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대화와 도발…北 대남 공작의 두 얼굴

입력 2016.07.23 (07:49) 수정 2016.07.23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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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조성원입니다. 엄지인입니다.

7월 23일 토요일 <남북의창>입니다.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최근 검찰이 간첩 용의자를 검거한 뒤 그 배후로 북한의 225국이란 대남공작기구를 지목했는데요.

그 상부기관인 통일전선부 부장이 바로 북한이 최근 제의한 남북 연석회의의 북측 준비위원장 김영철입니다.

다시 말해 한쪽으론 도발의 책임자이자 다른 한편으론 대화 담당자인 이중적인 얼굴, 이게 바로 북한 대남공작기구의 실체 중 하난데요.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최근 그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북한 대남공작기구의 실체를 집중 분석하겠습니다.

과거 225국으로 부른 대남공작기구, 소위 문화교류국 책임자도 최초로 공개합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지난 19일, 김정은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한이 또 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스커드와 노동으로 추정되는 세 기의 미사일이 나란히 서있다 화염을 내뿜으며 공중으로 발사되는 장면도 공개됐습니다.

김정은 앞에 놓인 전략군 화력 타격 계획 지도에 보이는 예상 탄착 지점은 부산 앞 바다까지 겨냥하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미제의 핵 전쟁 장비들이 투입되는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항구, 비행장들을 선제 타격하는 것으로 모의하여 사거리를 제한하고 진행했으며..."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이 들어오는 주요 길목인 부산항 등 주요 항구와 공항 등이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겁니다.

북한에선 흔히 숫자방송이라 부르는 이른바 난수 방송도 재개됐습니다.

<녹취> "지금부터 27호 탐사대원들을 위한 원격 교육 대학 수학 복습 과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459페이지 35번, 913페이지 55번, 135페이지 86번..."

난수란, 불규칙하게 나열돼 있는 0부터 9까지의 숫자들을 알파벳이나 한글 같은 문자와 연결해, 숨은 뜻을 찾는 일종의 암호를 말합니다.

북한이 과거 남파 간첩들에게 지령을 전하기 위해 사용하던 것으로 16년 만에 다시 등장한 겁니다.

공개적인 난수 지령 방송에, 노골적으로 타격 지점을 공개한 미사일 발사, 그리고 핵실험 가능성까지, 북한은 위협 수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불과 한 달 전, 대대적인 대남 대화 공세를 펼쳤습니다.

<녹취> 연석회의 북측 준비위원회(지난달 27일) : "남조선과 해외의 당국, 정당, 단체 및 개별 인사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북한은 통일대회합을 위한 연석회의에 참석을 요청한다며, 우리 측 주요 인사 141명과 단체와 기관 91곳을 초청했습니다.

장, 차관이 모두 주요 당국자 자격으로 초청을 받은 통일부는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녹취> 정준희(통일부 대변인) : "대화에는 사실 목적이 있는 겁니다. 어떤 목적, 지금은 우리가 생각할 때는 핵문제가 우리 위기의 근원이기 때문에 핵문제를 해결하는 대화, 또는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들의 의지를 보고 싶다는 거죠. 핵문제를 빼고 나서 평화니 통일이니 이런 것을 갖다가 이야기 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허구적이고 터무니없는 것이냐 라고 정부는 보고 있는 거예요."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의지를 밝히지 않는 한, 대화의 진정성은 없다는 것인데요.

이번 연석회의 제안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또 다른 이유는, 북측 준비 위원장이 바로 김영철이기 때문입니다.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대남 도발의 배후, 정찰총국의 수장을 지낸, 북한의 대표적 강경파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대남 도발을 주도했던 인물이 대화와 협상을 준비하는 책임자로 나선 것입니다.

<녹취> 김영철(당시 정찰총국장/2013년 3월) : "우리 식의 정밀한 핵 타격 수단으로 맞받아치게 될 것입니다. 누르면 발사하게 돼 있고 퍼부으면 불바다로 타 번지게 돼 있습니다."

이처럼 강경 발언을 쏟아낸 김영철은 지난 1968년, 미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 당시 연락장교로 근무하는 등 오랫동안 군 생활을 해왔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는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의 북한 대표단으로도 활동했습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센터장, 예비역 준장) : "제가 여러 차례 회담에서 직접 만났는데 상대방이 위축하도록 만들고 근거 없는 얘기를 날조해가지고 상대방에게 호통을 치고 그러다가도 언제 그랬느냐하는 식으로 또 어떨 때는 사정하고 매달리고 제발 좀 나를 도와달라고 그러고 한 회담장 안에서 한 회담 안에서 그렇게 카멜레온 같은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거예요."

지난해 통일전선부 부장이자 대남 비서였던 김양건이 사망하자 외교전문가였던 전임자들과는 달리 군 출신인 김영철이 뒤를 이었습니다.

최근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를 거치며 당 중앙위 부위원장, 국무위원 자리를 거머쥐더니 연석회의 북측 준비위원장까지 맡게 된 겁니다.

특히 올 들어 라오스와 쿠바를 방문하는 등 외교 분야까지 활동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북한의 대내 역량, 대남 역량, 국제 역량이 모든 것들이 대남 적화 전략과 연관돼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통전부의 역할은 그런 통일 전선을 전세계적으로 확대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김영철이 라오스도 가고 쿠바도 가고 그렇게 다니면서 북한을 향한 지지, 통일전선의 확대 그런 것들을 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1980년대 아웅산 묘지 테러와 KAL기 폭파 사건, 2010년 천안함 폭침, 그리고 연평도 포격 도발까 수십 년에 걸친 주요 대남 무력 도발의 배후에는 북한의 정찰국, 그리고 그 확대기구인 정찰총국이 있었습니다.

현재는 정찰총국 국장 자리가 공석이지만, 최근까지 정찰총국장을 맡아온 인물이 바로 김영철입니다.

대화를 하자며 연석회의를 제안한 북한의 속내를 신뢰할 수 없다고 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도발을 일으킨 인물이 대화에 나온다는 건 그건 용납을 할 수 없는 거죠. 우리가 대화의 상대로 인정할 수도 없는 것인데 북한 입장에서는 가장 적합한 인물인 거예요. 대화도 가서 잘하고 또 뒤에서 도발도 잘하고 그러니까 북한으로서는 김영철이야말로 아주 적합한 인물이고 그 이중적인 행태를 그동안 잘해왔기 때문에 그 역량과 공적을 인정받아서 지금 그런 위치에 올라가 있는 거죠.

남북교류와 대남공작을 동시에 담당하는 통일전선부, 김영철이 수장을 맡고 있는 이 기관의 역할은 북한의 대남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북한 대남 공작기구의 지령을 받고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서울의 한 PC방에서 용의자 2명이 체포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배후로 지목된 대남공작기구의 실체를 분석해보고 그 과정에서 남북의창이 처음으로 확인한 해당기구 책임자의 모습도 보여드리겠습니다.

서울의 한 PC방,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한 남성을 덮칩니다.

순식간에 제압당한 김 모 씨는 간첩 혐의로 긴급 체포됐습니다.

김 씨는 같은 날 체포된 이 모 씨와 베트남에서 북한 225국 소속 공작원을 두 차례 만나, 지령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이 이들의 배후라고 밝힌 북한 노동당 산하 225국,

북한 정권 초기부터 여러 차례 이름을 바꿔가며 대남 공작 기구로써, 국가 기밀 탐지, 테러 등을 저질러왔습니다.

사회단체 동향과 정권 주도 세력에 대한 정보 등을 수집해 징역형이 확정됐던 이른바 왕재산 간첩단 사건.

이를 비롯한 과거 여러 간첩 사건들에 바로 225국이 배후로 등장합니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대남 공작 활동을 벌이는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고 전직 남파 공작원은 증언합니다.

<인터뷰> 이00(전직 남파 공작원/음성 변조) : "대한민국을 반대하는 종북, 친북 세력들을 구축하고 이들의 역량을 확대해서 결국은 적화 통일에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자는 것이 북한의 어떤 최종적인 목표라고 볼 수 있고요."

북한의 대남공작기구는 당·군·정별로 조직돼있습니다.

총참모부 산하 정찰총국은 군부의 대표적인 공작기구입니다.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의 대남공작기구 225국은 지난해 4월, 문화교류국으로 이름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8.15와 노동당 창당 70돌 기념행사에 잇따라 참석했던 이 인물이 바로 225국의 후신 문화교류국의 국장 윤동철입니다.

국내외 매체 가운데 남북의창을 통해 처음으로 그 이름과 얼굴이 공개된 겁니다.

문화교류국으로 이름을 바꾼 데선 과거 간첩 사건들을 주도한 기구의 이름을 세탁해 통일 사업 조직으로 위장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인터뷰> 이00(전직 남파 공작원(음성 변조) : "북한의 대남공작기구는 대화를 위한 조직이 아닙니다. 자기들 편을 더 확장하기 위한 그런 공작을 하는 부서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을 극도로 악화시키는 그런 차원에서 이제 앞으로도 공작은 계속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북한의 대남 심리전이고 또 통일전선부가 하는 주요 임무라고 볼 수가 있겠죠."

북한은 통일전선부에서 보듯 겉으론 남북교류 주무기관을 내세우고 그 수장에게 남북 연석회의 준비 책임자를 맡겼지만, 바로 그 산하에 간첩사건의 배후인 대남 공작 기구를 두는 등 위선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대남 공작기구의 심리전을 포함한 공작 활동은 남북은 물론 국제적 차원에서 입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녹취> 남주홍(경기대 교수/전 국정원 1차장) : "항상 북한은 대남 공작의 세 가지 전선을 동시에 합니다. 하나는 대남전선이라고해서 남남 갈등을 유발하는 것, 또 하나는 한미동맹을 어떻게든 해체하고 이완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유도하는 것 사드가 이번에 그들 나름대로 빌미를 제공했다고 보는 거죠. 한중 관계가 밀착될수록 북중 관계가 소원해진다는 것을 자기들이 알기 때문에 더욱이 북한이 대북 유엔 제재 국면 아닙니까.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세 개 전선을 상대로 북과 남한과 중국과 워싱턴을 향해서 동시에 심리전을 펴는 겁니다."

북한 정권은 도발과 대화 기능을 한 몸에 지닌 이중적인 대남 기구를 운영하며 공작 차원의 대남 전략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대남 공작기구의 변화를 주시하는 가운데 강경파 대남기구 책임자가 행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는 데 대한 대응과 대비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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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대화와 도발…北 대남 공작의 두 얼굴
    • 입력 2016-07-23 08:27:23
    • 수정2016-07-23 08:43:05
    남북의 창
<앵커 멘트>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조성원입니다. 엄지인입니다.

7월 23일 토요일 <남북의창>입니다.

오늘 준비한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최근 검찰이 간첩 용의자를 검거한 뒤 그 배후로 북한의 225국이란 대남공작기구를 지목했는데요.

그 상부기관인 통일전선부 부장이 바로 북한이 최근 제의한 남북 연석회의의 북측 준비위원장 김영철입니다.

다시 말해 한쪽으론 도발의 책임자이자 다른 한편으론 대화 담당자인 이중적인 얼굴, 이게 바로 북한 대남공작기구의 실체 중 하난데요.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최근 그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북한 대남공작기구의 실체를 집중 분석하겠습니다.

과거 225국으로 부른 대남공작기구, 소위 문화교류국 책임자도 최초로 공개합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지난 19일, 김정은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한이 또 탄도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습니다.

스커드와 노동으로 추정되는 세 기의 미사일이 나란히 서있다 화염을 내뿜으며 공중으로 발사되는 장면도 공개됐습니다.

김정은 앞에 놓인 전략군 화력 타격 계획 지도에 보이는 예상 탄착 지점은 부산 앞 바다까지 겨냥하고 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 "미제의 핵 전쟁 장비들이 투입되는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항구, 비행장들을 선제 타격하는 것으로 모의하여 사거리를 제한하고 진행했으며..."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이 들어오는 주요 길목인 부산항 등 주요 항구와 공항 등이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겁니다.

북한에선 흔히 숫자방송이라 부르는 이른바 난수 방송도 재개됐습니다.

<녹취> "지금부터 27호 탐사대원들을 위한 원격 교육 대학 수학 복습 과제를 알려드리겠습니다. 459페이지 35번, 913페이지 55번, 135페이지 86번..."

난수란, 불규칙하게 나열돼 있는 0부터 9까지의 숫자들을 알파벳이나 한글 같은 문자와 연결해, 숨은 뜻을 찾는 일종의 암호를 말합니다.

북한이 과거 남파 간첩들에게 지령을 전하기 위해 사용하던 것으로 16년 만에 다시 등장한 겁니다.

공개적인 난수 지령 방송에, 노골적으로 타격 지점을 공개한 미사일 발사, 그리고 핵실험 가능성까지, 북한은 위협 수위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불과 한 달 전, 대대적인 대남 대화 공세를 펼쳤습니다.

<녹취> 연석회의 북측 준비위원회(지난달 27일) : "남조선과 해외의 당국, 정당, 단체 및 개별 인사들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북한은 통일대회합을 위한 연석회의에 참석을 요청한다며, 우리 측 주요 인사 141명과 단체와 기관 91곳을 초청했습니다.

장, 차관이 모두 주요 당국자 자격으로 초청을 받은 통일부는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녹취> 정준희(통일부 대변인) : "대화에는 사실 목적이 있는 겁니다. 어떤 목적, 지금은 우리가 생각할 때는 핵문제가 우리 위기의 근원이기 때문에 핵문제를 해결하는 대화, 또는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들의 의지를 보고 싶다는 거죠. 핵문제를 빼고 나서 평화니 통일이니 이런 것을 갖다가 이야기 한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허구적이고 터무니없는 것이냐 라고 정부는 보고 있는 거예요."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다는 의지를 밝히지 않는 한, 대화의 진정성은 없다는 것인데요.

이번 연석회의 제안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또 다른 이유는, 북측 준비 위원장이 바로 김영철이기 때문입니다.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대남 도발의 배후, 정찰총국의 수장을 지낸, 북한의 대표적 강경파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대남 도발을 주도했던 인물이 대화와 협상을 준비하는 책임자로 나선 것입니다.

<녹취> 김영철(당시 정찰총국장/2013년 3월) : "우리 식의 정밀한 핵 타격 수단으로 맞받아치게 될 것입니다. 누르면 발사하게 돼 있고 퍼부으면 불바다로 타 번지게 돼 있습니다."

이처럼 강경 발언을 쏟아낸 김영철은 지난 1968년, 미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 당시 연락장교로 근무하는 등 오랫동안 군 생활을 해왔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는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의 북한 대표단으로도 활동했습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센터장, 예비역 준장) : "제가 여러 차례 회담에서 직접 만났는데 상대방이 위축하도록 만들고 근거 없는 얘기를 날조해가지고 상대방에게 호통을 치고 그러다가도 언제 그랬느냐하는 식으로 또 어떨 때는 사정하고 매달리고 제발 좀 나를 도와달라고 그러고 한 회담장 안에서 한 회담 안에서 그렇게 카멜레온 같은 여러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거예요."

지난해 통일전선부 부장이자 대남 비서였던 김양건이 사망하자 외교전문가였던 전임자들과는 달리 군 출신인 김영철이 뒤를 이었습니다.

최근 당대회와 최고인민회의를 거치며 당 중앙위 부위원장, 국무위원 자리를 거머쥐더니 연석회의 북측 준비위원장까지 맡게 된 겁니다.

특히 올 들어 라오스와 쿠바를 방문하는 등 외교 분야까지 활동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북한의 대내 역량, 대남 역량, 국제 역량이 모든 것들이 대남 적화 전략과 연관돼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통전부의 역할은 그런 통일 전선을 전세계적으로 확대하는 역할도 하고 있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김영철이 라오스도 가고 쿠바도 가고 그렇게 다니면서 북한을 향한 지지, 통일전선의 확대 그런 것들을 하고 있다고 봐야겠죠."

1980년대 아웅산 묘지 테러와 KAL기 폭파 사건, 2010년 천안함 폭침, 그리고 연평도 포격 도발까 수십 년에 걸친 주요 대남 무력 도발의 배후에는 북한의 정찰국, 그리고 그 확대기구인 정찰총국이 있었습니다.

현재는 정찰총국 국장 자리가 공석이지만, 최근까지 정찰총국장을 맡아온 인물이 바로 김영철입니다.

대화를 하자며 연석회의를 제안한 북한의 속내를 신뢰할 수 없다고 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인터뷰> 문성묵(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 "도발을 일으킨 인물이 대화에 나온다는 건 그건 용납을 할 수 없는 거죠. 우리가 대화의 상대로 인정할 수도 없는 것인데 북한 입장에서는 가장 적합한 인물인 거예요. 대화도 가서 잘하고 또 뒤에서 도발도 잘하고 그러니까 북한으로서는 김영철이야말로 아주 적합한 인물이고 그 이중적인 행태를 그동안 잘해왔기 때문에 그 역량과 공적을 인정받아서 지금 그런 위치에 올라가 있는 거죠.

남북교류와 대남공작을 동시에 담당하는 통일전선부, 김영철이 수장을 맡고 있는 이 기관의 역할은 북한의 대남 전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북한 대남 공작기구의 지령을 받고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서울의 한 PC방에서 용의자 2명이 체포되기도 했는데요.

이번에 배후로 지목된 대남공작기구의 실체를 분석해보고 그 과정에서 남북의창이 처음으로 확인한 해당기구 책임자의 모습도 보여드리겠습니다.

서울의 한 PC방,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한 남성을 덮칩니다.

순식간에 제압당한 김 모 씨는 간첩 혐의로 긴급 체포됐습니다.

김 씨는 같은 날 체포된 이 모 씨와 베트남에서 북한 225국 소속 공작원을 두 차례 만나, 지령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검찰이 이들의 배후라고 밝힌 북한 노동당 산하 225국,

북한 정권 초기부터 여러 차례 이름을 바꿔가며 대남 공작 기구로써, 국가 기밀 탐지, 테러 등을 저질러왔습니다.

사회단체 동향과 정권 주도 세력에 대한 정보 등을 수집해 징역형이 확정됐던 이른바 왕재산 간첩단 사건.

이를 비롯한 과거 여러 간첩 사건들에 바로 225국이 배후로 등장합니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대남 공작 활동을 벌이는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고 전직 남파 공작원은 증언합니다.

<인터뷰> 이00(전직 남파 공작원/음성 변조) : "대한민국을 반대하는 종북, 친북 세력들을 구축하고 이들의 역량을 확대해서 결국은 적화 통일에 필요한 역량을 확보하자는 것이 북한의 어떤 최종적인 목표라고 볼 수 있고요."

북한의 대남공작기구는 당·군·정별로 조직돼있습니다.

총참모부 산하 정찰총국은 군부의 대표적인 공작기구입니다.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의 대남공작기구 225국은 지난해 4월, 문화교류국으로 이름을 바꾼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8.15와 노동당 창당 70돌 기념행사에 잇따라 참석했던 이 인물이 바로 225국의 후신 문화교류국의 국장 윤동철입니다.

국내외 매체 가운데 남북의창을 통해 처음으로 그 이름과 얼굴이 공개된 겁니다.

문화교류국으로 이름을 바꾼 데선 과거 간첩 사건들을 주도한 기구의 이름을 세탁해 통일 사업 조직으로 위장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인터뷰> 이00(전직 남파 공작원(음성 변조) : "북한의 대남공작기구는 대화를 위한 조직이 아닙니다. 자기들 편을 더 확장하기 위한 그런 공작을 하는 부서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을 극도로 악화시키는 그런 차원에서 이제 앞으로도 공작은 계속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북한의 대남 심리전이고 또 통일전선부가 하는 주요 임무라고 볼 수가 있겠죠."

북한은 통일전선부에서 보듯 겉으론 남북교류 주무기관을 내세우고 그 수장에게 남북 연석회의 준비 책임자를 맡겼지만, 바로 그 산하에 간첩사건의 배후인 대남 공작 기구를 두는 등 위선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대남 공작기구의 심리전을 포함한 공작 활동은 남북은 물론 국제적 차원에서 입체적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녹취> 남주홍(경기대 교수/전 국정원 1차장) : "항상 북한은 대남 공작의 세 가지 전선을 동시에 합니다. 하나는 대남전선이라고해서 남남 갈등을 유발하는 것, 또 하나는 한미동맹을 어떻게든 해체하고 이완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유도하는 것 사드가 이번에 그들 나름대로 빌미를 제공했다고 보는 거죠. 한중 관계가 밀착될수록 북중 관계가 소원해진다는 것을 자기들이 알기 때문에 더욱이 북한이 대북 유엔 제재 국면 아닙니까.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세 개 전선을 상대로 북과 남한과 중국과 워싱턴을 향해서 동시에 심리전을 펴는 겁니다."

북한 정권은 도발과 대화 기능을 한 몸에 지닌 이중적인 대남 기구를 운영하며 공작 차원의 대남 전략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대남 공작기구의 변화를 주시하는 가운데 강경파 대남기구 책임자가 행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는 데 대한 대응과 대비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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