 거죠. 그리고 일부 학생들은 동네에 있는 도서관에 가서 더 환경 좋은 데서 공부하는 아이들도 있고요.

[홍지명] 그나마 학원을 못 가는 학생들이 학교에 남아서 자율학습을 한다는 건데 이건 말 그대로 자율적으로 남아있는 것 아닙니까? 강제적으로 시키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이재정] 어디 갈 데도 없고 친구들은 학원 가서 공부하는데 자기도 뭔가 불안하겠죠. 어떤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

[홍지명] 그러면 폐지하면, 없으면 이 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을 하던 학생들은 어디로 가야합니까?

[이재정] 그래서 저희가 야간자율학습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 프로그램을 그동안 준비를 해와서 하나의 예는 대학과 연계를 해서 대학에서 예비대학 같은 것을 해서 학생들이 호기심이 있고 교과와 연계할 수 있는 그런 여러 분야들, 가령 인문학 분야라든가, 또는 예술 분야라든가 요즘에 뜨고 있는 인공지능과 같은 IT분야라든가, 자연과학 분야의 강의를 해주면.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하면 이것이 학생들이 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고요. 또 이런 공부를 하게 되면 논리적 사고도 생기고 발표력도 생길 수가 있고 에세이 같은 걸 쓰게 되면 문장 쓰는 훈련도 돼서 오히려 대학 입시에 여러가지 도움이 된다고 저는 판단하는 거죠.

[홍지명] 학부모들 의견 좀 들어보셨습니까?

[이재정] 학부모들 의견도 8차례 학부모 간담회를 하면서 계속 들어가고 있는 중인데요. 대개 긍정적입니다.

[홍지명] 그런데 밤 늦게까지 학생들을 학교에, 또 공부에 잡아 놓는다는 게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는 건 맞지만 학부모들이 몇 가지 걱정을 하시는 듯 해요. 예를 들어서 지금까지도 형편이 안되서 그나마 야간자율학습에다 학생들을 맡겨 놓았는데 이것까지 없어진다고 하면 없는 형편에 또 독서실을 보내야 하느냐 학원 보내야 하느냐 이런 걱정들을 현실적으로 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이재정]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희가 대학에 예비대학을 만드는 것 이외에 마을 교육해서 지방 자치단체와 연계를 해서 가령 공공도서관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가, 저희들이 지금 하고 있는 꿈의 학교 프로그램을 한다는가 이런 방법으로 해서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학습 동아리를 만들면 또 동네에서 그런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거죠. 저희가 이 프로그램을 그냥 없애는 것만이 아니고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여러 분야를 저희가 제공을 해서 학생들이 오히려 선택을 함으로해서 자기를 완성시켜나가는 그런 과정을 만들어주려고 합니다.

[홍지명] 예비 대학을 만들어서 나름 전인교육, 교양을 가르쳐주는 것 이런 것도 좋겠지만 문제는 너도 나도 다 대학입시에 대한 경쟁을 하는 마당에 학부모들 생각에는 혹시 우리 아이만 공부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할 수밖에 없을텐데 이런 부분은 좀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겠습니까?

[이재정]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설명을 다 하면 학부모님들이 만족스럽게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어 예비대학이라든 것도 논리학이라든가 철학이라든가 인문학적 소양을 좀 더 높일 수 있는 공부의 기회가 되면, 또 하나는 대학에서 제공하는 전공분야에 대한 오리엔테이션 같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되면 오히려 학생들이 자기 진로가 어느 것에 맞느냐 하는 것을 미리 정할 수도 있는 과정이 되고요. 더군다가 현재 IT나 컴퓨터나 화학이나 생물 같은 그런 분야. 학교에서 제대로 강의를 못해주는 분야에 대한 것도 관심있는 학생들은 선택해서 할 수 있을 거고요. 미술이나 음악같은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가는 분야는 대학에서 그런 예술 분야를 공부함으로 해서 자기 분야를 개척해나갈 수도 있을 거고요. 문제는 학생들이 자기가 어느 진로가 맞는지 잘 판단을 못 하고 있는 경우가 너무 많아요.

[홍지명] 그런 경우가 많죠.

[이재정] 그런 아이들에게 그냥 무조건 공부하는 게 아니고 좀 공부하는 목표와 방향을 제대로 정해주면 더 효율적이지 않겠습니까?

[홍지명] 취지는 백 번 찬성합니다마는 지금 말씀하신 이런 인문적인 소양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관련 대학들의 협조도 좀 필요할텐데 대학들과는 사전에 논의가 좀 되어있습니까?

[이재정] 네, 제가 몇 대학 총장님과 얘기해보니까 아주 뭐 절대적으로 찬성을 해요. 왜냐면 대학들도 내년부터는 고등학교 졸업생보다 대학 입학생 수가 많잖아요. 대학도 학생들 유치해야 하고 홍보도 해야하는데 오히려 대학으로서는 아주 좋은 기회죠. 학교를 홍보 할 수 있고 학교를 미리 학생들에게 뭐랄까 미리 맛보게 할 수도 있고. 그러니까 그 학교를 오히려 선택할 수도 있겠죠. 또 대학이 멀어서 갈 수 없는 아이들의 경우는 지역에 있는 공공시설을 이용해서 대학의 강사진이 나와서 직접 강의도 해줄 수 있을 거고요. 그래서 저는 이번 기회가 대학의 전공분야를 학생들에게 소개해주는 그런 프로그램이 될 것이고요. 학생들이 여러가지 자기가 원하는 분야를 소상하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제일 중요한 게 지금 고등학교가 이렇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 네시간을 붙들어 놓으니까 선생님들이 힘듭니다.

[홍지명] 그렇죠. 그럴 겁니다.

[이재정] 그러니까 정규 교과에 선생님들이 집중할 수 없는 거예요.

[홍지명] 자칫 대학이 학생들을 소위 유치하기 위한 또 이상한 강의내용으로 변질되지 않을까 그런 교육감 말씀 들으니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이재정] 그렇게는 안될겁니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 오히려 대학간에 프로그램 가지고 경쟁도 있으리라고 저는 생각해요. 교육부처에서도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고요. 한국교총은 반대합니다마는 여기 경기교총은 저희 안에 대해서 지지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선생님들이나 이런 경우에 대부분 찬성의 의견을 좋아하셔서 저는 추진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홍지명] 관련해서 조금 더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한지도 검토를 해봐주시고요. 자율학습, 어떻습니까? 그럼 내년 1학기부터는 일괄적으로 다 없앱니까? 사실상 강제성이 부여되는 것입니까, 어떻게 됩니까?

[이재정] 저는 없애는 경우 다 없애달라고 하는 것이 교장선생님들의 의견이에요. 어느 학교는 하고 어는 학교는 안 하는 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벌써 경기도가 이렇게 시작을 했습니다만 또 우리가 이 문제는 내밀하게 우리 교육감들 속에서 얘기가 있어서 강원도 민병희 교육감도 강원도에도 폐지하겠다는 선언도 하셨고요. 서울 교육청도 아마 앞으로 이 문제를 고려를 할 것이고요. 그래서 이건 아마 제 생각으로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한 번 논의하면 전국적으로 같이 없앨 수도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홍지명] 네, 알겠습니다. 이재정 교육감께서 추진한 주요 정책 가운데 하나가 9시 등교 폐지인데, 이건 어떻습니까? 그동안 여러가지 장단점을 비교해 보셨을텐데 어떤 평가가 나왔습니까?

[이재정] 아주 무지하게 좋습니다. 지금 현제 93.8%가 참여하고 있는데 초등학교는 다 하고요. 고등학교 일부가 대학입시 때문에 이렇게 하고 있지만 아마 9월 학기부터는 모두가 다 아마 참여할 것이라고 보고요. 무엇보다 제일 좋은 게 아침밥을 같이 가족들과 먹는다는 게 굉장히 좋은 일이죠.

[홍지명]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경기도의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이 굉장히 높다는데 일부에서는 이재정 교육감 취임 이후에 그 비율이 더 높아졌다 이런 지적이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이유 좀 파악해보셨습니까?

[이재정] 전혀 홍 선생님 자료가 어디서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저희가 중학교 기초학력미달이 2014년도에는 전국에서 열 한 번째였는데요. 그래도 좀 올라서 작년에는 전국에서 8등으로 올라갔어요. 그러니까 나빠진 것은 아니고요. 저희가 기초학력 분야, 중요한 얘기에요. 중학교 2학년 때 잡아주지 못하면 그냥 학교를 포기해버리고 말거든요. 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 때 또 이게 안되면 그냥 포기하는 거고요. 자는 학생들이 대개 이런 경향이기 때문에 저희가 기초학력 부족한 학생들을 조기 발견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고요. 조기 발견한 아이들을 여러 방법으로 기초학력을 따라 잡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작동하고 있습니다.

[홍지명] 알겠습니다. 제가 아까 9시 등교폐지라고 말씀드렸는데 등교폐지가 아니고 9시 등교하는 정책이죠?

[이재정] 네, 그렇습니다.

[홍지명] 그렇죠. 알겠습니다. 네, 오늘 용어상 오류를 바로잡고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재정] 네,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홍지명]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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